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랠리의 성지 핀란드에서 거둔 값진 경험
2014 WRC 8차전 핀란드 랠리 Day 3-42014/08/19by 현대모터스포츠팀

경기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험난한 핀란드 랠리도
이제 후반부에 접어들었습니다

긴 점프는 보는 것 이상으로 차량이나 드라이버에게 크나큰 부담입니다

| 긴 점프는 보는 것 이상으로 차량이나 드라이버에게 크나큰 부담입니다



변화무쌍한 코스가 준비되어 있던 셋째 날. Day3

짧은 세 번의 점프, 그리고 착지 후 바로 방향 전환, 또다시 두 번의 점프, 그리고 롱 점프 이후 바위와 자갈밭을 통과. 이것에 셋째 날 랠리 핀란드에 마련된 대부분의 스테이지 풍경이었습니다. 길이의 차이는 있었지만, 대부분 아주 빠른 속도로 통과해야 했고, 코스는 드라이버들을 잠시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죠. 게다가 곳곳에 크고 작은 돌과 바위들이 널려있어 자칫 실수로 밟고 지나가는 날에는 그대로 타이어가 찢어지거나 심각하면 바위에 차체 하부를 부딪쳐 서스펜션 내지는 롤 케이지 손상으로 랠리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들이 언제든 찾아올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곳이 진정 랠리 핀란드의 진정한 맛을 보여주는 곳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둘째 날, 차량 손상으로 인해 아쉽게 티에리 누빌이 리타이어를 하면서 이날은 홈 랠리를 맞이한 유호 한니넨과 루키 헤이든 패든 만이 이 혹독한 스테이지들의 연속을 경험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포인트 권을 유지하고 있기에 둘째 날의 페이스만 유지할 수 있다면 괜찮은 결과도 기대해볼 수 있으며, 특히 실수가 벌어졌을 때 입을 수 있는 손실이 매우 큰 만큼 현대 쉘 월드랠리팀이 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반대급부의 효과도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로드 코스 이동 중 잠시 차를 세우고 타이어를 교체 중인 헤이든 패든
| 로드 코스 이동 중 잠시 차를 세우고 타이어를 교체 중인 헤이든 패든

실제로 이날은 다양한 팀에서 크고 작은 문제들로 트러블을 겪어야 했습니다. 브레이크에 손상을 입은 팀도 있으며, 리타이어를 결정해야 했던 팀들도 있었고, 타이어 파손으로 엄청난 손실을 입어야 했던 팀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노면이 거칠고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빠른 스피드로 달리다 보면 분명 크고 작은 실수가 일어나고 그 결과 차량 손상까지 발생할 확률이 굉장히 높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비가 내린 후 마르기 시작한 트랙에는 크고 작은 마른 웅덩이들이 생겼기 때문에 출발 순서도 중요했지만, 누구에게나 위험요소는 공평하게 주어진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실수하지 않기 위해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하루였습니다.

루키 헤이든에게는 이 점이 다소 부담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헤이든은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스테이지에서 집중력을 100% 다 끌어내지 못했고, 특히 급격히 변하는 환경에 자신감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초반 스테이지에서는 스핀을 하는 등의 실수가 있었고, 그로 인해 시간 손실이 다소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런치 타임 서비스 이후 세트업을 변경하면서 차량이 급격히 안정되었고, 그 후 바로 자신감을 회복하여 페이스를 바로 끌어올리는 놀라운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롱 점프 구간을 통과 중인 유호 한니넨
| 롱 점프 구간을 통과 중인 유호 한니넨

한니넨 역시 오전까지는 다소 힘겨운 모습이었지만, 오후가 되면서 바로 자신의 페이스를 되찾았고, 특히 이날은 특별한 실수가 없었던 덕분에 자신의 순위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대신 다른 드라이버들의 사고로 인한 리타이어로 순위가 다소 오르는 행운도 얻을 수 있었죠.

