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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장인이 되려면?
장인 학교만의 특별한 커리큘럼2016/12/29by 현대자동차그룹

이 시대의 장인을 양성하는
전 세계 장인 학교의 커리큘럼을 소개합니다

바이올린을 제작하는 모습
l 세계적인 장인이 되기 위해 모인 학교에서는 어떤 교육을 받게 될까요?



우리는 이 시대의 헤리티지를 만드는 이들을 ‘장인’이라 부릅니다. 하지만 장인은 그저 시간이 흐른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숱한 인고와 불면의 시간을 보내며 자신의 한계와 마주할 만큼 노력했을 때 비로소 장인의 경지에 다가설 수 있습니다. 장인을 양성하는 전 세계 장인학교의 커리큘럼을 숫자로 파헤쳐보았습니다. 그 속에서 발견한 장인을 만드는 특별한 비밀을 소개합니다.



25개의 과정, 1만 시간의 수업, 이탈리아 국립 미술품복원학교 ICR

미술작품을 복원하는 모습
l 이탈리아의 미술품복원학교 ICR의 과정은 총 1만여 시간이며, 학생들은 실제 미술품을 복제하는 실습을 합니다

이탈리아에는 다양한 미술품복원학교가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1939년 이탈리아 최고의 복원전문가 체사레 브랜디(Ceasare Brandi)에 의해 세워진 ICR(Istituto Centrale del Restauro)이 가장 유명합니다. 이 학교는 문화재 복원과 보존은 물론 복원전문가를 양성하는 국립기관으로 유적 문화부 직속 기관이며, 신입생 선발위원회는 대통령령에 따라 구성됩니다. 특히 ICR은 과학적 매뉴얼, 전문적인 교육 시스템 등을 갖춰 세계 최고의 미술품복원학교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보통 직업학교 과정이 1년인 데 비해 ICR은 총 1만여 시간이 걸립니다. 이 기간은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대학 과정 4년과 맞먹습니다. 이 기간에 벽화, 종이, 자기, 캔버스화, 돌 모자이크 복원은 물론 화학, 물리학, 광물학 등 전문과학까지 20~25개의 과정을 모두 소화해야 합니다. 더구나 이 모든 과정을 이론과 실습을 통해 마스터해야만 졸업논문을 쓸 자격이 주어집니다. 또한, 방학 때는 교수진과 함께 복원팀을 꾸려 현장 실습을 나가기도 합니다.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을 비롯해 로마 일대의 유명한 유적과 유물들은 대부분 ICR의 학생들이 복원했다고 합니다. 1만여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배움이 있었을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350가지 향을 구분해야 하는 능력, 프랑스 향수학교 ISIPCA

향수가 진열된 모습
l 프랑스의 조향사를 양성하는 학교에서는 최소 350가지의 향을 구분해내는 능력을 갖춰야 졸업할 수 있습니다

1828년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근처 리볼리 거리에 작은 향수 가게가 문을 열었습니다. 피에르 프랑수아 파스칼 겔랑이 오픈한 이 작은 가게에서 시작된 브랜드가 바로 ‘겔랑’입니다. 이후 후손인 장 자크 겔랑이 1970년 베르사유에 조향사를 양성하는 학교를 설립했습니다. 화장품과 식용 향료 쪽으로 과정을 넓혀 1984년 ISIPCA(Institut Superieur International du Parfum, de la Cosmetique et del’Aromatique Alimentaire)라는 학교로 거듭났지만 지금도 향수에 관해서는 프랑스는 물론 세계에서 유일한 정식 교육기관입니다. 학교는 베르사유 궁전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습니다. 루이 14세가 베르사유 궁전에서 살았던 17세기부터 향수 산업이 본격적으로 발달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곳에 터를 잡은 셈입니다.

학교는 그 명성만큼이나 입학 조건도 까다롭기로 유명합니다. 높은 수준의 불어 실력은 물론, 화학, 생물 등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됩니다. 졸업까지도 험난한 과정의 연속입니다. 졸업하기 전까지 천연 향과 화학 향을 합쳐 수백 개 중 최소 350가지의 향을 구분해내는 능력을 갖춰야만 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테스트를 거치는 스파르타식 교육으로 최고의 조향사가 되기 위한 자질을 갖추게 됩니다.



7개의 악기를 만들어야 졸업할 수 있는 시카고 악기제작학교 CSVM

바이올린을 제작하는 모습
l 바이올린 제작 학교의 학생들은 입학 후 7개의 악기를 제작하며 마지막 악기로는 졸업 연주도 해야 합니다

세계에서 바이올린 제작학교가 있는 곳은 미국, 독일, 이탈리아, 영국뿐입니다. 그중 미국은 바이올린 제작을 위해 직접 보고 연구할 수 있는 명기들의 상당수가 몰려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에는 악기 딜러들이 많고, 딜러들이 악기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CSVM(Chicago School of Violin Making)은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추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CSVM은 졸업할 때까지 7개의 악기를 만들어야 하는 커리큘럼으로 유명합니다. 이 중 반드시 3개는 바이올린, 1개는 비올라여야 합니다. 입학 첫해에는 바이올린 울림통 3개를 만듭니다.

학생들은 이 과정에서 대패, 끌, 칼 등 도구 사용법을 완벽히 익혀야 해서 하루도 손이 성할 날이 없습니다. 입학 2년 차가 되어야만 온전한 바이올린을 만들 수 있습니다. 첫해에 만든 울림통 3개를 갖고 바이올린 3개를 완성하고, 이때 비올라도 1개를 완성해야 합니다. 필수 악기 제작이 끝나는 세 번째 해에는 스스로 선택한 5, 6번째 악기를 만들며 완성도를 높입니다. 6번째 악기를 만들고 나면 학생들은 졸업 시험으로 마지막 7번째 악기를 만들어 제출합니다.

일반적으로 바이올린이나 비올라를 만드는 데 300시간, 첼로를 만드는 데는 500시간이 소요된다고 하니 하루에 9시간씩 나무와 씨름해야 하는 꼴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자기가 만든 7번째 악기로 졸업 연주도 해야 하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바이올린 선생을 두고 첫해부터 2주에 한 번 30분씩 학생들에게 개별 교습을 진행합니다. 연주까지 하는 게 조금 의아할 수는 있지만, ‘아무리 손재주가 좋더라도 악기의 소리가 좋은지 나쁜지 구별하지 못하면 소용없기 때문에 음악적인 소양도 충분히 길러야 한다’고 믿는 학교 설립자의 철학이 바탕이 됐습니다.



글. 전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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