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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의 끝자락,
지리산의 품속을 걷다2016/07/25by 현대모비스

백두대간의 끝자락 지리산으로
이틀에 걸친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지리산 촛대봉의 모습
l 백두대간 끝자락에 솟은 지리산은 수많은 봉우리와 아름답고 청정한 풍경을 품고 있습니다



백두대간의 끝자락에 솟은 지리산은 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애인 같은 존재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도 한국 사람이라면 언젠가는 꼭 한번 가보리라고 마음먹는 산입니다. 지리산은 전남과 전북, 경남까지 3개 도에 두루 걸쳐 있을 만큼 품이 크고, 수많은 봉우리와 아름답고 청정한 계곡을 연이어 품고 있습니다. 구례 성삼재에서 출발해 산청 중산리까지 이틀에 걸쳐 지리산의 품속을 걸어 보았습니다.



첫날, 세석대피소까지 13시간의 산행

산행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
l 기암괴석이 줄지어 나타나 지루하지 않은 산행입니다

밤 기차를 타고 새벽에 구례구역에서 내리면 역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택시들이 있습니다. 택시를 타고 성삼재 휴게소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하시면 됩니다. 캄캄한 밤이어서 위험할 수 있으니 꼭 헤드랜턴을 착용하고 걸어야 합니다. 한 시간쯤 걸으면 노고단대피소가 나오는데요. 취사장에서 이른 아침을 해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너무 일러 밥맛도 없을 수도 있지만 먹어야 힘을 내서 산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돌계단을 오르면 노고단이 펼쳐집니다. 여기서부터 진정한 지리산 종주 시점인데요. 천왕봉까지는 25.5㎞입니다. 심호흡을 크게 한번 하고 산길에 들어섰습니다. 조붓한 숲길을 한참 걸으면 돼지령을 지나 임걸령이 나옵니다.

지리산에서 보이는 봉우리들의 모습
l 지리산은 전라북도와 전라남도, 경상남도에 걸쳐있습니다

지리산은 전라북도와 전라남도, 경상남도에 걸쳐있고 삼도봉은 그 3개 도를 구분 짓는 봉우리입니다. 삼도봉에 설치한 삼각형 철제 표지판에는 각 면에 각기 다른 도가 표기돼 있습니다. 발을 조금만 옮기면 전라남북도와 경상도를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셈입니다. 벽소령대피소에 도착하면 이제부터 진짜 힘든 ‘마의 코스’가 시작됩니다. 벽소령에서 세석대피소까지는 6.3㎞ 떨어져 있는데 이미 조금 지친 상태에다가 계속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돼 적잖은 사람들이 이 구간을 걸으며 잠시 산행을 후회하곤 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마침내 오후 5시에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인 세석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하루 20㎞ 정도 거리를 13시간 걸려 산행을 한 것입니다. 이제 대피소에서 예약한 침상 자리를 배정받고 종일 무거운 등짐 진 보상으로 화려한 저녁 만찬을 즐길 시간입니다. 대피소의 밤은 늘 삼삼오오 모여 밥 짓고 고기 굽고 술잔이 돌고 하며 낯선 이들도 친구가 되는 화기애애한 축제의 밤이 되기 마련입니다.



둘째 날, 천왕봉 정상에 오르다

등산객들의 실루엣의 모습
l 대피소는 낯선 이들도 산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으로 친구가 되는 공간입니다

새벽 5시 기상을 하면 이른 시간인데도 벌써 여기저기에서 버너를 켜고 아침거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미 다음 목적지를 향해 떠난 사람도 있습니다. 촛대봉에 오르니 철쭉으로 유명한 세석평전이 드넓게 펼쳐지고 하늘 끝에서부터 서서히 동이 터옵니다. 신비하고 장엄한 모습에 숨이 탁 트이는 것 같습니다. 바로 이 순간을 위해 지리산에 오는 게 아닐까요?

장터목대피소에서 천왕봉으로 가는 길의 모습
l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만나는 풍경들이 산행의 고단함을 잊게 합니다

세석대피소에서 장터목대피소에 이르는 구간은 종주 구간 중 가장 아름답다고 느낀 구간입니다. 장터목대피소는 역시 언제 가도 장터처럼 시끌벅적합니다. 정상인 천왕봉에 가장 가까운 대피소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기 때문입니다. 장터목대피소에서 천왕봉까지 거리는 1.7㎞인데 이 또한 마의 구간입니다. 그러나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희망이 있어서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힘겨움도 견딜 수 있습니다.

천왕봉 정상에서 보이는 풍경의 모습
l 드디어 천왕봉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묵묵히 오르다 보면 마침내 천왕봉 정상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정상에 오르면 이틀간 흘린 땀과 아픈 다리가 한순간에 잊히고 해냈다는 성취감과 뿌듯함이 느껴지실 것입니다. 사방팔방이 확 트인 천왕봉에 앉아 있으면 하산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행복합니다. 정상에서 충분한 여유를 느낀 후에는 가파른 하산길을 내려가야 할 일만 남게 됩니다. 내려오는 길은 오르는 길보다 빠르지만, 더 위험하기 때문에 끝까지 안전하게 산행을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글, 사진. 임호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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