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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속 수에 담은 하모니
어반자카파2015/01/27by 현대자동차

치기 어린 <01>에서 꿈꾸는 <30>까지
어반자카파 앨범 속 수에 담긴 십년지기 세 친구의 이야기

어반자카파. 왼쪽부터 권순일, 조현아, 박용인

l 어반자카파. 왼쪽부터 권순일, 조현아, 박용인



세 명의 십년지기 친구가 모여 탄탄한 화음과 멜로디로 6년째 믿고 듣는 음악을 선사하고 있는 '어반자카파'. 정규 1집 앨범 <01>을 시작으로 4집 <04>까지 완성한 그들의 목표는 30번째 정규 앨범 <30>입니다. 음악에 대한 열정과 삶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조화롭게 엮어내는 어반자카파의 뮤즈는 다름 아닌 그들 곁의 '사람'과 '일상'이었습니다.



1+1+1=3, 음악으로 만나다

화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내면의 교감입니다
l “화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내면의 교감입니다”

처음엔 용인 씨 ‘혼자’였습니다. 솜털이 채 가시지도 않았던 십 대, 음악으로 꿈꾸는 삶을 생각하자 가슴도 뛰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 ‘둘’이 만나게 됩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현아 씨를 만났어요. 음악학원에 다닐 때였죠. 저보다 한 학년 어린 중학교 3학년이었는데, 같이 만나 음악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되었어요”

마치 하나가 나뉜 듯 둘은 아귀 맞은 톱니처럼 지내며 음악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용인 씨와 같은 반 친구였던 순일 씨까지 합류하며 그들은 마침내 ‘셋’이 됐습니다. 제 목소리 내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젊음은 자신의 당연한 욕망에 솔직했고, 부르고 싶은 노래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유기체인 양 반응하는 ‘어반자카파(Urban Zakapa)’가 탄생하게 됩니다.

“셋 다 R&B를 좋아하고 보컬에 관심이 많았어요. 모이기만 하면 노래를 부르곤 했죠. 그러다 좋아하는 음악이 비슷하니 같이 노래를 만들면 어떨까 싶었고, 2009년에 미니 앨범을 냈어요”

자신들의 음악이 세상을 살아내느라 숨 가빴던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얽매였던 굴레를 벗고 들어가 쉴 수 있는 음악이기를 바랐다는 이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만나고 또 다른 사람을 만나 어반자카파가 만들어졌듯, 대중과도 그리 닿기를 꿈꿨습니다. 연대(連帶)의 조건은 음악이면 충분했습니다. 그래서 두 번 생각하지 않고 십시일반 돈을 모아 첫 번째 미니 앨범을 준비했습니다.

“미니 앨범에 투자한 돈을 회수해야겠다는 생각은 아예 없었어요. 음악 하나만 바라보고, 그저 하고 싶은 음악을 앨범으로 낸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뻤거든요”



3 to 10, 경계를 넘나들며 공감하다

우리 음악을 듣고 힘이 났다는 말이 가장 기분 좋아요
l “우리 음악을 듣고 힘이 났다는 말이 가장 기분 좋아요”

숫자 ‘3’은 ‘1’인 양(陽)과 ‘2’인 음(陰)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완전한 존재라 만물도 낳는다고 했던가요. 권순일, 조현아, 박용인. 이렇게 셋이 낳은 어반자카파가 그랬습니다. 권순일의 파고드는 미성과 조현아의 소울풀한 목소리, 박용인의 강한 보컬이 조화를 이룬 화음은 그들만의 감성이 담긴 음악을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서로 잘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도 눌러 담아요. 팀의 조화를 생각하기 때문이죠. 화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내면의 교감인데, 알게 된 지 10년 정도 지나니 서로 말하지 않고도 속내를 알 수 있게 되더라고요”

십 대부터 함께 지내온 시간 덕인지 과하지 않은 사운드와 서정적인 멜로디가 어우러진 어반자카파의 음악은 듣는 사람들을 제대로 공감하게 했습니다. 특히 새로운 음악에 목말라 있던 이들에게 데뷔곡 ‘커피를 마시고’는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낯모를 누군가의 일상을 스리슬쩍 배회하는 기분이, 듣는 이들의 마음을 느긋하게 해준 것이죠.

그 작업은 마치 납작한 도시의 숨구멍 같았습니다. 도시를 뜻하는 ‘urban’과 원기 왕성하다는 의미의 ‘zappy’, 변화무쌍하다는 뜻의 ‘kaleidoscopic’, 열정적이라는 의미의 ‘passionate’의 앞글자를 가져와 지은 ‘Urban Zakapa’. 세련되지만 변화무쌍하고 열정적인 도시의 음악을 선보이겠다는 세 사람의 의지는 그렇게 사람들에게로 흘러 들었습니다. 그리고 2년 후, 2011년 5월. 꿈에 그리던 정규앨범이 나왔습니다.

