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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마켓에서 찾은 창작의 즐거움
일상예술창작센터 사무국장을 만나다2016/06/15by 현대차 정몽구 재단

일상 속에서 예술을 찾다
일상예술창작센터 최현정 사무국장을 만나봤습니다

일상예술창작센터 최현정 사무국장
l 일상예술창작센터는 일상을 예술로 만들고자 합니다



평범한 일상을 예술로 탈바꿈시키는 비결은 의외로 사소합니다. 시각을 달리해 작은 것의 위대함을 발견하는 것, 경계를 허물고 변화를 시도하는 것, 거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물론 중심에는 예술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사람이, 우리의 이야기가 있어야 하죠. 삶을 ‘예술’로 만들고자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해온 일상예술창작센터. 그와 역사를 함께해온 최현정 사무국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예술의 경계를 허물어 열린 프리마켓

창작자들의 작품 판매 공간 내부 모습
l 창작자들의 작품 판매 공간을 통해서도 일상예술창작센터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읽어 볼 수 있습니다

예술이란 것은 경계가 참 모호해 때로는 우리를 갸웃거리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 ‘모호함’이 ‘가능성‘이 되기도 하는데요. ‘누구’든지 ‘무엇’이라도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죠. 일상예술창작센터는 이 점에 주목합니다. 그리고 사회적 기업으로서 창작자와 시민이 주체가 되는 문화 공동체를 일구어 나갑니다.

이들의 움직임은 이름처럼 명료합니다. 한마디로 일상 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예술을 이끌어내 일과 삶을 창작하겠다는 것인데요. 이러한 일례가 홍대 앞 예술시장 프리마켓입니다. 2002년 6월, 첫 시장을 열었으니 우리나라 프리마켓의 시초라 할 수 있죠. 당시만 해도 일본, 유럽 등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창작품을 판매하는 프리마켓(free market)과 사용하던 물품을 판매하는 플리마켓(flea market)의 개념조차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또한, 프리마켓은 축제 때 일시적으로 열리는 정도였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열었을 때 어떤 그림이 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습니다. 기대와 우려 속에 본격적으로 문은 열렸고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숨겨져 있는 창작자들에게 중점을 두었어요.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들어가지 않아도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에 관심을 이끌어내고 싶었거든요. 경계 없이 예술 하는 사람들, 작은 예술 하는 사람들을 모아보자는 생각으로 프리마켓의 개념을 정립한 거죠. 또한, 정책적으로도 시민들이 문화를 향유하는 수준을 넘어 체험하고 즐겨야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던 시기였어요. 흐름이 어떻게 되든지 지속되도록 만들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죠. 창작자들이 1000명, 2000명 쌓이다 보니 다음 단계에는 무엇을 하면 좋을지 함께 논의했고, 그렇게 커뮤니티가, 공간들이, 문화예술 사업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일상 속 작은 창작 활동의 재발견

연남동 마을시장 따뜻한 남쪽 행사가 진행 중인 모습
l 연남동, 핫플레이스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 연남자리 공식 웹페이지)

일상예술창작센터의 영역은 광범위합니다. 긴 역사만큼 다양한 영역으로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이들은 어떤 사업에 중점을 두어야 할지 고민했고, 결론적으로 더 작은 곳에 집중해 마을이 중심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일상예술창작센터의 프로그램은 마포구 연남동 주민들이나, 이곳을 좋아하고 방문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범위가 좁혀졌습니다. 대신 집중의 결과로 일상예술의 농도는 짙어졌죠. 지금은 연남동이 소위 말하는 ‘핫한 동네’로 주목받고 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의 주민들이 즐길 수 있는 거리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반가운 변화에 이웃들이 반겨주었음은 당연한 결과였죠.

“재작년에 ‘연남동 마을시장 따뜻한 남쪽’을 열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마을 토박이, 예술가, 화교 등 지역주민들로만 이뤄졌는데도 400팀 정도나 되었으니까요. 그렇게 시장에서 만난 사람들이 센터의 다른 사업이나 마을시장 사업으로도 이어집니다. 연남동으로 옮겨온 작은 공방들이 처음에는 주민들과 잘 만나는 것이 목표였다면, 지금은 어떻게 상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는 단계에 이르렀어요. 그래서 저희를 중심으로 협의체도 만들고 있고요.”



누구나 예술을 내 것으로 만드는 세상

일상예술창작센터 최현정 사무국장
l 일상예술창작센터는 지난 2010년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을 받았습니다. 이는 이들에게 굉장히 큰 의미를 가집니다

“설립 후 2003년 서울시에 ‘비영리문화단체’ 신청을 했을 때만 해도 인정이 되지 않아 반려를 당했어요. 그러다 2009년쯤, ‘우리도 수익을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이 되어볼까’란 고민이 한창 있었는데요. 사업을 확장하고,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었죠. 당시는 저희도 꽤 알려졌고, 서울시와 같이 일도 하던 때였어요. 그러면서 비영리 민간단체 등록을 하고, 사회적 기업으로도 인정을 받았어요. 더 많은 사람들과 일을 하게 됨으로써 사업이 확장될 수 있었던 계기였죠.” 사회적 기업이 되기 전까지는 좋아서 하는 일 정도의 가치를 갖고 갔다면, 이후에는 분명한 목적성을 가지면서 일하게 됐습니다. 더불어 비전과 존재 이유 등에 대한 깊은 고찰도 뒤따랐죠.

일상예술창작센터는 올해 작은 것은 더 작게, 큰 것은 더 크게 만들어 갈 예정입니다. 마을에 집중함과 동시에 3회째 열릴 ‘서울국제핸드 메이드페어’는 국제적 영역의 기획에 더욱 힘을 싣습니다. 또한, 국제 작가들과의 컨퍼런스 강화 등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바이어 라운지를 운영함으로써 작가들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파트너를 만날 수 있는 영역을 만들고자 합니다.

예술이 없어도 먹고 사는 데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어떠한 형태로든 창작 활동이 더해지면 삶이 풍성해지는 것은 분명하죠. “누군가 소중하게 만든 물건을 내 생활 속으로 가져와 쓰는 것. 그런 것들이 주는 위로나 가치에는 분명히 특별함이 있어요. 그로 인해 직접 창작 활동을 시작하게 될 수도 있는 거고요. 그래서 무한한 손의 능력을 어떻게 복원시킬지 늘 고민합니다. 손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의 기반을 단단히 다지는 것도요.”



글. 정은주
사진. 김경록 (Bunker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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