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문학을 더 깊고 풍성하게 느끼는 방법
선선한 가을에 떠난 문학관 산책2016/10/11by 현대엔지니어링

독서의 계절을 맞이해
전국의 문학관을 소개해드립니다

윤동주 문학관의 모습
l 바야흐로 독서의 계절, 생각에 깊이를 더해주는 시와 소설을 읽으며 문학관을 산책하는 것은 어떨까요?



가을은 바야흐로 독서의 계절입니다. 선선한 바람과 높고 맑은 하늘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독서 삼매경에 빠져들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최고의 조건입니다. 이번 가을에는 밤하늘 반딧불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시와 소설을 천천히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이에 더해 작가들의 세계가 가득 담긴 문학관으로 떠난다면 더 깊고 풍성한 문학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첫사랑의 풋풋함을 느낄 수 있는,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 마을

황순원 문학관의 모습
l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 마을에는 <소나기>의 징검다리, 오솔길 등을 재현한 공원이 있습니다

여름철 갑자기 세차게 쏟아지다가 곧 그치는 비를 소나기라고 부릅니다. 맑은 하늘에 갑자기 쏟아지기도 하고 때때로 천둥과 번개, 벼락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흔히 첫사랑에 비유되는 소나기는 이렇듯 우리에게 존재감이 큽니다. 낯선 소녀를 향한 소년의 첫 설렘을 서정적으로 그려 교과서를 핑크빛으로 물들이던 황순원의 <소나기>는 국어 과목에 자신 없는 이도 한 번쯤 들어봤을 이야기입니다. 약하게만 보이지만 소년과의 추억을 기억하기 위한 당찬 유언을 남긴 소녀와 마음 한 번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무뚝뚝한 소년의 마음이 평화로운 농촌 풍경 위에 그려집니다.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마을은 남한강과 북한강 큰 물줄기 둘이 머리를 맞대고 있는 두물머리에서 가깝습니다. 문학촌은 작가의 유품과 작품이 전시된 공간과 <소나기>의 배경이 된 징검다리, 섶다리 개울, 수숫단 오솔길 등을 재현해놓은 공원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작가와 작품에 대해 좀 더 깊게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원에서 극 중 체험도 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공간입니다. 황순원은 시인으로 출발하여 소설로 정착한 작가입니다. 그래서인지 시가 갖는 특유의 아름다움이 소설에서도 듬뿍 묻어 나옵니다. 서툴렀지만 맑고 투명한 처음의 마음을 다시 만나고 싶다면 이번 가을은 양평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주소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소나기마을 길 24
Tel 031-773-2299



순수하고 맑은 분위기가 느껴지는, 윤동주문학관

윤동주 문학관의 모습
l 윤동주 시인의 시들에는 치열한 자기성찰이 담겨 있어 그의 맑은 성품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바랐던 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맑은 심성이 고스란히 담긴 순수하고 깊이 있는 시어로 읽는 이에게 진한 감동을 주는, 윤동주 시인입니다. 그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시인은 동시에서 시작해 일제강점기 시절에 살았던 이의 치열한 자기성찰을 담은 시를 지나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하겠다는 다짐의 시를 남겼습니다. 그런 시인을 똑 닮은 문학관이 인왕산 한 자락에 세워졌습니다. 버려진 청운 수도 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해 만든 윤동주 문학관입니다. 윤동주 문학관은 총 3개의 전시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1전시실에는 그가 평소에 즐겨보던 책들과 자필 원고가 전시되어 있고 제2전시실은 이전에 물탱크였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시인이 마지막을 보냈던 후쿠오카 형무소를 연상시킵니다. 제3전시실에선 시인의 일생과 시 세계를 담은 영상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조용하고 맑은 성품을 형상화한 윤동주 문학관을 나서면 시인의 언덕이 나오는데 서울의 중심이 한눈에 보이는 시인의 언덕을 천천히 산책하는 것도 윤동주 시인의 세계에 흠뻑 빠질 수 있는 방법입니다.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의문로 119
Tel 02-2148-4175



조선 시대 가장 빼어난 재능을 가진 남매, 허균·허난설헌 기념관

허균·허난설헌 기념관의 모습
l 허균·허난설헌 기념관은 허균과 허난설헌 남매의 남다른 문학적 재능을 느껴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신출귀몰하며 탐관오리를 벌하고 가난하고 힘없는 백성들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율도국을 건설한 <홍길동전>은 조선 광해군 때 허균이 지은 이야기입니다. 부패한 사회모순을 개혁해 새로운 세상을 이루고자 했던 허균의 혁명적 사상이 고스란히 드러난 작품인데요. 허난설헌은 그의 누이로 조선 중기 대표적인 여류시인입니다. 허난설헌은 어릴 적부터 글을 익히고 시를 쓰며 남다른 천재성을 선보였는데 자유로운 집안의 분위기 덕분에 일찍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갈고닦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성의 사회활동이 극히 제한적이었던 조선 시대의 여류시인 허난설헌의 생애는 그녀의 놀라운 천재성만큼이나 남다른 삶으로 이어집니다.

허난설헌은 엄격한 가부장제 속에서 행복하지 못한 결혼생활을 했고 27살에 요절했습니다. 그러나 훗날 자신의 이름으로 지어진 시는 중국과 일본으로 건너가 많은 지식인 문인들에게 격찬을 받으며 오랫동안 애송되었습니다. 그래서 최초의 한류스타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허균·허난설헌 기념관에서 경포호로 이어지는 길에는 솔숲이 펼쳐지는데 그 소나무들은 아버지 허엽이 그녀가 태어났을 때 심은 나무라고 합니다. 오래도록 맑고 향기로운 솔숲을 산책하다 보면 약 400년 전에 살았던 허균·허난설헌 남매의 남다른 재능을 보다 풍성하고 깊게 느낄 수 있습니다.

