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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만든 아름다운 기적,
오케스트라 엘 시스테마의 이야기2016/07/08by 기아자동차

음악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기적을 이루어 낸
‘엘 시스테마’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엘 시스테마 활동을 하는 아이들이 악기를 들고 환호하는 모습
l 빈민가에서 들려온 음악 선율은 아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심어 주었습니다



음악이 한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거리를 떠돌던 아이가 바이올린 연주자로 오케스트라에 참여하고, 삶의 벼랑 끝에서 절망하던 이가 클래식 공연장에서 위안을 얻는 것처럼 말이죠. 이런 영화 같은 일들이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40년간 수없이 일어났습니다. 사람들은 이를 ‘엘 시스테마(El Sistema)’의 기적이라 부릅니다.



빈민가에서 들려오기 시작한 아름다운 선율

친구의 첼로연주를 알려주고 있는 아이의 모습
l 아이들은 나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함께 잘해야 하는 오케스트라 연주를 하며 협동을 배웁니다

남미 최대의 산유국이지만 극심한 빈부 격차로 국민의 30% 이상이 빈민층에 마약과 폭력으로 얼룩진 나라,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는 바로 이 나라의 음악교육 시스템이자 관련 재단의 이름입니다. 정식 명칭은 ‘베네수엘라 국립 청년 및 유소년 오케스트라 시스템 육성재단(FESNOJIV)’입니다. 지금까지 무려 30만 명의 청소년들이 거쳐 간 엘 시스테마의 시작은 1975년 전과 5범을 포함한 11명의 빈민가 아이들로 구성된 소규모 오케스트라였습니다. 경제학자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가 빈민가의 한 차고에서 ‘총 대신 바이올린을! 마약 대신 클라리넷을!’이란 구호를 내걸고 거리의 아이들 손에 악기를 쥐여 주면서 음악을 통한 사회개혁을 시도한 게 엘 시스테마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악기를 배우고 연주하는 모습
l 음악을 연주하는 데에는 차별과 소외가 없기에 아이들은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희망을 느끼기 힘들었던 아이들의 문화적 차별과 소외를 해결하는 한편, 이들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으로 ‘오케스트라’란 도구를 활용한 것이죠. 그런데 왜 하필 클래식 음악, 그것도 오케스트라였을까요? 그건 오케스트라가 지닌 정체성, 즉 다양한 악기들이 모여 일체감 높은 하모니를 이룬다는 점에 주목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기적의 시그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단지 악기를 배우고 단원들과 멜로디 하나를 완성해나가는 과정만으로 이전과는 다른 아이로 탈바꿈한 것입니다. 가령, 끽끽 소리만 내던 악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통해 인내하는 법을, 그것을 성취해냈을 때의 기쁨을 통해 용기와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또, 서로 고음과 저음, 소리의 강약을 맞춰가면서 자연스레 사회구성원으로서의 협동과 배려를 배워나갔고, 악기를 연주하면서 난생처음 예술이 주는 이완과 긍정의 에너지를 삶의 영양분으로 흡수했습니다.

기적은 오케스트라 조직 안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총소리와 비명으로 채워지던 빈민가에 아름다운 선율이 섞였고, 그 낯설지만 뭉클한 변화는 베네수엘라 전역은 물론이고 어느새 전 세계에 엘 시스테마 바람을 불게 했습니다.



음악의 기적, 한국에서도 통한 선한 영향력

엘 시스테마를 벤치마킹한 한국의 ‘꿈의 오케스트라’에서 어린이들이 연주하는 모습
l 한국에서도 엘 시스테마를 벤치마킹해서 ‘꿈의 오케스트라’ 프로그램이 기획되었습니다

국내에 엘 시스테마가 유입된 건 지난 2010년. 전국 지역문화재단을 통해 문화 소외지역과 저소득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꿈의 오케스트라’ 프로그램이 기획되면서 엘 시스테마에 대한 본격적인 벤치마킹이 이루어졌습니다.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의 포맷을 가져왔지만, ‘한국형’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만큼 원형에 국내 정서를 더한 형태로 확산되었습니다.

대부분 해당 지역 저소득층 자녀를 60% 이상 참여시킨다는 것을 전제로 엘 시스테마의 가치를 실천에 옮기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국악과의 퓨전을 통해 우리나라 고유의 정서로 아이들에게 따뜻한 관심과 위로를 건네는 것을 목표로 삼은 오케스트라도 있습니다. 닮은 듯 다른 구성원과 규모의 한국형 엘 시스테마는 꾸준히 늘고 있고, 비록 시작은 조금 늦었지만, 음악이 주는 선한 영향력을 생각했을 때 이는 상당히 반가운 변화임이 틀림없습니다.

중요한 건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를 얼마나 그대로 흉내 내느냐가 아니라 지난 40년의 역사를 통해 엘 시스테마가 거듭 확인한 가치 실현입니다. 즉, 함께 연주하며 자기 앞에 놓인 불행과 싸워나간다면 누구에게나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음악의 약속’, 꿈꾸는 자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흔들림 없는 믿음 말입니다. 엘 시스테마가 나라를 불문하고 꾸준한 파급력을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 입니다. 이는 2010년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의 창시자 아브레우의 수상소감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빈곤은 ‘나누지 못해서’ 발생한다. 예술을 누리는 것은 모두의 권리다. 공정한 사회와 공정한 문화는 함께 가야 한다. 음악교육을 통해서 현실 그 이상의 꿈을 꿀 수 있다. ‘확산되지 못하는 좋은 일’은 아무 소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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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민경미
참고도서. <엘 시스테마, 꿈을 연주하다> <한국형 엘 시스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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