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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s Me 30
송경아, 다음 ‘풍문’을 기대할게요2014/07/29by 이노션 월드와이드

아름다운 삼십 대를 살아가고 있는 팔방미인 송경아의
모델로서의 삶과 그 속에 담겨 있는 그녀만의 철학을 들어봅니다

모델 송경아

| 모델 송경아



<위대한 개츠비>에서 튀어나온 듯한 경쾌한 단발을 하고 시원하게 웃습니다. 야무진 손끝으로 책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그릇을 굽고, 가방까지 척척 만드는 여자. 여전히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몇 안 되는 톱 모델인 그녀는 누구보다 서울을 사랑하고, 10년 뒤 서울을 기대합니다. 서른, 송경아의 잔치는 이제부터 시작이기에. 



송경아 그녀의 프로필 

송경아. 1980년생 국내 뿐 아니라 뉴욕, 파리, 밀라노 패션 컬렉션에서 활약한, 아시아를 대표하는 톱 모델이자 <뉴욕을 훔치다>, <키스 미, 트래블>의 저자,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1st RUMOR’의 오너이기도 하지요. 179.5cm에 빛나는 우월한 프로포션과 변함없이 매력적인 얼굴, 호탕한 입담으로 2030 여성의 워너비로 손꼽히는 그녀는 스스로를 ‘끊임없이 무언가를 만드는 키 큰 여자’라 소개합니다. TV프로그램 MC로 활약하는 한편, 도예와 회화에도 남다른 재능이 있어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화예술경영학을 공부했습니다. 



동양 남자는 인기가 없어요 서울 여자라면 몰라 

이노션월드와이드 이시우 부장과 송경아
ㅣ이노션월드와이드 이시우 부장과 송경아

송경아(이하 경아) 괜찮으세요? 아까 사진 찍을 때 많이 긴장하신 것 같던데, 여기 커피로 목 좀축이시고.(웃음) 저, 인터뷰해주시는 거 맞죠?

이시우 부장(이하 시우) 어, 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까 엘리베이터 앞에서 처음 뵀을 때, 조금 놀랬었거든요.

경아 어머, 왜요?

시우 아무래도 글로벌 톱 모델이시니까 뭔가 ‘모델!’ 이미지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똑똑한 사람’이란 인상이 확 들었어요. 스마트한 인상

경아 어, 정말요? 그건 처음 듣는 얘긴데. 혹시 키 때매 그러신 거 아니에요?

시우 어우, 키. 그것도 쪼끔 놀랬죠, 허허.

경아 하하, 감사합니다.

시우 FashionN <팔로우미3>에서 MC로 활약 중이시잖아요. 2030 여성들에게 패션 멘토로서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주시던데…. 요즘 여자들에게 어떤 뚜렷한 변화가 있던가요?

경아 <팔로우미3>는 패션과 뷰티를 리얼하게 보여주는 프로잖아요. 자연히 패션과 뷰티에 관심있는 30대 여성을 많이 만나게 돼요. 그들을 관찰하며 느낀 점은 정말 적극적이라는거? 수동적인여성이 칭찬받던 시대도 분명 있었지만, 요즘 여성은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꾸미는 데 전혀 인색하지 않아요. 오히려 드러내는 걸 최고의 미덕으로 치죠. 

시우 드러내는 거,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경아 물론 그런 ‘드러냄’도 중요하지만(웃음), 우리나라 여성은 세계적으로 통하는 독특한 매력이있다니까요? 우리네 엄마처럼 강한 면도 있으면서 또  수줍은 아름다움도 있고, 꾸미려는 의지도 강하고…. 이런 면들이 되게 매력적이고 재밌어요. 또 Story on에서 정려원씨랑 같이 <아트스타코리아>란 프로그램도 진행하는데요. 문화적 측면에서 새로운 걸 리드하고자 하는 여성들이 많아요. 예전엔 그 주체가 남성이었다면, 지금은 조금씩 여성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좋습니다.

시우 저도 굉장히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우리나라 여자들이 글로벌 경쟁력이 더 있어요, 남자들보다.

경아 예전에 박진영씨가 그랬잖아요. 동양 남자들은 인기가 없다고. 여자들은 굉장히 인기 많은데!(웃음)

시우 갑자기 슬퍼지는 건 왜일까요….

경아 하하하.

시우 전 한국에서도 인기 없기 때문에 뭐, 괜찮습니다. 이번 여름호 키워드가 사실 ‘서울여자’예요. 콕 짚어 말하자면 ‘30대 서울여자’죠. 최근 서울여자들이 패션과 뷰티 분야에서 뉴요커나 파리지엔 못지않게 주목을 받고 있잖아요?

경아 있죠, 있어요. 우리나라 여성은 세계적으로 통하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니까요? 우리네 엄마처럼 강한 면도 있으면서 또 수줍은 아름다움도 있고, 꾸미려는 의지도 강하고….이런 면들이 되게 매력적이고 재미있어요.

