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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도시의 랜드마크,
스타디움2014/09/05by 현대건설

스타디움이 21세기 들어 도시의 인상을 결정짓는 랜드마크가 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스타디움이 추구하는 가치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국제 행사의 얼굴인 스타디움은 행사가 끝나면 도시의 랜드마크로 남습니다

국제 행사의 얼굴인 스타디움은 행사가 끝나면 도시의 랜드마크로 남습니다 



라틴어로 모래라는 뜻의 ‘아레나(arena)’는 경기장 밑에 모래를 깔아놓는 관습 덕분에 오늘날 ‘경기장’을 의미하게 됐습니다. 이 아레나보다 더 큰 규모의 경기장을 일컫는 단어가 바로 ‘스타디움(stadium)’입니다. 올림픽, 월드컵, 아시안 게임 등 국제적인 이벤트의 스타디움은 행사의 얼굴이나 마찬가지. 경기력 상승과 수용 관객수에 집중하던 과거와 달리 21세기의 스타디움은 기술의 발전을 발판으로 아름다움과 기능을 동시에 구현하는 도시의 랜드마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성’까지 고민하는 스타디움의 진화를 함께 살펴봅니다. 



야구와 축구를 동시에, 삿포로 돔


일본 홋카이도의 중심, 삿포로는 2002년 한일 월드컵 경기를 치른 일본의 도시들 중 하나입니다. 이를 위해 1997년 축구 스타디움 신축에 대한 의견을 나누던 중 눈에 많이 내리는 지역의 특성에 맞춰 돔 구장으로 모양이 확정됐는데 결국 야구와 축구, 두 가지 종목을 모두 이용하는 다목적 돔 스타디움이란 유례없는 형태로 구현됐습니다.

돔 구장에서 어떻게 야구와 축구를 번갈아 즐기냐고요? 설계에 참여한 도쿄대 명예 교수인 건축가 원 히로모리 팀은 세계 최초의 잔디 이동 시스템을 제안했습니다. 돔 구장은 일단 야구용으로 만들고, 바로 옆 부지에 자리잡은 개방형 아레나에서 키운 축구용 천연 잔디를 구장에 들여온다는 기막힌 방법이었죠. 축구 경기가 열릴 때면 8300톤에 달하는 거대한 천연 잔디는 공기압을 이용해 7.5cm 떠오르고, 곧 34개의 바퀴를 굴리며 분당 4m라는 굉장한 속도로 돔 구장 안에 안착하게 됩니다.

과거 유래 없는 다목적 돔 스타디움, 삿포로 돔 (출처: seesapporo.com)
| 과거 유래 없는 다목적 돔 스타디움, 삿포로 돔 (출처: seesapporo.com)

기술의 발전이 전에 존재치 않던 새로운 스타디움의 영역을 개척한 것입니다. 많은 눈을 견딜 수 있도록 유선형으로 만든 은색 ‘삿포로 돔’은 단순하면서 매끈한 미니멀리즘 조각품 같은데요. 이 최신 기술의 집약체는 햇빛과 조응할 때마다 미래적인 아름다움을 내뿜는 삿포로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잡았습니다.



색깔이 자유자재로 바뀌는, 알리안츠 아레나
 

2006년 독일 월드컵의 개막전이 열렸던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는 이미 독일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메인 스타디움으로 그 위상이 굳건해지고 있습니다. ‘고무 보트(Schlauchboot)’라는 별칭처럼 특유의 독특한 외형과 더불어 상황에 따라 경기장 외관의 색깔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스타디움이기 때문입니다.

알리안츠 아레나의 설계를 맡은 스위스 건축사무소 ‘헤르초크&드 뫼롱(Herzog & de Meuron)’의 파트너, 자크 헤르초크와 피에르 드 뫼롱은  뉴욕, 런던, 도쿄 등 세계 곳곳의 스카이라인을 혁신적으로 바꿔온 스타 건축가입니다. 템즈 강변에 방치된 화력 발전소의 외관을 그대로 살린 런던 테이트 모던(Tate Modern)으로 유명하죠. 2001년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할 당시 “이들처럼 탁월한 기량과 상상력으로 건축의 외면을 다룬 건축가들은 역사상 찾기 어렵다”는 극찬을 받기도 했습니다. 

