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현실이 된 SF영화 속 미래
2015년으로 날아온 19892015/03/10by 현대자동차그룹

26년 전 보낸 타임캡슐, ‘백 투 더 퓨쳐’
영화 속 2015년과 현실의 2015년

SF영화 ‘백 투 더 퓨쳐 2’의 주인공 마티는 타임머신을 타고 2015년의 미래로 떠납니다
l SF영화 ‘백 투 더 퓨쳐 2’의 주인공 마티는 타임머신을 타고 2015년의 미래로 떠납니다



어릴 적 미래로 보내는 타임캡슐을 소중히 밀봉하던 순간, 기억나시나요? 2015년, 26년 만에 1989년에 보낸 타임캡슐이 도착했습니다. 바로 영화 ‘백 투 더 퓨쳐 2’의 이야기인데요. 1989년 영화에서 ‘미래’로 설정했던 2015년이 현실이 되며 영화와 현실의 비교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과거의 누군가 치열하게 상상하고 고민한 노력의 결과물인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2015년엔 어떤 상상과 노력이 깃들어 있을지, 영화를 통해 살펴봅니다.



어린 시절의 아빠를 만난다면?

‘백 투 더 퓨쳐’는 작가가 어린 시절의 아버지를 만나 친구가 된다는 상상에서 시작됐습니다
l ‘백 투 더 퓨쳐’는 작가가 어린 시절의 아버지를 만나 친구가 된다는 상상에서 시작됐습니다

올해 들어 새삼 주목받는 옛날 영화가 있습니다. 26년 전 큰 인기를 모았던 SF 영화 ‘백 투 더 퓨쳐 2’ (Back to the Future, Part II)입니다. 영화 속의 주인공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간 미래가 바로 2015년이기 때문이죠. 영화의 무대가 1985년이니 주인공들은 30년의 시간 여행을 떠난 셈입니다. ‘백 투 더 퓨쳐 2’는 주인공 마티(마이클 J. 폭스) 앞에 30년 후 미래(2015년)로 갔던 브라운 박사(크리스토퍼 로이드)가 나타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박사는 마티를 데리고 위기에 처한 마티의 아들을 구하러 2015년으로 날아갑니다.

하지만 마티가 아들을 구하고 다시 돌아오는 사이 악당 비프에게 아버지가 죽임을 당하고 어머니는 비프와 재혼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이 타임머신을 이용한 비프의 계략임을 안 마티는 다시 과거로 돌아가 원상태로 돌려놓습니다. 영화의 기본 구상은 극본가 밥 게일(Bob Gale)이 아버지의 졸업 앨범을 보고, 어린 시절의 아버지와 자신이 친구가 되는 상황을 상상해본 데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런 상상을 실현해줄 수 있는 장치가 바로 타임머신이었습니다.



2015년, 영화 속 미래가 현실이 되다

영화적 상상력으로 그린 2015년의 모습 중엔 현재와 일치하는 부분도 많습니다
l 영화적 상상력으로 그린 2015년의 모습 중엔 현재와 일치하는 부분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작가의 상상에서 출발한 영화 속의 2015년과 실제 2015년은 얼마나 같을까요? 타임머신 ‘들로리안’이 도착한 시점은 정확히 2015년 10월 21일 오후 4시 29분. 자동차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2015년 캘리포니아 힐 밸리의 거리는 1985년의 마티가 보기에는 너무나 생소했습니다. 얼이 빠진 채 구경하는 마티 앞으로 갑자기 큰 상어가 아가리를 벌린 채 덮쳐오고, 마티는 기겁하죠. 알고 보니 영화 ‘죠스9’의 홍보 홀로그램이었습니다. 오늘날 홀로그램은 전용 극장까지 생길 정도로 우리에게는 익숙해져 있으니 당시의 상상력이 현실과 맞아떨어진 셈이네요. 벽걸이 평면 TV와 구글 글라스를 연상시키는 헤드기어형 디지털 기기, 스카이프 같은 영상통화 시스템, 입체 영화, 출입문 지문인식 시스템, ‘애플 페이’를 연상시키는 온라인 카드 결제 시스템 등도 영화의 상상력이 적중한 예입니다.