주소 강원도 강릉시 초당동 477-8
Tel 033-640-4798



존엄과 소외에 대해 통찰하다, 박경리 기념관

박경리기념관의 모습
l 반세기에 걸친 긴 격동의 역사를 문학으로 남긴 박경리 작가의 삶은 그녀의 작품처럼 우여곡절이 많습니다

한국 문학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손꼽히는 박경리 작가의 <토지>는 6백여명의 어마어마한 등장인물이 등장하며 동학혁명과 외세의 침략, 신분 질서의 와해, 개화와 수구, 국권침탈, 민족운동과 독립운동, 광복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의 반세기에 걸친 기나긴 격동기를 담았습니다. 박경리 작가는 24년간 고독과 병마와 싸우며 <토지>를 완성해 위대한 작가정신을 선보였습니다. 작가는 사특함을 멀리하고 삼엄한 윤리를 세워 올곧게 사신 분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식견이 깊고 넓었지만 알은 체 하며 남을 누르기보다는 필요한 곳에 알맞게 쓰는 사람이었습니다.

<토지>, <김약국의 딸들>, <불신시대>, <시장과 전장> 등 작가의 문학 기저에는 인간의 존엄과 소외에 대한 고민과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박경리 작가는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키는 것으로 인간의 존엄을 지킬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어릴 적 아버지 없이 어머니와 지냈고 전쟁으로 남편을 잃고 어린 아들을 하늘로 먼저 보낸 작가의 고통스러운 개인사는 글을 쓰는 밑거름이 되어 작품 속에 잘 녹아 들었습니다.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아름다운 항구도시 통영에는 인생의 고통과 싸우면서도 쓰기를 멈추지 않았던 박경리 작가의 위대한 작가정신을 기리기 위한 기념관이 있습니다. 녹지가 어우러진 공원 안에 있어 천천히 둘러보기 좋습니다.

주소 경남 통영시 산양읍 산양중앙로 173
Tel 055-650-2541



한국 현대시의 아버지를 만나다, 정지용 문학관

정지용 문학관 내부 모습
l 정지용 시인은 많은 후배 시인들에게 문학적 영향을 끼쳐 현대시의 아버지로 불립니다

한국의 대표적 서정 시인이자 모더니즘 시인 가운데서도 뛰어난 작가로 평가 받는 정지용 시인은 섬세하고 독특한 언어로 대상을 선명히 묘사하여 한국 현대시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시인으로 평가받습니다. 아들을 잃은 부모의 마음을 투명한 언어로 승화시킨 ‘유리창’과 꿈에서도 잊을 수 없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향수’는 교과서에서 만날 수 있는 정지용 시인의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얼마 전 시집으로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젊은 시인 박준을 비롯해 윤동주, 서정주, 이상 시인 등 정지용 시인에게서 영향을 받은 시인들이 많습니다. ‘한국 현대시의 아버지’는 정지용 시인을 부르는 또 다른 수식어입니다. 토속적인 언어를 조탁하여 섬세하고도 아름다운 언어를 만들어내는 정지용 시인의 고향 옥천에 정지용문학관이 있습니다. 시인을 닮아 소박하면서도 부드러운 생가 옆에 현대시의 아버지 정지용을 기리기 위한 문학관을 세운 것입니다. 문학관 입구에는 정지용 시인을 닮은 밀랍인형이 있어 방문객을 가장 먼저 반겨줍니다. 손으로 느끼는 시, 영상 시화, 시어 검색, 시낭송 등 다양한 문학체험을 할 수 있도록 조성했기 때문에 더욱 생생하게 작품 세계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또한, 교과서에서 사진으로 만나던 시인을 밀랍인형으로 보는 일도 꽤 즐겁고 흥미롭습니다.

주소 충북 옥천군 옥천읍 중앙로 99
Tel 043-730-3408



계절의 짙은 낭만, 박인환 문학관

박인환 문학관의 모습
l 박인환 문학관에서는 1950년대의 풍경을 그대로 재현해 놓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입니다

나라를 잃고 문자를 빼앗기고 이념의 소용돌이와 전쟁의 상흔을 모두 체험한 20세기 한국의 문인들. 그중에서도 박인환은 허무와 우울 속에서 술과 낭만으로 시를 적어 내렸습니다. 끼니를 거르는 가난 속에서도 멋쟁이로 손꼽히던 그. 지적이며 세련되고 낯설면서도 감성이 풍부한 언어를 다루는 그는 가장 1950년대다운 시인으로 기억됩니다. 그의 대표작품은 교과서에도 수록된 <목마와 숙녀>입니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로 시작되는 <세월이 가면>은 대중가요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모더니즘과 리얼리즘의 경계에 서 있는 시인. 그는 원고 쓸 때는 구두점 하나에도 민감했으며 싫어하는 사람과는 차도 한 잔 함께 마시지 않는 결벽증이 있었다고 합니다. 문학인 박인환의 생애를 느끼고 싶다면 인제에 건립된 박인환 문학관에 들러보세요. 그가 집필하던 시절의 공간들이 구성된 문학관에서 우리 또한 계절의 짙은 낭만을 느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주소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상동리 415
Tel 033-460-2085



사진제공.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마을, 윤동주 문학관
허균·허난설헌 기념관, 박경리 기념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