“어째서 앨범에 숫자를 붙이느냐고 물으세요. 첫 앨범을 <01>이라고 지을 때 봉착한 문제는 ‘이 많은 음악을 아우르고 담아낼 제목이 있을까?’였어요. 그래서 그냥 <01>이라고 붙이면 그곳에 우리 음악을 듣는 분들이 상상을 덧댈 수 있겠다 싶었죠. 상상할 여지가 많을수록 더 깊이 대화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어요”

시작은 그렇게 단순했습니다. 하지만 차곡차곡 숫자가 쌓여갈수록 의미는 커졌습니다. 시간에 농익어 제 맛을 찾아가는 슬로푸드처럼 앨범이 <01>에서 <02>, 다시 <03>으로 바뀌는 사이 그들의 음악에도 맛과 깊이가 더해졌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통해 결마다 이룬 ‘공감’으로 어반자카파의 음악은 낯선 이들의 감정을 공명하게 하고, 소소한 이야기를 건네는 당신의 그 마음을 느끼고 알아차리며 이해하고 있다고 속삭입니다.



<04>, 슬럼프를 딛고 위로하듯 노래하다

이번 4집 앨범은 서로 겪고 있는 어려움을 다독여가며 만든 앨범이라 의미가 남달라요
l “이번 4집 앨범은 서로 겪고 있는 어려움을 다독여가며 만든 앨범이라 의미가 남달라요”

“2011년에 첫 번째 정규앨범 <01>이 나왔는데 그때 제 나이가 스물셋이었어요. 그래서 저한테 <01>은 스물세 살이고 <02>는 스물넷, <03>은 스물다섯, <04>는 스물여섯이에요. 그 나이, 그 해에 일어난 모든 것이 들어있는 것 같아요. 다이어리 같은 느낌이죠”

조현아가 그랬듯 권순일, 박용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반자카파의 음악엔 그들의 20대가 촘촘히 배어있습니다. 질풍노도 시기의 청소년도 아닌데 몸과 마음이 따로 놀고, 뭐 하나 확신할 수 없어 좌충우돌 헤매는 20대를 기록하는 작업은 매일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았다고 합니다. 그때 뜻하지 않은 슬럼프에도 봉착했습니다. 아프고 흔들리며 모호한 청춘을 두려움 없이 마주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 그들이 자신을 위로하듯 만든 앨범이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4집 <04>로, 3집 <03> 이후 무려 11개월 동안 작업한 결과라고 합니다.

“하고 싶은 건 다 해보자던 이전 앨범과는 달리 이번 4집에는 빼는 것에 집중했어요. 9곡 모두 멤버들이 작사, 작곡했거든요. 곡을 쓰고 녹음하는 과정 모두 자신을 위로하고 돌아보며 치유하는 시간이 되었죠. 서로 겪고 있는 어려움을 다독여가며 만든 앨범이라 의미가 남달라요”

조현아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여태까지 해온 것들은 다 운인가?’라는 고민을 되풀이하며 ‘미운 나’라는 곡을 만들었습니다. 권순일은 속내를 솔직히 드러내지 않는 자신의 모습이 고스란히 음악에 묻어나는 게 속상해 자신을 내려놓는 일에 골몰했습니다. 이를 위해 술도 마시고 놀기도 한끝에 쓴 노래가 타이틀 곡 ‘위로’입니다. 박용인 역시 한순간 ‘내가 좋은 사람이 아니었구나’라는 걸 깨닫고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지려고 부단히 애썼고, 귀를 열어 듣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에 ‘보내는 방법’을 작곡했습니다. 이렇게 어반자카파의 <04>는 한마디로 슬럼프를 겪는 이들을 위로하는 앨범입니다.

“우리 음악을 듣고 힘이 났다는 말이 가장 기분 좋아요.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음악 하나로 만날 수 있고 기운을 낼 수 있다니. 노래 한 곡의 위로로 힘을 낸다는 게 뭔지 저희는 알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런 음악을 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순간과 진실의 접점을 포착해 감정을 쌓아 부른 노래는 사람들을 공감하고 위로합니다. <30>까지는 어쩌면 짧고도 긴 시간일 수 있지만, 그것이 우리가 담담히 어반자카파의 새로운 앨범을 기다리는 이유일 것입니다.



글. 우승연
사진. 안용길 (도트 스튜디오)




▶ 현대자동차그룹 사보 모터스라인 2015년 1월호에서 원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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