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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동반한 성장
슬픔을 마주하는 방법2015/04/29by 현대모비스

살면서 누구나 겪게 되는 감정, 슬픔
우리는 어떻게 슬픔을 받아들여야 할까요?

엄마의 뱃속과 이별하고 세상에 나오는 순간부터 인간은 상실과 슬픔을 경험합니다
l 엄마의 뱃속과 이별하고 세상에 나오는 순간부터 인간은 상실과 슬픔을 경험합니다



일상에서의 작은 행복은 삶을 쉼 없이 살아가게 만드는 동력이 되는 것은 물론 긍정적인 힘을 불러일으킵니다. 하지만 미디어에서 긍정을 강조하기 시작하면서 늘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고 그렇지 않으면 잘못된 것으로 오해하는 듯합니다. 사실 삶이란 주어진 순간부터 상실을 동반한 슬픔의 고통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 말이죠.


슬픔, 누구나 겪는 성장통
 
슬픔은 인간이 사회에서 살아가며 필연적으로 맞닥뜨리는 성장 과정입니다
l 슬픔은 인간이 사회에서 살아가며 필연적으로 맞닥뜨리는 성장 과정입니다

아기는 울음으로 첫 호흡을 시작해 탄생을 알립니다. 차가운 외부 공기에 노출되면서 엄마의 따뜻하고 아늑한 뱃속과 이별하는 아기가 웃으면서 호흡을 할 수 있을까요? 이렇듯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는 상실을 경험합니다. 슬픔은 나와 애착이 있는 중요한 무언가를 잃는 경험에서 비롯되는 감정입니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동물이든, 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것이든 상실하는 대상이 무엇인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그 대상에게 어떤 의미를 부여했고 얼마만큼 커다란 애정이 있었는가’가 슬픔의 크기와 색채를 결정합니다. 죽음이나 이별을 통해 애정 대상을 상실하는 것뿐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로부터 거절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적, 심리적 상실도 슬픔을 유발하지요. 심리 사회적인 성장 과정에서 슬픔은 결코 피할 수 없는 경험입니다.

 
육체를 지배하는 감정
 
슬픔의 감정은 정신뿐만 아니라 육체적 고통까지 동반합니다
l 슬픔의 감정은 정신뿐만 아니라 육체적 고통까지 동반합니다

이 감정이 인류 공통의 고통스러운 경험이라는 것은 슬픔을 표현하는 다른 문화권의 유사한 언어 표현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가슴이 찢어지듯 슬프다’라는 우리말과 비통한 슬픔을 뜻하는 영어 ‘heart break’의 유사성을 봐도 알 수 있죠. 2011년 미국 미시간 대학교 심리학과 에단 크로스 박사의 fMRI 연구에 의하면 연인에게 실연당한 슬픔을 느끼는 뇌의 부위와 뜨거운 열을 가했을 때 통증을 느끼는 뇌의 부위가 같았다고 합니다.

물론 더 발달한 의료 영상 기술과 새로운 데이터 분석 기법을 활용한 후속 연구들에 의해 슬픔을 처리하는 뇌의 신경회로와 통증을 처리하는 회로에 차이가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하지만 여전히 육체적 고통을 통해 비유적으로 슬픔을 표현하는 것이 영 근거 없는 말은 아닙니다. fMRI 상에서 활성화되는 부분이 겹치는 부위가 많고 영향을 주고받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죠.
 
 
성숙하게 슬픔을 마주하는 법
 
무조건 슬픔을 피하기 보단 슬픔의 이유를 들여다보고 위로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l 무조건 슬픔을 피하기 보단 슬픔의 이유를 들여다보고 위로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고통은 누구나 피하고 싶기 마련입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슬픔을 느끼고 표현하기보다는 억누르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상실 그 자체, 또는 상실이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을 부정하고 슬픔을 회피하다 보면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됩니다. 바로 우울증입니다. 우울증은 슬픔과 분노가 혼합된 특별한 슬픔으로 정신 분석학적으로는 자신을 버린 애정 대상에 대한 분노가 자기 자신에게로 향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슬픔은 우리의 삶에서 필수적인 감정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했는데 슬프지 않다면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피할 수 없다면 고통을 통한 성장으로 슬픔을 승화시키는 게 필요합니다. 슬픔을 인정하고, 필요하다면 가까운 사람들에게 적절히 표현해 보세요. 한발 물러서 슬픔의 이유를 헤아려 본다면 슬픔은 자신을 더 잘 알게 되는 성찰의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운동, 여행, 취미 활동 등 기분 좋게 만드는 활동을 찾아서 해 보거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을 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깊은 슬픔에 머물러 있는 것에서 벗어나 삶에서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 줄 것입니다.



글. 김연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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