이날은 둘째 날과 확연히 다른 컨디션으로 인해 초반 세트업이 제대로 잡히지 않으면서 두 드라이버의 페이스를 붙잡았지만, 점심식사 이후 바로 세트업을 바로잡으며, 정상 컨디션으로 회복시켰다는 점에서 월드 랠리팀의 적응력이 나날이 향상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온로드와 달리 오프로드 랠리의 경우는 날씨에 따른 트랙 자체의 변화, 그리고 각 스테이지별 주행 환경의 변화가 대단히 크기 때문에 사전 정찰을 통해 필요한 데이터를 빠르게 확보하여 이를 차량 세트업에 반영하는 노하우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단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며, 달라지는 트랙 환경에 맞게 즉각적으로 적합한 세트업을 찾는 것도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데뷔 시즌으로서 이정도 빠른 적응력을 보여준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거친 하루를 마친 후 서비스 파크에서 말끔하게 정비를 받은 헤이든 패든의 i20 WRC 카
| 거친 하루를 마친 후 서비스 파크에서 말끔하게 정비를 받은 헤이든 패든의 i20 WRC 카

셋째 날은 두 드라이버 모두 특별한 이슈 없이 안정적으로 잘 마무리했다는 점 역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가장 혹독하고 긴 하루였지만, 이전 스테이지에서 있었던 크고 작은 일들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안정을 되찾았다 할 수 있으며, 다양한 이슈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점과 무사히 하루를 넘겼다는 점에서는 마지막 날까지 이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어쩌면 랠리 핀란드 스테이지 중 이날의 스피드가 가장 빨랐을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위험하다는 뜻도 되지요
| 어쩌면 랠리 핀란드 스테이지 중 이날의 스피드가 가장 빨랐을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위험하다는 뜻도 되지요


▶ 2014 WRC 8차전 핀란드 랠리 셋째날의 영상이 궁금하다면



포인트 피니시로 마무리한 마지막 날. Final Day

마지막 날은 파워 스테이지를 포함해 4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SS24는 언덕을 솟구쳐 올라 떨어지는 엄청난 점프 구간이 배치되어 있어 차량뿐만 아니라 드라이버에게도 아주 큰 충격을 안겨줄 수 있는 위험한 코스들이 도처에 산재해 있습니다. 게다가 여전히 평균 스피드는 아주 빠른 편에 속하죠. 코스의 폭이 지난 3일간에 비해 다소 넓은 편에 속하며 커브 역시 다소 완만한 수준이어서 아주 빠른 속도로 미끄러지며 호쾌하게 코너를 통과하는 극적인 장면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점프 구간에서 어떤 드라이버는 착지 이후 충격으로 인해 등 부상을 호소하여 응급치료까지 받았지만 결국 랠리를 속개할 수 없을 정도의 부상이어서 리타이어를 결정해야 했습니다. 그만큼 차량과 드라이버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구간들이 많은 곳이 마지막 날 스테이지 구성이었습니다.

마지막 날 코스는 호쾌한 스피드와 시원스러운 파워 슬라이드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l 마지막 날 코스는 호쾌한 스피드와 시원스러운 파워 슬라이드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날, 결론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핀란드 랠리에서도 현대 쉘 월드랠리팀은 순조롭게 포인트를 획득하며 안정적으로 라운드를 마무리했습니다. 하지만 순조롭지 못했던 첫째 날만큼이나 마지막 날 출발 역시 그리 순조롭진 못했습니다. 헤이든 패든은 사소한 트러블도 잘 다스리며 페이스를 안정시키는데 탁월한 재능이 있음을 스스로 입증해왔지만, 안타깝게도 마지막 날 두 번째 스테이지였던 SS25에서 그는 파워 스티어링 고장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파워 스티어링이 고장 나면 그만큼 팔과 어깨에 부담이 커 빠른 스티어링 조작이 힘들기 때문에 결코 코스를 빠르게 공략할 수 없습니다. 
 