시우 이렇게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이유가 뭘까요? 단지 ‘예뻐서’만은 아닐 것 같은데요.

경아 아무래도 ‘대한민국’이란 브랜드 자체가 경쟁력이 생겼죠. 경제적으로 안정되면서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도 활발하고, 해외 패션하우스들도 우리나라 대기업과 co-work를 원해요. 부모님 세대가 일궈놓은 것들이 지금 빛을 발하기 시작한 거죠. 그리고 자의식이 많이 발달한 탓도 있어요. 예전엔 주입식 교육을 받으면서 자기 자신을 계속 숨겼다면, 이젠 드러내는 걸 쿨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이 복합되어 나타난 현상이 아닐까요?

시우 그렇죠, 영화부터 시작해서 음악까지 전 세계로 뻗어나가니까 이젠 여자까지 유명한…. 잠깐, 이거 좀 이상한데?

경아 으흠? 우리 벌써부터 결론짓지 말자고요.(웃음) 



style of era 

시우 ‘Style of Era’라고 명명한 본인의 아크릴 회화 작품들을 굉장히 아낀다고 알고 있는데요. 1920년대 스타일을 굉장히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1920년대의 무엇이, 경아씨를 잡아 끌고 영감을 주는 걸까요?

경아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시기예요. 특히 그 섬세한 아르누보(Art Nouveau)양식들! 1800년대를 지나 1900년대를 맞이하며 새로운 세기에 대한 환상과 낭만이 가득했던 거죠. 철학과 문학,미술 등 모든 방면에서 가장 활동이 왕성하던 시기이기도 해요. 그 우디 앨런의 영화 있죠, 파리에서….

시우 <미드나잇 인 파리>?

경아 네네, 그거! 딱 그때 그 시기. 스콧 피츠제럴드 나오던.

시우 감수성이 굉장히 충만한 시대였죠.

경아 네, 그리고 미학적으로도 굉장히 화려했던 시기예요. 저도 주로 그 시기의 여자들을 많이 화폭에 담아요.

시우 1920년대에서 주로 영감을 받으시는군요. 그럼 그렇게 여성미가 극대화되고 감수성이 예민했던 1920년대가 지금의 서울, 그리고 서울여자와 닮았다고도 볼 수 있으려나요?

경아 음,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 시대가 산업혁명이 태동하던 때였으니, 문화적으로도 왕성했던것도 결국 경제적 안정에서 비롯한 것이니까요. 지금 시대와 어떻게 보면 맞물리는 것 같네요. 그렇지만 우리 시대의 감수성은 오히려 그때보다 떨어진다고 생각해요. 메마르고, 각박하고, 허무하고, 무의미하고….

시우 아, 그 부분에선 저도 동감입니다. 혹시 그런 이유에서 ‘퍼스트루머(1st RUMOR)’를 론칭하신 건가요? ‘퍼스트루머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든 여자들의 인생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다’던 블로그의 한 구절이 몹시 인상적이었어요.

경아 맞아요. 전체적으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저도 다른 여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픈 욕심도 있고요.

시우 정말 에너지가 끊임없이 나오나 봐요. 퍼스트루머 론칭 사실을 들었을 때만 해도 막연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하는구나’ 하고 생각했지, 직접 디자인을 하고 공구로 만들기까지 할 줄은 몰랐어요.

경아 하하, 맞아요. 샘플은 제가 계속 만들어요. 

시우 왜 ‘가방’이었죠?

경아 우린 디자이너가 만든 옷을 입고 무대에 서는 사람들이잖아요. 많은 모델이 본인이 원하는스타일의 옷이나 가방을 들고 무대에 서고 싶어해요. 저도 똑 같은 개념으로 출발했죠. 뉴욕에서활동할 때, 룸메이트들이 대부분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 다니거나, 마크 제이콥스나 알렉산더 왕 같은 뉴욕 패션하우스에서 일했는데요. 정말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어마어마한 브랜드로 발전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아, 나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저렇게 시작하면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든 거죠. ‘루머’는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한 단어지만, 패션계에선 섹시한 느낌을 주거든요. 첫 번째 풍문이 가방이었던 거고, 앞으로 세컨드루머, 서드루머가 나올 거예요.  

시우 흠. 서울여자들도 수동적인 삶에서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삶으로 넘어왔잖아요? 경아씨도 다른 디자이너가 만든 옷을 수동적으로 입다가, 퍼스트루머를 통해 본인의 디자인을 표출하는 것이라 해석해도 되겠네요.

경아 우와, 아주 좋은 해석이십니다.(웃음)

시우 진짜 서울여자의 롤모델이시네요. 하하하. 



서른 잔치는 시작됐다 

전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송경아
ㅣ 전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송경아

시우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시를 봐도 그렇지만, 예전 서른과 지금 서른은 의미도, 모습도 다른데요. 그럼에도 스물아홉에서 서른으로 넘어가는 무렵에 엄습하는 모종의 불안감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경아 씨에게도 ‘서른통’이 있었나요?

