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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작은 것이 아름다운 이유
우리 생활 속 적정기술2016/04/01by 기아자동차

적정기술은 기술의 첨단성보다 각각의 환경적 배경을 고려합니다.
적정기술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속 가능한 미래입니다

손바닥 위에 전구를 올려놓은 모습
l 규모는 작지만 의미는 큰 것, 기술에도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작은’이라는 수식어가 자주 보입니다. 작은 학교, 작은 도서관, 작은 음악회처럼 대부분 발상의 전환을 통해 일상에 가깝고 지역에 유용하게 만들어진 것에 붙여지곤 하는데요. 규모는 작지만 의미는 큰 것은 기술에도 있습니다.



지금 상황에 가장 필요하고 적합한 적정기술

빨대 형식의 휴대용 정수기 라이프스트로
l 빨대 형식의 휴대용 정수기 라이프스트로(Life straw)는 깨끗한 물을 마시기 어려운 지역주민들을 위해 개발되었습니다

겨울철이면 집집마다 유리창 에어캡(일명 뽁뽁이)이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또, 실내 보온막 역할을 하는 룸텐트, 고효율 화목난로와 화덕 만들기가 인기였죠. 편리한 전자제품이 없어서 이런 기술이 관심을 끄는 것일까요? 에너지를 절약하고 냉난방비를 절감하기 위해서, 화력발전소와 핵발전소를 줄이고 싶어서. 이유가 무엇이든 공통점은 지금 상황에 가장 필요하고 적합한 기술을 이용한다는 점입니다.

적정기술이라 하면, 흔히 저개발국이나 저소득층 등 기술발달에서 소외된 이들을 돕기 위한 것으로 생각하는데요. 깨끗한 물을 마시기 어려운 지역주민들을 위해 개발된 빨대 형식의 휴대용 정수기 라이프스트로(Life straw), 멀리서 물을 날라야 하는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온 굴리는 물통 큐드럼(Q-Drum), 전기 없이도 농산물을 냉장 보관하는 팟인팟쿨러(Pot-in-pot cooler), 20달러 미만의 저렴한 인공무릎관절 자이푸르니(Jaipur Knee) 등이 대표적입니다.




인문학과 경제학을 뒤섞어 놓은 듯, 알쏭달쏭한 적정기술

전기 없이 농산물을 냉장 보관하는 팟인팟쿨러
l 전기 없이도 농산물을 냉장 보관하는 팟인팟쿨러(Pot-in-pot cooler)입니다

적정기술은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만들어 가고 있는 거대한 경제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제안되었습니다. 그래서 기술이기 전에 경제의 단위와 형태를 말합니다. 1965년 영국의 대안경제학자 슈마허가 쓴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에서 ‘중간기술’이란 개념으로 처음 소개되었죠.

첨단기술과 토속기술의 중간이란 의미로, 현지인의 필요를 채움과 동시에 현지에서 생산되는 재료를 기반으로 값싸고 손쉽게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을 뜻했습니다. 이후 지역의 경제, 환경, 문화에 적합하다는 의미로 적정기술이란 단어로 대체되었죠. 작은 규모의 경제와 중간 수준의 과학기술. 마치 과학기술에 인문학과 경제학을 뒤섞어 놓은 듯 알쏭달쏭한 적정기술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인간과 환경, 미래를 보듬는 기술을 돌아볼 때

굴리는 물통 큐드럼
l 굴리는 물통 큐드럼(Q-Drum)은 멀리서 물을 날라야 하는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역사적으로 적정기술은 위기상황이 닥쳤을 때 손상된 지구환경을 회복시켜 줄 대안으로 부각되곤 했습니다. 거대한 시스템을 전제로 하는 최첨단 기술은 지속가능성에 취약하기 때문이죠. 지구 온난화, 생태계 파괴, 오일 쇼크,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같은 일은 더 이상 어쩌다 생기는 일이 아닙니다. 대도시의 전기가 끊기고 상수도가 중단된다면, 우리 일상이 어떻게 될까요?

적정기술은 기술의 첨단성보다 각각의 환경적 배경을 고려해 얼마나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만드느냐를 중요시합니다. 적정기술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속 가능한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효율적이고 간단한 방법으로 우리가 사는 지구환경과 자연과의 공존을 생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요. 이제 기술 선진국에서도 기술의 사용과 소비에 앞서 인간과 환경, 미래를 보듬는 적정기술이 절실하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마음과 사람이 스스로 만들거나 고칠 수 있는 ‘인간의 얼굴을 한 기술’이면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슈마허의 주장이, 비록 완벽한 답은 아닐지라도 크고 빠른 것만을 좇는 생각과 삶의 태도를 전환하는 계기는 되었으면 합니다.




글. 김정연
참고도서. <작은 것이 아름답다>, <적정기술, 현대문명에 길을 묻다>
감수. <사단법인 나눔과기술> 공동대표 김찬중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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