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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션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최고 책임자
제러미 크레이건이 말하는 광고와 창조2015/12/08by 이노션 월드와이드

광고를 시작한 때부터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최고 책임자가 되기까지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와 광고에 대한 제러미 크레이건의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글로벌 크리에티브 최고 책임자가 된 제러미 크레이건
l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글로벌 크리에티브 최고 책임자가 된 제러미 크레이건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최고 책임자(CCO)로 부임한 제러미 크레이건이 서울을 찾았습니다. 그는 DDB London에서 25년 동안 일한 세계 최고의 크리에이터로 VW(Volkswagen)의 ‘Night Driving’, ‘Singing in the Rain’, 2008년 하비 니콜스 백화점의 ‘Wallace & Gromit’ 등의 대표작을 만들어낸 전설적 인물인데요. 다음 10년의 도약을 준비하는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성장 방향과 크리에이티브한 발전에 대한 그의 생각이 궁금했습니다. 광고인으로서 그가 생각하는 광고의 기본과 비전에 대한 이야기까지 모두 들어봤습니다.



광고 일을 시작하기까지

광고계의 유명인사 제러미 크레이건에게 광고에 대한 생각을 물었습니다
l 광고계의 유명인사 제러미 크레이건에게 광고에 대한 생각을 물었습니다

Q. 어떻게 광고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그 계기가 궁금합니다

광고를 시작하게 된 것은 아주 오래 전의 일이지만, 언제라고 정확하게 알려드리지는 않겠습니다.(웃음) 생각해보면 어릴 때부터 TV에 나오는 광고 보는 걸 아주 좋아했던 것 같아요. 신기한 것은 그때 제가 좋아한 광고들은 BMP(나중에는 DDB가 되었지만)에서 제작한 것들이었어요. 그러니 저는 어린 시절의 제 영웅들과 같이 일하게 된 셈이죠.

Q. 그럼 어떤 단계와 경험을 거쳐 광고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대학에서 광고를 전공한 건 아니에요. 기숙학교를 졸업한 후, CAM(Communications and Marketing)라는 코스에 등록했죠. 이 과정을 거치면서 크리에이티브, 관리, 마케팅, 리서치 등 다양한 분야를 이해할 수 있었고 제가 원하는 감각을 갖출 수 있었어요. 그 후에는 광고계의 전설인 ‘옐로 펜슬 어워즈’로 유명한 D&AD(Design & Art Direction)의 프로그램을 거쳤죠. 6주마다 한 에이전시에서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하며 평가받는 프로그램이었어요. 이런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도 만들면서 현업의 사람들과 인맥을 쌓을 수 있었죠. D&AD는 지금도 제가 다니던 30년 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학교보다는 현장에서 제대로 배울 수 있음을 알려줬죠.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의 원동력

Q. 지금까지 다양한 국제광고제에서 많은 수상을 하셨는데요. 그런 성과를 가능하게 한 아이디어의 원동력은 어디에서 얻으시는지 궁금합니다

확실한 것은 광고제에서 그런 아이디어를 얻는 것은 아니에요. 물론 광고제에서 수상하기 위한 광고를 만들 수도 있고 수상하는 법을 연구할 수도 있죠. 하지만 경험이 쌓일수록 수상을 위한 광고를 만들기보다는 광고주가 원하는 가장 정확하고 효율적인 광고를 만드는 데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 본질에 집중하다 보면 광고제에서 수상하는 일이 일어나는 거죠. 저는 언제나 상을 타는 것은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보상, 혹은 부산물 같은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어요. 당연히 상을 탄다는 건 내 재능을 알리는 멋진 일이고 기분 좋은 일이죠. 기대했던 상을 못 탄다면 화날 수도 있고요. 젊은 크리에이터들이 ‘아직 수상 경력이 없다’는 평에 너무 신경을 쓰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을 거예요. ‘어떻게 하면 더 새롭고 흥미로운 솔루션을 만들 수 있을까’에 집중해야만 원하는 길로 갈 수 있을 겁니다.