로드 코스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헤이든 패든
| 로드 코스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헤이든 패든

마찬가지 원래 작성된 페이스 노트에 맞춰 주행할 수 없으므로 코 드라이버 역시 원래의 페이스대로 레이스를 진행할 수 없죠. 결국, 이날 1분 이상의 시간 손실을 감당해야 했고, SS24까지 종합 6위를 유지하던 헤이든은 추가로 포인트를 획득할 기회를 잃으면서 순위는 그대로 멈추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1~3일째까지 꾸준히 포인트를 관리해온 덕분에 순위 하락 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한니넨은 다행히 이런 고장에서 자유로웠고, 본인의 이야기에 따르면 상당히 좋은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특히 둘째 날 심각한 사고로 인해 상당한 시간 손실을 보았던 것이 비하면, 자신의 순위를 유지하고 끝까지 페이스를 지켰다는 점은 아주 선방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현대 쉘 월드랠리팀의 서비스 파크
| 현대 쉘 월드랠리팀의 서비스 파크


▶ 2014 WRC 8차전 핀란드 랠리 마지막날의 영상이 궁금하다면



랠리 핀란드를 마무리하며
 
랠리 핀란드는 2014년 시즌 후반기를 시작하는 오프닝 라운드이면서 현대 쉘 월드랠리팀에게는 새로운 업데이트에 대한 결과의 검증, 그리고 부족했던 데이터를 좀 더 확보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첫째 날 비가 많이 내리면서 노면이 물러진 탓에 강화된 출력에 대해서는 전부 테스트를 해보진 못했지만, 전반적인 페이스는 괜찮은 수준이었으며, 업데이트의 성과는 이어지는 독일부터 서서히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사실 스피드가 굉장히 빠르고 코스가 워낙 험난해 크고 작은 실수들도 잦았고, 사고도 많았지만 가장 고무적인 일은 그럼에도 끝까지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점과 더불어 이제 팀 자체가 변화하는 양상에 적응하는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세트업을 빠르게 찾고 이내 페이스를 회복할 수 있었다는 점은 무엇보다 긍정적인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티에리 누빌의 리타이어는 이번 랠리에서 가장 아쉬운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코스 공략이 쉽지 않았다는 뜻이고, 여전히 호흡을 맞춰볼 부분들이 남아 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리고 현대 쉘 월드랠리팀과 3 라운드를 함께 했던 헤이든 패든은 루키이면서도 놀라울 정도로 성숙한 드라이빙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앞으로 현대 쉘 월드랠리팀과 꾸준히 함께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트러블이나 실수가 발생해도 크게 동요하지 않고 꾸준히 경험을 쌓아가며 능숙하게 대처하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죠. 랠리 독일에선 잠시 떨어지게 됐지만, 또 다시 현대 쉘 월드랠리팀에 합류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합니다(헤이든은 랠리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다시 합류합니다).

미쉘 난단 현대 쉘 월드랠리팀 프린시펄은 핀란드에서 성과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인터뷰에 임하고 있는 현대 쉘 월드랠리팀의 프린시펄, 미쉘 난단
|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인터뷰에 임하고 있는 현대 쉘 월드랠리팀의 프린시펄, 미쉘 난단

“마지막 날 3개의 스테이지에서 유호가 매우 좋은 페이스를 보여줬고, 특히 SS25에서는 아주 빠른 시간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 점이 무엇보다 기쁩니다. 이번 주 내내 우리는 아주 긍정적인 부분들을 많이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점에서는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차량의 기술적인 면과 팀 운영 면에서 모두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봤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우리의 홈 이벤트인 랠리 도이칠란트에 좀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단 랠리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의 결과는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습니다. 특히 랠리는 워낙 많은 변수가 도처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언제라도 위험에 빠질 수 있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저할 이유는 없습니다. 오히려 용기와 자신감이 더 나은 성적을 가져다주는 중요한 열쇠가 되기도 하죠. 다음은 현대 쉘 월드랠리팀의 홈이라고 해도 좋은 독일 랠리입니다. 다니 소르도와 브라이언 부피에가 다시 합류하는 라운드이기도 합니다. 미쉘의 이야기처럼 홈 이벤트와 같은 랠리 도이칠란트에서는 분명 더 나은 성적이 있을 것으로 기대해봅니다.



by 마요네즈
자동차, 모터스포츠 전문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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