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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맵핑, 야생마를 경주마로 길들이기까지
극한의 길 위에서 명차를 만드는 과정2015/11/24by 현대·기아

한 대의 자동차를 완성하기까지
혹독한 추위, 더위, 고도에서의 끈질긴 테스트

한 대의 자동차를 완성하기 위해 수많은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l 한 대의 자동차를 완성하기 위해 수많은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아무리 건강하고 빠른 야생마라도 길들지 않으면 경주에 나설 수 없습니다. 차도 마찬가지죠. 혹한의 더위, 추위, 고도에 상관없이 어느 길에서건 잘 달릴 수 있도록 길들어야 합니다. 현대기아차도 이를 위해 매번 자동차 테스트를 거듭하고 있는데요. 과연 어디서, 어떻게 자동차를 길들이는 건지 알아봅시다.



조악연료와 함께 저온에서의 테스트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빅베어 지역은 시동성, 운전성을 점검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l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빅베어 지역은 시동성, 운전성을 점검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자동차 한 대가 탄생하기까지 수만 가지의 테스트가 부문별로 진행됩니다. 현대기아차는 파워트레인 성능은 물론 자동차 주행성능 및 안전성을 테스트하고자 극한 지형을 갖추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와 네바다 주를 찾습니다. 같은 여름이지만 아침 기온이 4~5도 정도로 쌀쌀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빅베어(Big Bear) 지역은 낮은 온도에서 시동성, 운전성을 점검하는 최적의 시험 조건을 제공하죠.

가솔린엔진은 연료가 기화된 상태에서 점화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출력과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연료가 충분히 기화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하지만 빅베어의 낮은 아침 기온과 이 지역에서 많이 사용하는 조악연료는 기화가 잘되지 않아 연소 불안, 엔진 부조 등의 문제를 일으키죠. 전날 저녁 시동을 끈 후 12시간 정도가 지나면 냉각수나 엔진오일 온도가 외부기온과 일치하는 평형 조건이 됩니다. 그리고 이 조건에서 시동성 확인 및 아이들(Idle) 상태에서의 변속 안정도, 스모크 확인 등이 이루어지는데요. 스티어링 휠을 돌렸을 때나 R단 혹은 D단으로 변속 시 RPM이 변화하는지, 급출발 시 스모크가 어느 정도 발생하는지 등의 정차 및 발진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혹서에서 살아남기

거친 땅, 더운 날씨의 데스밸리(Death Valley)에서 자동차의 성능을 테스트합니다
l 거친 땅, 더운 날씨의 데스밸리(Death Valley)에서 자동차의 성능을 테스트합니다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이 혹서기 테스트 장소로 애용하는 데스밸리(Death Valley) 역시 가혹한 환경을 자랑하는데요. 북미에서도 가장 건조한 땅이자 거친 환경으로 악명 높은 이곳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 오듯 흘러내리고, 숨쉬기조차 힘들 정도로 뜨겁습니다. 이곳에서도 빅베어에서의 테스트와 비슷한 패턴으로 시동성과 발진 가속성 등을 체크합니다. 발진 가속성은 R단이나 D단을 놓고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선형적으로 RPM이 증가하는지를 정량적으로 체크할 뿐만 아니라 운전자가 기대하는 반응속도와 일치하도록 맞춰가는 감성적인 분석도 중요한데요. 엔진성능을 최고 혹은 최대치의 숫자로 표현했던 과거와 달리 저중속 실사용 영역에서의 성능을 중시하는 최근 트렌드 때문에 이 부분을 더욱 민감하게 테스트합니다. 똑같은 엔진이라도 탑재되는 차량의 성격에 따라 목표 성능과 개발 방향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하죠. 세단과 쿠페에 똑같은 엔진이 들어가더라도 전혀 다른 차인 양 느껴지는 것은 엔진 ECU에 서로 다른 제어 값을 입력해서 고유의 ‘맞춤’ 엔진으로 맵핑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테스트는 극한의 환경에서도 차가 최적의 성능을 구현할 수 있게 하면서 동시에 법규도 만족할 수 있도록 하는, 야생마를 경주마로 길러내는 일련의 과정이죠.



최악의 고도를 견디기

에번스(Mount Evans) 산의 높은 고도에서도 차가 잘 버틸 수 있도록 맵핑해야 합니다
l 에번스(Mount Evans) 산의 높은 고도에서도 차가 잘 버틸 수 있도록 맵핑해야 합니다

미국 콜로라도 주의 덴버에 있는 에번스(Mount Evans) 산은 차가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입니다. 제대로 숨쉬기조차 어려운 높은 고도의 희박한 공기에서도 본래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테스트를 진행하는데요. 고저 차이가 심할 때 엔진을 비롯한 차의 모든 부품은 최대치의 부하가 걸립니다. 게다가 고지대는 공기밀도가 많이 떨어지므로 제대로 된 출력을 낼 수 없는데요. 이때 비상등이나 와이퍼, 열선 등 전기부하를 많이 쓰는 장치들을 작동시키게 되면 엔진이 버티지 못하고 떨리거나 시동이 꺼지는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RPM별, 고도별로 최적 공기량 등의 다양한 변수를 측정하고 로직을 짜 ECU에 맵핑해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게 최대 미션입니다. 쓰로틀바디를 최대한 열어도 들어올 수 있는 공기량이 평지보다 한정적이므로 결국 여러 변수와 조건식을 변형하면서 최적의 결과값을 얻어야 합니다. 그 답을 얻을 때까지 에번스 산을 오르고 또 올라야 하는 거죠.

최악의 조건에서도 차가 잘 작동할 수 있도록 테스트를 거듭합니다
l 최악의 조건에서도 차가 잘 작동할 수 있도록 테스트를 거듭합니다

핸들링해야 할 데이터만 2만여 개가 넘고, 이 데이터 값을 약간씩 변경했을 때 차에 물리적으로 발생하는 현상도 다 다릅니다. 어떤 현상이 발생하는지 직접 확인하고 조건들을 변형해가면서 ECU 데이터를 픽스해 나가는 것이 빅베어, 데스밸리, 에번스 산 등에서 테스트하는 이유죠. 빅베어의 차가운 아침과 데스밸리의 뜨거운 사막, 에번스 산의 엄청난 높이를 이겨내며 찾아낸 답은 결국 명차의 탄생으로 이어집니다.



▶ 현대자동차그룹 연구개발본부 간행물 '파워트레인 Tech Story'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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