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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고 또 흰 겨울의 도시, 일본 삿포로
그 안에서 라멘을 만들어온 깊은 내공2017/01/23by 현대다이모스

장인의 깊은 손맛과 정성이 가득한
일본 삿포로 라멘의 역사를 소개합니다.

겨울철 일본 삿포로의 전경
l 겨울철 일본 삿포로의 전경입니다



‘겨울’, ‘일본’하면 자연스레 영화 <러브레터>를 떠올리게 됩니다. “오 겡키데스카”라는 명대사와 함께 희고도 시린 눈밭 풍경이 그려지죠. 일본 최북단에 위치한 홋카이도는 유난히 겨울이 춥고 긴데요, 이 겨울의 진수는 홋카이도의 중심지 ‘삿포로’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함박눈을 원 없이 맞으며 볼이 차가워질 때쯤 떠오르는 일본 삿포로의 라멘. 겨울철 언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줄 일본 삿포로 라멘의 역사를 소개합니다.



라멘은 북쪽으로 갈수록 맛있다

라멘의 면을 삶는 모습
l 육수부터 면까지, 일본 삿포로 라멘에는 장인의 손길이 깃들어 있습니다

삿포로는 일본 최북단에 위치한 홋카이도의 중심지입니다. 북쪽으로 갈수록 날씨가 추워져 따뜻한 라멘을 많이 찾게 되고, 이는 더욱 맛있고 다양한 맛의 라멘을 추구하게 합니다. 더불어 홋카이도는 오호츠크해, 동해, 태평양의 세 바다에서 잡히는 싱싱한 해산물과 때묻지 않은 자연에서 재배한 곡물이 맛있는 일본 삿포로 라멘을 만들어 내는 최적의 조건입니다.

또한 장인의 나라, 일본에는 라멘 역시 장인이 있습니다. 일본의 라멘 장인은 궁극의 맛을 추구하며 그날 만든 육수가 조금이라도 맛이 다르면 장사를 하지 않을 정도로 까다로운데요. 라멘을 만들기 위해선 일단 유명한 가게로 들어가 공부를 하고, 그곳의 요리사를 우리말로 스승, 일본어로 시쇼 즉 사장이라 높여 부르며 10년 이상 수련을 합니다.



라멘의 격전지, 일본 삿포로

일본 삿포로의 골목
l 일본 삿포로의 라멘 거리는 어떤 모습일까요?

혼자 처음 일본의 라멘 가게에 들어가기에는 용기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김이 가득 서린 유리창 너머로는 진지한 표정의 점원들, 무엇보다 거리 곳곳에 라멘 가게들이 많아 어딜 들어가야 할지 고민이 되죠. 하지만 친절하게도 그런 걱정을 덜어주기 위한 것인지 일본 삿포로에는 명물 라멘 장소가 두 군데 있습니다.

먼저 첫 번째 장소는 삿포로 에스타 백화점 10층에 위치한 ‘삿포로 라멘 공화국’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찾을 수 있는 라멘 테마파크입니다. 그리고 또 한 곳은 ‘삿포로 라멘 요코쵸’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라멘 거리입니다. 특히 삿포로 라멘 요코쵸는 미소 라멘의 발상지로 일본 전국에 삿포로 라멘을 알린 곳입니다. 이곳은 세계 2차 대전 후, 전쟁에서 돌아온 사람들이 가게를 열여 우연히 여러 라멘 가게가 한곳에 모이게 되었고, 이후 위치를 이전하여 지금의 장소에 원조 삿포로 라멘 요코초를 형성하게 됩니다.



한 접시의 라멘을 위한 장인의 정성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라멘
l 라멘은 각자의 취향에 맞게 조리해 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일본 삿포로 라멘이 있기까지는 여러 라멘 장인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 한 명이 ‘오오미야 모리토’입니다. 홋카이도 출신인 그는 삿포로에서 포장마차를 시작했는데 이후 시내에 가게를 열어 중국에서 넘어온 간장 라멘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그는 매일 아침 된장국을 먹는 일본인의 입맛에 맞는 라멘을 고민했고 5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쳐 드디어 미소 라멘 개발에 성공합니다. 추운 날씨로 에너지 소비가 많은 삿포로의 시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영양가 높은 라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빛을 본 순간이었습니다.

사실 삿포로의 미소 라멘은 된장국에 라멘을 넣는 간단한 요리가 아닙니다. 돼지사골에서 우려낸 육수에 라멘에 맞는 된장을 골라 넣고 마늘을 살짝 추가하는데, 육수는 보통 10시간 이상 끓여 깊은 맛을 냅니다. 여기에 영양 밸런스를 생각하여 파, 양파, 숙주나물, 양배추 등을 사용하고, 일반적인 라멘에 쓰이는 챠슈 대신 저민 고기를 넣습니다. 오늘날에는 매운 맛을 추가하거나, 불맛을 내거나, 고온으로 끓여내는 등 다양한 연구를 지속하여 새로운 맛을 탄생하고 있습니다.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라멘 한 그릇, 그 속에 담긴 정성과 노력은 짧은 글로는 다 담을 수 없을 만큼 진합니다. 삿포로의 미소 라멘을 이마에 살짝 땀이 맺혀가며 후후 불며 먹다 보면 어느 새 추위는 저만큼 달아나 있을 겁니다.



글/사진. 박용준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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