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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에서 아슬란,
그리고 쏘나타 하이브리드까지 ①2014/12/29by 현대자동차

지난 50년간 현대자동차에서 출시했던 자동차들은
고스란히 현대자동차의 역사이자 대한민국 자동차의 역사가 됐습니다

lf 쏘나타

| 한국 자동차의 역사와 함께한 현대자동차



1967년 현대자동차가 첫발을 내디딘 후 벌써 4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지난 시간 동안 현대자동차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기나긴 세월에 걸쳐 탄생했던 수많은 자동차는 누군가의 추억이 되었고, 또 지금도 어떤 이의 추억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과연 현대자동차에 대해 어떤 추억들이 있으신지요? 먼저 제 추억을 들려드립니다.



열정이 만들어 낸 포니

현대자동차의 첫 번째 독자모델 포니는 현대자동차의 열정으로 만들어냈습니다.
l 현대자동차의 첫 번째 독자모델 포니는 현대자동차의 열정으로 만들어냈습니다.

지금 30~40대들에게 현대자동차에 대한 기억을 물어본다면 아마 대부분 포니에 대한 이야기부터 꺼낼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그전에도 현대자동차의 이름을 달고 있던 자동차는 있었습니다. 그런데 포니는 의미가 조금 남달랐습니다. 당시 포니는 전쟁의 상처로 망가진 이 나라의 재건을 위해 열의로 가득했던 아버지 세대들에게는 희망과 할 수 있다는 의지의 상징이었고, 열정이 만들어낸 결과에 대한 보상과도 같은 존재였으니까요.

베트남 파병과 독일 광부 파견에 이어 리비아 대 수로 공사 파견과 같은 굵직한 이슈들이 연달아 있던 시기였고, 당시 우리 아버지들은 오직 자식들은 배고프지 않은 시대에 살게 해주겠다는 일념 하나로 고난과 고통을 견디셨죠. 그 시대에 태어난 포니는 아버지 세대들에게 분명 남다른 의미가 있는 자동차였을 겁니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와 보니 집 앞에 커피색 중고 포니가 서 있는 모습을 봤을 때가 아직도 잊히질 않습니다. 단순히 ‘아버지께서 자동차를 사셨다’ 정도의 느낌이 아니었어요. 당시만 해도 자동차란 꽤나 사치스러운 물건이었고,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있는 물건은 아니었으니까요. 
 
커피색 포니 해치백
l 커피색 포니 해치백이 우리집 첫 번째 자동차였죠. 낡은 중고차였지만 아무 탈 없이 오래 달려줬습니다

이른바 마이카 시대를 맞이해 아버지께서 큰 맘 먹고 장만하신 포니는 그야말로 우리 집 보물 1호였습니다. 주말이 되면 늘 제가 먼저 세차를 하자고 아버지를 졸랐고, 그런 저를 보시면서 흐뭇해 하셨죠. 사실 당시 포니의 인테리어가 어떠했는지 주행감각이 어떠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질 않습니다. 워낙 오래전의 일이었으니까요. 하지만 포니에 대한 이미지는 지금까지도 남아 있습니다. 갈색에 각진 차체와 철컥하며 닫히는 문의 느낌, 스르륵 미끄러지는 직물 시트의 감촉도 기억납니다. 
 
포니 픽업
l 얼마 전 여전히 건재하게 달리는 포니 픽업을 발견했습니다. 어찌나 반갑던지요

그래서인지, 얼마 전 역삼동을 지나가다가 빨간색 포니 픽업을 발견했을 때, 그 어떤 슈퍼카들보다 더 신기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더군요. 그러고 보면 자동차는 가격이나 성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아주 특별한 물건임이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2세대까지 출시된 포니는 나중에 프레스토로 이어졌고, 이후 엑셀이 나오면서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1가구 1차량 시대로 접어들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물론 그 출발점에는 포니가 있었죠.



