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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유니폼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2014/07/02by 현대자동차그룹

축구 경기에서 제2의 피부라고 불리는 유니폼
태극전사들이 입었던 붉은 유니폼에 얽힌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들어볼까요?

이제 대한민국 축구의 상징처럼 느껴지는 붉은 유니폼

| 이제 대한민국 축구의 상징처럼 느껴지는 붉은 유니폼   



스포츠 게임에서 유니폼은 전투 의지를 불태우는 가장 강력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유니폼에 따라 승률이 바뀌고 팬심이 이동하기 때문인데요. 미국 스포츠 웹진 ‘블리처 리포트(Bleacher report)’가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본선 진출 32개국의 유니폼 디자인의 순위를 정했습니다. 1위는 카메룬(Cameroon)의 유니폼이, 32위는 온두라스(Honduras)의 유니폼이 선정됐지요. 한국은 12위를 차지했는데, 빨간색과 파란색의 독특한 조합과 유니폼 안쪽에 새겨진 ‘투혼’이라는 로고가 가장 맵시 있는 부분으로 꼽혔습니다.



붉은색 유니폼을 선호하는 축구

사과 한 알보다도 가벼운 유니폼은 그 자체로 한 나라의 이미지를 전해야 합니다. 과거 유니폼이 선수의 소속을 식별하는 수단에 불과 했다면, 이제는 단순 표식을 넘어 팀의 고유한 정체성과 일체성을 높이고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축구가 시작되었을 때까지만 해도 유니폼은 상류층의 전유물이었습니다. 정장에 가까웠던 유니폼은 축구가 점차 확산되고 노동자들이 축구에 참여하면서부터 평상복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국가대표 유니폼은 그 나라를 대표하는 국기 색상을 바탕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유니폼의 색깔에 따라 국가대표팀에 닉네 임이 붙여지기도 한다. 프랑스는 뢰블뢰(Les Bleus, 파란색) 군단, 이탈리아는 아주리(Azzurri, 푸른색) 군단, 브라질은 카나리아(Canary, 노란색) 군단, 네덜란드는 오렌지 군단이라는 별칭으로 불립니다. 흔히 대한민국 축구 하면 가장 먼저 붉은 악마를 떠올리지만, 원조 붉은 악마는 벨기에입니다.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축구는 붉은색 유니폼을 특히 선호해 왔는데요. 붉은색은 강렬한 분위기를 풍기고 흥분과 활력을 유발해 경기를 장악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유럽 리그 상위권 팀에 가장 많은 유니폼 색깔도 붉은색 계통이고, 챔피언스 리그 클럽들의 유니폼도 절반 이상이 붉은색입니다. 반면에 라틴 계열의 국가(스페인과 남미 등)에는 붉은색이 없거나 있어도 주색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카메룬 대표팀 공식 유니폼, 2014 브라질 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 공식 유니폼
| 왼쪽은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국 유니폼 디자인 중 선호도 1위를 차지한 카메룬 대표팀 공식 유니폼입니다. 오른쪽은 2014 브라질 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 공식 유니폼입니다

 

 

 

붉은색 유니폼을 입으면 이긴다? 

축구는 단순히 상대방의 골대에 공을 넣는 경기가 아닙니다. 혹자는 축구를 ‘수많은 통계의 법칙이 존재하는 과학적인 스포츠’라 부릅니다. 유니폼의 색깔과 승률에 대한 통계도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는데, 유럽 축구 대회인 ‘유로 2004’에 참가한 각국 대표팀의 승률 조사 결과, 붉은색 유니폼을 입었을 때 팀의 승률이 높아지는 건 물론, 골도 더 많이 넣었다고 합니다. 전통적으로 한국대표팀 유니폼의 메인 색깔은 붉은색인데, 1954년 스위스 월드컵부터 2010년 남아공 월드컵까지 총 8번의 월드컵에 출전해 28차례의 경기를 치르는 동안,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15번 경기에 나가 3승 4무 8패(승률 33.3%)를 기록했습니다. 흰색 유니폼을 입고 치른 경기에선 2승 4무 3패(승률 44.4%)의 성적을 거뒀지요. 사상 첫 8강에 진출했던 2002년 한? 일 월드컵 당시 유니폼도 흰색이었습니다. 그런데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나간 4번의 경기에선 모두 패했습니다. 한국대표팀도 붉은색 상의를 입었을 때 더 높은 승률을 기록해온 것입니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선 6월 17일 러시아전에서 상하의 모두 흰색 유니폼을, 22일 알제리전에선 붉은색 상의에 파란 색 하의를, 27일 벨기에전에는 상하의 모두 흰색을 입었는데, 일각에선 흰색과 붉은색 상의를 입는 것으로 긍정적인 승률을 점치기도 했었습니다.




