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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고유한 목소리,
전용 폰트2014/09/30by 현대자동차그룹

전용 폰트는 보는 순간 누구라도 쉽게 기업을
떠올릴 수 있게끔 만드는 기업의 고유한 목소리입니다

꼭지 꺾임 이음보 세로줄기 곁줄기 짧은기둥 보 삐짐 열린비읍 이음

│ 폰트를 형성하는 최소 단위인 자소의 부분별 명칭들



같은 말이라도 어떤 사람이 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집니다. 사람마다 다른 목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글자도 누가 쓴 것이냐에 따라 다른 느낌을 전달합니다. 사람들은 각기 자신만의 고유한 서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목소리처럼 서체도 한 사람을 나타내주는 아이덴티티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사람들은 대부분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 글자를 씁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각기 서로 다른 서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한정된 디지털 폰트를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디지털 폰트는 사람마다 각기 다르게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징이기보다는 하나의 느낌이나 분위기를 전달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과 브랜드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디지털 폰트를 제작하여 기업과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관된 이미지 형성

IN THIS HYUNDAI BILLBOARDM A MAN BEGINS HIS LIFE HERE

│ 뉴욕 타임스 스퀘어에서 선보인 현대자동차 인터랙티브 아트 프로젝트에서도 전용 서체인 '모던 H(Modern H)'를 사용하였습니다


쉽게 말해 '전용 서체'란 하나의 기업이 독점으로 사용하는 서체를 일컫는 말입니다. 기존의 서체 혹은 기존 서체의 일부를 수정하여 사용하기도 하나, 대개는 기업이 지닌 특징과 추구하는 가치, 비전 등을 담아 새롭게 제작합니다. 이를 통해 다른 서체들과는 구분되는 특색있는 목소리를 갖추는 셈이죠. 현재 수많은 기업과 브랜드, 지방자치단체들이 전용 서체를 개발하였고, 점차 그 수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최근에는 TV, 신문, 잡지, 사인, 웹과 모바일 등 다양한 채널들에서 손쉽게 전용 서체들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기업들은 모든 커뮤니케이션에서 전용 서체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일관된 이미지를 형성함과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기업 경쟁력 강화 및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향한 새로운 생각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으로 새로운 자동차 문화를 선보입니다 ABCDEFGHIJKLMNOPQRSTUVWXRZ

│현대자동차그룹 전용 서체인 ‘하모니체’는 로고와 조화를 이루는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그룹 전용 서체인 ‘하모니체’를 제작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2010년 타이포디자인연구소는 그룹 내 모든 계열사의 일체감과 조화를 위해 심벌 마크와 연계하여 조화를 이루도록 디자인하였습니다. 제목용 서체로 개발되었으며 라이트(Light), 미디움(Medium), 볼드(Bold), 총 세 가지 굵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글의 경우, ‘ㅇ’과 모음이 붙어 있는 것이 특징이며, 영문의 경우, 소문자 알파벳 ‘n’과 ‘m’의 좌측 세로 기둥 시작점이 단순화된 것이 특징입니다. 



역동적 느낌의 모던한 서체

HYUNDAI Motor

│ '모던 H'의 영문 서체는 현대자동차가 가지고 있는 모던하면서도 역동적인 느낌을 전달합니다


현대자동차의 전용 서체인 '모던 H(Modern H)'는 2011년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브랜드 방향성인 '모든 프리미엄'의 가치와 이미지를 담아 윤디자인 연구소에서 새롭게 디자인하였습니다. 현대 자동차의 브랜드 슬로건  ‘뉴 씽킹, 뉴 파서빌리티(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 새로운 사고, 새로운 가능성)’의 디자인 요소를 기초로 하여 직선과 곡선의 조화를 통해 심플하고 모던한 형태를 지녔습니다. 영문 대문자의 경우, 맺음 부분과 꺾임 부분을 곡선으로 부드럽게 처리하였습니다. 알파벳 'N'이 가장 독특한 형태의 글자라고 볼 수 있는데요. 'N'은 소문자의 형태를 가져오면서 상단부 가로획를 직선으로 표현하고 가로획이 세로획으로 흘러가는 부분을 부드럽게 표현하였습니다. 알파벳 'H'와 'A'처럼 양쪽의 세로획을 가로획이 연결하는 경우에는 가로획 굵기를 조절하여 속공간을 넓힘과 동시에 모던 H만의 특징적인 형태를 부여하였습니다. 영문 소문자의 경우엔 위로 뻗은 어센더(Ascender) 및 아래로 뻗은 디센더(descender) 사이의 상하 폭인 X-하이트(X-height)를 높게 디자인하여 속공간을 확보함으로써 높은 가독성을 보입니다.

특별한 프리미엄 현대자동차

│ '모던 H'의 한글 서체는 영문 서체의 특징들을 공통적으로 지니며 이를 통해 통일성 있는 하나의 서체로 만들고 있습니다


모던 H의 한글 서체는 시각적으로 안정된 네모틀 구조로 디자인하여 다양한 활용에 용이하며, 세밀한분석과 균형적인 공간감, 안정적인 형태를 기반으로 높은 판별력의 가독성을 보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영문 서체의 특징들이 적용되어 있는 것들을 볼 수 있습니다. 영문 알파벳 ‘O’의 형태는 한글 ‘ㅇ’, ‘ㅎ’에서, 영문 'H'와 'A'의 부드러운 곡선의 지닌 가로획 디자인은 ‘ㅂ’의 가로획과 ‘ㅍ’의 세로획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영문과 한글이 하나의 통일성 있는 서체로 보이도록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ㅅ’, ‘ㅈ’, ‘ㅊ’에서 보이는 수직과 두 갈래로 뻗어나가는 직선의 형태는 모던 H만의 특징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도전적인 현대자동차의 당당함을 보여줍니다.