88서울올림픽과 현대자동차

프레스토
 l 프레스토는 88서울올림픽 공식 자동차이기도 했죠

88서울올림픽은 우리나라를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된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한국이라는 나라는 이념 갈등과 내전으로 인해 폐허가 된 나라, 여전히 헐벗고 굶주린 나라로 기억됐습니다. 그렇게 생각했던 나라에서 올림픽을 개최한다는 사실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대한민국은 더이상 헐벗고 굶주린 나라가 아니라 올림픽을 개최할 정도로 굳건히 일어선 나라이며,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나라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88서울올림픽 즈음에 생산된 프레스토와 스텔라는 현대자동차가 본격적인 완성차 메이커로 거듭났음을 알리는 모델이기도 했습니다.

주지아로는 포니와 스텔라를 디자인한 이탈리아의 거장입니다
l 주지아로는 포니와 스텔라를 디자인한 이탈리아의 거장입니다

스텔라는 조르제토 주지아로 디자인으로, 70~80년대 직선이 주류를 이루던 당시 디자인 트렌드를 잘 반영하고 있었죠. 특히 스텔라는 당시 출시된 국산 자동차 중에서도 꽤 큰 덩치를 가지고 있었고, 든든한 디자인이 아주 매력적이었습니다. 게다가 택시로 아주 오랫동안 이용됐던 탓에 90년대 말까지도 어렵지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중형 택시가 요금을 더 받던 시절이어서 막 집어 탈 순 없었지만요.

프레스토와 스텔라가 서울올림픽 공식 차량으로 지정되었다는 이야기를 TV 광고에서 봤던 기억 때문인지 그 시절 프레스토와 스텔라를 보면 괜히 기분이 들뜨곤 했습니다. 요즘도 아주 우연히 21세기 도로 위를 달리는 프레스토와 스텔라를 볼 때면 아련한 기분이 들기도 해요.



엘란트라와 아반떼

엘란트라
l 현대자동차의 아반떼는 해외에서 엘란트라로 불립니다. 그러니까 이 이름은 사라진 게 아닙니다

포니만큼이나 제 기억에 오랫동안 잊히지 않고 자리하고 있는 자동차는 바로 엘란트라입니다. 우리 집의 두 번째 차이기도 했으니까요. 하얀색의 둥근 디자인에 리어 스포일러가 달려 있던 모델이었죠. 그리고 제가 처음으로 운전대를 잡아본 차였기 때문에 더 특별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시에 저는 운전면허를 딸 수 없는 나이였는데, 아버지가 운전과 술은 어른에게 배워두는 것이 좋다며 한밤중에 공터로 저를 태워가셨고, 거기서 가속 페달은 일절 밟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운전석에 앉아 운전대를 이리저리 돌렸습니다.

그게 제 생애 첫 운전이었습니다. 하지만 피 끓는 고등학생이 아버지의 서슬 퍼런 명령을 꼬박꼬박 지키고 있을 리 없었죠. 전 무심코 가속 페달을 밟았고, 무섭게 튀어 나가는 차를 주체할 수 없어 공포감에 사로잡히고 말았습니다. 결국, 다시는 엘란트라의 운전석에 앉을 수 없었죠. 

동글동글한 디자인은 당시의 디자인 트렌드였습니다
l 동글동글한 디자인은 당시의 디자인 트렌드였습니다
 
그런데도 차를 타보고 싶어 견딜 수 없었습니다. 당차게 튀어 나가는 느낌이 정말 근사했거든요. 그래서 아버지가 주무실때면 몰래 열쇠를 빼내 운전석에 앉아서 시동은 차마 걸지 못하고 운전대만 이리저리 돌려보기도 했죠. 겨울이면 미리 시동을 걸어 놓는 일을 흔쾌히 맡겠노라 나서기도 했습니다. 그런 제 모습을 보시고, 아버지께서 자동차 잡지를 하나둘 사다 주셨죠.

그 후로 거의 8년가량 우리 가족의 또 다른 발이 되어 준 엘란트라는 제가 군대 간 사이에 어디론가 팔려갔습니다. 운전면허를 취득한 후 단 한번도 제대로 몰아보지 못했던 그 엘란트라가 못내 아쉽기만 했지요.
 
마르샤와 함께 출시됐던 아반떼는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인기를 모았습니다
l 마르샤와 함께 출시됐던 아반떼는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인기를 모았습니다

엘란트라의 후속으로 나왔던 아반떼는 제 첫차이기도 했습니다. 열심히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몇 백만 원으로 중고 아반떼를 샀을 때 기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죠. 아반떼는 알파 엔진과 베타 엔진을 모두 경험해봤습니다. 당시 베타 엔진은 내구성과 성능이 좋기로 소문이 자자했는데, 두 번째로 구입했던 베타 엔진의 중고 아반떼는 자동차의 구조나 성능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해준 실험 대상이기도 했죠.

