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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 설날, 우수, 윤달
심리학과 얽힌 2월의 이야기2015/02/11by 현대자동차그룹

스트레스 없이 즐거운 2월을 보낼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할 심리 포인트를 미리 짚어봅니다

가장 짧은 달이면서 일정이 가득한 2월은 참 묘한 달입니다
l 가장 짧은 달이면서 일정이 가득한 2월은 참 묘한 달입니다



2월은 참 묘한 달이죠. 일 년 열두 달 중 가장 짧은 달임에도 불구하고 다사다난한 일정들이 달력 속에 그득하기 때문입니다. 설날, 발렌타인 데이, 졸업식 등 중요하고 의미 있는 기념일들은 사람들을 들뜨게도 하고, 반대로 심리적 스트레스의 늪에 빠뜨리기도 합니다. 스트레스 없는 2월을 보내기 위한 심리 포인트를 짚어봅니다.



발렌타인 데이와 손실회피 성향

발렌타인 데이에 지갑이 열리는 이유는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l 발렌타인 데이에 지갑이 열리는 이유는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2월 이맘때면 지고지순한 사랑을 얄팍한 상술로 이용한다며 발렌타인 데이를 불편한 시각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초콜릿 선물 상자 하나 값이 평소의 몇 곱절이나 되는데도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불티 나는가 하면, 초콜릿이 아예 ‘18k 순금’쯤으로 대접받기도 하죠. 발렌타인 데이는 각종 상품 매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다양한 ‘데이 마케팅’의 효시로, 젊은이들 문화의 하나로 자리 잡은 지 오래. 그런데 정작 초콜릿을 주고받는 연인들에게 발렌타인 데이는 ‘밀당’으로 고달픈 시간입니다.

여자 입장에서는 만만찮은 비용 때문에 모른 척 넘어가자니 후환이 두렵고, 그렇다고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 이벤트까지 열어가며 초콜릿을 주자니,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죠. 이 럴 즈음 남자 역시 머릿속에 3월 화이트 데이 사탕이 아른거려 진퇴양난에 빠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렌타인 데이에 지갑이 열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당장 몇 푼이 아까워 나 몰라라 했다간 몇 곱절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죠. 즉 얻은 것에 대한 기쁨보다는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훨씬 더, 적어도 2.5배 정도 크다는 ‘손실회피 성향’에 기인합니다.

1,000원짜리 복권 한 장을 살 땐 적어도 원금의 2.5배인 2,500원의 수익이 예상되어야 한다는 얘기죠. 매주 팔리는 로또는 기대수익이 0원에 가깝지만 예외입니다. 그것은 어마어마한 인생역전의 기회가 잠시나마 우리 눈을 멀게 하기 때문일 것이죠. 다시 본론으로 되돌아가 발렌타인 데이에는 초콜릿을 사주지 않음으로써 얻게 되는 당장의 금전적 이득보다 곧 직면하게 될 애인의 따가운 눈총이 2.5배 이상 됩니다. 그리고 이런 손실회피 성향은 애정전선뿐 아니라 종종 우리의 경제관념까지 무장해제시키는 무서운 재주를 지녔습니다.



설날과 자기본위적 편향

설날 주부들이 겪는 명절증후군은 비교와 열등감의 부작용일 수 있죠
l 설날 주부들이 겪는 명절증후군은 비교와 열등감의 부작용일 수 있죠

2월 19일은 우리 민족의 대 명절, 설날입니다. 오랜만에 친인척들을 만나는 반가움은 잠시뿐. 세 치 혀들이 빚어낸 후유증은 귀성길 몇 시간 운전하는 고생스러움보다 커 이혼으로까지 이어질 정도죠. 최근 한 통계에 따르면 일 년 중 7월에 이혼하는 사례가 가장 많은데, 갈등은 그 해 2월 설날에 이미 시작된다고 합니다. “형님네 조카는 대학도 잘 들어가고, 고모부 아들은 졸업하자마자 번듯한 대기업에 취직하고, 서방님은 이번에 승진해서 월급도 올랐다는데 쯧쯧.” 이쯤 되면 ‘잘 되면 내 탓, 잘못되면 조상 탓’이죠. 이는 자기가 한 일이 잘된 경우에는 스스로의 탁월한 능력 덕분이라고 인식하지만, 반대로 잘못된 경우에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 때문이라거나 불운한 상황 탓으로 돌리는 심리인 ‘자기본위적 편향’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런 편향을 해결할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지요.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 불행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대상(조상이나 상황)에게 전가시킴으로써 오히려 심리적 짐을 더욱 벗기 어렵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정기승진에서 탈락한 것이 자신의 잘못이나 부족함 때문이 아니라 불운한 환경이나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이라는 생각이 후회의 쳇바퀴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결과에 대한 자신의 잘잘못을 냉철하게 판단한다면, ‘두 번의 후회는 없다’는 상황 인식이 자신을 자유롭게 만듭니다. 어찌 보면 주부들이 겪는 명절증후군은 비교와 열등감의 부작용일 수 있죠. 이젠 과감히 벗어나보세요.



