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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보레이션
그 엉뚱하고 위대한 만남2014/08/27by 현대엔지니어링

최근 문화와 학술, 개발 등 사회 곳곳에서 협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콜라보레이션은 지금을 이야기하는 새로운 문화이자 즐거운 아이디어입니다

새로운 문화이자 즐거운 아이디어인 콜라보레이션

|  새로운 문화이자 즐거운 아이디어인 콜라보레이션



언제부턴가 ‘합체’가 유행입니다. 사람들은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콜라보’해서 짜파구리를 만들고, 개인으로 활동하던 히어로들이 이제는 한 영화에 모여 ‘협업’을 통해 악당을 물리칩니다. ‘콜라보레이션’이란 두 가지 이상이 모여 더 나은 하나가 되는 것을 말합니다. 협업, 협력, 공동 연출, 피처링, 듀엣 등 모든 종류의 ‘합’이 바로 콜라보레이션에 해당됩니다. 최근 몇 년 동안 각기 다른 두 개 이상의 브랜드가 공동 작업을 통해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마케팅 수단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었고, 이에 힘입어 엔터테인먼트와 예술,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콜라보의 열풍이 불었죠. 덕분에 문화의 색깔은 더욱 다채로워졌고, 전반적으로 세상이 한결 크리에이티브해졌습니다.



콜라보레이션의 역사

사실 콜라보레이션의 개념은 아주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습니다. 일례로 조선시대 민화 <송호도>는 소나무 밑에서 돌아 나오는 호랑이의 모습을 그린 작품인데요. 이 그림은 사제지간이었던 풍속화가 김홍도와 강세황의 콜라보레이션이었습니다. 스승인 표암 강세황이 소나무를 그리고, 단원 김홍도가 호랑이를 그려 서로 다른 화풍이 한 폭에 담긴 흥미로운 그림이 된 것이지요. 화가 루벤스가 성모자상을 그리고 꽃이나 정물이 전문 분야였던 얀 브뤼헐이 배경을 그렸던 작품 <성모자상>도 예술가들의 대표적인 협업 사례입니다. 그런가 하면 이탈리아 피렌체의 메디치가와 밀라노의 스포르차가는 당대의 예술 천재들을 적극적으로 후원해 그들의 예술 활동을 물심양면으로 도왔습니다. 이들은 현재 대기업 혹은 명품 브랜드에서 예술가들을 후원하고 그들의 예술작품이나 디자인을 활용해서 새로운 아이템을 만드는 현대 콜라보레이션의 기원이 되었습니다.



콜라보레이션, 대중을 사로잡다

스웨덴의 SPA 브랜드 H&M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가 디자인한 ‘베르사체 콜라보레이션’ 컬렉션을 선보이던 날, 매장 문을 열기도 전에 수백 미터에 이르는 끝이 보이지 않는 줄이 늘어섰습니다. 값비싼 베르사체의 디자인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기쁨과 ‘한정판’이라는 매력에 사람들은 열광했지요. ‘베르사체 대첩’이라고 불리는 이날은 콜라보레이션계에서 전설이 되었습니다.

일본의 SPA 브랜드 유니클로 역시 콜라보레이션의 전문가로 불리는데요. ‘베이직’이라는 패션 콘셉트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유니클로는 스스로 흰 도화지가 되어 여러 아티스트들이 그 위에 멋진 그림을 그리도록 했습니다. 핫한 셀러브리티와의 협업은 기본, 디즈니를 비롯한 다양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티셔츠 위에 그려 넣어 소장용 아이템으로 만드는가 하면 뉴욕현대미술관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앤디워홀, 바스키아, 잭슨 폴록 등 세계적인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그들의 아이템 속에 담기도 했습니다. 특히 명품 브랜드 질 샌더와 작업한 컬렉션은 패션 콜라보레이션 중 최고의 작품으로 회자되기도 합니다.

클래식하고 위트 있는 디자인으로 많은 마니아를 가지고 있는 영국의 브랜드 폴 스미스도 독특한 콜라보레이션으로 다양한 작품을 많이 남겼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패션 브랜드가 아티스트를 영입해 새로운 패션 상품을 만드는 데 반해 폴 스미스는 의외의 분야와 결합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폴 스미스 특유의 줄무늬로 현란하게 장식된 미니쿠퍼가 1997년 도쿄 모터쇼에서 공개되었는데, 폴 스미스 브랜드의 고유한 특징이 차 곳곳에 반영되어 영국식 패션과 자동차의 크로스오버를 상징하는 걸작이 되었습니다. 또한 클래식 독일 카메라 브랜드 라이카와 폴 스미스 디자인이 결합된 카메라는 클래식 카메라 마니아는 물론 수많은 사람들을 열병을 앓게 했지요.



공항에서 만난 헬로키티

이어 항공사들도 콜라보레이션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핀란드 항공사 핀에어는 북유럽 디자인 기업인 마리메꼬와의 협업을 통해 마리메꼬의 대표적인 문양인 양귀비 장식을 래핑한 항공기를 운항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마리메꼬 포 핀에어’ 컬렉션을 통해 기내의 다양한 식기와 패브릭 제품은 물론 승무원의 유니폼에도 마리메꼬 디자인의 색상과 패턴을 담았습니다.

이에 앞서 대만 항공사 에바항공 역시 일본의 유명 캐릭터 헬로키티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는데요. 항공기와 기내는 물론, 기내식의 디저트와 이쑤시개, 화장실의 화장지까지 모두 키티 모형과 패턴으로 꾸며 놓았다고 합니다. 헬로키티가 커다랗게 그려진 항공기 앞에는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늘 장사진을 이뤘고, 실제로 대만을 가는 항공편 가운데 키티 항공기는 언제나 만석이었답니다.




