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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입양 전
당신이 알아야 할 것들2017/02/03by 현대자동차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는 강형욱 훈련사가
강아지 입양 전 꼭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해 들려줬습니다

가족이 된 강아지
l 강아지 입양 전, 자신과 강아지에 대해 알아둬야 할 것이 있습니다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면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시기 바랍니다. 나에게 필요한 것이 ‘반려동물’인지 아니면 ‘애완동물’인지. 전자라는 마음이 굳게 들었다면 당신은 강아지를 기를 자격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강아지를 가족으로 맞이하는 첫 번째 단계, 강아지 입양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강아지 입양, 어떻게 해야 할까?

강아지와 사람이 손을 잡는 모습
l 강아지 입양은 가족이 늘어난다는 의미입니다

강아지를 애견숍이나 대형 마트를 통하지 않고 어떻게 입양하는지 묻는 분이 많습니다. 그때마다 제가 가장 먼저 말씀드리는 것은 ‘팻 팩토리’에서 태어난 강아지는 안 된다는 겁니다. 가족이 될 강아지가 건강한 환경에서 부모견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란 녀석이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지요.

몇 년 전 한 의뢰인이 강아지 한 마리를 입양했습니다. 저와 오랜 시간 상의하고 기다리다가, 결국 스스로 알아보고는 경기도 여주의 한 농장에서 어린 진돗개를 입양했습니다. “강 훈련사. 자네 뜻은 알겠지만, 정말 그렇게 키우는 사람이 있기는 한 건가? 내가 재작년부터 진돗개 강아지를 찾아봤지만, 자네 말처럼 그렇게 바람직하게 번식시키고 키우는 사람은 볼 수 없었어.” 의뢰인은 건강한 진돗개를 입양하기 위해 여러 곳을 알아보았습니다. 제가 여러 이유로 입양을 권하지 않으니 답답했나 봅니다. 사실, 의뢰인이 강아지를 스스로 알아보고 입양한다고 했을 때 저는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씁쓸한 일이지만 저 역시도 의뢰인에게 적합한 브리더(Breeder, 전문적으로 동물 등을 교배하고 분양하는 사람)를 찾을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의 기준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강형욱 훈련사의 강아지 입양 기준 첫째, 부모견이 건강해야 하고, 그 상태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부모견은 주인과 가까운 유대관계를 맺고 있어야 하며, 적절한 사회화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셋째, 부모견의 성품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넷째, 번식을 목적으로 키워진 어미견이 아니어야 합니다. 다섯째, 어미견과 새끼는 청결한 공간에서 생활해야 하며, 강아지의 발달과정을 존중한 훈육이 이뤄졌어야 합니다.
l 이 간단한 강아지 입양 기준에 맞는 분양처를 찾기가 아직 어려운 것 같습니다

많은 예비 보호자가 제게 묻습니다. 누구한테 어떤 강아지를 입양하는 것이 좋으냐고요. 항상 비윤리적인 공장식 번식에 대해서 비난하지만, 그렇다고 마땅한 대안도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좋은 브리더가 많지 않은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강아지를 입양하는 가장 올바른 방법은 유기견을 입양하는 것입니다. 강아지를 진정으로 좋아하고 보호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유기견 입양을 추천합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유기견은 센터에서 공짜로 분양받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에게 한 번 혹은 몇 번이나 상처를 입은 가여운 친구들인 만큼 다시는 상처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기견을 마지막까지 보호할 각오가 되어 있는 분들만 입양하기를 부탁드립니다.

만약 당신이 강아지를 입양하고 싶다면 먼저 자신이 사는 환경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우리 가족이 사는 곳, 라이프스타일, 가족 구성원 성향 등에 맞춰 견종을 선택하세요. ‘예쁘다’는 건 그 다음 기준으로 미뤄두어도 좋습니다. 그 다음은 좋은 브리더를 찾아야 합니다.

팻 팩토리가 아니라 부모견의 건강관리, 강아지들의 사회화 과정 등을 충분히 생각하는 브리더를 찾아보세요. 좋은 브리더 찾기에 실패했다면, 유기견 입양을 고려해야 합니다. 단 자신이 끝까지 책임질 수 있을지 스스로 계속 되물어서, 돌보기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합시다.



