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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스토리지가 선보이는 현대미술
슈리글리, 형식을 탈피하고 위트를 더하다2016/10/11by 현대카드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두 번째 전시를 진행합니다.
유머와 풍자가 가득한 데이비드 슈리글리의 작품을 만나보세요

제목
l 현대카드 스토리지가 영국의 대표적인 현대미술 작가, 데이비드 슈리글리(David Shrigley)의 작품을 국내 최초로 선보입니다
l Insects-Untitled (413 sculptures), 2007, steel, enamel paint, dimensions variable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영국의 대표적인 현대미술 작가, 데이비드 슈리글리(David Shrigley, 이하 슈리글리)의 전시를 진행합니다. 슈리글리는 개성 넘치는 드로잉과 파격적인 설치 작업으로 유명한데요. 이번 〈David Shrigley: Lose Your Mind〉 전시는 영국문화원과의 협업으로 이뤄졌으며, 작가의 국내 최초 개인전이기도 합니다. 기존의 형식을 부수고 그 안에 유머와 풍자를 가미하는 슈리글리. 그가 선보이는 작품들은 어떠한지 미리 살펴보겠습니다.



현대카드가 만든 새로운 전시공간, 스토리지

분홍 네온사인이 켜져 있는 현대카드 스토리지의 입구
l 현대카드 스토리지는 기존 전시의 형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와 형태의 전시를 선보이는 공간입니다

지난 6월, 이태원에 현대카드 스토리지가 오픈했습니다. 현대카드 바이닐앤플라스틱 건물의 측면 외부 계단으로 내려가다 보면 분홍 네온사인을 만날 수 있는데요. 바로, 스토리지의 입구입니다. 건물의 내관 역시 화이트 큐브라는 갤러리의 전형적인 형태를 탈피합니다. 최대한 있는 그대로 옛 건물의 흔적을 살렸는데요. 곳곳에서 만나는 노출 콘크리트에는 건축 당시의 사인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노출 콘크리트가 인상적인 현대카드 스토리지의 내부 모습
l 스토리지는 옛 건물의 흔적을 살려 디자인해 기존의 갤러리와는 전혀 다른 인상을 줍니다

스토리지(Storage)는 보관소나 창고를 뜻하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다채로운 프로젝트를 담아내는 공간입니다. 현대미술뿐만 아니라 건축, 디자인, 필름 등을 포괄하는 폭넓고 실험적인 전시를 선보일 예정인데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동시대 미술의 의미 있는 활동들을 담아내는 임시의 보관소이고, 예술적 가능성이 존재하는 열려있는 창고인 셈이죠.

스토리지는 개관 전시로 현대카드 디자인의 진화 과정을 입체적으로 조명한 〈Traces: The Origins of Hyundai Card Design〉을 선보인 데 이어, 두 번째 전시의 주인공으로 개성 넘치는 드로잉과 파격적인 설치 작업으로 유명한 슈리글리를 선정했습니다.



예술계의 형식과 엄숙함에 대한 반기, 데이비드 슈리글리

슈리글리의 전시 메이킹과 인터뷰 영상을 감상하고 있는 관객의 모습
l 슈리글리는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1968년 영국 북서부에 위치한 매클스필드(Macclesfield)에서 태어난 슈리글리는 드로잉을 비롯해 페인팅과 조각, 설치, 애니메이션, 음반 재킷 디자인 등 매체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해온 작가입니다. 독특한 유머 감각을 작품에 녹여 일상과 사람들 간의 관계에 대한 성찰과 풍자를 선보여 왔죠.

슈리글리는 드로잉은 물론, 조각, 대규모 설치, 애니메이션, 회화, 사진, 음악 등 광범위한 미디어를 아우르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아티스트 출판물과 공동 음악 프로젝트 등을 통해 갤러리 공간 밖에서도 자주 활동하며 끊임없이 작업의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에 영국의 대표적인 현대미술상인 '터너 프라이즈(Turner Prize)’에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올해는 런던 중심지인 트라팔가 광장의 공공 조형물 설치 작가로 선정되는 등 현재 영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아티스트 중 한 명입니다.



