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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집을 짓다
자하 하디드 & 지순2014/11/13by 현대자동차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와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건축가 지순의 이야기

 자하 하디드의 건축물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 자하 하디드의 건축물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출처: Vincent St. Thomas / Shutterstock.com)



과거, 여성은 집 밖이 아닌 집 안에 있어야 하는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사회적 통념을 깨고 당당히 밖으로 나와 자신만의 정체성을 담아 집을 짓는 두 여자를 만나봅니다.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건축가, 자하 하디드

자하 하디드
l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건축가인 자하 하디드

서울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우주선 모양의 건축물,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의 건축가로 잘 알려진 자하 하디드는 1950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여행을 좋아한 아버지와 세계 이곳 저곳을 여행하며 자연스레 식견을 넓힐 수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남이라크의 습지대 마을들을 방문했을 때 본 풍경이 그녀를 건축가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자연과 사람, 건물이 어우러진 그곳의 풍경은 훗날 유동적이고 유기적인 자하 하디드식 디자인으로 발현됐죠.

DDP 전경과 독특한 모양의 내부 계단
| DDP 전경과 독특한 모양의 내부 계단(출처: Vincent St. Thomas / Shutterstock.com)

레바논과 스위스의 대학에서 수학을 공부한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꿈꿔온 건축가가 되기 위해 당대 최고의 건축 학교인 영국 런던의 AA건축학교에 진학했습니다. 졸업 이후엔 자신의 이름을 건 건축사무소를 열고 수많은 공모전에 참여해 화려하면서도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크게 주목 받았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명성과 달리 그녀의 전위적인 디자인을 건축할 용기를 가진 건축주는 많지 않았고, 그녀는 오랫동안 ‘지어진 건축물이 없는 유명한 건축가’로 남아 있었습니다.

중국 광저우의 오페라하우스, 자하 하디드의 작품
| 중국 광저우의 오페라하우스, 자하 하디드의 작품(출처: Ron Ellis / Shutterstock.com)

실패와 좌절의 터널은 길었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열정과 노력,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모든 역경을 견뎌냈죠. 그리고 2003년 ‘미스 반 데어 로에 상’과 2004년 건축계의 아카데미상으로 통하는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하면서 피눈물 나는 노력과 인내, 천부적인 재능을 비로소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그녀는 직원 200여 명이 넘는 대형 건축사무소를 운영하며 세계에서 제일 바쁜 건축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편견을 깬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건축사, 지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건축사인 지순 간삼건축 상임고문
|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건축사인 지순 간삼건축 상임고문

50여 년을 여성 건축가로 살아온 지순의 건축 인생은 시작부터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의대 진학을 생각한 부모님에게 건축을 공부하겠다는 딸의 말은 경악할 만한 것이었죠. 그렇게 부모님의 반대에 맞서 외로운 싸움을 시작한 그녀는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건축사무소에서 꿈을 차곡차곡 쌓아갔습니다.

포스코센터 빌딩
| 지순 상임고문은 남편과 함께 간삼건축을 설립해 포스코센터 빌딩, 세브란스빌딩 등의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는 여전했습니다. 여자는 해가 저물면 집 안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님 입장에서는 야근을 밥 먹듯 하는 딸의 일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반대는 같은 과 1년 선배 원정수와 결혼하며 사라졌습니다. 남편은 그녀의 일과 삶에 있어 완벽한 동반자였습니다. 출산 1주일 만에 건축 도면을 펼쳐 드는 아내에게 눈치 한 번 주지 않았고, 시부모 또한 재능 있는 며느리의 사회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었습니다.

그렇게 온전한 지지 아래 그녀는 1966년 건축사 자격시험에 합격하면서 최초의 여성 건축사가 됐습니다. 신문마다 그녀의 이야기를 실으며 아이 셋 있는 기혼 여성이 건축사가 됐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했죠.

라마다 프라자 제주
| 건축과 사랑에 빠진 그녀의 손을 거쳐 태어난 라마다 프라자 제주

그녀가 최초의 여성 건축사가 됐지만, 사회의 편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그녀는 남들보다 두세 배 더 열심히 일하며 사회적 선입견을 꺾어나갔습니다. 그 결과 그녀는 1983년 남편과 함께 간삼건축을 설립해 동숭아트센터와 포스코센터빌딩, 세브란스빌딩, 망향휴게소 등 굵직굵직한 작품을 쏟아냈고, 1995년 한국건축문화대상 대상과 1999년 초평건축상 등을 수상하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축가로 굳건히 자리 잡았습니다.



사진 제공 : 간삼건축




▶현대자동차 사외보 현대모터 2014년 10월호에서 원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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