베타 엔진은 나중에 티뷰론에도 쓰였는데, 그 당시 젊은이들 사이에 대표적인 튜닝의 대상이었습니다. 보편적이기도 했지만, 잠재력이 높았고, 순수 국산 엔진이기도 했기에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젊은이들에게 아주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줬던 엔진이었으니까요. 

제 생애 첫 번째 새 차였던 아반떼XD가 아직도 고향집에서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l 제 생애 첫 번째 새 차였던 아반떼XD가 아직도 고향집에서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일부 과격한 튜닝으로 인해 주변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 시절에 아반떼와 베타엔진은 우리에게는 거의 최고의 선물로 기억됩니다. 그다음에 등장한 아반떼XD 역시 저에게는 특별한 인연이 있는 차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구입한 새 차였으니까요. 아쉽게도 오래 타진 못 했어요.

당시 아버지께서 타고 계시던 트라제XG가 사고로 폐차를 하는 바람에 아버지께 드려야 했습니다.그때 드린 아반떼XD를 아버지는 아직까지도 타고 계십니다. 바꾸자고 몇 번이나 말씀을 드렸지만 아들이 준 차라서 싫다고 하시는데, 단지 그것뿐만이 아니라 디자인도 딱 마음에 들고 특히나 내구성이 좋아서 지금까지 잔고장 한번 없이 잘 달려왔다고, 이보다 더 편한 차를 만나긴 어렵다고 하시네요. 그리고 나이가 들어서 이제는 더 큰 차를 줘도 운전할 자신이 없다고 하시니…

이전 아반떼들과 비교하면 신형 HD는 정말 파격적으로 변했습니다. 크기도 많이 커졌죠
l 이전 아반떼들과 비교하면 신형 HD는 정말 파격적으로 변했습니다. 크기도 많이 커졌죠

그래서 생각하고 있는 차가 신형 아반떼입니다. 아반떼 HD에서 건너온 신형 아반떼의 디자인은 완전히 달라졌죠. 캡포워드 방식의 디자인이 적용되면서 이전 아반떼와 느낌도 다르고 크기도 약간 더 커진 탓에 이조차도 아버지께서 부담스러워하시면 어쩌나? 싶은 생각도 들지만, 지금 타고 계신 XD보다 훨씬 나긋하고 조용해서 분명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스쿠프에서 제네시스 쿠페까지, 스포츠카의 추억

스쿠프가 처음 나왔을 때, 이차를 타던 형들을 정말 부러워했었죠
l 스쿠프가 처음 나왔을 때, 이차를 타던 형들을 정말 부러워했었죠

스쿠프. 아마 지금 30~40대들에게는 정말 아련한 추억이 많은 차일 겁니다. 특히 지금 40대 초반 분들에게 스쿠프는 스포츠카에 대한 로망을 대신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기억될 거에요. 물론 그 때 스쿠프의 출력이나 가속감이 지금의 벨로스터보다 현저히 뒤떨어지는 수준이었지만, 그 때만 해도 소위 잘나가는 형들의 최고의 차였죠.

기숙사에서 같이 생활하던 선배가 중고로 구입한 스쿠프를 처음 탔을 때, 의외로 길고 무거운 도어 때문에 어색해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차를 타고 기숙사 언덕을 넘어설 때, 그 어떤 차보다 경쾌하게 넘나들었다는 기억도 생생하고요. 아반떼만큼의 대중적이진 못했지만, 스쿠프의 알파 엔진도 수많은 마니아들 튜닝의 대상이었죠. 

