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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와 오빠 사이
우리 곁의 ‘아재’들의 이야기2016/07/28by 현대자동차그룹

썰렁한 개그부터 키덜트 문화의 확산까지
최근 활약하고 있는 ‘아재’들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로봇 장난감들의 모습
l 취미로 장난감을 수집하며 향수를 느끼고, 주변을 웃기기 위해 개그를 고민하는 그들. 누구의 이야기일까요?



최근 자주 사용되는 용어인 ‘아재’는 기존의 ‘아저씨’와는 또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아재들은 중년 특유의 친숙함과 푸근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청춘 못지않은 매력을 발산하는데요. 요즘 이 아재들의 활약이 심상치 않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존재를 과감하게 드러내진 않지만, 어느새 문득 곁에 와 있는 듯합니다. 변화하는 트렌드를 적절하게 취사선택하며 청춘들에게 슬쩍 손을 내미는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



조금 뒤에 웃을까 봐 겁이나, 아재 개그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한 오세득 셰프의 모습
l 오세득 셰프는 꿋꿋이 썰렁한 개그를 선보이며 ‘아재 개그’의 대표 주자가 되었습니다

아재 개그가 처음 주목받은 것은 지난해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한 오세득 셰프로부터 출발합니다. 그는 “형만을(마늘) 위해 살아갈릭”, “전 가지고 고민하는 건 전전긍긍”, “양손으로 해야 양념” 등 주옥같은 어록을 남겼는데요. 동음이의어를 이용한 말장난으로 “썰렁하다”는 댓글이 이어졌지만, 그는 “이런 아저씨 개그도 재미있을 때가 있다”며 멈추지 않았습니다.

아재 개그는 은근히 중독성이 있어서 되새길수록 ‘큭큭’ 웃음이 터집니다. 박장대소는 아니지만 소소한 웃음을 번지게 하는 것이죠. 한 문화평론가는 아재 개그가 오세득 셰프를 통해 유행되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소통 불능의 아저씨가 아닌, 요리 잘하며 부드럽고 친근한 남성이라는 점이 아재 개그를 ‘부장님 유머’와 선 긋게 하는 근거가 되는 것 입니다.



아재 개그와 부장님 유머, 무슨 차이일까요?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한 장면. “치과의사가 좋아하지 않는 아파트는?” “이편한세상”
l “치과의사가 좋아하지 않는 아파트는?” “이편한세상”

아재 개그와 부장님 유머는 썰렁하긴 매한가지입니다. 그런데 일부러 웃지 않아도 되고 바로 면박을 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명확히 나뉩니다. 아재 개그에는 그게 뭐냐고 야유를 보내면서도 ‘애쓴다’는 연민의 감정을 갖게 됩니다. 권위적인 기성세대와 자유로운 청춘이라는 이분법을 넘어서 그들 사이의 벽을 허물고 소통하게 하는 것입니다.

반면, 부장님 유머는 그 자리에선 영혼 없는 웃음을 날릴지언정 기회가 되면 자리를 피하기 바쁜데요. 일방적인 전달만 있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아재 개그와 부장님 개그의 차이를 ‘웃음을 갈구하는 사람’과 ‘웃음을 강요하는 사람’의 차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단순한 언어유희, 아재 개그는 이제 남녀노소 전 세대를 아우르며 그 매력을 십분 발휘 중입니다. 아재 개그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가까워지려는 노력입니다. 나이나 권위 등은 잠시 내려놓고 먼저 다가섰기 때문에 비로소 아재는 세대 공감의 아이콘으로 등극할 수 있었습니다. 아재 개그는 젊은 세대들과 아저씨들을 잇는 연결고리로 쭉 이어질 전망입니다.



어른아이가 된 아재, 키덜트 문화

장난감 수집공간인 홍대 뽈랄라 수집관의 간판
l 장난감 수집가이자 만화가인 현태준씨가 운영하는 ‘뽈랄라수집관’에는 향수를 자극하는 옛 장난감들이 가득합니다

지난 6월 7일 서울시청에서는 ‘20세기 소년 21세기 아재의 장난감 창고’라는 주제로 토크쇼가 열렸습니다. 장난감 수집가이자 만화가인 현태준이 출연해 장난감에 대한 추억을 공유하고 키덜트(Kidult: 아이(Kid)와 어른(Adult)을 합친 신조어) 문화에 관해 이야기하는 자리였는데요. 장난감을 사랑하는 어른들이 대거 모여 아이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과거엔 어른이 되어서도 장난감에 빠져 있으면 철없다고 핀잔을 들었지만, 지금은 젊다는 방증이 됩니다. 사실 레고나 건담을 수집하는 건 노력이나 열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발 빠른 정보력, 넉넉한 경제력, 취미생활에 매진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 등 모든 것을 다 갖추었을 때 가능한 일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장난감 수집은 젊은 세대보다 아재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취미이기도 합니다.



키덜트들, 여기로 모여라!

장난감 진열장을 구경하는 어른들의 모습
l 피규어와 장난감을 수집하는 키덜트족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2월 서울 청담동에 오픈한 피규어뮤지엄W는 키덜트들의 성지로 꼽힙니다. 감정가 1억 원을 호가하는 건담 모형, 순금으로 만들어진 ‘나이트 오브 골드’, 5m 벽면을 가득 채운 피규어들의 쇼케이스 등 가히 역대급 위용입니다. 6개의 테마존으로 구성된 공간에는 시대를 총망라한 각종 피규어 800여 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영화 <다크나이트 라이즈> 촬영에 사용됐던 자동차 모형, <터미네이터>에서 배우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실제로 입었던 가죽의상, 액션 스타 이소룡의 타계 40주년 기념 특별 피규어 등 진귀한 수집품으로 가득하다고 합니다.



글. 김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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