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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난 자연의 집
낙원을 꿈꾼 건축가, 훈데르트바서2016/10/18by 현대자동차

건축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연주의를 추구한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전경
l 훈데르트바서는 건축과 회화 전반에 걸쳐 강렬한 색채와 곡선을 활용했습니다



오스트리아 빈 구도심에는 아이의 그림 같은 알록달록한 건물이 있습니다. 얼핏 보면 장난 같기도 한 그 건물은 건축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연주의를 추구한 훈데르트바서의 파라다이스입니다. 훈데르트바서는 기존 건축에 의미 있는 장난을 걸었고, 빈을 대표하는 최고의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화가이자 건축가였을 뿐만 아니라 환경운동가로도 활동했던 훈데르트바서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꿈으로 빚은 동화 같은 집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전경
l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는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을 꿈꾸게 하는 빈의 상징입니다

1986년 2월, 완공 후 모습을 드러낸 공공 임대주택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는 그야말로 충격이었습니다. 부드러운 곡선이 구불구불 이어지고, 52가구 중 같은 집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외관의 색과 창틀의 모양이 모두 달랐죠. 서로 다른 사람들이 어울려 조화로운 공동체를 이루듯 ‘집도 각기 다른 모양이 하나의 공동주택을 이뤄야 한다’는 설계자 훈데르트바서의 신념이 묻어난 결과였습니다.

1980년대 초, 주택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임대주택을 짓던 오스트리아 빈 시당국은 공동주택의 질이 떨어지자 훈데르트바서에게 설계를 의뢰했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죠. 녹지 혜택이 적은 서민용 공동주택이었지만, 자연과 조화를 이루기 위한 그의 노력 덕분에 창가, 테라스, 옥상, 집 주변 곳곳에 꽃과 나무가 자라게 되었습니다.



자연과 평화를 사랑한 건축가

훈데르트바서 하우스의 알록달록한 디테일
l 훈데르트바서는 ‘시작과 끝이 정해져 있지 않고 끝없이 돌고 도는 나선은 우리의 삶과 가장 많이 닮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유년 시절은 혹독했습니다. 유대인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 히틀러의 유대인 탄압을 직접 겪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친척을 잃었죠. ‘프리드리히 스토버사’라는 본명을 버리고 그가 직접 지은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라는 이름에는 ‘평화롭고 풍요로운 곳에 흐르는 100개의 강’이라는 뜻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가 일군 곡선의 미학은 훈데르트바서 하우스에서 200m가량 떨어진 ‘쿤스트하우스’에서 제대로 느낄 수 있는데요. 1892년 지어진 가구 공장을 직접 리모델링해 1991년 오픈한 것으로 회화, 그래픽아트, 건축 등 그의 예술 활동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 공간입니다. 곡선으로 이어진 복도의 바닥까지 울퉁불퉁하니 그가 얼마나 자연에 가까운 건축에 심혈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독일 아벤스베르크에 있는 훈데르트바서 예술 박물관의 모습
l 훈데르트바서는 자연 그대로의 세상을 갈망했습니다

훈데르트바서는 말합니다. “파라다이스는 곁에 있지만 우리는 그것을 파괴하고 있을 뿐이다. 나는 이 지구상에서 낙원을 실현하는 것이 얼마나 간단한 일인지 보여주고 싶다.”

참담한 전쟁을 겪고, 가족을 잃고, 세상 곳곳이 무참히 허물어지는 광경 속에서 그가 간절히 원한 파라다이스는 자연 그대로의 세상이 아니었을까요?



글. 강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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