독특한 소재와 조명으로 분위기를 연출하는 알리안츠 아레나 (출처: sponsoring.allianz.com)
| 독특한 소재와 조명으로 분위기를 연출하는 알리안츠 아레나 (출처: sponsoring.allianz.com)

실제 이들의 강점은 새롭고 혁신적인 소재를 과감히 사용해 건물 외관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것인데요. 알리안츠 아레나의 경우 특수 플라스틱을 이용한 얇은 막의 마름모꼴 쿠션을 2800여 개를 제작해 공기를 주입한 후 경기장 외관을 감싸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게다가 이 쿠션에 달린 패널은 스타디움 외관에 유연성과 시간성을 도입했습니다. 독일 국가 대표팀과 뮌헨을 본거지로 둔 분데스리가의 두 구단, 바이에른 뮌헨과 TSV 1860 뮌헨까지 총 세 팀이 알리안츠 아레나를 홈 구단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각각 흰색, 빨간색, 파란색의 빛으로 외관을 바꾸며 그 날의 주인공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알리안츠 아레나는 단순히 7만 여명을 수용하고 유럽 최대의 주차공간을 보유하고 있다는 그 규모 때문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측면까지 염두에 둔 종합적인 디자인 때문에 21세기 스타디움의 새로운 전범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현대적인 건축예술, 베이징 국립 경기장
 

‘사람을 홀리는 아름다운 건축물. 보는 이를 압도한다.’ <뉴욕타임스>. ‘로마의 콜로세움 이래 가장 독창적이며 아름다운 경기장’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강철 빔을 엮어 만든 타원형 외관이 흡사 새가 나뭇가지를 포개 만든 둥지같다고 해서 ‘냐오차오(Bird Nest)’라는 애칭이 붙은 2008년 베이징 하계 올림픽의 메인 스타디움, 베이징 국립 경기장에 대한 찬사가 혹 과한 것 아닌가 생각이 들겠지만 실제 건물을 경험한 사람들은 이구동성 스타디움의 신기원을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결론적으로 베이징 올림픽의 주경기장인 베이징 국립경기장과 아쿠아틱 센터는 비단 형태의 아름다움, 건축 기술과 재료의 신선함 같은 공학적인 시도와 함께 정치학적 해석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스타디움을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을 관람객에게 전달합니다.

새가 나뭇가지를 포개 만든 느낌의 베이징 국립 경기장 (출처: skyscrapercity.com)
| 새가 나뭇가지를 포개 만든 느낌의 베이징 국립 경기장 (출처: skyscrapercity.com)

냐오차오의 형태는 원형을 기반으로 하는데 그 건축적 뼈대를 외부로 그대로 노출시키며 강한 구조미를 드러냅니다. 나뭇가지처럼 얽힌 기둥에는 많은 건축적인 실험과 연구가 눈에 보이지 않게 숨어있지요. 은회색 뼈대 뒤로는 거대한 그릇 형태의 붉은색 관람석 배후와 유리 난간이 버티고 있어 밤이면 얽혀있는 기둥 사이로 붉은 빛이 은은히 배어나오는 장관을 연출합니다. 9만 1000여 명을 수용하는 대형 경기장은 장엄과 위엄이라는 중국 건축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이를 현대적인 물성과 방법으로 신선하게 전달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스타디움이 되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건축 사무소 헤르초크&드 뫼크롱과 중국의 설치미술가 아이웨이웨이의 조합이 빠질 수 없습니다. 세계적인 설치 미술가 아이 웨이웨이는 건축과 출신도 아니고 경기장도 한 번 안 가본 그가 설계에 참여하는 건 무리가 아니냐는 지적에 이렇게 답했다죠. “아이를 안 낳아도 부모가 될 수 있지 않나요?” 대도시의 커다란 건축물은 시대의 야심, 희망뿐 아니라 시대가 지향하는 바까지 보여주는 종합적인 성과물인 까닭에 중국이 좀 더 개방적이고 자유로워지며 문화적으로 진보했으면 좋겠다는 그의 설계 의도를 들어보면 자유분방한 스타디움 디자인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집니다.