우수와 실현 가능성 오류

우수는 겨우내 쌓였던 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절기입니다
l 우수는 겨우내 쌓였던 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절기입니다

올해 2월 19일은 설날이자 겨우내 쌓였던 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절기 ‘우수’입니다. 우리 속담에 ‘우수 경칩에 대동강 물이 풀린다’고 하듯 이때부터 봄이죠. 그동안 움츠렸던 몸과 마음에 생기가 돌고 좋은 일들이 일어날 것만 같은 예감으로 들뜨는 시기. 비록 작심삼일로 끝날지언정 새로운 일들을 시도하는 등 매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새해 첫날 금연, 금주, 다이어트 등을 결심하듯 이때엔 한 해를 계획합니다. 하지만 한 주가 흐르고 한 달이 지난 후 계획대로 실천하고 있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죠. 그 이유는 단순히 의지박약 때문이 아니라 ‘실현가 능성 오류’라는 심리적 편견에 기인합니다.

우리는 자신에게 유리하게 받아들여지거나 적어도 그럴 것이라고 여겨지는 일들일수록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죠. 즉 객관적으로 판단하기보다 그 시점에서 자신이 이용할 수 있는 정보나 사례를 중심으로 판단함으로써 오류를 범하는 것입니다. 이런 오류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가급적 객관적인 정보와 소식에 입각해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판단과 다른 결론에 대해 원인 규명보다는 ‘내 이럴 줄 알았다니까!’, ‘그렇게 될 거라고 처음부터 말했잖아!’와 같은 뒷북 편향이 문제. 왜냐하면 뒷북 편향은 잘못된 판단을 한 자신의 인지부조화를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일 뿐, 정확한 판단은 요원해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실현가능성 오류는 사실 확인이 안 된, 인터넷이나 SNS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퍼지는 입소문에 영향을 받기 쉽죠. 이런 입소문은 올바르지 않은 방향으로 당신을 이끄는 당근일 뿐, 뒷북 편향을 일으켜 판단 오류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세요.



윤달과 보유 효과

윤달의 프러포즈는 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내 것 같은 ‘썸’을 끝내려는 보유 효과 때문입니다
l 윤달의 프러포즈는 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내 것 같은 ‘썸’을 끝내려는 보유 효과 때문입니다

2월은 한 학년을 마치는 달이거나 졸업식이 있는 달이며, 또 날짜가 28일 혹은 29일로 유동적이면서도 유독 짧은 달입니다. 2월이면 떠오르는 영화가 있죠. 2010년 개봉한 <프러포즈 데이>. 남자친구의 프러포즈를 기다리다 지친 여자 주인공이 4년에 단 하루, 2월 29일에 여자가 청혼하면 100% 성공한다는 아일랜드 풍습에 따라 직접 고백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영화입니다. 실제 윤달이나 2월 29일은 고백하기 좋은 시기라는 의미로 프러포즈 데이로 불립니다.

요즘 젊은 남녀 사이에서는 ‘썸탄다’는 말이 유행인데요. 썸은 두 사람이 연인인 듯 연인이 아닌 듯 애매한 관계를 이야기하는데, 애매한 ‘썸’을 종결시키기 위해서는 둘 중 누군가의 고백이 필수적입니다. 이때 먼저 고백을 한 당사자의 심리는 ‘보유 효과’로 설명되죠. 내 수중의 1,000원이 남의 지갑 속 5,000원보다 더 값지다고 여기는 심리입니다. 즉 물건이 내 소유일 때 더 높은 가치를 매긴다는 것. 이는 사랑하는 연인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동일한 이성 상대도 단지 썸을 탈 때보다는 프러포즈로 확실한 연인 관계가 되었을 때 더 예뻐 보이거나 멋있어 보인다는 얘기죠.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설 때 그 또는 그녀가 ‘그림의 떡’이 아닌 ‘손 안의 떡’이 될 수 있습니다.



필자:범상규 심리마케팅 전문가이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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