자동차 잡지에서 봤던 HCD-2 콘셉트카는 충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게 실제로 등장해서 더욱 충격이었죠
l 자동차 잡지에서 봤던 HCD-2 콘셉트카는 충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게 실제로 등장해서 더욱 충격이었죠

그리고 단종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전 자동차 잡지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묘한 형태의 콘셉트카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이런 디자인이 나올 수 있긴 한지 의심스러울 정도였죠. 그게 바로 티뷰론이었습니다. 티뷰론은 정말 나오자마자 당시 운전면허를 갓 취득한 20대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결치듯 흘러가는 디자인에 커다란 리어 스포일러와 나지막한 시트 포지션, 앉으면 도로마저 낮게 보일 정도의 시선까지… 말 그대로 보자마자 반할 수밖에 없는 차였습니다. 그래서 죽어라 돈을 모으던 친구들도 정말 많았죠. 

티뷰론 스페셜 모델은 그야말로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l 티뷰론 스페셜 모델은 그야말로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티뷰론은 당시 대한민국의 모터스포츠 무대에서도 엄청난 활약을 보여줬고, 특히 유럽에서는 랠리에 출전하면서 현대의 WRC 프로젝트의 초석을 다진 모델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디자인의 티뷰론 터뷸런스가 나왔을 때 반응은 더욱 놀라웠고, 한정판으로 나왔던 두 줄의 스트라이프가 정말 근사했던 SRX나 스페셜 모델은 단숨에 젊은이들의 드림카가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른바 국산 본격 스포츠카의 시작과도 같았죠. 그리고 등장한 투스카니는 티뷰론과는 또 다른 차였습니다. 저는 수동 6단 모델을 잠시 소유했었는데, 그때의 즐거움을 아직까지 잊지 못합니다. 돈이 모자랐던 탓에 2.7 엘리사를 구입하진 못했지만, 2.0 GTS를 지인을 통해 착한 가격에 인수했고, 몇 달간 정말 재미있게 타고 다녔죠. 특히 마지막 기어로 옮길 때의 그 기분은… 그전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손목의 움직임이어서 더욱 즐거웠습니다. 

깔끔한 디자인에 단단한 주행 감각과 잠재력이 높았던 베타 엔진은 해외에서도 호평이었죠
l 깔끔한 디자인에 단단한 주행 감각과 잠재력이 높았던 베타 엔진은 해외에서도 호평이었죠

게다가 영국 <탑 기어>에서 호평을 받으며 당시 투스카니 오너들의 어깨를 으쓱하게 만들어주기도 했습니다. 물론 유지비가 걱정스러워 오래 타진 못 했지만, 다시 구입할 생각이 없느냐 물어본다면 잠시 고민하다가 (이젠 나이가 있으니까요) OK라고 이야기할 것 같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단종된 투스카니에 이어 등장한 것은 본격적인 FR 스포츠카 제네시스 쿠페였습니다. 출시 전부터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대체 어떤 차가 나올까 기대도 많이 했는데, 일단 디자인에서도 놀라웠지만, 시트에 파묻히도록 밀어주는 느낌은 정말 신선했습니다. 단단한 승차감과 다소 빡빡한 스티어링의 감각은 ‘내가 스포츠카를 타고 있구나…’를 느끼게 해주기 충분했죠. 

제네시스 쿠페를 보면 현대자동차의 다음 스포츠카를 기대하게 됩니다
l  제네시스 쿠페를 보면 현대자동차의 다음 스포츠카를 기대하게 됩니다

저는 제네시스 쿠페를 보면서 이후에 등장할 현대자동차의 또 다른 스포츠카에 대한 기대를 가지게 됐습니다. 잠재력도 느낄 수 있었지만, 스포츠카 시리즈를 거듭 개발하면서 점차 발전해 나가는 모습에 대한 기대감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쏘나타
 
쏘나타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자동차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겁니다
l 쏘나타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자동차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겁니다

정말 하고픈 이야기도 많고 사연도 많은 차가 바로 쏘나타입니다. 어쩌면 지금 작성하는 코너 전체를 쏘나타로만 채우라고 해도 지면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이야기가 있는 자동차죠. 왜냐하면, 그만큼 많이 팔리기도 했고, 또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차이기도 하며,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어떤 방식으로건 타본 차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역사도 길고, 긴 역사 속에서 점차 발전하면서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는 자동차로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자동차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쏘나타 모터쇼에서 전시한 쏘나타 1세대입니다. 스텔라 같지만 쏘나타랍니다. 영어를 못 읽었던 제 친구는 끝까지 스텔라라고 우겼죠.
l 쏘나타 모터쇼에서 전시한 쏘나타 1세대입니다. 스텔라 같지만 쏘나타랍니다. 영어를 못 읽었던 제 친구는 끝까지 스텔라라고 우겼죠.

