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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마무리 하지만 새로운 희망
2014 WRC 이탈리아 사르데냐 랠리2014/07/16by 현대모터스포츠팀

지중해의 휴양지에서 펼쳐진 WRC 6차전 랠리 이탈리아 사르데냐
악조건과 불운 속에서도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믹키즈 점프 구간을 통과하는 티에리 누빌
| 믹키즈 점프 구간을 통과하는 티에리 누빌


큰 기대 속에 출발한 2014년 현대 모터스포츠팀의 WRC 첫 번째 시즌이 6차전 랠리 이탈리아 사르데냐를 지나면서 반환점에 다가섰습니다. 참가 첫해기에 여러모로 부족한 면도 많지만, 악조건 속에서도 꾸준히 정상적인 컨디션을 찾아가고 있는 현대 쉘 월드랠리팀은 과연 아름다우면서도 잔인하리만치 험난한 사르데냐에서 어떤 결과를 얻었을까요?



아름다운 해안가에 자리한 현대 쉘 월드랠리팀의 서비스 파크
| 아름다운 해안가에 자리한 현대 쉘 월드랠리팀의 서비스 파크



선수 차량 모두에게 가혹한 랠리 이탈리아 사르데냐

사르데냐는 이탈리아 남동부에 위치한 제법 큰 섬입니다. 전형적인 지중해 기후이기 때문에 여름에 해당하는 지금은 기온이 높고 건조한 편에 속합니다. 사르데냐는 장수마을로도 유명합니다. 특히 아스파라거스가 기막힐 정도랍니다. 하지만 WRC팀들은 한가롭게 아스파라거스나 맛보고 있을 여유가 없겠죠. 아름다운 해안가에서 몸을 담글 시간도 없이, 덥고 건조한 이곳에서 먼지와 어떻게 싸워야 할지 고민하느라 여념이 없었을 겁니다. 사르데냐의 랠리 코스는 아기자기한 구성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선수들에게는 고통스러울 뿐입니다. 트랙의 폭은 좁고, 농경지나 마을을 통과해야 하는 구간이 있기 때문에 돌담을 스치듯 지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건조한 탓에 먼지가 많이 일어나고, 대부분 모래로 구성되어 있어서 이내 미끄러지기 일쑤입니다.

트랙 옆으로 크고 작은 자갈이나 돌, 바위들이 자리하고 있어 자칫하면 타이어 펑쳐를 유발할 수도 있죠. 그리고 고저 차가 심한 코스가 많으며, 특히 오르막을 향해 치솟아 올랐다가 갑자기 떨어지며 좌우로 트랙이 꺾이는 곳도 있어 자칫하면 차량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는 곳입니다. 무엇보다 여유공간이 없어서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점은 선수들에게나 레이스카에게도 극심한 스트레스로 작용합니다.




헤이든 페든 새롭게 참가하다

현대 i20 WRC카로 WRC 에 데뷔한 헤이든 패든
| 현대 i20 WRC카로 WRC 에 데뷔한 헤이든 패든

현대 쉘 월드랠리팀의 드라이버들 헤이든 페든과 티에리 누빌 유호 한니넨
| 현대 쉘 월드랠리팀의 드라이버들. 헤이든 페든과 티에리 누빌, 유호 한니넨

랠리 이탈리아 사르데냐에서는 티에리 누빌(#7), 유호 한니넨 (#8)이 출전했고, 헤이든 패든(#20)은 이번에 처음으로 WRC 데뷔 무대를 가지게 됐습니다. 경험은 부족하지만 촉망받는 드라이버기에 데뷔 무대에서도 좋은 성적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아슬했던 연습주행

연습주행 도중에 티에리 누빌의 차량에 파손이 일어났는데, 당시 누빌은 사고가 있었는지 눈치채지 못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나중에 밝혀진 바로는 코스 옆에 있는 관목과 충돌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비록 차량에 심각할 정도의 손상은 없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곳의 코스는 협소하고 장애물들이 많아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었죠.



