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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피어난 핸드폰케이스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리몬드2016/05/24by 현대차 정몽구 재단

위안부 할머니들의 압화 작품을 재해석해 디자인으로 판매하는 기업,
마리몬드를 만나봤습니다

마리몬드 직원들이 다함께 모여 찍은 사진
l 스타일도 챙기고 무엇보다 위안부 할머니에게 사랑과 응원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마리몬드는 2013년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H-온드림 오디션에서 인큐베이팅 팀으로 선정된 기업입니다. 마리몬드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압화 작품을 재해석한 디자인의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꽃을 모티브로 패턴을 제작해 휴대전화 케이스·휴대용 물컵·티셔츠·가방 등에 접목시켜 많은 이들의 사랑과 응원을 받고 있습니다. 소중한 이들을 위해 피어난 꽃, 마리몬드를 만나봤습니다.



마리몬드, 어떤 기업인가요?

마리몬드 소품이 모여있는 모습
l 마리몬드의 ‘마리(Mary)’는 나비를 뜻하는 라틴어 ‘마리포사(Mariposa)’에서, ‘몬드(Mond)’는 고흐의 작품 ‘꽃피는 아몬드 나무 (Almond Blossom)’에서 따왔습니다

서울 성수동 사무실에서 만난 마리몬드(Marymond) 윤홍조 대표는 인사와 함께 짧은 문구가 적힌 카드를 보여줬습니다. 카드에는 ‘세상 사람들 모두 꽃을 보면서 꽃을 좋아하는 것처럼 서로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적혀 있었는데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故 심달연 할머니가 2010년 세상을 떠나기 전에 남긴 말입니다.

마리몬드의 ‘마리(Mary)’는 나비를 뜻하는 라틴어 ‘마리포사(Mariposa)’에서, ‘몬드(Mond)’는 고흐의 작품 ‘꽃피는 아몬드 나무 (Almond Blossom)’에서 따왔습니다. 못다 핀 꽃에 나비가 앉았을 때 꽃은 만개한다는 의미로, 위안부 할머니들이 늦게나마 활짝 필 수 있도록 돕겠다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2011년 한 NGO 단체가 소장하던 압화를 우연히 보게 됐어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원예 심리치료 과정 중에 그리신 건데, 지금은 고인이 되신 김순악·심달연 할머니의 작품이었죠. 유명한 화가가 그렸다고 해도 믿을 만큼 정말 잘 그린 작품이었어요. 그냥 놔두기 아깝다는 생각에 단체에 요청해 작품 이미지들을 받고, 이미지들을 패턴화한 뒤 휴대전화 케이스·텀블러·공책 등 소품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故 심달연 할머니의 작품은 지난해 ‘수지 폰케이스’로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수지가 들고 있던 화사한 꽃무늬의 케이스는 심 할머니의 압화 작품인 ‘병화’에서 이미지를 따온 것이었는데요. 판매 수익금이 위안부 역사관 건립과 위안부 할머니 대책 사업에 사용된다는 소식에 한때 품절 사태까지 빚기도 했습니다.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배우 박보검도 마리몬드의 티셔츠를 입어 화제가 됐습니다. 지난해 ‘세계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에 맞춰 마리몬드의 티셔츠를 입은 그의 뜻에 동참해 팬들도 기부와 봉사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선순환이 일어났죠. 그렇게 하나둘, 동행자가 늘었습니다.



소녀상, 이젠 가슴에 배지로 달아주세요!

마리몬드 소녀상 배지
l 새는 하늘과 땅을 자유롭게 오갑니다. 많은 할머니들께서 돌아가셨지만, 현실에 남아계신 다른 할머니들 그리고 우리 모두와 연결돼있음을 상징하죠 (ⓒ 마리몬드 공식 웹페이지)

마리몬드는 2013년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H-온드림 펠로로 선정돼 창업 지원비를 받았습니다. 창업 당시 주변 사람들의 숱한 걱정과 만류에도 불구하고 윤홍조 대표는 확신이 있었다고 했는데요. 마리몬드가 추구하는 가치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재단의 도움 덕분에 맨땅에서 일어설 기반이 생겼고, 그 유명한 ‘수지 폰케이스’를 만든 디자이너도 모셔올 수 있었죠. (웃음) 시행착오도 많았어요. 사업 경험도, 패션 지식도 없었던 탓에 주야장천 샘플만 수십 장 만들다 지쳐 헛웃음이 나기도 했죠. 6개월간 실패를 거듭한 끝에 결국 마리몬드만의 무늬를 만들어냈고,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밑천이 됐습니다.”

마리몬드는 어느덧 5년 차 기업이 됐습니다. 직원 수도 4명에서 20여 명으로 늘었고, 인기를 증명하듯 마리몬드의 디자인을 베낀 ‘짝퉁’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기업 수익의 일부는 꾸준히 위안부 역사관 건립, 할머니들의 간병비 등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12·28 합의’ 이후에는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에, 배지 1개를 사면 2,300~2,500원을 할머니들에게 기부할 수 있는 ‘소녀상 배지’를 만들었습니다. 개당 5,000원인 이 배지는 제조원가를 뺀 순 수익금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정의와 기억 재단’의 기금으로 쓰이는데요. 지난 2월 5일부터 현재까지 총 6,434만 원의 기부금이 누적됐습니다.



‘착한 기업’이 ‘강한 기업’이 되는 사회를 꿈꾸다

마리몬드 윤홍조 대표
l 마리몬드는 그들의 생각에 공감하고 동참하는 이들을 ‘마리몬더’라고 부릅니다. 동행을 약속한 또 다른 ‘마리몬더’의 응원이 더해져 소녀상 배지와 함께 힘차게 꽃을 피울 겁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중 생존자는 단 42명 (2016년 5월 기준). 196명의 위안부 할머니들이 별세했습니다. 날이 바뀔 때마다 줄어드는 숫자를 보면서 윤홍조 대표는 마음이 급해진다고 합니다.

“해외 진출도 준비 중이고, 다양한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제품들도 계속해서 선보일 계획입니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착한 기업이 강한 기업이 되는 사회를 만드는 거예요. 마리몬드를 정말 탄탄한 기업으로 키워 좋은 일을 하면서도 잘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겠습니다.”



글. 윤진아
사진. 김경록 (Bunker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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