많은 분이 ‘쏘나타’하면 Y2부터 떠올리지만, 사실 그 이전에도 쏘나타는 있었습니다. 스텔라를 고급스럽게 개선한 모델로 아주 잠깐 등장했다 사라졌기 때문에 기억을 못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각진 차체에 크롬으로 장식된 쏘나타 1세대는 올해 쏘나타 모터쇼에 완벽한 상태로 등장해 화제를 불러 모은 적도 있었습니다. 

쏘나타의 시작을 알렸던 Y2쏘나타입니다. 유선형 차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l 쏘나타의 시작을 알렸던 Y2쏘나타입니다. 유선형 차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후 출시된 Y2쏘나타는 스타일에서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고급 중형차 이상은 대부분 각진 차체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지만, Y2 쏘나타는 날렵하고 둥근 디자인이어서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파격이었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넓어진 실내는 고급차로 이용하기 충분했죠. 당시 담임 선생님께서 웨딩카로 쏘나타를 선택했다는 이야기를 아주 자랑스럽게 하시던 것이 기억나네요. 

뉴쏘나타입니다. 실내가 거의 그랜져급으로 넓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l 뉴쏘나타입니다. 실내가 거의 그랜져급으로 넓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이후 등장한 뉴 쏘나타는 Y2보다 조금 더 부드러운 이미지에 더 넓어진 실내로 인기를 끌었고, 이 모델부터 본격적인 쏘나타 판매량이 급증했습니다. 전면이 엘란트라와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아마도 이때부터 이미 패밀리룩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적용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93년에 등장한 Y3쏘나타는 그야말로 선풍적인 인기였습니다. 단기간에 최다 판매량을 달성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죠. 무엇보다 세련된 스타일이 일품이었습니다. 약간만 디자인을 변경해서 다시 나온다고 해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제법 될 거라 봅니다. 

쏘나타2는 지금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디자인입니다. 아주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이죠
l 쏘나타2는 지금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디자인입니다. 아주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이죠

날씬한 차체에 균형감이 좋은 디자인은 누가 봐도 멋진 것이었고, 한층 향상된 실내 디자인 역시 고급차로의 이미지를 전달하기에 충분했죠. 당시로써는 파격적인 중형차 디자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디자인 자체의 생명력이 높아서 2014년의 어느 도로에서 발견하더라도 촌스럽다거나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는 수작이라 생각합니다. 

쏘나타2를 더 부드럽게 다듬은 형태의 쏘나타3
| 쏘나타2를 더 부드럽게 다듬은 형태의 쏘나타3

그 후 출시된 쏘나타3는 Y3쏘나타의 디자인에서 한층 더 업그레이드한 디자인이었습니다. 조금 더 부드러워진 디자인에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그리고 테일램프의 밸런스가 좋았고, 그래서 한눈에 쏘나타임을 알 수 있었던 그런 모델이었습니다. 넓은 실내는 4인 가족이 넉넉하게 타기에도 충분했고, 부드러운 주행 감각은 패밀리 세단으로서 부족하지 않았죠. 

클래식한 맛이 있으면서도 차분한 디자인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몰았던 뉴EF소나타
 l 클래식한 맛이 있으면서도 차분한 디자인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몰았던 뉴EF소나타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2000년대 등장한 EF쏘나타는 또 한 번의 파격을 단행했습니다. 둥글둥글하면서 부피감이 느껴졌던 쏘나타3와 달리 EF쏘나타는 군더더기를 모두 뺀 듯한 납작하고 날렵한 디자인이었고, 주행 감각도 이전 쏘나타보다 한층 더 부드러웠습니다. 아직도 EF쏘나타가 등장했을 당시의 광고가 기억납니다. 요철 위를 달리지만 차체에는 거의 요동이 없다는 것을 강조한 디자인은 그 자체만으로도 굉장한 화제가 되곤 했죠.

뉴EF쏘나타는 할리우드 영화에도 자주 등장을 해서 해외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었던 모델입니다. EF쏘나타의 디자인을 조금 더 업그레이드한 모델이었는데, 듀얼 헤드램프에 테일램프 역시 안쪽에 두 개의 램프를 달아서 통일감을 줬고, 그래서 전체적인 느낌은 확실히 우아해지고 고급스러워졌습니다.

