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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이를 지혜롭게 만들어 주는 숲길
오대산 선재길에서 만난 풍경2016/11/23by 현대모비스

문수보살이 깨달음을 얻은 아름다운 숲길,
오대산 선재길을 다녀왔습니다

오대산 선재길의 풍경
l 빨갛게 물든 단풍과 높은 하늘을 벗 삼아 걷는 길, 오대산 선재길을 걸어보세요



오대산 월정사와 상원사를 잇는 선재길은 계곡을 옆에 두고 나란히 걷는 길입니다. 이 길은 평지 숲길이 대부분이라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길을 걸으면 흐르는 물소리와 새소리는 귀를 즐겁게 하고, 빨갛게 물든 단풍과 높은 가을 하늘은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게다가 선재길은 문수보살의 깨달음과 지혜를 주고, 착한 사람까지 만들어 주는 귀하고 고마운 길이죠. 깊어가는 가을, 선재길을 걸으며 ‘선재동자’가 돼보는 것은 어떨까요?



스님과 화전민이 걷던 옛길

선재길에 있는 자연설치 미술작품 ‘선재동자의 꿈’
l 선재길 곳곳에는 숲과 잘 어울리는 자연설치 미술품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오대산 선재길을 걸으려면 월정사를 거쳐야 합니다. 월정사 일주문에 들어서면 ‘천년의 숲길’이라 불리는 전나무숲길이 1㎞가량 펼쳐집니다. 나무들이 뿜어내는 향긋한 향기를 맡으며 숲길을 천천히 걸어보세요. 양쪽 숲길엔 군데군데 자연설치미술품이 배치돼 있습니다. 현장에서 구한 재료들을 사용해 제작한 것인데 작품과 자연이 별개가 아니라 애초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잘 어울립니다.

전나무숲길이 끝나면 월정사 경내로 이어집니다. 월정사는 신라 선덕여왕 12년(643)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절로 석가모니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있는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하나입니다. 경내에 들어서면 적광전 앞에 서 있는 팔각구층석탑과 탑을 마주 본 채 두 손을 모으고 공양하는 자세로 무릎을 꿇고 있는 석조보살좌상이 눈길을 끕니다.

오대산 선재길의 모습
l 선재동자는 이 숲길을 걸으며 지혜와 깨달음을 얻어 문수보살이 되었습니다

선재길은 월정사에서부터 상원사까지 계곡을 따라 9㎞쯤 펼쳐집니다. 예전엔 주로 스님과 화전민이 걷던 길이었습니다. 1960년대 들어 도로가 놓이면서 길이 묻혀 있다가 2013년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옛길을 살려냈습니다. ‘선재(善財)’는 화엄경에 등장하는 동자의 이름으로 이 길을 걸으며 선재동자처럼 문수보살의 지혜와 깨달음을 얻으라는 의미입니다. 또한, 선재는 ‘착한 사람’이란 뜻도 담겨 있습니다.



숲이 우리에게 주는 청렴한 기운

오대산 선재길에서 보이는 계곡과 암반
l 물가에 자리 잡은 너른 암반은 잠시 쉬어가기 좋은 휴식처입니다

제법 긴 나무데크를 지나 조붓한 오솔길에 들어서니 온통 붉은 단풍입니다. 단풍터널을 통과하니 이번엔 물가에 자리 잡은 너른 암반이 나옵니다. 마치 일부러 만들어 놓은 휴식처 같습니다. 감골교를 건너 10분쯤 가니 찻집인 오대산장이 나옵니다. 산장 옆에는 오대산에서 자라는 희귀식물 30여 종을 복원해 놓은 멸종위기 식물원도 있습니다. 오대산장까지 왔으면 이제 선재길의 반 이상은 온 것입니다.

오대산 선재길의 풍경
l 선재길은 평지 숲길이라 힘들면 중도에 빠져나올 수 있어 더욱 좋습니다

‘청렴길’ 구간을 알리는 표지판이 나옵니다. 이 길은 천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생태계가 악화한 탐방로 구간을 1인당 약 3㎏씩 총 3t의 ‘청렴 흙’을 날라, 수목의 뿌리를 덮고 훼손된 탐방로를 보강하는 활동을 해 붙여진 이름입니다. 생활 속에서도 청렴을 실천하자는 취지도 곁들여 있습니다. 마침내 선재길의 종착지인 상원사에 도착했습니다. 월정사까지 포함하면 10㎞ 남짓한 길을 4시간 정도 걸은 셈입니다. 선재길은 등산과 달리 평지 숲길이 대부분이라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데요. 혹시라도 힘들면 얼마든지 중도에 빠져나올 수 있어 부담도 없습니다.

선재길을 걷는 것은 세상사의 고뇌와 시름을 걷어내 새로운 행복으로 나아가고, 서로에게 착한 사람으로 기억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합니다. 비록 문수보살의 지혜와 깨달음까지는 얻지 못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선재길을 걷는 하루만큼은 마음이 편안하고 차분해질 것입니다.



글, 사진. 임호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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