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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디자인하고 도로를 복사한다?
현대자동차그룹 이색 업무의 달인들2016/03/10by 현대자동차그룹

자동차 소리를 디자인하는 남자와
도로를 복사하는 남자가 들려주는 이색 업무 이야기

박도영 책임연구원과 최명규 연구원의 모습
l 업무의 이름을 들으면 들을수록 더 궁금해는 이색업무는 무엇일까요?



현대자동차그룹을 이루는 수많은 업무 중에는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는 업무가 있는 반면, 이름을 보고 궁금증이 커지는 신기한 업무도 있는데요. 자동차 회사에서 소리를 디자인하는 남자와 도로를 복사하는 현대판 김정호를 소개합니다. 과연 이들은 무슨 일을 하는 걸까요?



현대자동차 사운드디자인리서치랩 박도영 책임연구원

헤드폰을 끼고 웃고 있는 박도영 책임연구원
l “흔히 자동차에서 나는 소리는 소음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떤 소리는 안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해야 합니다”

자동차는 무조건 조용해야 할까요? 자동차 광고에서 보이는 이미지는 자동차가 얼마나 조용하고, 얼마나 빠르게 달리는지를 나타냅니다. 하지만 2013년 YF쏘나타 광고는 달랐습니다. “비 오는 날에는 시동을 끄고 30초만 늦게 내려볼 것. 쏘나타는 원래 그렇게 타는 겁니다.” 2013년 YF쏘나타는 차 안에서 듣는 빗소리를 테마로 세상에 등장했습니다. 이후 좋은 차는 소음이 적고, 듣기 좋은 소리가 나는 것이라는 생각이 확대됐죠. 그 흐름의 중심에는 현대자동차 사운드디자인리서치랩 박도영 책임연구원이 있는데요. 자동차 연구소에서 자동차의 소리를 만들어내는 그의 업무가 궁금해졌습니다.

2012년 입사한 박도영 책임연구원은 스마트폰 음향을 개발하던 작곡가 출신의 사운드 디자이너입니다. 자동차에 필요한 짧은 사운드에서부터 공간을 아우르는 스토리텔링 사운드에 이르기까지 각종사운드를 디자인하고 있죠. 그는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거나 과속 시 울리는 차량 내 경고음, 엔진 소리 없이 움직이는 친환경 차가 보행자 보호를 위해 울리는 가상 엔진음 등을 만들고 있습니다. 또, 차에서 나는 소리 이외에 전시 공간에서 필요로 하는 음악, TV 광고 마지막에 회사 로고와 함께 울리는 징글음 디자인에도 참여 중이죠.

“자동차와 소리는 숙명과도 같아요. 흔히 자동차에서 나는 소리는 소음이라고 생각해 줄여야 하는 대상으로만 여기지만, 어떤 소리는 안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해야 합니다.”



소리로 고객에게 더 다가가다

눈을 감고 소리를 귀 기울이고 있는 박도영 책임연구원의 모습
l 단순히 듣기 좋은 음악을 넘어서 다양한 공간에 적절한 소리를 연구해 편안함과 만족감을 주는 소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박도영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서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움직임의 미학’ 전시에서 공간 사운드를 선보이며 자동차로 연상되는 사운드의 모든 것을 보여주었는데요. 특히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가 의미하는 자연의 은유적 움직임을 음악으로 형상화했습니다. ‘정제된 하모니 (Refined & Harmonious)’, ‘고요함 속의 활기찬 움직임(Tranquil yet Vibrant)’이라는 테마로 14곡의 사운드 트랙을 직접 작곡했죠.

박도영 책임연구원은 현대자동차 1호 사운드 디자이너로서 자동차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 브랜드와 고객이 만나는 공간, 특히 현대 모터스튜디오와 전시장, 몇 년 후에 모습을 드러낼 GBC 공간에 어울릴 멋진 사운드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고 하는데요. 단순히 듣기 좋은 음악을 넘어서 사무실, 호텔, 레스토랑, 옥외 광장 등 다양한 공간에 관한 소리를 연구해 답답한 실내 공간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은 것처럼 편안하고 만족감을 주는 소리를 만들고 싶다고 말합니다.