서체의 모든 획들의 굵기는 일정한 비율을 가지고 있으며, 보다 폭넓은 쓰임이 가능하도록 엑스트라 볼드(Extra Bold), 볼드(Bold), 미디움(Medium), 콘라이트(Conlight), 라이트(Light), 에코라이트(Ecolight)의 총 여섯 단계로 구성되었습니다.



날렵한 인상의 스피드가 느껴지는 서체

영문 ABCDEFGHIJKLMNOPQRSTUVWXRZ

│ 기아자동차 ‘큐브체’의 세 가지 두께의 영문 서체는 굵기마다 형태의 유니크함을 달리 적용하였습니다


기아자동차의 전용 서체 ‘큐브체’는 2012년 산돌커뮤니케이션에서 개발하였습니다. 서체의 글자 폭, 장평을 좁게 디자인함으로써 길쭉한 형태로 날렵한 인상을 풍깁니다. 영문 서체의 대문자들을 살펴보면 가로획의 끝부분을 사선으로 커팅하여 이러한 인상을 극대화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소문자들의 어센더와 디센더의 끝부분을 사선으로 디자인하였습니다. 큐브체 만의 특징적인 디자인 요소는 글자 두께에 따라 다르게 반영되어, 주목성과 가독성이 높은 볼드와 본문용으로 사용하기에 알맞는 미디움에서는 확연하게 드러내는 반면, 세부 본문용인 라이트에서는 이를 단순하게 변형하여 적용함으로써 작은 크기로 사용할 때에도 가독성에 문제가 없도록 하였습니다.

국문 기아자동차는 고객을 위한 혁신을 바탕으로 명실상부한 그로벌 플레이어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 기아자동차 ‘큐브체’의 한글은 사선으로 커팅된 형태가 보다 잘 부각되어 보입니다


큐브체의 이러한 형태적 특징은 글자를 읽을 때, 특히 한글을 읽을 때에 보다 확연히 드러납니다. 읽는 방향에 따라 획 끝부분의 아래에서 위로 뻗어져 있어, 마치 빠른 속도로 읽어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는 자동차의 스피드를 서체의 기능을 통해 표현한 것으로, 큐브체가 기아자동차만을 위한 전용 서체라는 것을 분명하게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카드 플레이트의 형태가 반영된 서체

우리 노랠 들어보고 아 이거 좋다 필이 온다 싶으면은 뭐 만언도 좋고 백만원도 좋고 좋긴 좋은데 막 그냥 좋은건 아니야 싶으면 백원도 좋고 십원도 좋고 좋긴 좋은데 주머니 사정이 좀 그래 그러면 알아서 가져 가시고 뭐 그냥우리 그냥 아주 그냥 솔직하게 내고 가져갑시다

│ 현대카드 '유앤아이(Youandi)'는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 작업에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2004년 출시된 현대카드의 전용 서체 ‘유앤아이(Youandi)’는 50년 전통의 네덜란드 디자인 업체인 토탈 아이덴티티(Total Identity)는 카드 플레이트의 형태와 비율, 각도를 그래픽 모티브로 삼아 영문 서체를 디자인하였습니다. 현대카드만의 고유한 특징을 잘 녹여낸 셈입니다. 산돌 커뮤니케이션은 유앤아이의 영문 콘셉트를 이어받아 한글 서체에서도 카드 플레이트 형태를 효과적으로 살리면서 동시에 세로획 맺음 부분이나 꺾이는 부분을 커팅해 영어 서체와 통일성 있는 하나의 서체로 디자인하였습니다. 이렇듯 유앤아이는 기업의 특징을 잘 적용한 완성도 높은 서체로, 지금껏 가장 성공을 거둔 서체입니다. 물론 디자인뿐만 아니라 훌륭한 마케팅도 유앤아이의 성공에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현대카드는 카드에서부터 시작해, 광고, 행사, 도서관 등 커뮤니케이션 전반에서 일관되게 유앤아이 서체를 사용함으로써 카드 이용자뿐만 아니라, 국내 대다수의 사람들까지도 유앤아이 서체를 보기만 하면 그 즉시 현대카드를 떠올리도록 유도하였습니다. 특징적인 목소리를 만들고 이를 사람들이 기억하도록 만든 것이죠.



곳곳에서 마주치는 반가운 목소리

클러치백, 이것은 스마트폰과 지갑으로 수트의 라인을 더럽히는 이들을 한번에 보내는 프로페셔널의 킬링 아이템

│ K 시리즈는 '자동차를 넘어 컬쳐까지'라는 슬로건 아래 컬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번 누군가의 목소리를 기억하면 목소리 만으로도 쉽게 그 사람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흔치 않은 특별한 목소리라면 더 그렇겠죠. 서체 역시 기업과 브랜드의 특징을 제대로 반영하면서 동시에 타 서체와는 분명하게 구분되는 디자인을 갖춘다면 언제 어느 때고 보는 즉시 기업을 떠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3월, 길거리에 부착된 ‘MADONNA’ 포스터를 기억하시나요? 혹자는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겠지만 유앤아이 서체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현대카드가 마돈나 콘서트를 여는 걸까, 하는 설렘을 가졌을 테니까요. 일상의 곳곳에 숨어 있는 전용 서체들을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단편 영화 속에서, 혹은 도심 한 가운데에서 열린 뮤직 페스티벌 등에서 말이죠.



by 김종소리
디자인 매거진 수석 에디터 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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