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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을 위한 심리학
스트레스 속에서도 미소 짓는 법2015/11/03by 현대로템

일상 속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싶은 직장인을 위해
현대로템이 감정을 건강하게 해석하는 법을 알아봤습니다

‘나는 절망적이야(I’m desperate)’ ⓒ 질리언 웨어링 (Gillian Wearing)
l ‘나는 절망적이야(I’m desperate)’ ⓒ 질리언 웨어링 (Gillian Wearing)



‘나는 절망적이야(I’m desperate)’, 영국의 사진작가이자 비디오 아티스트인 질리언 웨어링(Gillian Wearing)의 1992년 작품입니다. 평범한 행인을 붙잡고 “다른 사람이 당신에게 듣고 싶어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적어 달라”고 요청한 뒤에 그것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을 찍은 것이죠. 그런데 절망적이라는 문구와는 달리, 옷을 잘 차려입은 이 남자는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온화한 표정까지 짓고 있답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위기 속에서 자존감은 높아진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여유 있는 미소를 잃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l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여유 있는 미소를 잃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누군가는 이 작품을 두고 감정 노동자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상사에게 치이고 고객에게 치여도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살아가니까요. 하지만 제 해석은 다릅니다. 절박한 상황에서도 단정하게 자리 관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건강하다는 징표입니다. 이 남자에게서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도 여유 있게 서 있을 수 있는 강한 자기 조절 능력, 스트레스를 받아도 미소 짓는 성숙한 방어 기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마음은 괴로워도 아무렇지 않은 듯 자신의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사람, 자존심을 건드려도 쉽게 화내지 않고 평정을 유지하는 사람, 지치고 힘들어도 다른 사람에게 친절을 베푸는 사람에게서 우리는 품격을 느낍니다. 모순적 상태를 안고 갈 힘이 있는 사람들이죠. 이런 사람은 고통이 찾아와도 의연하게 대처하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자기강화(reinforcement)를 얻습니다. 위기를 버텨낸 자신을 대견하게 여기면서, 자존감이 더 높아집니다.

“억지로 참는 것을 어떻게 건강하다고 할 수 있느냐!”라고 반박하는 분도 계실 텐데요. 맞습니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풀어주어야 하고, 괴로운 게 있으면 터놓고 대화해야 합니다. 하지만 스트레스와 괴로움을 모두 다 쏟아내어 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현실의 위기도 해결되지 않고요. 고함을 지르며 상대에게 되갚아 준다고 해서 상처 입은 마음이 진정한 위안을 얻지는 못합니다. 지치고 우울하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입고 종일 소파에 누워있으면 더 고통스럽죠.



감정을 건강하게 해석하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마세요
l 이 또한 지나가리라,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마세요

누구나 화가 나고, 상처받고, 우울해지면 자기 비난(self-criticism)에 빠져들기 쉽습니다.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우리 마음은 자기도 모르게 ‘우울’이라는 감정을 ‘실패’라고 해석해버리기 때문입니다. 감정과 생각은 동기화되어 있어서, 화가 나면 화나는 생각만 떠오르고, 불안하면 불안한 생각만 떠오릅니다.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질리언 웨어링의 작품 속 남자처럼 꿋꿋이 버티려면 감정을 건강하게 해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울하더라도 ‘이건 내가 단지 스트레스를 받아서 일시적으로 느끼는 기분일 뿐, 내가 잘못되었다는 증거는 아니야’라고 자기감정을 이해하는 거죠. 불안한 마음이 들 때, ‘지금 불안한 것은 상황이 불확실해서 그런 것이지, 내 능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는 아니야’라고 부정적 정서가 자기 정체성을 갉아먹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자존심에 상처 입고 마음이 혼란스러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당신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을 떠올린 후 질문을 던져보세요. “그 사람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했을까?”라고요. 상사가 여러 사람 앞에서 당신에게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고, 그래서 화가 치밀어 오르고 일도 때려치우고 싶을 때가 온다면, 당신이 존경하는 그 사람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지 떠올리세요. 당신이 존경하는 사람의 모습이 당신의 마음과 몸에 스며들 수 있도록 말이죠.



보고 싶다고 말하세요

나를 믿고 사랑해주는 사람에겐 솔직해져도 괜찮아요 ⓒLove Actually 영화 ‘러브 액츄얼리’ 중
l 나를 믿고 사랑해주는 사람에겐 솔직해져도 괜찮아요 ⓒLove Actually 영화 ‘러브 액츄얼리’ 중

2003년 상영된 영화 ‘러브 액츄얼리’의 스케치북 고백 장면, 모두 기억하시나요? ‘나에게 당신은 완벽한 사람이야(TO ME, YOU ARE PERFECT).’라는 메시지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죠.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말을 듣고 싶어 할 것입니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애정과 인정으로부터 살아갈 힘을 얻으니까요.

지치고 힘들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껴진다면, 나를 믿고 사랑해주는 사람에게 지금 당장 연락하세요. 그리고 “보고 싶다”고 말하세요. 부끄러워하지 말고 “지금 내가 지치고 힘들다”고 털어놓아야 합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당신에게 말해줄 것입니다 “누가 뭐라 해도 신경 쓰지 마라. 당신은 나에게 완벽한 사람.”이라고요. 이렇게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앞에서는 흐느껴 울어도 됩니다. 그 사람이 내미는 손을 잡고 다시 일어나면 되니까요.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품격을 잠시 접어두어도 괜찮습니다.



글. 김병수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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