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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오리엔탈리즘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동경과 편견 사이에 선 오리엔탈리즘2016/10/11by 현대자동차

유럽의 문화 예술 전반에 영향을 미친 ‘오리엔탈리즘’
그 영향과 한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돔 양식의 건물
l 오리엔탈리즘은 동경과 편견 사이에 있습니다



유럽인들에게 동방은 미지의 세계이자 호기심의 대상이었습니다. 15세기 후반 대항해 시대에 동방과의 교역이 활발해지자 이국적인 의상이나 장신구, 풍속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는데요. 이는 유럽의 문화 예술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이라는 유행 사조를 만들어냈죠. 하지만 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은 때로는 과장과 왜곡을 낳습니다. 지금부터 동경과 편견 사이에 선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오리엔탈리즘, 유럽의 문화 예술에 자극제가 되다

동양풍의 수공예 작품들
l 동방의 스타일은 유럽 상류층의 취향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17~18세기에 이르러 낯설고 신비로운 동방의 스타일은 유럽 상류층의 색다른 취향으로 번졌습니다. 터키와 아랍풍에 영향을 받은 튀르크리(Turqurie)는 이슬람 문화와 접목되어 식물과 기하학무늬의 유행, 돔 양식의 건축양식으로 드러났죠. 인도풍인 인디엔느(Indiennes)는 열대지방의 이국적이고 화려한 꽃과 식물 문양으로 대표됩니다.

또한 중국풍 시누아즈리(Chinoiserie)의 중심에는 중국 도자기가 있는데, 이는 유럽이 묵직한 바로크 양식에서 자유롭고 곡선이 강조되는 로코코 양식으로 변화하는 데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19~20세기에는 뚜렷한 윤곽이 돋보이는 일본식 화풍 자포니즘(Japonism)이 유행해 모네, 고흐, 고갱 등 19세기 말 유럽 화가들에게 영향을 주기도 했죠.



진짜 동양에 대한 탐구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기모노를 입고 있는 여성들의 모습
l ‘동양풍’은 현대에 와서도 장식적인 요소로 자주 쓰입니다

스스로를 ‘패션의 왕’이라고 칭했던 폴푸아레는 동양과 중동에 대한 관심을 패션에 접목시켜 기모노 스타일의 의상, 아라비안풍 터번, 터키풍의 하렘 팬츠 등을 선보였죠. 상류사회 패션계의 호기심을 자극한 그의 동양 취향은 에스닉 룩의 원조로 꼽힙니다.

오리엔탈 스타일의 의상을 입은 모습
l 진짜 오리엔탈리즘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오리엔탈리즘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동양의 정서와 문화를 깊이 들여다보지 않은 단면적인 취향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1960년대 미국을 중심으로 확산된 ‘네오 오리엔탈리즘’은 선(禪), 요가, 도교 등 동양에서 기원한 종교와 사상에 뿌리를 둔 운동이라는 점에서 발전된 시선으로 보입니다.

아쉬운 것은 여전히 ‘오리엔탈리즘’이 서구의 시선에 묶여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주체성을 강조한 ‘포스트 오리엔탈리즘’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서양인의 편견에서 벗어난 새로운 오리엔탈리즘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어쩌면 동양 사상의 ‘나다움’이 반영된 진짜 오리엔탈리즘의 유행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글. 강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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