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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_세대
세상을 연결하는 가장 강력한 기호 #2015/02/13by 이노션 월드와이드

해시태그로 세상과 소통하는
새로운 세대의 등장과 변화

이름 하나 바꾼 것만으로 # 기호는 이제 세상과 소통하는 가장 중요하고 간편한 도구가 됐다
l 이름 하나 바꾼 것만으로 # 기호는 이제 세상과 소통하는 가장 중요하고 간편한 도구가 됐다



# 기호를 보고 ‘우물 정’이 떠올랐다면 당신은 시대에 뒤처지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언제 사용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유선 전화 다이얼의 ‘샵 버튼’이 떠올랐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무슨 말장난인가 싶겠지만 이름 하나 바꾼 것만으로 # 기호는 이제 세상과 소통하는 가장 중요하고 간편한 도구가 됐다. 세상을 바꿀 강력한 약속이 된 것이다. 세상과 연결하는 강력한 기호 #의 이름은 바로 해시태그다.



공유와 교류의 키워드

웹의 세대는 종이의 세대와 다르게 공유를 고려해 문서를 제작했다
l 웹의 세대는 종이의 세대와 다르게 공유를 고려해 문서를 제작했다

요즘 # 기호가 가장 빈번히 사용되는 곳은 바로 SNS다. 온라인은 지금 #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그러니까 해시태그는 원래 SNS상의 특정 키워드만 모아 볼 수 있도록 약속한 기호다. 어떤 키워드든 단어 앞에 해시태그를 붙이면 자동으로 검색 링크가 생성된다. 해당 링크를 클릭하는 것만으로 온라인상에 펼쳐져 있는 동일 주제의 콘텐츠를 쉽게 모아서 볼 수 있다. 트위터에서 처음 시작된 기능은 이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대표 SNS의 기본적인 기능이 됐다.

사실 검색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특정 키워드를 주제로 모으는 기술은 별로 특별할 게 없다. 특별한 것은 해시태그를 ‘공유’와 ‘교류’라는 큰 키워드로 이해하는 사용자들이다. 기초적인 기술을 특별한 것으로 바꾼 건 지금의 세대라는 말이다.

www 즉, 월드 와이드 웹으로 대표되는 지금의 인터넷은 처음부터 정보의 공유와 결합을 목표로 달려왔다. 하이퍼텍스트(Hypertext)는 이런 개념에서 등장한 원리다. 과거에는 문서를 볼 때 시작부터 끝까지 읽어 내려가기만 했다면 하이퍼텍스트는 중간중간 모르거나 관심 있는 키워드에 또 다른 문서를 엮어두는 식이다. 문서상에 또 다른 문서들이 감자 줄기처럼 엮여 문서를 입체적으로 만든다. 이게 텍스트를 초월한 텍스트라는 뜻의 하이퍼텍스트다. 웹은 하이퍼링크라 부르는 연결고리를 통해 클릭 한 번으로 언제든 자신의 관심 분야로 이동할 수 있다.

웹의 세대는 종이의 세대와 다르게 공유를 고려해 문서를 제작했다. 문서를 작성하는 순간부터 다른 사람 혹은 검색 엔진의 검색 용이성을 고려해 문서를 검색할 수 있도록 최적화(SEO: Search Engine Optimization)를 해왔다. 웹사이트를 제작할 때 눈에 보이지 않는 소스에 검색 엔진이 구분할 수 있는 카테고리를 달아두거나(메타태그) 문서를 공통된 형식으로 구조화하려는 표준화 노력(웹 표준) 등이 대표적이다.



해시태그 문화

해시태그는 하나의 사회 운동을 이끄는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l 해시태그는 하나의 사회 운동을 이끄는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이런 노력은 개발자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리고 이제 폭발적인 변화를 이루게 됐다. 해시태그가 나타난 것이다. 개발자를 넘어 각 개인이 자발적으로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카테고라이징하고 공유를 고려하도록 대중화된 게 바로 해시태그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동시에 지금 온라인을 이용하는 세대들의 시대정신의 반영이기도 하다. 여기엔 위트도 포함된다.

설명은 거창했지만 사실은 간단하다. SNS 유저들은 단순히 해시태그를 검색의 용이함을 위해서만 사용하지 않았다. 지금의 온라인 사용자들은 설명서 따위는 별로 신경 쓰지 않고 경험으로 익히는 세대다. 이리저리 터치해보며 사용법을 익히면 그만이다. 그도 아니면 그냥 자신만의 스타일에 맞게 창의적으로 사용한다. 단순한 해시태그가 무한한 생명력을 갖게 된 것도 바로 이런 사용자들의 특징 덕분이다.