앞서 언급한 ‘알리안츠 아레나’의 주인공인 헤르초크&드 뫼롱의 안목과 실행력은 럭셔리 브랜드 프라다(Prada)의 수장인 미우치아 프라다의 말로 대신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들의 건축은 그 자체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건축물이 들어서는 곳과 그 장소에 얽힌 문화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실제 유명한 건축가일수록 자신만의 일관된 스타일이 있는 반면, 이들은 매 작업마다 새로운 방식과 디자인을 선보입니다. “어린 새를 보듬은 둥지를 형상화해 인류에 대한 따뜻한 희망을 표현했다”는 그들의 소망은 모든 구조를 겉으로 노출시켜 보여주는 디자인으로 구현됐습니다. 알리안츠 아레나와 냐오차오의 간극만큼이나 그들의 능력이 탁월하다는 걸 체감합니다.

 투명한 바다에 잠긴 느낌의 베이징 국립 아쿠아 센터
| 투명한 바다에 잠긴 느낌의 베이징 국립 아쿠아 센터

베이징 국립경기장 길 하나를 마주보고 있는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는 ‘새둥지’와는 느낌이 사뭇 다릅니다. 호주의 PTW 아키텍츠(PTW Architects)와 중국 기업이 함께 설계에 참여한 아쿠아틱 센터는 ‘수웨이리팡(Water Cube)’이란 별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건물 외관이 마치 물 분자를 닮았다 해서 설계안의 명칭이 ‘(H₂O)₃’였거든요. 원형의 냐오차오와는 정 반대로 수웨이리팡은 사각형 형태의 물빛 상자를 연상케 하는 수영장입니다. 물이 핵심 키워드다 보니 색깔도 시원한 푸른색을 주조색으로 삼고 표면은 얇고 투명한 막을 씌워 푹신한 느낌의 외관을 연출했죠.

이 푹신한 형태의 조합이 바로 물분자입니다. 수웨이리팡의 디자인은 꽤나 직접적입니다. 외관에 물방울 모양의 막을 설치한 것도 그렇고, 빛을 투과하는 막 덕분에 물의 맑은 성질과 내부의 투명성이 돋보이며 마치 바다 속에 잠긴 느낌을 전달합니다. 네모난 건물 형태가 여러 가지 다양한 장치로 인해 단조롭기 보다 오히려 조명 하나만 키더라도 색감이 더욱 풍부해지고 입체감이 살아나는 마법을 부립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냉전이 끝난 21세기 건축에서 프로파간다를 노골적으로 들어내는 경우는 극히 드문데요. 냐오차오와 수웨이리팡 사이의 길은 베이징의 자금성을 중심으로 베이징의 역사를 관통하는 남북 중축선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명나라와 청나라의 황궁이었던 자금성의 중심, 태화전을 축으로 앞의 천안문 광장과 마오쩌둥 기념관으로 이어진 선은 권력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가히  ‘용맥’이라고 부를 만 하지요. 고대 중국의 위엄과 권위를 상징하는 자금성과 비교해보면 ‘냐오차오’와 ‘수웨이리팡’은 ‘용의 등에 올라탄 21세기 자금성’이란 표현처럼 중화 사상의 부활을 선언하며 현대 중국의 강건함을 보여주는 암시인 셈입니다.



축제 후에도 지속 가능한 경기장,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


사상 3번째로 올림픽을 유치한 영국은 2014 런던 하계올림픽에서 세상이 깜짝 놀랄 만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바로 직전의 올림픽이 중국의 권위를 만방에 과시하는 것이었다면 런던 올림픽은 실용의 극치를 추구했기 때문입니다. 45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은 중국의 1/3 비용으로 행사를 치르면서 메가 스포츠 이벤트인 올림픽에서 ‘지속 가능성’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다뤘습니다. 뉴욕 양키 스타디움과 시카고 올림픽 스타디움 등 숱한 스타디움을 설계한 파퓰러스(Populous)는 도시의 랜드마크로 치장하기 보다 올림픽 사상 최초로 고정적인 구조 시스템을 최소화해 나누고 해체할 수 있는 주경기장을 의도했습니다.