스토리지를 가득 채운 슈리글리의 유머들

데이비드 슈리글리의 전시 입구의 네온사인 작품. 〈Exhibition〉에서 알파벳 H가 빠져있는 모습
l 슈리글리는 현대미술을 위트 있게 풀어내는 작가입니다
l EXIBITION, 2016, neon, dimensions variable

슈리글리의 작품을 선보이는 〈David Shrigley: Lose Your Mind〉전은 작품과 전시공간의 구분이 모호합니다.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입구의 네온사인도 작품 일부이죠. 작품명은 〈EXIBITION〉 자세히 보면 알파벳 ‘H’가 빠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트 넘치는 작가의 성격이 드러나는 부분인데요. 갤러리의 형식적이고 딱딱한 분위기를 탈피하고자 하는 의도가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데이비드 슈리글리 전시가 열리는 스토리지의 지하 2층 모습
l 슈리글리의 이번 전시에서는 마음껏 사진을 촬영하세요

스토리지 곳곳에 사진 촬영 금지를 알리는 스티커가 붙어있는데요. 사실 이번 전시는 일반 관람객도 사진 촬영이 가능합니다. ‘I AM A PERSON’이라고 적힌 포토존도 마련돼 있죠. 슈리글리는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이 이곳을 놀이터라고 생각하길 바라며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작가가 숨겨놓은 유머와 풍자의 코드를 찾아보세요.



박제 시리즈에 담긴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

머리를 제외하고 타조를 박제한 작품, 〈Ostrich〉
l 슈리글리는 머리가 없는 박제된 타조를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을 보여줍니다
l Ostrich, 2009, taxidermied ostrich, 195ⅹ160ⅹ95cm

〈Ostrich〉는 실제 타조의 머리 부분을 제외하고 박제한 작품입니다. 현재까지 작가가 제작한 박제 시리즈 중 가장 큰 작품이죠. 이 작품에서 머리를 잃은 타조는 우스꽝스럽고 위협적인 존재로 재탄생합니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삶과 죽음뿐만 아니라 인간과 동물이 맺는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합니다. 슈리글리는 그간 머리가 없는 고양이나 원숭이 등 여러 박제 작품을 선보여 왔는데요. 그는 박제 작품들을 통해 ‘머리가 없고 뇌가 없는 동물’이자 ‘원래 머리가 없었고 머리가 필요 없는 동물’을 제안합니다. 영국문화원의 큐레이터는 〈Ostrich〉가 이번 전시를 기획하는 출발점이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작가의 다이어리 속 낙서들

작가의 드로잉이 튀어나온 듯 오브제로 구현해 놓은 작품, 〈Insects-Untitled〉
l 〈Insects-Untitled〉 작품은 작가의 드로잉들이 튀어나온 듯한 인상을 줍니다
l Insects-Untitled (413 sculptures), 2007, steel, enamel paint, dimensions variable

가느다란 선형(Linear)에 다리가 달린 유기체 같은 작은 형상들은 멀리서 보았을 때 곤충들의 군집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어떤 특정 대상의 재현이 아니라 작가의 상상력이 창조한 소우주임을 알 수 있죠. ‘곤충들(Insects)’이라고 불리는 슈리글리의 이 연작은 총 413개의 개별 작품으로 이뤄져 있으며 이는 마치 별다른 기교 없이 쏟아낸 작가의 드로잉이 입체화된 듯한 느낌을 줍니다.

‘DEATH’라는 단어로 제작된 문의 모습
l 〈Insects-Untitled〉 작품 옆으로는 ‘DEATH’라는 단어로 제작된 문이 있습니다. 이 문은 전시 공간을 구분 지음과 동시에 이 문을 통과하는 관람객에게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다양한 장르, 소재를 넘나드는 작품들

데이비드 슈리글리 전시가 열리는 스토리지의 지하 3층 모습
l 슈리글리의 작품은 순수미술, 공예, 드로잉, 카툰 등 다양한 장르를 연상케 합니다

점토로 제작해 표면을 매끈하게 마감한 10켤레의 부츠는 그 단순한 형태와 재질 때문에 순수미술과 공예, 드로잉과 카툰 등 다양한 장르를 떠올리게 합니다. 또한, 여러 켤레의 부츠로 이뤄져 디스플레이 방식에 따라 때로는 신발가게의 상품처럼 혹은 미술작품이나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처럼 보이기도 하죠. 이처럼 슈리글리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상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현해 다양한 장르와 문맥을 환기함으로써 다양한 담론과 해석을 촉발시킵니다.



