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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커피 한잔 할까요?
커피 한잔에 담긴 남녀의 진심2015/03/18by 현대다이모스

커피 한잔으로 보는 남녀의 속마음
내 앞의 그(녀)는 어떤 생각을 할까?

남자와 여자는 언제 “커피 한잔 할까요?”라는 말을 건넬까요?
l 남자와 여자는 언제 “커피 한잔 할까요?”라는 말을 건넬까요?



길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손에 들려있는 커피는 이제 자연스러운 모습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커피는 그 맛이나 향도 좋지만, 더불어 누군가와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손쉽고도 중요한 도구이기도 하죠. 오죽하면 남녀 간의 대화를 시작하는 가장 첫 번째 방법도 ‘커피 한잔 할까?’일까요. 상대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특별한 매개체, 커피에 감춰진 남자와 여자의 속마음을 알려드립니다.



남자의 커피, 흑심도 타이밍이다

남자의 ‘커피 한잔’은 상대에 대한 관심입니다
l 남자의 ‘커피 한잔’은 상대에 대한 관심입니다

커피? 몇 그램의 카페인일 뿐
보통의 남자들에게 커피란 그저 몇 그램의 카페인일 뿐입니다. 카페 역시 담배 한 대를 물기 위한 수단에 불과할 때도 잦습니다. 그러니 그녀에게 “커피 한잔 하실래요”라고 말하는 건, 분명히 호감이 담긴 제안입니다. 그녀가 묻습니다. “어떤 커피 드실래요?” 솔직히 “아무거나”라고 말하고 싶기도 하지만 지금은 “아메리카노”라고 말합니다. 방탄소년단이란 친구들이 노래했죠. ‘알잖아. 너 땜에 습관이 된 아메리카노. 사귈 땐 이게 무슨 맛인가 싶었는데. 니가 없으니까, 이젠 조금 이해가 돼.’

남자의 커피는 뜨거워야 한다
사나이의 가슴이 뜨거워서? 그렇게 해석해도 좋지만, 사실은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커피가 미지근하면 자신도 모르게 숭늉처럼 후루룩 마셔버리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녀는 한 시간의 수다도 충분히 지탱할 수 있을 만큼 천천히 커피를 즐깁니다. 지금은 그런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그러니 뜨거운 커피를 식혀가며 그녀와 비슷한 속도로 커피를 마십니다. 저는 그녀를 기다릴 수 있는 남자니까요.

그녀의 마음을 녹일 커피의 마력
데이트를 하며 이 카페 저 카페를 다니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커피의 마력을 눈치채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제법 멋진 바리스타들이 자상하게 커피를 내주며 그녀의 시선을 빼앗아갈 때가 그렇죠. 유심히 보면 셰프도 그렇지만, 바리스타도 남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언젠가 직접 그녀에게 커피를 내려주고 싶습니다. 서투른 솜씨라 맛이 제대로 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중요한 때가 올 것입니다. 차가운 빗줄기에 사무실로 뛰어들어온 그녀에게 커피 한잔 내놓을 순간이. 그 한 잔이, 타이밍이, 마음이, 그녀를 녹이지 않을까요?



여자의 커피, 조심스레 마음을 여는 시작

여자의 ‘커피 한잔’은 상대와 천천히 속마음을 나누는 과정입니다
l 여자의 ‘커피 한잔’은 상대와 천천히 속마음을 나누는 과정입니다

여자의 커피, 커피는 생활이다
여자는 점심 먹은 뒤 소화를 시키기 위해, 친구들과의 밀린 수다를 위해, 달짝지근한 케이크를 곁들여 먹기 위해 카페를 찾습니다. 밥은 굶어도 커피는 건너뛰지 못하죠. 그러니 그 남자에게 “커피 한잔 할까요”라고 말하는 건 사실 여자에겐 큰 의미가 아닙니다. 그냥 입가심하자는 정도죠. 커피를 함께 마시면 마음이 풀리는 건 당연합니다. 그렇지만 술 하고는 달라요. 그건 너무 빠르니까요. 속을 너무 쉽게 드러낼 수 있고, 그 남자가 눈치 없게 파고들 여지를 줄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 일단은 커피 정도가 좋다
사실 이건 매우 영리한 전략입니다. 둘의 관계를 오래 끌고 갈 거라면 같이 커피 한잔 할 수 있을 정도의 인내력을 가진 남자가 좋습니다. 취하지 않고도 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사람, 맨정신의 나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사람이면 더욱 좋고요. 남자는 커피 한잔으로 여자를 사냥하려고 하지만 여자는 커피 한잔으로 남자를 채집합니다. 이 남자의 좋은 점, 나쁜 점, 나와 통하는 점, 다른 점 등을 천천히 감별하는 거죠. 이런 능력은 과학적으로 증명되기도 했습니다. 2011년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 심리학과에서 남녀에게 커피를 마시게 한 뒤 복잡한 퍼즐을 풀게 했는데, 여자들은 100초 이상 푸는 시간이 빨라졌고, 반대로 남자들은 20초 이상 늦어졌다고 합니다.

커피 한잔에 담긴 그녀의 진심
“뭐 드실래요?” 이 남자, 상대를 먼저 챙겨주는 매너를 갖췄네요. 혼자라면 진한 에스프레소도 마시고, 친구들과는 모카 프라푸치노의 달콤함에 빠지기도 하지만 이 정도 썸을 타는 남자 앞에서는 카푸치노 정도가 적당합니다. 너무 달콤해서 유약해 보이는 것도, 너무 담백해서 답답해 보이는 것도 곤란하니까요. 여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자칫 내 마음을 열었다가 엘라 피츠제럴드(Ella Fitzgerald)의 노래 ‘블랙커피’처럼 되는 것입니다. “남자는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고, 여자는 흐느끼고 조바심 내기 위해 태어났지.” 밤새 커피를 마시며 불면에 빠져들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글. 이명석 (문화비평가, <모든 요일의 카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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