문화가 콜라보를 만났을 때

지난 5월에는 아이유가 오랜만에 리메이크 앨범으로 컴백을 했습니다. 주옥 같은 추억의 노래들이 앨범을 가득 채웠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은 아이유와 김창완이 함께 부른 산울림의 원곡 ‘너의 의미’였습니다. 아이유와 김창완의 합은 무척 의외였지만, 달콤한 아이유의 목소리와 담백한 김창완의 음색은 듣는 사람에게 설렘과 향수를 동시에 전달해주는 최고의 궁합이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 6월 공개된 싸이의 신곡 ‘행오버’에 미국의 힙합가수 스눕독이 참여한 사례도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싸이와 스눕독의 만남 자체도 재미있는 콜라보지만 싸이 특유의 B급 코미디 뮤직비디오에 출현한 스눕독의 모습이 많은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볼거리였답니다. 이번 작업은 두 가수의 음악뿐 아니라 한국과 미국이라는 두 문화의 색다른 만남이기도 했는데요. 비디오에 대한 반응은 다양했지만 이들의 만남이 당분간 보기 힘든 독특한 조합이었던 것만은 확실합니다.

문학에서도 다양한 작가들의 협업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집 시리즈는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 오하시 아유미의 그림이 더해져 더욱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특유의 유머러스하면서도 힘을 뺀 담담한 문채를 묘하게 닮은 아유미의 투박하고도 정감 가는 그림이 서로 잘 어울려 읽는 사람들에게 작은 즐거움을 주었던 것입니다.

프랑스 작가 알랭 드 보통과 소설가 정이현이 함께 작업한 <사랑의 기초> 역시 두 작가의 공동 프로젝트였습니다. 이들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2년 동안 함께 고민하고 서로의 원고를 읽고 이야기를 나누며 사랑, 결혼, 가족이라는 공통의 주제 아래 각각 다른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고 합니다.

콜라보레이션




콜라보레이션의 전문가를 뽑다

창의적인 마케팅 천재, 코카콜라
세계적인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코카콜라는 크리에이티브한 마케팅으로 유명합니다. 이들이 진행한 콜라보레이션 작업 덕분에 콜라병은 예술의 경지까지 올라가게 되었지요. 지금까지 코카콜라와 작업한 아티스트는 마크제이콥스, 장폴코티에, 모스키노, 꼼데가르송, 로베르토 카발리, 장프랑코 페레 등 탄탄한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개성 있는 디자이너와 쟁쟁한 패션브랜드들입니다. 이 외에도 프랑스의 전자 음악 듀오 다프트펑크, 영국의 셀프리지 백화점, 영화 <007 스카이폴> 등 음악과 영화 등 분야와 한계를 넘나들며 사람들을 놀라게 할 즐거운 실험들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놀며 즐기며, 반스
1966년 시작된 신발 브랜드 반스는 젊은 문화 세대들의 개성과 창의력을 대변합니다. 무난한 디자인으로 자신만의 시그니처 신발을 만들어온 반스는 콜라보의 유행을 가장 잘 이용한 브랜드 중 하나랍니다. 특히 파트너 선정이 탁월한데요. 스타워즈, 비틀즈, 겐조, 칼 하트 등 젊음과 자유를 표방하는 문화 아이콘과 결합해 독특한 패턴과 디자인을 신발 위에 새겨 넣었습니다. 이밖에도 반스는 신진 아티스트와 손잡고 신발의 소재와 디자인을 변화시키는 다양한 시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브랜드로 성장하게 되었답니다.

착하고 아름다운 팝아트, 키엘
키엘은 뉴욕에서 약국으로 시작해 화장품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초기 다소 딱딱한 약국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방법으로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일찍부터 시작했답니다. 특히 자연과 환경을 생각하는 에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하기 위해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작품과 함께 사회공헌 캠페인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습니다. 대표적인 아티스트는 현대미술가 제프 쿤스, 뉴욕의 팝 초현실주의 아티스트 케니 샤프, 폼므 찬 등이 있습니다. 키엘은 지금도 세계적인 셀러브리티들과 함께하는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기부금을 조성하거나 젊은 아티스트를 후원하기 위한 다양한 아트 공모전을 열기도 합니다.

콜라보 최고 인기상, 디즈니
그렇다면 수많은 기업들이 콜라보 대상으로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는 무엇일까요? 바로 우리들의 영원한 친구 디즈니 캐릭터입니다. 패션, 화장품, 문화 예술 등 분야를 막론하고 수많은 기업에서 자신들과 함께 할 콜라보레이션 파트너로 디즈니를 원했습니다. 디즈니 만화에 대한 범세계적인 향수와 친근함이 바로 디즈니 캐릭터들의 엄청난 매력이자 무기라고 할 수 있지요. 덕분에 다양한 패션 아이템과 화장품을 비롯한 일상생활 곳곳에서 미키마우스와 도널드 덕을 마주치는 반가운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밖에도 기업과 다양한 브랜드가 진행하는 콜라보레이션은 사회 · 문화적으로 큰 의미를 갖습니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제공하고, 예술과 상업 간의 소통의 폭을 넓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콜라보레이션이 항상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는 없겠지만, 이질적인 것들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하나의 의미가 탄생한다는 점은 긍정적인 측면입니다. 무엇보다 생각지 못한 만남이 전하는 신선한 아이디어들은 일상을 채우는 반가운 선물입니다.



▶ 현대엔지니어링 사보 사람과 공간 7-8월호에서 원문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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