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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이중섭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보다2016/09/20by 현대자동차그룹

화가 이중섭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그의 뮤즈인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봤습니다

이중섭 작가의 〈바닷가의 아이들〉 1952-53년, 종이에 연필 수채, 32.5 x 49.8cm ⓒ국립현대미술관
l 이중섭 작가의 〈바닷가의 아이들〉 1952-53년, 종이에 연필 수채, 32.5 x 49.8cm ⓒ국립현대미술관



화가 이중섭이 탄생 100주년을 맞았습니다. 그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피사체는 ‘소’ 그리고 ‘가족’이었는데요. 특히 이중섭은 평생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작품의 주제로 삼았습니다.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며 그의 작품들과 함께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아포리즘을 모아봤습니다.



소중한 가족에게 보내는 존중과 찬사

이중섭 작가의 〈시인 구상의 가족〉 1955년, 종이에 연필 유채, 32 x 49.5cm ⓒ국립현대미술관
l 이중섭 작가의 〈시인 구상의 가족〉 1955년, 종이에 연필 유채, 32 x 49.5cm ⓒ국립현대미술관

‘멋진 아들 태현아, 용감한 태성아. 아빠는 하루종일 태현이와 태성이와 엄마가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어요. 곧 만날 생각을 하니 아아, 아빠는 너무 즐거워요.’ ? 이중섭의 편지 중에서

1945년, 이중섭은 도쿄 유학 시절 만난 후배 야마모토 마사코에게 ‘남덕’이라는 한국 이름을 지어주고 부부의 연을 맺었습니다. 그러나 전쟁과 가난, 건강 악화 등 갖은 악재가 반복되는 현실에 결국 아내와 두 아들을 일본으로 보내고 홀로 한국에 남았죠. 이후 그는 통영, 진주, 서울, 대구, 왜관 등을 정처 없이 떠돌며 일본에 있는 가족들에게 수많은 편지를 보냈는데요.

연정의 대상을 넘어 삶을 공유하는 동반자로 여겼던 아내에게는 ‘우주에서 유일한 나의 빛, 별, 태양, 사랑, 모든 것의 주인, 천사’, ‘나의 생명이며 힘의 원천이며 기쁨의 샘’, ‘존경하는 내 사람’ 등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또한 ‘아빠는 늘 나의 착한 아이들을 보고 싶어요’, ‘아빠는 건강하게 그림을 열심히 그리고 있어요’ 등 아이들에게도 존댓말을 사용하며 존중을 표현했습니다. 현재까지 남아있는 60여 통, 160매에 달하는 그의 편지 대부분은 다정다감한 메시지와 직접 그린 그림들로 가득한데요. 그는 편지를 쓰면서 멀리 떨어진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고, 곧 만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나갔습니다.



사랑의 결실, 자녀에 대한 무한한 기쁨

이중섭 작가의 〈물고기와 아이들〉 1950년대, 종이에 잉크 유채, 27 x 39.5cm ⓒ국립현대미술관
l 이중섭 작가의 〈물고기와 아이들〉 1950년대, 종이에 잉크 유채, 27 x 39.5cm ⓒ국립현대미술관

부산과 제주도에서 피란생활이 이어졌지만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중섭에게는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이중섭은 이때의 기억을 되살려 물고기와 아이들이 등장하는 그림을 많이 남겼습니다.

사랑스럽지 않나요/ 놀랍지 않나요/ 소중하지 않나요/ 태어난 지 1분도 안 됐죠/ 생각하지 못했어요, 우리의 사랑으로/ 이처럼 사랑스런 아이가 태어날 줄/ 하지만 사랑스럽지 않나요? 사랑의 결실이죠. -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의 노래 〈Isn’t She Lovely〉 중에서

아이가 태어나고 부모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바로 눈맞춤입니다. 이를 통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죠. 살아있는 ‘팝의 전설’ 스티비 원더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시각장애인인데요. 그는 1976년 첫딸인 아이샤를 얻었을 때 아이의 얼굴을 볼 수 없었습니다. 실망하는 대신 그가 택한 방법은 딸을 위한 곡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도입부에는 아이가 탄생하던 순간을 연상시키는 갓난아기의 힘찬 울음소리를 넣고, 중간에 흐르는 간주에는 직접 하모니카를 불어 흥을 돋웠고, 가사 한 줄 한 줄에 딸을 얻은 기쁨을 가득 실었습니다.



나의 뿌리,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

이중섭 작가의 〈길 떠나는 가족〉 1954년, 종이에 유채, 29.5x64.5cm ⓒ국립현대미술관
l 이중섭 작가의 〈길 떠나는 가족〉 1954년, 종이에 유채, 29.5 x 64.5cm ⓒ국립현대미술관

나는 어머니가 해주는 음식과 함께 그 재료에 난 칼자국도 함께 삼켰다. 어두운 내 몸 속에는 실로 무수한 칼자국이 새겨져 있다. 그것은 혈관을 타고 다니며 나를 건드린다. 내게 어미가 아픈 것은 그 때문이다. 기관들이 다 아는 것이다. 나는 ‘가슴이 아프다’는 말을 물리적으로 이해한다. - 김애란의 소설 〈칼자국〉 중에서

어릴 땐 이해할 수 없었던 어른들의 속사정이 조금씩 헤아려지기 시작하는 건 어른으로서 삶의 무게를 짊어지게 되면서겠죠. 2000년대를 대표하는 ‘젊은 작가’ 김애란의 소설에는 유독 가족 이야기가 많이 등장합니다. 비교적 초기에 출간한 단편집 〈달려라 아비〉와 〈침이 고인다〉뿐 아니라 데뷔 10년 차에 출간한 장편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정서는 철이 든 자식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부모의 삶, 그리고 이를 통해 부모를 이해하려는 노력입니다. 김애란의 소설은 한 사람의 남자와 여자가 만나 자식을 통해 비로소 부모로 완성되는 숭고한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화가 이중섭의 생애와 작품을 한눈에 〈이중섭, 백년의 신화〉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99 덕수궁 내)
일정 2016년 10월 3일까지
입장료 어린이 및 청소년 4,000원, 성인 7,000원(덕수궁 입장료 포함)
문의 02-522-3342
홈페이지 www.jungseob.com



글. 김영하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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