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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들려온 국악 소리의 정체는?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를 따라가다2016/08/05by 현대차 정몽구 재단

판소리 동편제의 고향 비전마을에서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 사업이 진행되었습니다

비전마을 국악 거리축제
l 전북 남원시 운봉읍 비전마을에서 국악 거리축제가 진행되었습니다



‘제2회 비전마을 국악 거리축제’가 6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전북 남원시 운봉읍 비전마을에서 펼쳐졌습니다. 축제는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주최하는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예술로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생활 속에서 문화예술의 감동과 가치를 향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습니다.



사람 속으로, 자연 속으로 한 걸음 더

노래하는 안숙선 명창
l 신명나는 국악공연으로 비전마을은 활기를 띠었습니다

“오메, 어디서 저렇게 골고루 배워서 잘한당가! 돈을 주고 볼라믄 몇백만 원을 주고 볼 거랑께. 내가 요거 볼라고 밭일도 뒷전이여. 내가 살믄 얼마나 더 산당가. 이렇게 좋은 걸 어떻게 안 봐.” 누가 알려준 것도 아니건만 노천임(78세) 할머니는 이미 느끼고 있었습니다. 예술 거장과 마을주민이 함께 어우러져 일상에서 문화예술의 가치를 넓혀가려는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의 의미를 오롯이 경험했습니다.

올해로 2회를 맞이한 ‘비전마을 국악 거리축제’는 주민 속으로, 자연 속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면서 관객의 감흥이 한층 더 생생해졌습니다. 실내 공연장 대신 비전마을 곳곳을 무대로 변신시켜 마을 정자와 골목골목이 공연장이고 지리산이 무대배경이며 보름달이 조명이 되는, 그야말로 자연 속 축제였습니다. 또한, 안숙선 명창을 비롯해 피리 명인 곽태규, 철현금 명인 유경화, 소리꾼 이자람 등의 솔로 무대는 물론, 앙상블 시나위, 청배연희단, The 광대, 천하제일탈공작소, 어쿠스틱 앙상블 재비, 절대가(歌)인, 남원시립농악단, 타악 앙상블 단(端) 등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졌고, 국악 영재 임소연과 이정인 등 차세대 국악인까지 무대에 오르면서 관객들은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얼쑤” 하면 “좋다”로 주거니 받거니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 공연 모습
l 관객과 어우러진 국악공연은 마을의 큰 활력을 불어넣어주었습니다

그 무엇보다 색다른 경험은 무대와 객석이 하나 되는 진풍경입니다. 객석의 추임새가 공연의 흥을 부추기는 국악의 특성상 공연자가 “얼쑤” 외치면 객석은 “좋다”라며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습이 새롭고도 신명 날 수밖에 없죠. 더욱이 가락이 절정에 이르면 흥에 못 이겨 덩실덩실 춤을 추는 어르신들까지, 무대와 객석의 경계는 이미 무의미했습니다.

“TV에서나 접했던 국악을 직접 본 건 처음이에요. 그저 우리 전통문화 중 하나로만 여겼는데, 직접 마주하니 뭉클했어요. 흥겨운 사물놀이 장단에 맞춰 할머니께서 춤을 추시는데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국악은 전통 그 이전에 우리네 삶을 노래하고 위로하는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멀리 서울에서 축제를 찾아준 김정희(47세) 씨는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우리 가락이 건네는 위로에 귀 기울입니다. 그렇게 축제도 감흥도 무르익으며 6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의 일정은 막바지를 향했습니다. 간단한 폐회사 이후 마치 축제는 지금부터라는 듯 젊은 국악인들은 끼와 열정을 쏟아냈습니다.


특히 지난해 재단이 지원하는 ‘전국 판소리 꿈나무 캠프’에 참여해 국악 영재라는 감탄을 자아낼 만큼 놀라운 실력 향상을 보여준 임소연 학생이 맑고 청아한 목소리로 <흥보가> 한 대목을 부르는 그 순간, 왜 우리가 국악을 지키고 사랑해야 하는지 어린 소녀는 노래로 답을 들려주었습니다. 흥을 이어받아 퓨전국악을 선보이는 어쿠스틱 앙상블 재비와 앙상블 시나위의 무대가 차례로 펼쳐지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어깨가 들썩입니다. 특히 이번 축제는 평소 낯설기만 했던 전통 악기들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돼주었습니다. 다양한 악기 연주자들이 초청되면서 악기 설명과 함께 연주를 들려주어 사람들은 두 귀에 소리를 가득 담아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일상이 국악, 국악이 일상이 된 시간

비전마을 국악 거리축제 모습
l 국악의 성지인 비전마을에서 3일간의 국악 거리축제는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예부터 전북 남원시 운봉읍 비전마을은 국악과 각별했습니다. 동편제의 태동지이면서 우리나라 3대 악성 중 한 명인 옥보고가 거문고를 크게 발전시킨 곳이 운봉읍입니다. 게다가 판소리의 중시조인 송흥록, 국창 박초월 등이 나고 자란 고향이 바로 비전마을입니다. 하지만 국악이 외면 받는 지금, 비전마을이 국악의 성지임을 아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비전마을에 사는 주민들 역시 제대로 된 국악공연을 감상할 기회가 거의 없었습니다. 이런 비전마을에서 3일간 가뭄의 단비처럼 차고 넘쳤던 국악의 향연은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요? 그 시간 동안 국악에 흠뻑 빠져있던 사람들은 아마 조금은 느끼셨을 듯합니다. 어디선가 우리가락이 들려오면 가던 걸음을 잠시 멈추고 귀를 열 것이며 비전마을에서의 시간과 국악의 아름다움을 회상할 것입니다. 그러한 모습이야말로 예술이 일상이 되고 예술이 힐링이 되는 예술세상의 첫걸음이리라 희망해봅니다.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
‘계촌마을 클래식 거리축제’에도 오세요!


일정 : 2016. 8. 19 ~ 21 (3일간)
장소 : 강원도 평창군 방림면 계촌마을 일대
출연 : 첼리스트 박상민, 한경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문의 : 02. 3789. 0714 / art_village@naver.com



글. 이유선
사진. 김경록(Bunker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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