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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후각을 뛰어넘는 전자코
보이지 않는 위험까지 감지하다2016/11/02by 현대다이모스

후각의 원리를 기술로 구현하는
전자코(Electronic nose)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마이크로칩
l 폭발물의 휘발성 물질 냄새를 탐지해 숨겨진 폭발물을 발견할 수 있는 전자코(Electronic Nose)가 주목 받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테러의 위협에 떨고 있습니다. 내전이 치열한 중동 지역에서는 물론이고 프랑스, 벨기에, 독일 등에서도 연이어 테러가 발생했기 때문인데요. 이에 세계 각국은 테러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첨단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다양한 신기술 중에서도 주목 받고 있는 전자코(Electronic Nose)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인간의 코를 능가하는 전자코

공항 보안 검색대
l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전자코는 정보기술(IT) 및 바이오기술(BT) 등 각종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전자코의 원리는 인간이 코로 냄새를 맡는 것과 유사합니다. 인간의 코 내부에는 후각 상피세포가 있는데, 여기에서 코 안으로 유입되는 냄새 물질을 감지하고 이를 신호로 만들어 신경계를 통해 두뇌로 전달합니다. 두뇌는 이 신호를 수신하고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면서 어떤 냄새인지 분간합니다. 마찬가지로 전자코도 특수 센서를 사용해 냄새를 구성하는 물질을 감지하고, 이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냄새의 종류 및 농도, 특징 등을 분석합니다.

인간은 특정 냄새를 오래 맡게 되면 그 냄새에 익숙해지면서 다른 냄새를 맡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전자코는 오랜 시간 동안 여러 종류의 냄새를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나 마약을 탐지하고, 음식 및 화장품의 부패 여부를 감별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죠.

2001년, 미국 IT 기업 노마딕스(Nomadix)는 화약 물질의 냄새를 파악하여 땅속에 묻힌 지뢰를 탐지할 수 있는 ‘피도(Fido)’라는 전자코를 개발했습니다. 또한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정거장에서 장기간 거주하는 승무원들의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 우주정거장 내 유해한 화학물질을 감지하는 전자코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영국 맨체스터 대학 연구진은 2006년 쓰레기 매립장과 폐수처리 시설에서 발생하는 유독성 가스를 관찰하고 대기 오염도를 알려주는 전자코를 개발했는데요. 이 장치는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유독성 가스를 분석하고 관련 정보를 원격으로 컴퓨터에 전송해 해당 지역의 대기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전자코로 수입 농축산물의 냄새 성분을 분석해 원산지를 정확히 판별하는 방법도 등장하고 있죠.



기술의 발달과 전자코의 무한한 가능성

전자코 개발을 위한 연구
l 세계 각국에서는 특수 목적의 전자코를 개발하기 위한 움직임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여러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전자코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여전히 난관이 적지 않습니다. 현재 등장하고 있는 전자코는 대부분 특정 물질만 감지할 수 있을 뿐인 데다 가격이 비싸 부담 없이 사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전자코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전자코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냄새 물질을 효과적으로 탐지하는 센서를 만드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 실리콘 대신 그래핀(Graphene: 탄소 원자를 이용해 원자 1개의 두께로 만든 얇은 막으로, 전도성이 뛰어나고 강도가 높아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물질)과 같은 우수한 소재를 사용하기도 하죠. 또한 부품을 정밀하게 만드는 미세전자기계(MEMS) 등 첨단 제조 기술을 적용해 전자코 성능을 개선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전자코의 의학적 활용 역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환자가 호흡하는 과정에서는 해당 질병과 연관된 냄새도 함께 배출됩니다. 이를 전자코로 분석한다면 기존 방법보다 훨씬 쉽고 간편하게 질병을 진단할 수 있죠. 현재 스위스의 로잔 공대 등 주요 대학들은 후두암이나 구강암 등 환자의 질병을 진단하는 전자코 기술을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전자코는 사물인터넷과 접목되면서 활용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소형화된 전자코가 스마트폰은 물론 각종 웨어러블 기기에 접목된다면 건강과 의료 등 일상생활의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자코를 장착한 로봇이 등장하면 재해 현장 등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위험 물질을 탐지하는 등 유용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글. 전승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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