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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 작가의
익스트림 스포츠 사진 이야기2015/04/02by 기아자동차

자연의 생명력을 순간에 담아내는
사진작가 김정욱을 소개합니다

김정욱 작가의 분신과도 같은 익스트림 스포츠 사진 촬영 장비들
l 김정욱 작가의 분신과도 같은 익스트림 스포츠 사진 촬영 장비들



본래 인간은 지도도 없이 먼 바다로 나가 거친 파도와 맞서고, 맨손으로 바위산을 점령하며 살았습니다. 그 희미한 기억을 되살리는 한 남자가 여기 있습니다. 온몸을 부딪쳐 자연의 정수를 맛보는 즐거움을 탐하는 익스트림 스포츠 작가 김정욱입니다.



바다에서 꿈을 배우다

“친구들의 영상을 만들며 ‘내 손으로 만든 영상이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구나’ 자신감을 얻었죠”
l “친구들의 영상을 만들며 ‘내 손으로 만든 영상이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구나’ 자신감을 얻었죠”

남들은 그를 탐험가라고 부르지만, 스스로는 좋아하는 일에 몰두할 뿐입니다. 10년 가까이 바다로 나가 큰 파도를 기다리며 서핑을 즐기고, 바다에 뛰어들고 절벽에 매달렸습니다. 그리고 이를 사진에 담다 보니 언제부턴가 ‘바다 작가’라 불리게 되었지만, 그는 시각디자이너이자 상업 사진과 비디오를 찍는 포토그래퍼입니다. 자연은 그에게 밥벌이를 위한 공간이 아닙니다. 바다에서 처음으로 꿈을 배운 까닭이죠.

“경기용 요트가 취미였던 아버지의 권유로 중학교 때 요트를 배웠어요. 요트 선수생활을 하면서 막연하게 ‘서른 살쯤 되면 내 배를 사서 먼바다를 항해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죠. 그런데 같이 요트를 시작한 동생이 두각을 나타내자,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것을 찾겠다는 생각으로 외국어고등학교에 진학했어요. 하지만 학교에 잘 적응을 하지 못해 방황하던 중,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친구들과 친해졌고, 어느 날 이들과 보드 타는 모습을 캠코더로 촬영해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는데 주변의 반응이 좋은 거예요. 그 과정에서 ‘내 손으로 만든 영상이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구나’ 자신감을 얻었죠.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절충안을 찾았고 그것이 디자인이었어요”



사진에 담아낸 인간의 생명력

“가만히 앉아 햇볕과 바람을 느끼며 자연과 교감하는 순간 자체를 좋아해요”
l “가만히 앉아 햇볕과 바람을 느끼며 자연과 교감하는 순간 자체를 좋아해요”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했지만 사무실에 갇힌 생활은 답답했습니다. 자연스레 문밖에서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자연에 이끌렸고, 그로부터 자연에서 즐거움을 찾는 여행자가 되었습니다. 작가 김정욱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고 싶어서가 아니라, 거친 자연과 하나가 되어 파도를 가르고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생명력을 생생하게 붙박아 두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에게 익스트림 스포츠는 취미이자, 삶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2006년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처음 서핑 사진을 찍던 날, 카메라 끈에 손가락이 감긴 채로 파도에 휩쓸렸어요. 오른손 엄지 인대가 모두 끊겨 전신마취 수술을 받고 몇 달간 입원했지만 머릿속에는 온통 바다와 파도 생각뿐이었어요. 결국 퇴원하기 전에 바다로 달려나가 수술한 곳의 실밥이 또 터져서 재수술을 받았죠. 2010년에는 친구 두 명과 67일간 24피트 길이의 요트를 타고 전국 연안을 항해하기도 했어요. 불편한 잠자리에 잘 먹지도 못하면서 고생했지만 원시적인 장비만으로 스스로를 지키며 항해를 마쳤다는 것에 자신감을 얻었죠. 그렇다고 험한 곳만 찾아 다니는 것은 아니에요. 다양한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지만, 가만히 앉아 햇볕과 바람을 느끼며 자연과 교감하는 순간 자체를 좋아해요”



지극히 개인적인, 그래서 더 즐거운

“지금은 나를 필요로 하고 이해하며 지지해 주는 사람들을 위해 작업하고 싶어요”
l “지금은 나를 필요로 하고 이해하며 지지해 주는 사람들을 위해 작업하고 싶어요”

좋아하는 일을 하려니 경제적인 문제가 늘 발목을 잡았습니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 그 불편함을 지혜롭게 넘기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직업을 통해 좋아하는 일을 계속해 나갈 수 있는 역설은 의외로 간단한 해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디자인이나 상업적인 사진과 영상을 찍어 얻은 수입으로 서핑 사진 작업 비용을 대고 있는 것이죠. 그는 일과 취미의 경계에서 영리한 줄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 팽팽한 긴장감이 거친 자연을 즐기면서 셔터를 누르게 하는 힘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이 즐거워요. 시작할 때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바다 사진을 남기고 싶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나를 필요로 하고 이해하며 지지해 주는 사람들을 위해 작업하고 싶어요” 자신을 지지해 주는 사람들을 위해 일한다면 마음만은 넉넉한 부자가 아닐 수 없겠죠. 군살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의 탄탄한 몸을 보며, 서핑수트를 입고 바다에 뛰어들거나 무거운 사진 장비를 매고 절벽에 오르려면 늘 체중관리가 필요하겠다고 묻자, ‘일하느라 먹을 틈도, 살 찔 틈도 없다’는 농담으로 응수하는 그. 하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산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삶의 에너지는 충분한지 모릅니다.

“자신만의 경험은 쓰든 달든 교훈이 되고, 그래서 좌충우돌 사는 것이 재미있어요”
l “자신만의 경험은 쓰든 달든 교훈이 되고, 그래서 좌충우돌 사는 것이 재미있어요”

“저는 자연이 일터인 행복한 직장인이에요. 앞으로도 자연 속에서 주제나 소재에 국한되지 않고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이고 싶어요. 자신만의 경험은 쓰든 달든 교훈이 되고, 그래서 좌충우돌 사는 것이 재미있어요” 갈 길은 멀어도, 자연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맛본 행복한 여행자의 두 다리는 지치지 않습니다.



글. 조희영
사진. 김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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