경아 없진 않았죠. 제가 하는 일이 외모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일이라 다른 분들보다 조금 빨리 왔던 것 같아요. 게다가 우리나라는 통성명을 할 때 꼭 ‘몇 살이세요?’하고 묻잖아요. 그런 것들 때문에도 더 나이를 말하기가 꺼려지는? 저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가도 나이를 듣고 ‘아~’ 이렇게 돼버리고 마는. 그런 것에 대한 반감이 상당했어요. 보통 패션모델들이 20대 초반에서 중반까지 일을 가장 많이 하거든요. 저는 지금도 많이 하고 있지만(웃음), 사실 그런 경우는 흔치 않죠. 

시우 그럼 20대 후반에 뭘 하셨어요?

경아 여행이요. 유럽을 비롯해서 일본, 싱가포르, 태국…. 한동안 여행을 하던 시기가 있어요. 미학에 관심이 많았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줄곧 그림을 그리는 습관이 있었는데, 모델할 때도 대기 시간마다 그림을 그리면서 지루한 시간을 달랬어요. 여행할 때도 필통처럼 생긴 수채화구랑 붓 하나, 스케치북 세 개를 들고 사진 대신 그림을 그리면서 다녔어요.

시우 그때 그 결과물이 <키스 미, 트래블>이겠군요. 너무 잘 그려서 정규 미술교육을 받으신 줄알았어요.

경아 네, 일일이 다 손으로 그리느라 3년이 걸린 책이죠.(웃음) 그림과 여행이 제 서른통을 달래준 셈이에요. 그 뒤로 홍대 대학원을 다니면서 꾸준히 배우고, 그리고, 그러고 있습니다.

시우 아직 서른통에 시달리는, 그리고 다가올 서른을 두려워하는 여자들이 많습니다. 멋진 서른을 만끽하는 법,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경아 인생은 30부터 다시 태어나는 거죠.(웃음) 아직 경험해보지 않아서 불안한 것뿐이에요. 제가 그랬듯이. 막상 서른이 되니까 다른 눈으로 살 수 있는 삶이, 폭이 넓어지는 것 같아요. 조영남 선생님도 그러시더라고요.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시우 아, 정말 좋은 말이에요.

경아 그 말이 딱 맞아요. 30대는 20대처럼 ‘청춘’은 아니지만, 보는 눈이 넓어졌기 때문에 더 현명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사진으로 보는 20대의 저는 지금보다 더 예쁘겠죠. 그러나 행복이란 그 눅진한 농도는 지금하고 확실히 달라요.

시우 만약 스무 살로 뿅 하고 돌아갈 수 있다면?

경아 아뇨, 저는 지금이 딱 좋습니다. 스물아홉 여러분, 삼십대를 기대하세요!(웃음)

시우 단언컨대, 저는 돌아가고 싶습니다.

경아 어허! 우리 얘기를 더 나눠봐야겠어요, 아직 안 되겠는데?(웃음)

시우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한 경아 씨라서 더욱 남다른 질문이 될 것 같은데요. 1920년대처럼에너지로 가득한, 그러면서도 감수성이 조금 아쉬운 이 시대에, ‘서울’은 경아 씨에게 어떤 공간인가요?  

경아 무척 특별한 곳. 빠르다. 발전 가능성이 정말 큰 도시. 피부로 닿는 느낌 자체가 다르죠. 지금 이태원만 봐도….5년 전만 해도 이렇게 될 줄 알았겠어요?(웃음)

시우 진짜, 땅이라도 좀 사 놓을걸. 크.

경아 내 말이!(웃음) 진짜 변화가 빨라요. 사람들도 유행에 되게 민감하고. 물론 잊는 것도 빠르죠. 어떤 감성적인 기류도 확 왔다가 확 없어지기도 하고. 그런 단점을 조금만 채우면, 어느 도시보다 멋진 도시가 되지 않을까해요.

시우 앞으로도 그럼 서울여자가 점점 많아지겠네요.

경아 8년 전 뉴욕에서 일할 때도, 세계적인 디자인하우스에서 일하는 실장들이 대부분 한국 사람이었어요. 그런 걸 보면 세계적인 디자이너도 곧 나올 것 같고, 한국 모델도 세계에서 활발하게활동하고 있고, 세계적인 슈퍼스타도 꼭 나올 거고. 문화적으로 정점에 있는 시기가 향후 10년 내에 꼭 오지 않을까요?

시우 저도 세계적인 광고인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한국에서 세계적인 광고인이 나올 때도됐어요.(웃음)

경아 세계적인 ‘여자’ 광고인?

시우 아, 그러네. 하하하하하…. 

경아 동양 남자는 인기가 없다니까요!(웃음)

시우 어쩐지 지금 이 상황이 서울여자와 서울남자를 대변하는 것 같아 씁쓸하네요.



자신의 일을 사랑할 줄 알고 즐길 줄 아는 그녀는 분명 ‘서울 여자’입니다. 서울 여자 송경아가 전해 줄 다음 풍문은 무엇일지 기대하며 오늘도 그녀의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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