전통적 마크를 디테일하게


우리나라 축구 유니폼의 역사는 1987년, 국내 스포츠 의류 브랜드 라피도(Rapido)와 장기 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1978년, 아디다스(Adidas)가 처음으로 우리나라 유니폼 스폰서를 맡긴 했지만 당시엔 국내외 스포츠 용품 업체들이 1~2년에 한 번 정도 유니폼을 공급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다 1995년, 세계 최대 스포츠 메이커 중 하나인 나이키 (Nike)와 계약을 맺고 지금까지 그 인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유니폼 디자인은 과거에는 단색으로 이뤄졌지만, 1994년 미국 월드컵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전통적 마크를 디테일하게 적용시키는 변화를 보여왔지요. 한복의 색동 무늬에서 따온 디자인을 부분적으로 넣거나,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는 붉은색 바탕에 태극 문양을 심볼로 하는 물결을 넣으며 국가의 상징적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엔 ‘투혼’이라는 글자와 호랑이 무늬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으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파랑새구단에 붉은색 유니폼을? 

갖은 노력을 들여 만든 유니폼이지만 팬들에게 외면받거나 언론으로부터 최악으로 선정되는 일 도 많습니다. 최악으로 선정된 유니폼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요? 축구계에서 워스트 유니폼을 장식하는 팀이야 많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Manchester United) 만큼 자주 선정되는 팀도 없을 것입니다. 특히 1990~1991년, 1991~1992년 시즌 원정 유니폼은 팬들 사이에서도 최악의 유니폼으로 기억되고 있고, 1995~1996년 시즌의 원정 유니폼은 감독에게조차 버림받았습니다. 당시 맨유는 경기에서 사우샘프턴(Southampton)에게 전반에만 3골을 허용하며 끌려가고 있었는데, 팀의 감독이었던 퍼거슨 감독은 상대팀과 비슷한 유니폼 때문에 선수들이 경기에서 동료들을 식별하지 못하고 있음을 간파했습니다. 그는 선수들을 라커룸으로 불러 전원 유니폼을 벗도록 지시했지요. 클럽의 전통을 무시한 유니폼 제작을 지시하며 팬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든 구단주도 있습니다. ‘파랑새(Blue Bird)’라는 애칭을 가진 클럽 카디프 시티(Cardiff City Football Club)에 새 구단주로 온 아시아의 부호 빈센트 탄(Vincent Tan)이 그 주인공입니다. 그는 붉은색이 아시아에선 행운을 상징한다는 이유로 유니폼의 색깔을 붉은색으로 바꿨습니다. 팬들의 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각을 밀어붙인 탄 구단주 때문에 결국 파랑새구단은 붉은색 유니폼을 입게 됐습니다. 명백히 클럽의 전통을 깨는 행위였지요. 우리나라의 경우, 2004년 올림픽 당시 유니폼 상의 전면에 새겨진 동그라미 등번호 때문에 ‘로또 유니폼’, ‘당구공 유니폼’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는데, 이 때문에 대한축구협회가 나이키에 동그라미를 빼달라고 요청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던 적이 있습니다.




한눈에 보는 국가대표팀 유니폼 변천사

유니폼변천사

| (왼쪽부터)1954 스위스 월드컵, 1986 멕시코 월드컵, 1990 이탈리아 월드컵, 1994 미국 월드컵, 1998 프랑스 월드컵, 1998 프랑스 월드컵, 2002 한일 월드컵, 2006 독일 월드컵, 2010 남아공 월드컵 유니폼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때는 어깨부터 발목까지의 강렬한 붉은 물결이 있었습니다. 브이 라운드에 명확한 컬러감이 특징이지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는 네크 라인과 소매에 미세한 변화를 줬습니다. 홈 유니폼은 상하의 모두 붉은색으로, 어웨이 유니폼은 상하의 모두 흰색으로 디자인했습니다. 1994년 미국 월드컵 때는 대한민국 축구의 상징 색깔인 붉은색을 쓰지 않고 이례적으로 파란색의 홈 유니폼을 제작했습니다. 왼쪽 어깨와 허벅지에 새겨진 디자인은 한복의 색동 무늬에서 착안했지요. 나이키와는 1995년 애틀란타 올림픽예선에서부터 후원 계약을 체결하였는데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는 붉은색 바탕에 태극마크의 컬러 포인트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네크 라인의 변화가 눈에 띕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깔끔한 디자인과 다양한 기능이 들어가 ‘과학적 유니폼’이란 찬사를 받았습니다. 심플한 디테일이 포인트이지요. 홈 유니폼은 붉은색 상의에 남색 하의, 어웨이 유니폼은 흰색 상의에 붉은색 하의를 각각 착용했는데요. 어웨이 유니폼을 착용했을 때 승률이 높았다는 평이 있습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유니폼에는 ‘투혼’이라는 단어가 새겨진 것이 특징입니다. 상의 옆구리에 호랑이 무늬가 새겨져 있는데, 호랑이의 용맹함으로 경기를 치르자는 것이 콘셉트였지요. 넘버 폰트는 우리나라 고유 서체에서 나온 디자인으로 특유의 심플함이 돋보였습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는 포인트 컬러가 화이트로 바뀌고 호랑이 무늬가 사라졌습니다. 상대 유니폼에 따라 상하의를 모두 붉은색으로 착용하기도 했지요. 1986년 멕시코 월드컵과 비슷한 컬러 배열이 특징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유니폼 색깔로 우리 국가대표팀의 승리를 점쳤던 것은 맞지 않았지만, 어떤 색의 유니폼을 입든지 간절한 승리를 기원하는 마음은 모두 같았을 것입니다.



 

▶모터스라인 2014년 6월호에서 원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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