한 밤의 도심 레이스 그리고 좋은 출발

칼리아리 슈퍼스페셜 스테이지를 소화 중인 티에리 누빌과 i20 WRC
| 칼리아리 슈퍼스페셜 스테이지를 소화 중인 티에리 누빌과 i20 WRC

칼리아리 시내에서 야간에 펼쳐진 슈퍼 스페셜 스테이지부터 첫 번째 날 일정이 시작됐습니다. 슈퍼 스페셜 스테이지는 아스팔트 도로를 일부 막아서 협소한 코스를 만들고 두 대의 차량을 각각 스타트 지점에서 출발시켜 누가 더 빠른 랩 타임을 기록하는가를 두고 평가하는 스테이지입니다. 이날 누빌은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습니다. 중간에 한번 크게 점프를 해야 하는 구간이 있는데, 이 구간에서 종종 큰 각도로 착지하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죠. 자칫하면 라디에이터에 충격이 전달돼 냉각 파이프가 끊어지거나 심각하면 프론트에 손상이 올 수도 있는데, 다행히 현대 쉘 월드랠리팀에는 큰 문제가 없었고 한니넨은 4위 페든은 14위로 마감했습니다.

그리고 이틀째부터 본격적인 그래블(모래나 흙, 자갈로 이루어진 길) 코스를 달리는 일정이 시작됐습니다. SS2 테라노바를 시작으로 SS9 로엘레까지 진행되는 둘째 날은 초반부터 현대팀의 강세였습니다. 티에리 누빌은 SS2에서 1위로 들어왔고, 유호 한니넨도 2위로 들어오는 쾌거를 거두었죠. 코스 자체가 협소하고 또 타이트하게 휘어져 있는 구간들이 많아서 쉽지 않았지만, 다소 늦은 순서로 출발한 누빌은 13분 28초 1을 기록하면서 스테이지 우승을 거두었습니다. 랠리에서는 출발 순서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가장 먼저 출발한다고 해서 반드시 유리하지는 않죠. 왜냐하면, 코스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장 먼저 출발하게 되면 코스에 깔린 모래나 자갈, 돌 등을 치워가면서 달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차에서 내려 치운다는 뜻은 아니고, 달리면서 타이어 그립에 영향을 줄 만한 요소들을 가장 먼저 맞닥뜨리면서 달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조금 늦게 출발하는 경우에는 앞서 달리던 차량이 이미 코스를 어느 정도 정리를 해둔 상태이기 때문에 가장 좋은 컨디션에서 달릴 수 있다는 이점이 생깁니다. 누빌은 이런 이점을 철저히 누리면서 SS2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죠. 그렇다고 가장 늦게 출발하는 것도 좋은 것은 아닙니다. 코스가 앞서 달린 차량 때문에 망가져 있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땅이 패이거나 혹은 장애물이 떨어져 있으면 랩 타임에 지장을 주기 때문입니다. 

건조한 탓에 먼지가 유독 심했던 사르데냐
|  건조한 탓에 먼지가 유독 심했던 사르데냐

첫째 날도 그랬고, 둘째 날도 순조로운 출발을 한 현대 팀은 SS3에서도 한니넨이 1위, 누빌이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종합 1위로 올라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심할 순 없습니다. 랠리는 스테이지 하나하나 정성을 들여 우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3일에 걸친 대장정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생길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특히 차량의 컨디션 안배를 해가면서 달려야 해서, 초반부터 페이스를 급격히 올려서 달리다가 자칫 차량에 문제라도 생기면 그간 쌓아온 소중한 몇 초가 물거품이 돼버리고 말기 때문이죠.

헤이든 페든은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인지 익숙하지 않은 코스에서 빨리 달리기보다는 침착하게 완주하는 쪽을 선택했고, 그 탓에 기록은 썩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11위로 SS2를 마감한 페든은 이어지는 스테이지에서도 13위로 마감하면서 천천히 적응해나갔습니다.

