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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도의 리비아에 첫 발을 내디딘 순간,
현대엔지니어링 해외 현장 근무 에세이2016/03/08by 현대엔지니어링

리비아 미주라타에서 보낸 39개월의 시간,
현대엔지니어링 서종문 전문위원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미주라타 화력 발전소의 모습
l 미주라타 발전소는 근처에 설치된 제철소에 소모되는 전력을 공급할 목적으로 세워졌습니다



창립 42주년을 맞아 사연공모전을 개최한 현대엔지니어링, 그 가운데 전력기계설계팀 서종문 전문위원은 중동 현장에서 근무한 경험을 담은 사연을 출품했는데요. 이 사연으로 우수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29 년전 리비아로부터 날아온 성능시험 엔지니어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삼천포 화력 발전소에서의 일을 떠올리며

1982년 서종문 전문위원이 신입사원 시절을 보낸 삼천포 화력 발전소의 모습
l 1982년 삼천포 화력 발전소 시운전 선발대 요원으로 파견되었을 때 처음 맡은 일은 석탄이송설비(Coal Handling System)를 시운전하는 역할이었는데요. 쉽지 않은 경험이었죠

1987년 6월 한국에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기 전, 열사의 나라 중동으로 갈 좋은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때 저는 4살 된 예쁜 딸과 태어난 지 8개월 된 어린 아들을 가진 아빠로 과장 1년 차였죠. 그 당시 현대엔지니어링 전력사업본부에서 설계한 해외 3개 주요 화력발전소(Almusaib, Misurata, Makataif)가 거의 동시에 시운전이 시작됐는데요. 제가 가게 된 곳은 리비아의 미주라타 발전소였습니다.

제가 중동 현장으로 파견될 수 있었던 것은 사원 시절 삼천포 화력 발전소 1&2호기(560MW x 2기)를 시운전해 본 경험 덕분입니다. 1982년 삼천포 화력 발전소 시운전 선발대 요원으로 파견되었을 때 처음 맡은 일은 석탄이송설비(Coal Handling System)를 시운전하는 역할이었는데요. 쉽지 않은 경험이었습니다. 윤활유 주입 불량으로 회전기기들의 베어링을 태우기도 하고, 컨베이어 벨트가 이탈돼서 석탄을 쏟는 바람에 심야부터 아침까지 삽으로 치운 적도 있습니다. 퇴근 후 샤워를 해도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 콧속에서 석탄가루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손에 화상을 입어 한동안 붕대를 감고 다니며 고생하기도 했죠.



성능시험 엔지니어로서 성장하다

1988년 리비아 현장 사무실에서 찍은 서종문 전문위원의 모습
l 1988년 리비아 현장 사무실에서

1987년 6월 24일, 리비아 트리폴리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 착륙하자마자 45도의 중동지방 무더위를 실감했죠. 저는 현장에서 성능시험 엔지니어로서 가장 중요한 업무를 맡았는데요. 발전소 기본타당성조사, 기본설계, 상세 설계, 기자재 구매, 기기 설치, 그리고 시운전까지의 과정을 담당한 것입니다. 완료단계에서 고객사에 인계하기 전, 계약 보증 조건과 일치하는지 시험하는 과정으로 발전소 성능시험은 열매를 맺는 마지막 단계로 가장 중요한 단계죠.

미주라타 발전소는 근처에 설치된 제철소에 소모되는 전력을 공급할 목적으로 세워졌습니다. 그 때문에 성능시험 방법이 그 당시 국내외 발전소에서 시행해 본 적이 없는 시험방법들이 포함되어 있었죠. 시험방법으로는 1) Plant Heat Rate, 2) Plant Output, 3)Response To Load Cycle, 4) Response Increase, 5) Load Gradient 등 5단계로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성능 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시험 절차를 꼼꼼히 검토했습니다. 또한, 관련 코드 구입 및 검토, 테스트 장비의 배송 일정 검토, 시험기기와 장비파악, 부족 자재 추가 구매, 현장 파악, 운전요원 및 성능시험 기록요원 교육 등 세밀한 계획을 수립하여 처리해 나갔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생소한 것이 대부분이라 단계마다 많은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처음 호기는 시험기기와 장비만 설치하는데 20일 이상 소요됐죠. 그리고 모든 시험기기를 완전히 설치한 후 기록요원 40명을 선발해 공식 성능 시험 2주일 전부터 철저한 교육 및 예비시험을 통해서 데이터를 요약하고, 계산 및 분석하여 공식 성능 시험이 가능한지 사전에 확인 진단했습니다. 공식 성능 시험 기간 동안에는 고객사 측에서 50명이 선발해 감독을 수행하므로 한 치의 잘못이나 거짓 기록을 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현장

리비아 현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찍은 성능시험 완료기념사진
l 1988년 보조보일러 성능시험 완료기념사진 동료와 서종문 전문위원(맨 오른쪽)

현장에 있으면서 인상 깊었던 일은 성능시험장비 설치하다 작업실수로 인하여 Glass Tube를 깨뜨려 버린 일입니다. 시험일은 다음날인데 자재를 당장 구할 길이 없었죠. 고심 끝에 실험실 튜브를 가지고 나와 규격에 맞게 톱으로 자르고 설치하다가 그만 또 깨뜨리고 말았습니다. 결국은 발주 처사 창고에서 늦은 밤까지 관련 자재를 찾아서 설치할 수 있었습니다.

그 밖에도 아직 생생히 떠오르는 일들이 많습니다. 공기량 측정장비에 이용될 비중 0.78의 파라핀 액을 찾느라 초저녁부터 새벽 4시까지 창고를 뒤졌으나 결국 찾지 못해 가스터빈 성능 시험 시 사용했던 액체를 다시 사용했던 적도 있습니다. 성능시험 Recorder를 임시전원에 연결하여 사용하다 순간전압 변화로 Recorder 내부에 부착된 콘덴서를 태워버려 성능시험을 몇 차례 중단해야 했던 적도 있었죠.

제가 수행한 현장 성능시험은 Circulating Water Pump(24대), Gas Turbine(18MW x 1기), Power Plant(84.65MW x 6기), Desalination Plant(3기), Desalination Auxiliary Boiler(8기)로, 총 42회의 성능시험을 수행했습니다. 성능시험의 성공적인 수행은 근무 연장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현장에 12개월 파견명령을 받고 부임했으나 27개월을 더해, 39개월이란 긴 세월을 중동, 리비아에서 보냈답니다.

첫 휴가로 한국에 왔을 때 어린 아들이 아빠를 낯설어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때의 어린 아들은 어느새 건강하고 바르게 성장해 직장인이 됐고, 큰딸은 직장 생활을 하다가 다시 새로운 전공을 찾아 열심히 학업에 전념하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특히 제가 해외에서 지낸 동안 아이들을 혼자 키우느라 고생한 와이프에게 항상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끝으로 오랜 시간을 함께한 회사와 동료들에게도 감사함을 전합니다.



현대엔지니어링 창립 42주년 기념 사연공모전

현대엔지니어링은 창립 42주년 기념 사연공모전을 통해 임직원과 가족들의 웃음과 감동이 담긴 소중한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이번 공모전은 ‘나의 현대엔지니어링’, ‘나의 가족 이야기’, ‘다시 쓰는 입사지원서’라는 3가지 주제로 진행됐는데요. 각 주제별로 최우수 1명, 우수 2명 등 총 9명이 선정됐습니다.



글. 전력기계설계팀 서종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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