군더더기를 말끔히 제거하고 부풀려지고 팽팽히 당겨진 디자인으로 다시 등장한 NF쏘나타
l 군더더기를 말끔히 제거하고 부풀려지고 팽팽히 당겨진 디자인으로 다시 등장한 NF쏘나타

그리고 2004년에 등장한 쏘나타는 어떤 수식어도 없이 그냥 쏘나타라는 이름만으로 출시했습니다. 또 한 번의 큰 디자인의 변화가 일어나기도 했죠. 어떻게 보면 Y2쏘나타 시절로 다시 회귀한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납작하고 날씬했던 EF쏘나타와 달리 쏘나타(NF)는 부풀려지고 팽팽하게 당겨진 디자인에 전반적으로 부드러워진 인상이었습니다.

특히 2.4ℓ 모델은 시원시원한 주행감각까지 갖추고 있어서 인기를 누렸죠. 물론 배기량이 큰 탓에 연비나 세금 문제로 인해 아는 사람만 선택하는 모델이기도 했고, 디자인에 큰 차이를 두기보다는 약간의 포인트 차별화만 있었기 때문에 눈치채기도 힘들었지만, 그래도 은색의 장식이 조금 더 추가된 2.4ℓ 모델을 볼 때마다 차주의 자동차 취향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출시와 동시에 화제가 됐던 YF 쏘나타는 플루이딕 스컬프쳐 디자인을 담고 있었습니다
l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출시와 동시에 화제가 됐던 YF 쏘나타는 플루이딕 스컬프쳐 디자인을 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파격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인테리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더욱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한 NF 쏘나타의 단종 이후 등장한 YF 쏘나타는 기존 패밀리 세단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흔들어 놓은 디자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4도어 쿠페처럼 느껴지는 날카로운 윈도우 프레임과 플루이딕 스컬프쳐 디자인이 반영된 차체 디자인은 세간에 화제가 되기도 했죠. 하지만 더욱 고급스러워진 인테리어 디자인에 풍부한 출력, 그리고 고급스러워진 주행감각은 한국형 고급차의 이미지에 정확히 부합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되면서 현대자동차의 하이브리드 기술을 대중에게 알리는 계기가 마련되기도 했죠. 일반 YF 쏘나타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디자인은 모두 높은 효율성을 위한 것이었고, 이때부터 하이브리드는 특별한 차가 아니라 자동차를 선택할 때 당연히 고려해봐야 할 선택 사항 중 하나로 자리하기 시작했습니다. 

LF쏘나타는 다시 한 번 절제미를 강조하는 디자인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하이브리드도 추가됐죠
l  LF쏘나타는 다시 한 번 절제미를 강조하는 디자인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하이브리드도 추가됐죠

이렇게 쏘나타는 세대를 거듭하면서 점차 고급스러워지기 시작했고, 또 그에 어울리는 주행 감각을 갖춰나갔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대한민국, 그리고 현대자동차를 대표하는 모델로 자리 잡았죠.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그렇기 때문에 가장 보수적이어도 충분할 쏘나타가 의외로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세대를 거듭해 왔다는 사실입니다. 각진 차체에서 부드러운 유선형으로 변했던 Y2도 그랬고, Y3는 날렵한 세단으로 변신했으며, EF는 납작하면서도 단단한 디자인으로 변모했죠. 또한 NF는 이전의 느낌을 버리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듯했으며, YF는 모든 것을 뒤엎고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 그리고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세상에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LF쏘나타는 또다시 단순함과 명료함으로 사람들에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인테리어도 많이 정갈해졌습니다. 이전 쏘나타와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차분하게 변했습니다
l 인테리어도 많이 정갈해졌습니다. 이전 쏘나타와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차분하게 변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다이내믹하게 변해가는 한국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는 디자인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모든 것이 파격적으로 빨리 변해가는 우리나라의 다이내믹함을 담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가장 보편적이고 보수적인 장르의 자동차이지만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거듭하면서 성장해온 쏘나타는 분명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자동차임이 틀림없습니다.



by 마요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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