“지금의 자동차는 이동 수단이라는 단순한 역할에서 탈피하고 있습니다. 사람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제공하거나 특별한 영감을 주기도 하죠. 사운드도 오감 중 하나로 고객과의 소통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면서 총체적 고객 경험(Holistic User Experience)의 높은 완성도를 추구하는 현대자동차의 노력에 동참하고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현대엠엔소프트 정밀지도개발팀 최명규 연구원

정밀지도조사차 옆에 서 있는 최명규 연구원의 모습
l “도로를 완벽하게 복사하는 것이 정밀조사차의 숙명이자 제 미션입니다”

최근 자동차 업계를 뜨겁게 달구는 이슈는 지도제작기술입니다. 자동차와 정보기술이 발달하면서 자율주행기술은 더 이상 미래가 아닌 현실로 다가왔고, 고정밀지도 구축이 자율주행시대를 앞당기는 첨병이 되었죠. 현대엠엔소프트의 정밀지도조사차는 이런 흐름 속에서 자기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현대엠엔소프트 정밀지도개발팀 최명규 연구원은 우리나라에 4대뿐인 정밀지도조사차와 동고동락하며 도로를 100% 복사하는 중이죠.

“한 대당 10억 원을 호가하는 차량이에요. 스타렉스 3대와 카니발 1대에 각종 첨단 장비를 장착해 만들었습니다. 도로 및 주변 지형의 모든 위치정보를 약 5cm의 오차로 빠짐없이 취득해 3차원 도로지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밀지도 조사차의 숙명이자 제 미션입니다.”

고가의 장비 때문에 차가 운행될 때마다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는 최명규 연구원은 대학에서 공간정보공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항공 라이다(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 항공기에서 레이저 광선을 지상으로 발사해 지형의 굴곡에 따라 반사되는 값으로 지표면의 높이를 추출하는 기술)를 접했습니다. 항공 라이다를 활용하는 항공관측사로 활동하면서 센서 기반의 지도 제작 경험을 쌓았죠. 그리고 2011년, 현대엠엔소프트에 입사한 그는 3D 지도 콘텐츠 부서에서 내비게이션에 구축되는 각종 도로 위 정보를 관리 및 운영하는 업무를 맡았고 2014년에 정밀지도개발팀으로 자리를 옮겨 고정밀지도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10만km의 지형을 재현하다

손바닥을 펼쳐 들고 있는 최명규 연구원의 모습
l 현재 정밀지도조사차가 수집한 데이터는 전국 2차선 이상 주요 도로에 대한 고정밀지도로 구축되었고, 총 10만km 이상의 도로 정보가 데이터베이스화됐습니다

항공 라이다 기술은 고정밀지도 구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데요. 이 기술에 관한 경험을 가진 최명규 연구원은 정밀지도조사차가 수집한 데이터를 가공하고 변화시키는 작업을 합니다. 또, 첨단 장비가 장착된 차량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운용하는 일도 하죠. 그가 속한 정밀지도개발팀은 정밀지도조사차에 탑재된 항공 라이다 기술을 바탕으로 1초당 수십만 개의 레이저 빛을 쏴서 도로의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디지털카메라와 관성측정장치가 측정한 정보까지 더해 입체지도를 완성합니다. 이렇게 되면 지도만으로도 도로 위 파인 곳이나 전선이 늘어진 곳이 어디인지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정밀지도조사차가 수집한 데이터는 전국 2차선 이상 주요 도로에 대한 고정밀지도로 구축되었고, 총 10만km 이상의 도로 정보가 데이터베이스화됐습니다. 미래는 자율주행기술의 시대에 중심에서 제 몫을 다하고 싶다는 최명규 연구원. 현재 구축되고 있는 고정밀지도 콘텐츠를 구체화하고 솔루션을 확보해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하는 그의 굳은 의지가 실현될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좋은 결과물을 얻기까지 피나는 노력이 있었습니다. 일단 정밀지도조사차는 움직이기 시작하면 쉬지 않고 정주행해야 하는데요. 휴게소에 들르면 그 구간만큼 도로 정보가 손실되기 때문이죠. 반나절 동안 계획된 거리를 쉬지 않고 가야 하므로 항상 멀미와 고심 분투합니다. 하지만 도로를 완벽하게 재현하겠다는 의지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글. 박지영
사진. 안용길 도트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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