자동기술법으로 선보이는 드로잉

로봇 예술가가 드로잉을 선보이는 〈Drawing by The Artist〉 작품
l 슈리글리는 초현실주의의 자동기술법을 차용한 드로잉도 선보입니다
l The Artist, 2014, robot, motor, paper, pen, wig, dimensions variable

〈The Artist〉에서는 싸구려 가발을 장착한 얼굴 형상의 예술가가 등장합니다. 간단한 모터를 장착한 이 ‘로봇 예술가’는 코에 펜을 꽂은 채 부지런히 캔버스 위를 돌아다니며 드로잉을 합니다. 이는 마치 슈리글리의 또 다른 자아처럼 보입니다. 혹은 고정 관념이나 이성이 배제된 무의식 상태에서 그림을 그리는 초현실주의의 자동기술법에서 영감을 받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죠.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나 이미지를 그대로 그려내는 예술가의 모습이 이 작품을 통해 다소 코믹한 형태로 재현됩니다.



하나의 조각품에서 탄생한 100개의 드로잉

같은 조각품을 보고 그렸지만 서로 다른 사람들의 그림들
l 〈The Spectre〉는 다양한 사람들의 시선과 관점을 엿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l The Spectre, 2014, wooden plinth, coloured crayon, fibre-tipped pen, ink, o cloured pencil on paper, dimensions variable

2014년에 제작된 〈The Spectre〉의 작품 제목은 원래 중앙에 있던,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조각 작품을 의미합니다. 자리를 비운 조각 작품 뒤에 남은 것은 중앙의 빈 좌대와 벽면을 가득 채운 298개의 드로잉으로, 이를 통해 해당 조각 작품의 형상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2014년 뮌헨 피나코테크 미술관 전시를 위해 제작한 조각 작품은 10일간 갤러리에 보관됐다가 어린이에서 어른, 아마추어에서 전문가까지 다양한 사람으로 구성된 100명의 그룹에 의해 그림으로 재현됩니다. 당시 조각 작품은 사진으로 찍는 것이 허용되지 않은 채 폐기됐기에 전시장에 걸린 드로잉이 조각 작품의 유일한 증거이자 마지막 유적으로 남게 됐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같은 조각품을 보고 전혀 다른 그림을 그려냈다는 점인데요. 누군가는 천사처럼 날개를 달거나 미소를 짓고 있는 것처럼 그려 놓았고, 누군가는 악마의 형상처럼 어둡게 그려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일기를 엿보는 듯한 재미를 주는 드로잉들

슈리글리 작가의 드로잉으로 구성한 〈Untitled Drawings〉 작품
l 슈리글리 작가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엿볼 수 있는 드로잉 작품들입니다
l Untitled Drawings, 2004-2014, inkjet prints, A3 Paper, dimensions variable

스토리지 벽면을 가득 채운 그림은 슈리글리가 약 10년간 작업해온 드로잉 아카이브에서 선별한 작품입니다. 1,000장 이상의 드로잉으로 구성된 이 작업은 낙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 드로잉은 작가로서 슈리글리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연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삶과 인생에 대한 그의 시각을 시니컬하지만 위트있게 전하고 있는데요. 그의 드로잉이 보여주는 일관되게 냉소적인 태도와 유머, 모순들은 인생의 좌절을 경험해본 많은 이가 공감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지닙니다.



현대카드가 선보이는 문화생활 놀이터

현대카드 스토리지의 입구와 연결되는 외부계단의 모습
l 현대카드는 스토리지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생활 공간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슈리글리 전시처럼, 현대카드 스토리지는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의 전시를 통해 새로운 영감을 주는 공간이 되고자 합니다. 특히, 스토리지는 같은 건물에 바이닐앤플라스틱이, 옆 건물엔 뮤직라이브러리가 자리하고 있어 더불어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습니다. 스토리지와 바이닐앤플라스틱의 경우 그간 현대카드가 선보인 라이브러리들과 달리 비회원에게도 열린 공간으로 운영하니, 이태원으로 나들이를 떠나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사진. 전석병



〈David Shrigley: Lose Your Mind 〉 전
장소: 현대카드 스토리지(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248)
기간: 2016년 10월 6일부터 2017년 1월 8일까지(월요일과 설 연휴 휴무)
가격: 성인 5,000원, 청소년/미취학 아동 4,000원, 현대카드 결제 시 20% 할인(단, 현대카드 Gift카드 제외)
화/토요일 12:00~21:00 일/공휴일 12:0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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