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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들로드, 그리고 요리인류
이욱정 PD의 요리 이야기2015/07/07by 현대자동차그룹

요리하는 PD가 들려주는 요리 이야기
요리로 인류의 역사를 이야기하다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하는 이 남자. 못 믿으시겠지만, PD입니다
l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하는 이 남자. 못 믿으시겠지만, PD입니다



인류의 문명사를 국수로 풀어낸 다큐멘터리 〈누들로드〉의 이욱정 PD,. 홀연 세계적 직업 요리학교인 르 코르동 블뢰에 입학해 최고급 과정을 수료하고 오더니, 요리 안에 깃든 이야기를 매혹적인 영상으로 만들어낸 사람. 그는 오늘도 앞치마를 두르고, 조리대 앞에 섭니다.



레시피 뒤에 숨겨진 ‘진짜’ 레시피의 발견

티 없이 밝은 웃음 속에 감춰진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그는 늘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갑니다
l 티 없이 밝은 웃음 속에 감춰진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그는 늘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갑니다

말끔한 외모, 그리고 호기심 가득한 눈빛. 누구보다 잘 먹고, 잘 웃고, 맛있게 요리하는 이 남자는 바로 이욱정 PD입니다. 그는 자신이 연출한 KBS 글로벌 대기획 〈요리인류〉에 소개된 100여 가지 음식들을 직접 요리하며 정보와 재미를 전달하는 푸드멘터리 〈요리인류 키친〉의 진행자로 활약 중입니다.

이야기라는 옷을 입은 음식은 전혀 새롭게 느껴집니다
l 이야기라는 옷을 입은 음식은 전혀 새롭게 느껴집니다

〈요리인류 키친〉은 각 나라의 음식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통해 각국의 문화와 역사, 사람들의 삶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또한, 요리를 직접 시연해 시청자들에게 요리 정보까지 전달하고 있죠. 이란의 케밥, 프랑스의 테린, 인도네시아의 문어삼발고렝 등 인류들이 전하는 다양한 음식들은 이욱정 PD의 손끝에서 다시 재연됩니다.

“에티오피아 농촌을 취재하던 중 ‘고초’라는 빵의 탄생 스토리를 듣게 됐어요. 가난과 기근에 시달리던 에티오피아 사람들의 절박함이 만들어낸 레시피였죠. 먹을 것이 귀했던 에티오피아인들은 바나나가 열리지 않는 가짜 바나나 나무를 뿌리째 뽑아 껍질을 벗겨내고 거기서 얻은 하얀 섬유질을 땅에 묻어 발효를 시켜요. 그것을 재료로 만든 빵이 바로 ‘고초’예요. 발효시킨 후라 소화도 잘되고, 영양분도 얻을 수 있죠.”

그는 가난 속에서도 나누며 사는 에티오피아 사람들을 보면서 ‘요리는 인간을 다른 동물과 다른 존재로 고양시킨 가장 문화적이고 인간적인 행위’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한 덩어리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힘이 드는 데도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고초로 기근을 이겨내고, 이웃과 나눠 먹으면서 기쁨을 느낀다고 하더라고요.”



문득 라면을 먹다가 번뜩

궁금증이 만들어낸 그의 ‘요리 다큐멘터리’는 흥행 보증 수표가 되었습니다
l 궁금증이 만들어낸 그의 ‘요리 다큐멘터리’는 흥행 보증 수표가 되었습니다

생글생글 웃는 이욱정 PD의 얼굴 속에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는 진지한 표정이 숨어있습니다. 그의 호기심 가득한 성격이 요리인류의 삶을 그려내는 긴 여정을 가능케 했는데요. 분명한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남다른 시각. 그가 〈누들로드〉의 아이디어를 얻은 것은 2005년 암스테르담의 스키폴 국제공항 누들 바에서였습니다. “여러 인종이 섞여 국물 속에 엉겨 있는 가늘고, 길고, 꼬불꼬불한 면발을 건져 먹는 모습이 새삼 신기하게 느껴졌어요.”

‘인류는 언제부터 어떤 방식으로 면을 먹기 시작했을까?’ 하나의 궁금증으로부터 출발한 2년간의 긴 여정은 동서양의 3,000년 국수 역사를 담은 〈누들로드〉로 탄생되었습니다. 이는 방송을 타자 반향을 일으켰고 한국방송대상, 미국 피버디 어워드 등 국내외 방송 관련 최고상을 휩쓸었습니다. 그러던 중 그는 불쑥 르 코르동 블뢰로의 요리 유학을 결심합니다. 다큐멘터리 제작 PD로서 심도 있게 요리의 세계를 경험하고 싶어서였죠.

“자동차 평론만 했던 사람이 실제 자동차 공장에 들어가 직접 자동차를 만들어본 기분이랄까요. 제 손으로 직접 요리하기 시작하면서 다른 나라의 음식 문화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고, 인생의 철학도 배울 수 있었어요.” 그는 남이 정해준 레시피대로 살기보다 자기가 하고자 하는 것, 가고자 하는 길에 용기 내어 도전장을 내밀어 보라고 조언합니다. 까맣게 태우지만 않는다면 언제든 복구할 수 있다는 전제를 강조하면서 말이죠.



영원히 기억되는 맛은 이야기가 있는 맛이다

그는 PD이기 이전에 스토리텔러가 되기를 꿈꿉니다
l 그는 PD이기 이전에 스토리텔러가 되기를 꿈꿉니다

“요리인류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가장 중요한 레시피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걸 깨달았어요. 화려한 겉모습, 입맛을 현혹시키는 달콤함은 순간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지만, 스토리가 있는 음식은 영원히 기억된다는 확신도 가졌죠.” 다큐멘터리 PD로서 현상을 바라보고 표현하는 시각이 남다른 이욱정 PD는 〈요리인류〉를 통해 식문화를 발전시켜온 다양한 인류의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지난 5월, 〈요리인류〉는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교양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인간이 수천 년 동안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지혜와 상상력, 창의력을 응축해 완성한 삶의 레시피를, 그 여정을 좇는 일이 제게는 가장 흥미로운 일이에요.” 그는 내년에 방송될 〈요리인류〉 두 번째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앞으로 ‘자동차가 인류의 식문화를 어떻게 바꿨나’를 테마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꿈을 밝힙니다. 조심스레 “협찬사를 구한다”는 말도 덧붙이면서 말이죠.



글. 이지연
사진. 안용길 도트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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