Q. 아이디어는 주로 문제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얻는다는 말씀이신가요?

네, 맞습니다. 광고인들이야말로 예술과 상업의 교차점에서 일하는 축복받은 비즈니스맨이라고 생각해요. 이 일을 하는 사람들은 정말 행운아입니다. 저는 주로 사람들에게서 좋은 영감을 얻기 때문에 사람을 좋아합니다. 영감을 얻기 위해 전시회에 가거나 공연을 보러 가지는 않아요. 기차나 비행기 안, 공항 등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광고인들은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러미 크레이건이 생각하는 광고

“기술이 발전할수록 기본을 잊어선 안 됩니다”
l “기술이 발전할수록 기본을 잊어선 안 됩니다”

Q. 직접 관여하신 많은 수상작이나 프로젝트 중에 가장 기억에 남거나 아끼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몇 년 전에 폭스바겐 골프를 위해 만든 ‘나이트 드라이빙’이라는 제목의 TV 광고인데요. 이 광고가 만들어진 모든 과정이 기억에 남아요. 광고주와의 첫 미팅에서 몇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요. 그다지 훌륭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광고주는 마음에 든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 팀과 더 작업을 해보겠지만, 어떻게 만들어질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죠. 최초의 아이디어는 ‘골프는 운전하기 좋은 차이다’라는 아주 단순한 내용이었는데, 사무실로 돌아가 크리에이티브 팀과 함께 일하면서 아이디어가 발전했고 다양한 요소를 결합하기 시작했죠. 예를 들어 리처드 버튼이 낭송한 딜란 토마스의 시를 삽입하는 방식으로요.

이 광고는 한밤중의 드라이빙에 관한 내용인데요. 모든 것이 극도로 조용한 시간의 드라이빙을 보여주죠. 그저 속도를 내는 것에 열중하는 젊은이들이 아니라 차 안에서의 평화를 느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보여주는 건데요. 이 광고로 클리오와 칸을 비롯해 많은 광고제에서 상을 탔습니다. 제가 이 광고를 꼽는 이유는 상을 많이 탔기 때문이 아니라 광고를 완성해간 과정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주목하지도 않은 아이디어를 광고주가 먼저 알아보았고 공동 작업을 통해 살아 숨 쉬며 발전해갔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작품 역시 골프 GTI를 위해 만든 ‘Singing in the Rain’이라는 광고인데요. 진 켈리가 빗속에서 노래하면서 춤추는 아주 유명한 옛 영화를 사용했어요. 옛 노래를 새롭게 리믹스하고 춤도 다시 만들고 이것저것 바꾸었죠. 이 광고는 영국에서 대단한 인기를 얻었어요. <브리튼갓탤런트>라는 프로그램에서 어떤 10대가 출연해서 이 광고를 재해석한 춤을 선보여 우승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그때가 광고를 방영하고 2년이 지난 시점이었어요. 광고를 제대로 만들면 세상에 이런 영향을 미칠 수 있죠.

Q. 최근에는 기술도 발전했고, 다양한 미디어도 등장해서 광고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상관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떤 광고주가 제게 같은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기술이 중요하다고요. 하지만 저는 그럴수록 기본을 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아이디어로 가득한 사람이 필요합니다. 아이디어가 없다면 기술은 어떤 대안도 될 수 없습니다. 크리에이티브 팀 주변에 디지털 전문가나 소셜 미디어 전문가가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되겠지요. 하지만 새로운 시도가 성공하려면 단순히 기술적인 면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그 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도 필요합니다.



이노션과 제러미 크레이건의 만남

“광고제에서 1등을 하는 것보다 꾸준히 잘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l “광고제에서 1등을 하는 것보다 꾸준히 잘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Q. 이노션의 Global CCO로 오시게 된 계기와 CCO가 어떤 일을 하는 자리인지 설명해주세요

이노션을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이노션을 더 좋아하게 됐어요. 제가 그동안 자동차 광고 분야에서 쌓아온 전문성을 이 회사에 결합할 수 있다는 생각도 했고요. 이노션의 성장이 단순히 현대기아차에만 의존해서 이룬 것이 아니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고, 글로벌 브랜드와 일하는 모습도 훌륭했습니다. 이노션에는 큰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2주 동안 서울에 머물면서 현대기아자동차 광고주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이곳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이 대단하고 환상적이라고 느꼈습니다.

