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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내일을 결정짓는 키워드 ‘One seed’
종자전쟁부터 시드뱅크까지2014/12/10by 현대케피코

씨앗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로 접어들어, 급기야 종자전쟁이 불붙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씨앗’을 모으는 일이 중요해졌습니다

일렬로 씨앗을 심고있는 손
| 인류의 미래는 앞으로 이 씨앗에 달려있을지도 모릅니다



알싸한 매운 맛의 청양고추를 먹을 때마다 미국에게 로얄티를 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우리 식탁에 오르는 한식 식재료의 70% 이상이 외국산 종자로 재배되고 있다니 믿기 힘든 얘기입니다. 소리 없이 시작된 종자전쟁은 점차 파괴되고 있는 환경과도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습니다. 씨앗 하나를 보존하는 것이 지구와 경제를 살리는 희망 프로젝트라 입을 모으며 전 세계는 ‘노아의 방주, 시드뱅크’의 문을 열었습니다.



금보다 비싼 토마토 씨앗? ‘종자전쟁’

경제의 척도가 될 만큼 불변의 가치를 갖는 금이 1g당 약 5만원인 요즘, 파프리카 종자는 1g에 9만원, 좋은 품질의 토마토 씨앗은 1g당 12만원을 웃돕니다. 모든 종자에는 특허권이 있고 이를 보유한 기업에게 해당 가격을 지불해야만 사용할 수 있어, 씨앗이 곧 경쟁력인 시대가 됐습니다.

토마토 씨앗
| 1g 당 12만 원. 금보다 비싼 토마토 씨앗입니다

외환위기 당시 국내 5대 종자 회사 중 4개의 기업이 다국적 기업으로 인수 합병되면서 우리나라는 향후 10년간 종자를 얻기 위해 약 8,000억 원이란 로얄티를 지불해야 합니다. 단순히 씨앗을 판매하는 데서 생기는 1차적 수익 외에도 종자 전쟁 안에는 또 다른 수익 구조가 생성됩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청양고추의 소유권을 갖고 있는 세계 1위 종자 기업인 미국 몬산토1)는 유전자변형생물체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유전자변형 생물체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자신들의 곡물에만 적용 가능한 농약을 제조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몬산토는 종자와 함께 살충제 및 제초제를 함께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올렸습니다.



1) 몬산토는 최초의 인공감미료인 사카린을 만든 기업입니다. 2차 세계 대전 때 화학 무기를 만들었으며, 베트남 전쟁의 고엽제도 몬산토의 기술이 반영된 것입니다. 전쟁 후 몬산토는 제초제와 살충제 등 농약을 개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몬산토의  CI
| 다국적 생화학제조업체 몬산토. 90년대부터 세계 각국의 종자 회사를 인수해 농업기술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회사가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형태의 세계 10대 기업들에 의해 종자의 57%가량이 거래되고 있다는 것은 경제적인 악순환을 낳을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함 외에도 환경파괴에 의해 점차 멸종되고 있는 미래 식량에 대한 위험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세계인들은 씨앗 모으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 씨앗을 모은다! ‘시드뱅크’

화분에서 자라고 있는 묘목들
| 여러 가지 이유로 식물의 종류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종자의 보존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온난화와 같은 세계 기후의 급변은 농경작물의 생존에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달라진 지구 환경에 작물이 적응할 수 있는 해법을 찾기 위해 식물의 유전자원이라 부르는 ‘씨앗’을 들여다보게 된 것입니다.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거나 개량하는 데 필요한 기본 재료가 바로 종자이기 때문입니다.

이상 기후 외에도 벌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식물은 빠른 속도로 줄고 있습니다. 이 상태가 30년간 지속되면 세계 대표 10대 곡물은 물론 감자, 고구마, 토마토 등도 먹을 수 없게 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식용 식물에 비해 직접적인 체감도가 덜한 산과 들의 자생종 역시 멸종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는 결국 돌고 돌아 먹이사슬의 정점인 인류에게 소멸을 통보하는 것과 다름없단 생각에서 전 세계는 특단의 조치인 ‘시드뱅크’를 열기 시작했습니다.

소국 위의 꿀벌
| 환경의 변화는 연쇄작용을 일으킵니다. 벌이 사라지는 현상이 생기면서 식물의 수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영하 18℃에서 씨앗을 보관하는 대형 냉장고 형태인 ‘시드뱅크’는 주로 식용 식물이나 멸종 위기의 식물, 연구가 필요한 식물을 우선 채집하고 있습니다. 종자 보관을 통해 희귀식물이나 퇴화된 식물 품종의 생존을 연장하기도 하고, 또 다른 작물은 발아시켜 식물 복원에도 씁니다.

세계에는 대형 시드뱅크가 존재합니다. 북극으로부터 1,300m 떨어진 곳 지하에는 두께 1m 콘크리트 벽체로 둘러싸인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글로벌 금고가 있습니다. 이는 핵전쟁이나 소행성 충돌 등 지구적 재앙 속에서 생존한 사람들에게 식량을 공급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어 일명 최후의 날 저장고(Doomsday Vault)라고 부르며, 총 200만 개의 식물 씨앗을 저장 합니다.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시드뱅크 외부(좌)와 내부(우)
|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시드뱅크

가장 규모가 큰 밀레니엄 종자은행의 경우는 구호와 씨앗을 접목시켜, 사막화가 심각한 파키스탄이나 이집트, 훼손된 마다가스카르 섬의 숲 등에 필요한 종자를 보내 복구를 돕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영국 밀레니엄 시드뱅크 보존실(좌)과 연구실(우)
| 세계 최대의 규모로 야생식물 씨앗을 보관 중인 영국 밀레니엄 시드뱅크

우리나라도 국립농업과학원에 농업유전자원센터를 설립하여 농업유전자원의 수집 및 보관, 관련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기본 목표는 국내 자생식물 및 해외 유용 식물 종자 수집, 종자의 장기 저장법 개발, 적정 환경 구명 등입니다. 현재 15만여 종의 종자를 보관하고 있으며 이중 3만 3천여 종은 DNA를 추출하여 보관하고 있습니다.

국립농업유전자원센터
| 50만 개의 씨앗을 저장할 수 있는 규모의 국립농업유전자원센터

과학자들은 씨앗이 가진 무궁무진한 응용가능성을 생각할 때 ‘시드뱅크’의 가치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물론 종자를 보관하고 운송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고 있지만 인류의 내일에 대한 투자란 생각으로 전 세계는 한 마음으로 ‘씨앗’을 모으고 있습니다.



▶현대케피코 사보  KEPICO PLUS 18호(2014년 7+8월호)에서 원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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