실제 올림픽 이후 총 8만석의 좌석 중 2만 5천석만 남기고 떼어내 영국의 축구 구단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이 되었죠. ‘친환경’이란 화두를 앞세워 단순함과 실용성을 극도로 추구하며 축제 이후의 일상에서도 ‘지속 가능한’ 상황을 선택한 런던 올림픽 위원회의 태도는 스타 건축가에게도 예외가 없었습니다. 복잡하고 화려한 ‘유기적 건축’으로 유명한 건축계의 여제, 자하 하디드는 런던 아쿠아틱 센터의 설계를 맡으며 그녀의 건축에도 실용성이란 단어가 들어갈 수 있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길이 160m, 폭 80m에 달하는 센터는 재활용 알루미늄을 재료로 만들었습니다.

자하 하디드가 설계를 맡은 런던 아쿠아틱 센터
| 자하 하디드가 설계를 맡은 런던 아쿠아틱 센터

무게만 3000톤인 거대한 알루미늄 덩어리를 3만 개의 월계수 목재 패널로 지탱하는 천장 설계로 “물결의 우아하고 기하학적인 움직임에서 영감 받아 가장 이상적인 곡선의 비율의 포물선”이란 그녀의 말처럼 굽이치는 모양의 지붕이 땅에서부터 파도처럼 올라와 경기장을 부드럽게 덮는 물결의 향연을 보여줍니다. 경기장 옆 운하를 가로지르는 교량의 보행자 흐름을 자연스럽게 경기장 출입구와 유기적으로 동화시키고 1만 7500석의 관중석 중 1만 5000석은 올림픽 기간에만 가변석으로 설치해 일상 속에서 런던 시민이 즐길 수 있는 편의를 최대한 배려한 것도 특징이지요.

대규모 국제 행사에서 언제나 문제시되던 사후 처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주최측의 열망은 주경기장과 아쿠아틱 센터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거의 모든 건물들은 조립식 철구조물로 얼기설기 엮어놓아 행사가 끝나면 빠르게 치울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그 재료 또한 올림픽 스타디움을 세우기 위해 철거한 지역의 건물들을 재활용했습니다. 폐가스관을 경기장 의자 자료로 사용할 정도였죠. 최신 기술과 세련된 디자인, 막대한 예산이 만나 스타디움 건축, 나아가 21세기 건축의 한 경향을 만들었다는 말까지 듣는 베이징 올림픽의 화려함과는 정반대의 선택을 하며 지속 가능성과 실용성을 살뜰히 챙긴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은 21세기에 필요한 공공 건축물의 지향점을 우리에게 알려주는지도 모릅니다. 
  
공공건축의 지향점을 시사한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
| 공공건축의 지향점을 시사한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아레나 드 상파울루


불과 몇 달 전 지구촌을 달구었던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은 앞서 말한 지금 이 시대 스타디움 건축의 여러 태도가 뭉쳐있습니다. 리우 데 자네이루와 상 파울루, 쿠리치바 등 12개 도시에서 새로운 스타디움과 개보수를 마친 스타디움에서 축구의 축제가 열렸는데 그 중 주목할 만한 건물은 바로 상 파울루의 ‘아레나 드 상파울루(Arena de Sao Paulo)’입니다.

축구 축제가 열린 아레나 드 상파울루 (출처: www.corinthians.com.br)
| 축구 축제가 열린 아레나 드 상파울루 (출처: www.corinthians.com.br)

브라질 건축가 아니바우 코치뉴(Anibal Coutinho)와 독일 건축가 베르너 조베크(Werner Sobek)의 공동 작업으로 탄생한 아레나 드 상파울루는 교량을 세울 때 다리 중간을 지지하지 않고 양쪽 교각에만 기둥을 세우는 공법을 적용해 경기장의 측면에서 보면 거대한 노출 콘크리트 다리처럼 보입니다. 다리를 받치는 기둥은 관중석이 되고 다리는 지붕이 되며 결국 담장이 없어 사람들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반(反)폐쇄 광장’을 지향했죠. 태양광 발전 설비와 빗물을 재활용하는 수도 시설은 물론 태양 차단막 시스템까지 개발해 화끈하기로 유명한 브라질의 햇빛을 부드럽게 스타디움으로 흘려보냅니다. 스타디움 외벽을 활용해 설치한 가로 120m, 세로 7.5m 크기의 세계에서 가장 큰 비디오 보드는 메가 이벤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이런 위용의 건물이 추후 슬럼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아레나 드 상 파울루는 상 파울루의 명문 축구 구단 코리티앙스(Corithians)의 홈구장으로 쓰이며 ‘코리티앙스 아레나(Arena Corithians)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베이징 올림픽은 개발 때문에 원주민과의 인권 마찰이 대두되었고 반대로 런던은 최대한 흔적을 없애기 위해 가변식을 선택한 것과는 다르게 아리나 드 상파울루는 지역 경제를 부흥시키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장이 위치한 상 파울루 동부 지역을 대대적으로 개발하며 상대적으로 가난한 6백여 만명의 시민들에게 헤택으로 돌아갈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2016년 예정된 리우 데 자네이루 올림픽 때는 축구 경기장으로 활용된다니 랜드마크, 지속 가능성, 경제적 측면에서 어느 정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셈입니다.