정서 건강의 골든타임, 생후 2개월

인형을 안고 잠든 강아지
l 강아지 입양 시기는 강아지의 정서에도 매우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이 생후 2개월경의 강아지를 입양하기를 추천합니다. 저 역시 생후 8~10주가량 된 강아지를 입양하기를 권합니다. 단, 생후 8~10주 동안 어미견과 형제들 사이에서 자란 강아지를 추천합니다.

강아지의 입양 시기는 육체적인 발육 상태만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서적인 발육도 매우 중요합니다. 어미견과 형제들 사이에서 지낸 강아지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도 건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매우 열악한 환경 속에서 태어났다 하더라도, 어미견은 새끼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보살펴 성견으로 자라는 데 필요한 행동과 감정을 가르칩니다.

많은 애견숍이나 마트에서는 생후 2개월 된 강아지를 분양한다고 광고하며 정직함을 내세웁니다. 어떤 애견호텔에서 강아지를 분양한다는 광고를 본 적이 있습니다. 생후 40일가량 된 강아지는 너무 어려서 분양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언뜻 보면 믿을 만한 광고 같습니다. 양심적으로 운영하는 듯한 뉘앙스도 풍깁니다. 그런데 이런 광고 내용을 무턱대고 믿으면 안 됩니다. 애견호텔에서 한 달간 더 정성껏 보살핀다고 해서 강아지가 어미견으로부터 배우는 사회화 과정을 제대로 거칠 수 없습니다. 또 강아지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올바르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도 없습니다. 인위적으로 적응 훈련을 거친다고 해도 그건 흉내 내기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생후 몇 개월인지가 아니라, 강아지가 어미견과 얼마나 있었느냐란 것을 꼭 기억해주십시오.

반려견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누군가와 분리되는 것을 슬픔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상대를 아프게 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느끼는 감정을 올바로 표현할 수 있어야 진짜 건강한 것입니다. 새로운 것이 두려움이 아니라 설렘이라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이런 것들은 보호자가 가르쳐주는 게 아니며, 훈련사가 가르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니 부디 강아지를 분양하는 분들은 8~10주 동안 그들이 어미견과 형제들과 좋은 관계 속에서 지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시기 바랍니다.



‘예쁨’보다 ‘건강’을 보세요!

공을 물고 뛰어가는 강아지 2마리
l 사람도 강아지도 건강이 최고입니다

정서적 건강함이 확인되었다면 이제 신체적 건강함을 확인해봐야 합니다. 먼저 유치가 충분히 나와 있는지 확인합시다. 생후 2개월 된 강아지라고 하는데도 이빨이 제대로 나와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보통 두 가지 이유 때문인데요. 제대로 먹지 못했거나 혹은 생후 8주가 안 됐거나입니다. 애견숍이나 마트에서는 고의로 강아지 개월 수를 속이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어미견이 강아지를 어떻게 대하고 보살피는지 예비 보호자는 꼭 두 눈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마트나 애견숍 강아지는 이런 과정이 생략된 경우가 많으니 가능한 한 지양합시다. 가족은 돈 주고 사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맙시다.

우리 눈은 항상 비정상적인 것에 매료되는 경향이 있지요. 머리는 크고 몸은 작아야 예쁘다고 느끼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주둥이는 먹이 하나 씹을 수 있을지 걱정될 정도로 짧고, 걸음걸이도 어설프고 뒤뚱뒤뚱 걷는 비정상적인 강아지를 입양하는 일은 강아지를 유기할 가능성이 큰 선택입니다. 흔히 말하는 예쁜 강아지는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근친교배 등을 통해 태어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강아지를 정말로 사랑한다면 그런 산업에 동참해서는 안 되겠지요.

우리는 자신의 자식이나 형제 자매가 언제나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예쁘고 멋지게 자라주길 바라는 건 건강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강아지도 마찬가지입니다. 건강한 강아지는 가족 구성원이 되었을 때 보다 큰 활력을 가져다 줍니다. 그래야 강아지도 사람도 함께 행복합니다. 강아지 입양을 준비하고 계시다면 이 점을 꼭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글. 강형욱(보듬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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