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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교동 오브젝트가 특별한 이유
리사이클링으로 꿈꾸는 아름다운 순환2016/05/30by 현대모비스

‘사물의 수명을 늘리고 지구를 지키자’는 가치를 전하는 사람.
리사이클링 숍 오브젝트의 유세미나 대표를 만나봤습니다

서교동 오브젝트의 문을 연 유세미나 대표
l 현명한 소비의 시작, 오브젝트를 이끄는 유세미나 대표를 소개합니다



물건의 일생이란 사람 손에 달렸습니다. 제 몫을 다하면 누군가에 의해 버려지거나 소각되기 때문이죠. 제품의 수명이 점점 짧아지는 요즘, 리사이클링 숍 오브젝트의 유세미나 대표는 한물간 물건의 쓸모에 주목합니다. 버려지기 직전의 물건에 묵직한 ‘가치’를 더해 새로운 생을 부여한 것이죠. 리사이클링 제품을 통해 현명한 소비를 이끄는 그녀를 만났습니다.



환경을 생각하고 쓸모에 집중하다

빨대로 만든 파우치
l 쓰레기통으로 가기 직전의 물건에 아이디어를 더하고 가치를 보태 ‘신제품’으로 선보이는 오브젝트. 그 출발은 지난 2012년이었습니다

오브젝트에는 생활용품, 의류, 액세서리, 미술품을 비롯한 다양한 잡화가 모여 있습니다. 또한, 리사이클링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소비자들끼리 물물교환도 할 수 있고, 물건을 대여할 수도 있습니다. 하여 이곳은 판매 공간 이상의 가치를 품습니다. 버려진 물건이 새로운 숨을 얻는 생의 공간이자 제품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플랫폼인 셈입니다.

유세미나 대표는 사물이 다시 사물이 되는 ‘순환’을 꿈꾸며 리사이클링 제품들을 한데 모아 판매하는 편집숍 오브젝트의 문을 열었습니다. 오브젝트는 사물을 뜻하지만 그녀는 생각 사(思)를 써서 ‘생각에서 비롯된 물건’이라는 새로운 정의를 내렸죠. 제품에 깃든 의미와 가치에 충분히 공감하고 사는 행위가 곧 현명한 소비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유세미나 대표가 매장의 제품들을 살펴보는 모습
l 유세미나 대표는 사물이 다시 사물이 되는 ‘순환’을 꿈꿉니다

“의류 업계에서 7년 정도 일을 했어요. 옷을 만들고 납품했는데 이염되거나 작은 구멍이 나는 등 약간의 결함이 있는 옷들을 전부 버려야 했습니다. 일을 계속할수록 쌓여가는 옷들을 보면서 문득 ‘내가 쓰레기를 만들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쓰레기를 줄이고 물건을 오래오래 사용하는 방법을 고민하다 리사이클링을 떠올리게 되었죠.”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소비문화를 바꾸고 싶었어요. ‘사물의 수명을 늘리고 지구를 지키자’는 가치가 담긴 물건들을 소비자들과 공유한다고 할까요. 소비자들은 리사이클링 제품을 구매하면서 지속가능한 사물을 소비하고 환경을 지키는 일에 동참하게 되는 거죠. 오브젝트의 슬로건을 ‘현명한 소비의 시작’으로 정한 이유입니다.”



함께 완성하는 가치, 기분 좋은 변화

커피잔을 들고 있는 유세미나 대표
l 가치란 함께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는 유세미나 대표. 현재 300개에 이르는 참여 업체와 현명한 소비를 이끌고 있습니다

유세미나 대표는 MD로서 제품을 선택할 때도 자신만의 확고한 철칙을 고수합니다. 제품보다는 ‘사람’에 집중하는 것인데요. “입점 제품을 선택할 때 디자이너를 일대일로 면담합니다. 현명한 소비를 위한 활동에 동참할 수 있는지를 보는 거예요. 가령 액세서리를 만드는 디자이너에게 평생 A/S를 해줄 수 있는지 물어요. 제품이 오래 쓰일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판단이 서면 파트너로 선정하죠.”

그녀가 공을 들이는 또 다른 일은 직원 교육입니다. 매장에서 손님들을 마주하는 이들이 판매 직원을 넘어 디자이너와 소비자 사이를 연결하고 물건의 가치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는데요. 소비자들과 교감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것입니다.

플로피 디스크를 컵 받침으로 쓰는 모습
l 함께 운영 중인 카페에서도 곳곳에 사용 흔적이 남아 있는 의자와 테이블, 컵 받침으로 사용하는 플로피 디스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오브젝트는 판매 과정에서도 버려지는 물건을 재사용합니다. 오브젝트에서 구매한 제품을 담아줄 때도 다른 매장의 쇼핑백에 담아주는 것이죠. 함께 운영 중인 카페도 다르지 않습니다. 곳곳에 사용 흔적이 남아 있는 의자와 테이블이 놓여 있습니다. 과거 컴퓨터 A 드라이브에서 사용하던 플로피 디스크를 컵 받침으로 쓰는가 하면, 버려지는 데님을 잘라 슬리브로 사용합니다.

오브젝트를 찾은 이들은 참신한 제품과 생경한 풍경에 기꺼이 응원을 보냅니다. 그때마다 유세미나 대표는 뿌듯함을 느끼죠. “가까이에서 디자이너나 소비자의 반응을 보면 뿌듯할 때가 많아요.‘어떻게 하면 지속적인 디자인을 만들 수 있을까’, ‘이 제품이 이렇게 만들어졌구나’ 등 아주 작은 변화일지라도 오브젝트를 통해 물건의 가치와 소비문화를 다시금 떠올리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벅찹니다.”



과정과 가치를 공유하는 리더

서교동 오브젝트 내 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유세미나 대표
l 윤리적 소비활동을 이끄는 리더이자 공급자 그리고 한 업체의 대표인 유세미나 대표

그녀가 강조하는 리더십은 ‘과정’에 맞닿아 있습니다. “리더란 지시를 내리는 사람이 아니라 과정을 공유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수익을 많이 내는 결과보다 함께하는 과정을 위해 노력합니다. 직원들 그리고 참여 업체와 소통하면서 발맞춰 걷는 것, 혼자가 아닌 우리라는 마음으로 나아가는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여깁니다. ‘가치를 같이 하는 과정’이야말로 오브젝트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니까요.”

그녀는 오브젝트 문을 연 후 줄곧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매장 운영뿐만 아니라 강연 활동과 매체 인터뷰를 통해 현명한 소비의 가치를 전하는데요. 이러한 노력이 통한 걸까요? 입소문을 타고 오브젝트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고, 삼청동과 부산에서도 매장을 운영하게 됐죠. 그녀의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더 많은 사람에게 가치를 전파하는 미래를 구상 중이죠.

“뜻을 함께하려는 사람들이 입점 문의를 해오는데, 공간의 한계 때문에 다 수용해줄 수 없으니 안타까워요. 매장을 더욱 늘려나가는 것이 꿈입니다. 국내에서 탄탄한 입지를 확보하면 해외에서도 자생할 수 있는 매장을 만들 계획입니다.”

유행의 시침이 점점 빨라지는 시대, 쉽게 버림받는 ‘㎏’에 그 이상의 무게와 힘을 지닌 가치를 덧입힌 유세미나 대표. 오브젝트를 통해 그녀가 꿈꾸는 현명한 소비문화가 더 널리 퍼지길 기대합니다.



▶ 현대모비스 사보 2016년 5월호에서 원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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