12년만의 대한민국 스타디움,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
 

자, 지금까지 2000년 대 이후 출현한 주목할 만한 스타디움들을 살펴보았는데요.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폐허에서 시작한 나라 중 한국만큼 국제 대회를 골고루 유치한 국가는 없습니다. 1986년 서울 아시안 게임을 시작으로 1988년 서울 하계 올림픽, 1999년 강원도 동계 아시안 게임, 2002년 한일 월드컵, 2002 부산 아시안 게임, 2013년 대구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까지 유치할 수 있는 최고 레벨의 국제 대회를 모두 섭렵한 몇 안 되는 나라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대회 개최와 스타디움 신축은 정비례 하지 않았습니다. 서울 아시안 게임과 서울 올림픽은 잠실 종합 운동장을 함께 사용했고, 한일 월드컵 때 새롭게 축조한 10개의 축구장은 이후 부산 아시안 게임과 대구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에서 메인 스타디움으로 그대로 활용했습니다. 결국 광복 이후 지금까지 단 두 차례의 큰 골조 공사를 통해 국제 행사급 스타디움이 만들어졌다는 뜻이지요. 그래서 오는 9월 19일부터 시작하는 2014 인천 아시안 게임은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현대건설이 시공한 국제급 스타디움,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
| 현대건설이 시공한 국제급 스타디움,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

청라국제도시경제자유구역과 근접한 인천 서구에 메인 스타디움을 12년만에 새롭게 세웠기 때문입니다. 인천의 파도와 하늘을 형상화해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축조한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은 랜드마크로서의 상징성과 경기장의 기능성에 대한 고려는 물론 공공건축물로서의 친환경성, 접근성, 행사 이후의 사후활용성까지 통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HOK 스포츠와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가 설계하고 현대건설이 시공한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은 빛, 바람, 춤이라는 인천을 상징하는 세 가지 계획개념을 바탕으로 역동적으로 설계되었으며 넓은 대지 중 주변에서 인지하기 쉽도록 배치하였습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약 3만 석의 관람석을 가변석으로 설계했다는 점인데요. 대회가 끝나면 철거 후 상업시설 및 녹지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라니 ‘지속 가능성’ 개념이 우리나라 스타디움에도 들어오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긍정적인 신호라고 봅니다. 또한 필요할 땐 10만 석까지 확장까지 가능해 올림픽 등 메가 행사에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유연성은 런던 올림픽과는 또 다른 장점으로 비칩니다.



스포츠를 즐기는 인간의 열망이 축조한 스타디움의 역사는 2000여 년을 훌쩍 넘지만, 요 근래 괄목할 만한 변화는 확장하는 스타디움의 역할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건축 공학적 실험, 디자인 콘셉트를 절실히 구현하기 위한 열정, 그리고 오직 목전의 이벤트를 위해 위용을 강조하던 것에서 벗어나 일상의 삶와 연계되는 지속 가능성을 탐구하는 태도까지 스타디움의 진화는 곧 21세기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인간의 지혜를 투영하는 거대한 도시의 거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 세계 속의 스타디움에 대한 정보를 안고 이제 카운트 다운에 들어간 2014 인천 아시아 게임의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확인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한 번 직접 보는 것이 백 번 듣는 것보다 낫다는 성현의 말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니까요!




전종현
아트 & 컬쳐 저널리스트, 허핑턴포스트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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