영화 속의 ‘호버보드’는 2015년 10월 21일 실제 오락용 제품으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l 영화 속의 ‘호버보드’는 2015년 10월 21일 실제 오락용 제품으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영화에서 마티와 악당들이 추격전을 펼칠 때 탔던 ‘호버보드’는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는 관객들의 눈을 확 잡아끌었습니다. 실제로 이런 보드가 있다면 얼마나 신 날까요? 많은 개발자들이 이 영화에 자극을 받아 실제 제작에 도전해왔지만 이는 중력을 압도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해야 하는 것이어서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2011년에 파리 디드로 대학 연구진이 만든 맥보드(MagBoard)가 자기부상 방식으로 트랙 위에서 보드를 띄우는 실험에 겨우 성공했지만 이 또한 부양 정도가 낮고, 온도 유지 등의 기술적 문제도 겹쳐 거기서 멈추고 말았습니다. 한동안 뜸하던 호버보드 열풍은 지난해 가을, 미국의 한 벤처기업이 ‘헨도 호버보드(Hendo Hoverbord)’라는 이름의 시제품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다시 주목받았습니다. 이 제품은 두 사람을 태워도 끄떡없을 만큼 제법 부양력이 강했습니다. 작동 시간은 한 번에 15분 정도. 하지만 자기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영화만큼 자유롭게 뜨지는 못한다고 합니다. 이 제작업체는 마티가 도착한 2015년 10월 21일 당일에 맞춰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영화에 PPL로 등장했던 나이키는 실제 영화 속 ‘하이탑’과 같은 디자인의 신발을 만들었습니다
l 영화에 PPL로 등장했던 나이키는 실제 영화 속 ‘하이탑’과 같은 디자인의 신발을 만들었습니다

마티가 신었던 하이탑(복사뼈까지 덮는 신발) 형태의 자동 매듭 운동화도 호버보드 못잖게 관심받은 제품이었는데요. 영화 속에서는 나이키 로고가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는데, 당시 PPL 광고를 넣었던 나이키가 실제로 올해 이 제품을 ‘파워레이스(Powerlaces)’란 브랜드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합니다. 나이키는 시판 시기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고 있지만, 주인공 마티 역을 맡았던 마이클 J. 폭스는 한 동영상 댓글에서, 그 날짜가 ‘5월 15일’이라 밝혔습니다.



앞선 상상, 미래를 만들어 가다

브라운 박사의 ‘플라잉카’가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l 브라운 박사의 ‘플라잉카’가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브라운 박사와 마티가 시간 여행을 떠날 때 이용한, 하늘을 나는 ‘플라잉카’는 사정이 어떨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 가야 할 길이 꽤 멉니다. 이 분야에선 미국의 테라푸기아(Terrafugia)와 슬로바키아의 아에로모빌(Aeromobil) 두 업체가 경쟁 중인데요. 테라푸기아는 수직 이착륙 개념의 플라잉카를 개발 중이고, 아에로모빌은 ‘백 투 더 퓨쳐 3’가 나왔던 해인 1990년부터 26년째 플라잉카 개발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3.0버전의 시험비행에 성공했으나 테라푸기아 대표 칼 디트리히(Carl Dietrich)는 플라잉카가 실용화되려면 향후 10년은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마티는 플라잉카 서비스센터에서 일하는 연료 주입 로봇을 보고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 했습니다. 이 로봇은 자동차를 사방으로 살피면서 점검도 해줍니다. 이런 로봇 역시 아직은 없지만 미국의 허스키(Husky)라는 업체가 연료를 자동 주입해주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어 올해 안에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쓰레기를 에너지로 전환하는 ‘미스터 퓨전’이 현실이 되는 그날을 기대해 봅니다
l 쓰레기를 에너지로 전환하는 ‘미스터 퓨전’이 현실이 되는 그날을 기대해 봅니다

브라운 박사가 쓰레기통 속에서 바나나 껍질과 먹다 남은 맥주, 콜라 등을 플라잉카에 주입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죠. 이 쓰레기들은 차에 장착된 ‘미스터 퓨전(Mr. Fusion)’이라는 가정용 핵융합 반응기 안에서 연료 겸 타임머신 에너지로 바뀝니다. 그러나 이런 기기는 가까운 미래에 만나보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세계 각국이 핵융합 연구에 매달리고 있지만, 현재로썬 21세기 중반에나 빛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쓰레기에서 자동차 연료를 뽑아내는 기술은 몇몇 지역에서 실용화돼 있습니다.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은 애초 미래를 다루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봤자 예측은 빗나갈 것이라는 생각에서였죠. 그래서 그는 그저 재미있게 만들자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제작하기로 한 이상 터무니없는 장면을 만들 수는 없는 일. 결국 과학기술자들의 자문을 얻어 2015년의 미래 장면들을 그려냈습니다. 영화는 어디까지나 픽션입니다. 그래서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상상의 세계가 얼마든지 가능하죠. 하지만 꿈이 있는 상상은 과학기술자에게 새로운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킵니다. 영화에서 브라운 박사는 마티에게 “우리가 가는 곳에 길은 필요 없다”라고 말합니다. 이는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미래는 정해진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것이니까요.



글. 곽노필 (한겨레신문 기자, 블로그 ‘미래창’ 운영자)
사진. 영화 〈백 투 더 퓨쳐 2 (Back To The Future Part 2, 1989)〉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