앞으로 제가 할 일은 최고의 사람들이 자기 자리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겠죠. 즉, 그들이 필요로 하는 최상의 업무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일 겁니다. 또 어떤 방식으로 일해야 광고주들에게 정확한 정체성을 찾아주고 더 좋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지 전략적으로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거예요. 그러고 나면 어떤 프로젝트는 제가 직접 이끌고, 어떤 프로젝트는 관리하게 되겠지요. 그리고 밥 이셔우드(이노션의 Global Creative Advisor)가 세계적인 크리에이터들과 이루어놓은 네트워크를 더욱 공고하게 해서 그들이 이노션의 프로젝트를 돕는 관계로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Q. 한국에도 글로벌 무대에서 일하고 싶은 젊은 크리에이터들이 많고 이노션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젊은이들을 위해서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우선, 영어를 배우세요. 이곳에서 제가 사람들과 대화하고 질문할 때 대부분 통역을 필요로 했거든요. 글로벌 무대에서 일하고 싶다면 영어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적으로 광고제의 심사는 영어로 이루어지잖아요. 그리고 지금 대학을 졸업하는 젊은 세대에게 현재는 아주 흥미진진한 시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왜냐하면, 지금의 교육이 10년 전의 교육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유연하기 때문이죠. 업계도 마찬가지인데, 학생들이 제출하는 포트폴리오나 개인 웹사이트를 보면 경영, 제조, 미디어 등 다양한 아이디어로 넘쳐나거든요.

광고주들은 제품이 잘 팔리도록 도와줄 사람을 찾고 있어요. 그리고 그것이 이 일의 기본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해요. 그다음이 사람들의 평가입니다. 만약 사람들이 광고를 좋아하기만 하고 제품을 사지 않는다면 광고주는 살아남기 어렵겠죠. 요즘은 모바일이나 다른 미디어를 통해 소비자에게 더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그 이전에는 신문이나 프린트 매체가 그렇다고 생각했어요. 시대만 다를 뿐 본질적으로 변한 것은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디지털을 이야기하고, 지금이 디지털 시대라고들 하지만 그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요? 저는 단지 훌륭한 아이디어들을 보여주는 한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이것이다’라고 단언할 수는 없겠죠. 이노션이 새로운 네트워크로 발전하는 방식도 무엇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어요.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를 정의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요.

Q. 10년 후의 이노션을 상상해보신 적이 있나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합니다

역시 까다로운 질문이군요. 일 년 안에 얼마나 변화할지 가늠하기도 어렵거든요. 10년 후의 성공이란 또 무엇일까요? 어떤 이들은 질적인 성장을 잣대로 삼기도 하고 또 다른 이들은 양적인 성장을 중요하게 여기기도 하지요. 저는 매년 꾸준하게 발전하고 성장하는 게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건 리포트’에서 1등을 하는 것도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매년 1등이 아니어도 꾸준히 리포트에 이름이 올라가서 한 해는 5등을 하고, 어느 해는 2등을 하는 그런 꾸준함이요. 그러다 보면 세계 최고와 대등하게 경쟁하는 회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선 그저 제자리에 앉아 광고제에서 수상할 방법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새로운 사업이 될 만한 것을 만들고 싶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최고치의 일을 해내고, 아무도 예상치 않았던 아이디어를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보다 더 능동적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찾아야 합니다. 시간 관리도 잘해야죠.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없는 광고주의 문제를 풀기 위해 그저 앉아서 TV 광고 브리프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그 시간에 페이스북 페이지를 디자인할 수도 있겠죠. 우리는 모두가 알고 있는 게임에서 항상 앞서가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광고주가 문제가 있는지도 모를 때 우리는 이미 그 답을 찾고 있어야 합니다.



글. Life is Orange 편집팀
사진. Studio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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