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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곳에서 흘리는 땀과 눈물
금메달리스트들의 치열한 이야기2016/08/10by 현대자동차그룹

다이빙, 장대높이뛰기, 그리고 펜싱까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선수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장대높이뛰기를 하는 모습
l 인간이 신체적 한계에 도전하게 되면서 다양한 스포츠 종목이 생겼습니다



2016년 세계 스포츠 축제의 화려한 막이 올랐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제전의식에서 기원해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강인한 정신과 신체의 조합이 빚어내는 무대인데요. 선수들은 무대에 오르기 위해 치열한 노력으로 정교하고 아름다운 자세를 만듭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세계 정상에 우뚝 서게 됩니다.



다이빙 강국의 새로운 여제, 우민샤

다이빙을 하는 모습
l 평균 시속 60km로 낙하하는 다이빙 선수에게 주어지는 연기 시간은 2초 남짓입니다

허공을 향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몸을 던지더니 공중에 머무는 촌각을 쪼개 현란한 동작들을 선보이곤 가뿐하게 수면으로 떨어집니다. ‘다이빙 여제’로 불리는 중국 우민샤 선수의 경기는 감탄을 자아냅니다. 평균 시속 60km로 낙하하는 다이빙 선수에게 주어지는 연기 시간은 2초 안팎, 이 시간 동안 회전을 비롯한 공중 연기를 선보이려면 신체가 공중에 떠 있는 시간을 0.1초라도 늘려야 합니다.

다이빙은 체격 조건이 중요한 다른 수영 종목과 달리 섬세한 기술과 집중력이 경기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특히 우민샤, 궈징징과 같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보유한 ‘멍즈두이(드림팀)’ 중국 대표팀의 훈련법은 탄탄한 기본 자세 만들기에 중점을 둡니다. 수중훈련을 위주로 하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지상훈련의 비중이 60%에 달하는데, 이를테면 탄성 있는 스프링보드 종목의 선수들은 트램펄린을 이용해 도약력을 키우는 훈련을 하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야 하는 플랫폼 종목의 선수들은 몸에 줄을 연결한 채 입수 시 물보라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자세 교정에 힘씁니다.

지난 2001년 16세의 나이로 세계 대회에 등장한 우민샤 선수는 2004 아테네 올림픽·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임에도 불구하고 자국 팀의 파트너이자 선배인 궈징징 선수의 그림자에 가려 ‘2인자’로 불려왔는데요. 그러나 궈징징 선수가 은퇴한 이후 열린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다이빙 종목 사상 최초의 3연패를 달성하며 그 빈자리를 완벽하게 채웠습니다. 지난 2015년 세계수영 선수권대회에서는 14살이나 어린 선수와 완벽하게 호흡을 맞추며 통산 8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명실상부한 세계 다이빙 여제로 굳건히 올라섰습니다.



하늘을 나는 인간 새, 장대높이뛰기의 세르게이 부브카

장대높이뛰기를 하는 모습
l 장대높이뛰기는 출발부터 착지까지 자신이 발생시킨 에너지를 잘 보존하고 다양한 형태로 바꾸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거스를 수 없는 중력의 끌어당김 앞에서도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망이 다이빙을 만들었다면, 날개가 없어도 비루하지 않게 날갯짓을 해보고 싶었던 인간의 욕망이 장대높이뛰기를 만들었습니다. 도움닫기로 발생한 운동에너지를 땅에 꽂은 막대를 통해 탄성에너지로 바꾸고, 이를 중력에 의한 위치에너지로 변환해 다시 매트 위에 떨어지는 운동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인데요. 전형적인 에너지 변환 운동인 이 종목에서는 출발부터 착지까지 자신이 발생시킨 에너지를 잘 보존하고 다양한 형태로 바꾸는 기술이 중요합니다.

세르게이 부브카(Sergey Bubka)는 1985년 7월 13일, 인간의 한계로 여겨졌던 6m의 벽을 최초로 뛰어넘은 장대높이뛰기 선수입니다. 우리에겐 1988 서울 올림픽의 금메달리스트로, ‘인간 새’라는 애칭이 더 친숙한 그는 현역 선수 시절 장대를 들고도 1초에 평균 속력 9.6m로 달릴 수 있었고, 체조 동작에 가까운 점프 자세로 유연하게 바를 넘었습니다. 특히 장대를 꽂으면서 물구나무서기 자세로 하늘을 향해 솟구친 뒤 그대로 몸을 180도 회전해 바를 넘는 공중동작은 ‘부브카는 점프하지 않는다, 그저 하늘을 날 뿐이다’라는 말처럼 우아하고도 완벽했습니다. 이는 어린 시절부터 기계체조로 다져진 근력과 유연성, 균형감에 무수한 훈련을 거듭해 완성된 것입니다.

8살 때부터 체조를 시작한 그는 10살 되던 해 장대높이뛰기로 종목을 전환했고, 20살에 처음으로 출전한 세계대회에서 5.70m를 기록하며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이후 2년마다 열리는 세계선수권 대회를 6연패하고, 총 35번의 세계기록(공식 27번, 비공식 8번)을 갈아치우며 남자 장대높이뛰기의 전설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가 1994년 세운 실외 장대 높이뛰기 세계신기록(6.14m, 실외)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굳건합니다.



세계 최정상에 도전하는 검객, 펜싱의 남현희

펜싱 경기를 하는 모습
l 펜싱 선수들은 눈 깜빡임보다 빠른 움직임을 지탱하기 위해 엄청난 균형감각이 필요합니다

너비 1.5~2m, 길이 14m의 피스트(펜싱 경기대) 위에서 110cm 길이의 검을 들고 승부를 겨루는 펜싱은 속도와 균형의 스포츠입니다. ‘팡트(Fente)’라고 불리는 찌르기 동작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데, 이를 위해 선수들은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며 쉼 없이 공격과 방어, 역습을 펼칩니다. 수준급의 펜싱 선수가 휘두르는 칼의 속도는 초속 7m에 가까우며 준비 동작에서 검으로 상대방의 몸을 터치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0.03초 내외입니다. 우리가 눈을 깜빡일 때 걸리는 시간이 0.3초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새 몸이 움직인다는 얘기인데요. 이를 위해서는 순간적인 움직임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자세와 균형 감각이 필요합니다. 양발은 뒤꿈치를 기준으로 항상 90도를 유지하고, 양팔은 180도가 되도록 움직이는 게 펜싱 자세의 기본 원칙입니다.

세계 랭킹 14위에 빛나는 우리나라의 남현희 선수 역시 피스트 위에서 완벽한 자세를 유지합니다. 157cm의 단신인 그녀는 다른 선수들보다 작은 대신 더 빠른 움직임을 만들어내기 위해 무릎 연골이 닳을 만큼 엄청난 연습을 거듭했고, 그 결과 보통 선수들보다 3배나 빠르게 기술을 구사합니다. 또 10대가 넘는 적외선 카메라와 도복 안에 장착하는 전자감응기를 이용해 피스트 위에서 움직이는 자신의 자세 하나하나를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맞춤형 훈련을 반복하고, 필라테스를 통해 주로 사용하는 손의 방향에 따라 비틀어진 체형의 균형을 바로잡는 일에도 힘써왔습니다.

2013년 딸을 출산한 뒤 악력이 떨어져 검을 잡기도 힘들었지만 특유의 승부 근성으로 다시 일어선 남현희 선수는 지난 3월 쿠바에서 열린 세계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한국 펜싱 사상 최초로 4회 연속 세계 대회에 출전하게 된 ‘엄마 검객’ 남현희 선수의 목표는 이번에도 당연히 금메달입니다.



글. 김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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