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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이 사랑한 마을
프랑스 남부 생폴드방스의 풍경2016/08/05by 현대자동차

천재 예술가 샤갈의 마음을 빼앗은 마을
생폴드방스를 소개합니다

지중해 항구도시 니스의 풍경
l 사계절 내내 온화한 날씨를 선사하는 프랑스 남부 지역은 많은 예술가의 뮤즈였습니다



프랑스 남부 지역은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해 많은 예술가의 뮤즈였다고 합니다. 특히 에메랄드빛 지중해가 펼쳐진 니스는 많은 화가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평생 자유를 갈망하던 화가 마르크 샤갈 역시 프랑스 남부의 작은 마을을 사랑했습니다. 노년에 새로운 사랑을 만나 빛나는 행복을 만끽한 샤갈과 그의 아내 발렌티나 브로드스키. 평화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프랑스 남부, 그중에서도 생폴드방스의 골목길에는 그들의 소소한 이야기가 반짝거립니다.



생폴드방스에 정착한 자유로운 영혼

니스의 풍경을 위에서 찍은 모습
l 니스는 붉은 지붕의 건물들로 중세 도시 특유의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샤갈은 1887년 러시아 제국에서 유대인으로 태어나 미술을 공부하며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냈으나, 볼셰비키 혁명 이후 사회주의 리얼리즘과 마찰을 빚어 1922년 가족과 함께 러시아를 떠났습니다. 그 후 독일 베를린을 거쳐 프랑스 파리에 정착했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도피하는 등 샤갈은 근대사의 처참한 사건들을 온몸으로 견뎌냈습니다.

오랜 세월 타국을 전전해왔기에 늘 안정적인 삶을 갈망했지만, 어떤 도시도 이 천재 예술가의 발목을 붙잡지 못했습니다. 그런 그가 마침내 마음을 의탁한 곳은 고향도, 익숙한 파리도 아닌 프랑스 남부의 자그마한 시골 마을 생폴드방스였습니다.

생폴드방스에 있는 카페의 모습
l 생폴드방스의 소박하고 여유로운 풍경은 샤갈이 마음을 뺏길 만큼 아름답습니다

생폴드방스는 산 중턱에 요새로 지어져 외부와 단절되긴 했으나 프로방스 특유의 사랑스러운 풍광이 지중해를 벗 삼아 시원하게 펼쳐지는데요. 반질반질한 중세시대 조약돌을 밟으며 미로 같은 샛길을 따라가다 보면 담쟁이 넝쿨로 뒤덮인 아틀리에와 소박한 카페들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샤갈은 이곳의 매력에 푹 빠져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나는 죽어서 이곳에 묻히고 싶어.”



지중해 햇살보다 따뜻한 인생이 시작되다

니스 해변을 걷는 중년 부부의 모습
l 한동안 붓을 놓았던 샤갈은 바바와 결혼한 후 다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샤갈은 피카소, 레제, 미로 등과 함께 니스 해변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등 예술가 친구들과 주로 교류했습니다. 샤갈의 마음을 녹인 것이 잔망스레 품을 파고드는 지중해의 햇살뿐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의 곁에는 두 번째 아내, ‘발렌티나 브로드스키’가 있었습니다. 애칭 바바로 불리는 그녀는 우크라이나 출신 유대인으로 샤갈과 비슷한 출생 배경을 지니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1952년, 생폴드방스에서 두 번째 결혼식을 올리게 됩니다.

샤갈은 중력의 법칙을 거스른 사랑하는 연인의 모습을 작품에 표현하곤 했는데요. 특히 인간이나 동물이 연인과 함께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모습을 강렬한 색채로 그려 동화적인 느낌을 담아냈습니다. 사랑은 그의 삶과 예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영감과 가치였을 것입니다.



예술가에게 영감과 안정을 선물한 생폴드방스

니스에 있는 샤갈미술관의 모습
l 샤갈은 생전에 루브르 박물관에 작품이 걸리는 영광을 누렸으며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는 예술가입니다

평생이 전성기였을 만큼 수많은 찬사 속에서 끊임없이 창작에 매진한 샤갈은 생폴드방스에 정착한 후로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작품을 그렸습니다. 조각과 도자기는 물론 태피스트리, 모자이크, 천장화, 대형 스테인드글라스까지 작품의 스펙트럼을 최대한 팽창하며 예술의 경계와 한계를 지워가는 데 열과 성을 쏟았습니다.

샤갈은 1977년 프랑스 정부가 문화적 공적이 있는 사람에게 수여하는 레지옹 도뇌르 대십자 훈장을 받았고, 생전에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작품이 걸리는 영광을 누렸으며, 본인의 이름을 딴 니스의 샤갈미술관 개관을 지켜본 후 이곳에서 95회 생일전을 직접 개최했습니다. 98세로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도 색실로 그림을 짜 넣는 태피스트리의 디자인을 고민하는 등 평생을 오롯이 예술가로 숨 쉬었습니다.

생폴드방스의 작은 아틀리에의 모습
l 여전히 생폴드방스에는 작은 아틀리에들을 중심으로 예술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샤갈은 생폴드방스의 자그마한 유대인 공동묘지에 아내 바바와 함께 잠들어 있습니다. 전쟁과 잔학, 유혈로 가득 찬 생을 보상받듯 평화롭기만 합니다. 이 초현실적인 세상에서 쨍한 여름 볕에 일광욕을 즐기듯, 행복한 연인 샤갈과 바바는 생폴드방스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고 있습니다.



글. 장다혜(〈최고의 휴식, 프로방스〉 저자, 여행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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