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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품고 걷는 섬 한 바퀴
통영 비진도와 매물도에서 만난 풍경2016/10/20by 현대모비스

푸름을 벗삼아 걷는 섬 둘레길
통영 비진도와 매물도를 다녀왔습니다

통영 비진도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비진도의 모습
l 오래전에는 분리되어 있던 두 섬이 바람과 파도의 작용으로 하나의 섬이 되었습니다



통영은 한려수도의 비경과 함께 ‘동양의 나폴리’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항구를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빼어난 절경을 가진 섬이 많아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섬 여행지로 꼽히는데요. 통영은 청정바다와 미륵도, 한산도, 연대도, 비진도, 매물도, 소매물도 6개 섬을 묶어 ‘한려해상 바다백리길’이란 이름을 붙였습니다. 바다를 배경으로 숲과 산, 그리고 마을로 오밀조밀 이어지는 섬길은 섬을 걷는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출중한 비진도와 매물도를 다녀왔습니다.



바람과 파도가 두 섬을 한 섬으로 만들다

매몰도 선착장에서 본 일몰
l 매몰도 선착장에서 만난 일몰은 탄성을 자아내는 풍경입니다

통영 여객선터미널에서 비진도까지는 40여 분, 비진도는 내항과 외항으로 나뉩니다. 여행객들은 주로 해수욕장이 있는 외항에서 내리지만, 비진도 산호길을 온전하게 걷고 싶어 내항에서 내리기로 했습니다. 내항마을에서 외항마을로 가려면 산 고개를 하나 넘어야 합니다. 고갯길에 들어서니 갑자기 시야가 탁 트이며 반월 모양의 해안선과 옹기종기 마을이 보입니다. 외항마을과 선착장을 지나니 비진도 산호길이 시작됩니다. 정상인 선유봉까지는 1.8㎞인데요. 가파른 산길을 40분쯤 올라가자 미인전망대가 나옵니다. 비진도에 와서 미인전망대에 서보지 않는다면 비진도를 본 게 아닙니다.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할 만큼 아름다운 비경이 눈 앞에 펼쳐지기 때문이죠.

비진도는 ‘8자’ 또는 ‘아령’처럼 생긴 특이한 지형입니다. 잘록한 허리처럼 섬과 섬의 중간을 연결하는 모래톱이 서쪽은 모래 해변이고 동쪽은 몽돌 해변입니다. 모래 해변 쪽은 은모래 사장과 잔잔한 바다가 평화로워 보이지만 몽돌 해변 쪽은 거센 물결이 넘실댑니다. 아침에 해돋이를 보는 곳에서 등만 돌리면 해넘이를 볼 수 있습니다. 오래전에는 두 섬이 분리되어 있었지만 바람과 파도의 작용으로 잘록한 부분에 모래와 몽돌이 쌓이면서 두 섬이 연결되어 한 섬이 되었습니다.

비진도에 있는 비진암의 모습
l 비진도의 깊은 산 속에는 비진암이라는 소박한 암자가 있습니다

비진도의 가장 높은 봉우리인 선유봉에 오른 뒤 다시 외항마을로 향하는 산길을 걸어보았습니다. 산호길은 바닷길도 좋지만, 숲길도 좋은데요. 때죽나무자생지, 자귀나무자생지, 후박나무자생지, 천남성자생지가 연이어 나타나고 숲 속 여기저기서 들리는 경쾌한 새소리가 귀를 즐겁게 합니다. 이 작은 섬의 깊은 산 속엔 뜻밖에도 비진암이란 소박한 암자가 있습니다.



바다와 초원을 함께 느끼다

비진도의 숲길
l 작은 섬이지만 푸른 초원도 있어 바다와 숲을 모두 즐길 수 있습니다

매물도 해품길은 총 거리 5.2㎞로 해안을 따라 섬 한 바퀴를 도는 길입니다. 당금마을 분교 뒤쪽에서부터 해안 절벽에 난 조붓한 길을 따라 걸으면 짙푸른 바다가 드넓게 펼쳐집니다. 작은 섬이지만 푸른 초원도 나옵니다. 바다고 땅이고 온통 푸른 일색입니다. 약간 가파른 길을 올라가면 홍도 전망대가 나오는데요. 바다와 함께 절묘하게 깎아지른 기암괴석이 어울리며 장관을 연출합니다. 섬의 정점인 장군봉을 향했습니다. 장군봉 전망대에 다다르자 ‘비상’이라는 제목의 조형 작품이 반깁니다. 장군봉 전망대에 서자 소매물도가 한눈에 보입니다. 소매물도에 대여섯 번 가봤지만 이렇게 섬의 전경을 온전히 본 건 처음입니다. 숲에서 나와야 숲이 보인다는 진리를 새삼 깨닫습니다.

매물도에서 바라본 소매물도의 모습
l 장군봉 전망대에서는 소매물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장군봉에서 대항마을로 향하는 길은 완만한 내리막길이어서 힘들지 않습니다. 가면 갈수록 소매물도가 점점 더 가까이 보이는데요. 더 내려가다 보면 꼬돌개라는 작은 마을이 나옵니다. 초기 정착민들이 오랜 흉년으로 모두 꼬돌아졌다(고꾸라졌다)하여 꼬돌개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현재도 거의 허물어져 있는 작은 집들과 묵정밭 때문인지 서글퍼 보입니다. 꼬돌개를 지나면 대항마을과 선착장이 나옵니다. 대항마을은 당금마을 보다도 규모가 작습니다. 제주도 해녀들이 많이 건너와 정착한 이 마을에는 섬마을 고유의 풍경이 잘 남아있습니다.



글, 사진. 임호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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