지난 2014년 5월 칸영화제의 레드 카펫에는 독특한 피켓을 든 여배우가 등장했다. 멕시코 여배우 셀마 헤이엑이 그 주인공인데 그녀가 든 피켓에는 ‘#BringBackOurGirl(우리의 소녀들을 돌려보내라)’라고 적혀 있었다. 이는 나이지리아에서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된 270명의 여학생을 돌려보내라는 뜻이다. 그녀는 해시태그를 통해 이슈에 대한 관심과 관심의 공유를 하나의 운동으로 증폭시켰다. 트위터 검색창에 ‘#BringBackOurGirl’를 입력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관심과 지지를 보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터키의 누리 빌제 세일란 감독 역시 레드 카펫에 ‘#SOMA’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입장했다. 터키 소마에서 일어난 탄광사고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는 의미다. 이렇듯 해시태그는 하나의 사회 운동을 이끄는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물론 이렇게 진지하기만 한 건 아니다. 지난 동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김연아에게는 ‘#고마워연아야’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그녀를 응원하기도 했다. 유독 오스카 상과 인연이 없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는 ‘#poorleo(불쌍한레오)’, ‘#GiveLeoAnOscar(레오에게 오스카 상을 줘라)’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위트와 애정을 함께 보냈다. 한국에서는 문장 형식의 해시태그를 이용해 하나의 릴레이 놀이로 만들기도 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트위터 ‘실시간 트렌트’에는 ‘#트친들에게_물어보자_내_분위기’라는 해시태그 놀이가 한창이다. 해당 해시태그를 누르면 온라인상의 수많은 사람이 다른 사람이 보는 자신의 분위기와 그에 대한 답변으로 웃고 떠들고 있다. ‘#허니버터칩’을 누르면 허니버터칩이 무엇인지, 왜 인기가 있는지를 비롯해 구하는 방법, 패러디, 유머 등등 허니버터칩 이슈에 대한 수많은 데이터를 모아 볼 수 있다.



해시태그 세대

이 세대는 아마도 해시태그 제너레이션이라 불러야 할 것이다
l 이 세대는 아마도 해시태그 제너레이션이라 불러야 할 것이다

과연 이것들이 무슨 대단한 변화를 이끌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떤 생산적인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겠느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해시태그가 포함된 트윗은 그렇지 않은 트윗보다 두 배 가량 더 많은 리트윗이 일어난다고 한다. 특정 주제에 대한 공유와 확산이 훨씬 빠르다는 것이다. 기업의 마케팅에 해시태그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물론 단순히 확산의 용의함과 적극적인 공감이 좋은 가치라 말하는 건 아니다. 해시태그의 진정한 가치는 자발적이라는 것이다. 지금 세대는 해시태그를 가지고 자신의 콘텐츠를 타인이 쉽게 볼 수 있도록 가공한다. 수십 수만의 사람들이 공통의 약속을 만들어 콘텐츠를 쉽게 찾고 공유한다. 이는 가치의 집단적인 공유를 이루어 생산성을 향상시킨다. 타인과 생각을 교류하며 관심의 촉구와 지지를 동시에 이룬다. 때로는 그저 강조의 의미로 사용하기도 하고 시답잖은 농담처럼 쓰기도 한다. 한 가지 키워드를 통해 상상할 수 있는 수많은 것을 수십 수만 명이 함께 고민한다는 것이다.

해시태그를 통한 새로운 경험은 지금 당장 가치를 정의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전파되며 그 의미 또한 팽창되고 있다. 지금 이 세대는 작은 기호를 가지고 하나의 현상, 즉 문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해시태그를 다는 작은 움직임으로 맛본 경험이 습관화되면 어떻게 발전할지 모른다. 집단 창작, 집단 지성에 이를 수도 있다. 인간은 의지를 동력으로 할 때 가장 강력한 힘을 낸다. 이게 해시태그의 영향력이며, 지금 세대의 잠재력이기도 하다. 지금 시대는 해시태그의 시대다. 그리고 이 세대는 아마도 해시태그 제너레이션이라 불러야 할 것이다.



글. 최태형 <에스콰이어>피처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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