SS4에서는 큰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포드의 미코 히르보넨의 차량이 불이 붙었는데, 다행히 드라이버와 코 드라이버 모두 큰 부상은 없었으나, 이로 인해 레이스가 잠시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불이 붙기 시작하면서 바로 소화기로 진화에 나섰지만 결국 그들의 차량은 전소되었죠. 더 큰 문제는 왜 불이 났는지 원인을 알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아무튼, 히르보넨은 고작 둘째 날 초반에 차량이 전소하는 사고를 당한 채 리타이어를 경험해야만 했습니다.

이렇게 랠리는 레이스 도중에도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할 소지가 굉장히 큽니다. 특히 40도에 육박하는 뜨거운 기온 속에서 좁은 코스를 계속 달리다 보면 차량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집니다.

사르데냐는 코스가 좁고 관목숲이 코스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어 실수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 사르데냐는 코스가 좁고 관목숲이 코스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어 실수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위험했던 사고 속에서도 누빌과 한니넨은 꾸준히 시간을 줄이면서 종합 1위를 유지했고, 경쟁자들과의 시간차도 벌여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대 쉘 월드랠리팀도 결국 SS5에서 불운한 사고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좋은 성적으로 종합 1위를 달리고 있던 누빌과 한니넨 모두에게 불운이 닥쳐왔습니다. 먼저 문제가 생긴 것은 누빌이었습니다.

SS5 로엘레를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스펜션 고장으로 제대로 달릴 수 없게 된 것이죠. 결국 이 문제로 약 20분을 허비하고 말았고, 애써 벌려놓은 시간은 모두 허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리모트 서비스를 통해 서스펜션을 수리할 순 있었지만, 앞으로 남은 일정이 무척 고될 것이라는 건 대부분이 잘 알고 있었죠.

사고로 아쉽게 둘째날 리타이어를 해야 했던 유호 한니넨
| 사고로 아쉽게 둘째날 리타이어를 해야 했던 유호 한니넨

그러나 그보다 더 큰 사고는 한니넨에게 일어났습니다. 하이스피드 코너를 소화하던 도중 차량이 전복되면서 관목숲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차가 완전히 망가지고 말았습니다. 물론 이번에도 다행스럽게 한니넨과 그의 코 드라이버 토미에게는 어떤 부상도 없었습니다만, 더 는 레이스를 진행할 수 없게 된 것이죠. 완전히 망가졌기 때문에 결국 리타이어를 결정해야만 했습니다.

이후 이어진 SS6 테라노바 노르드은 한니넨이 빠진 채 진행되었고, 누빌은 5위의 성적으로 스테이지를 마무리했지만 SS5에서 잃어버린 시간이 너무 컸기 때문에 시간은 점점 더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결국, 둘째날 출발은 아주 좋았지만, 불의의 사고와 트러블로 인해 종합 성적은 상당히 많이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서비스파크에서 미케닉들이 사용하는 각종 공구들 정리를 잘하는 사람이 일도 잘 한다죠
| 서비스파크에서 미케닉들이 사용하는 각종 공구들. 정리를 잘하는 사람이 일도 잘 한다죠



허비한 시간을 만회해야 했던 셋째 날

셋째 날은 목표가 뚜렷해졌습니다. SS5에서 겪은 사고로 허비한 시간을 어떻게든 줄여서 되도록 종합 순위를 높이는 것이죠. 루키로서 경험이 아직 부족하지만 그래도 큰 사고 없이 꾸준히 완주를 거듭했던 헤이든 페든은 종합 9위, 그리고 티에리 누빌은 종합 34위를 기록하고 있었고, 한니넨은 아쉽게도 리타이어가 결정되어서 더는 랠리 이탈리아 사르데냐에 출전할 수 없게 됐습니다. 따라서 헤이든은 계속 페이스를 유지할 것과 동시에 누빌은 최대한 시간을 줄이는 데 집중을 해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문제는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고, 특히 제한된 타이어를 최대한 아껴가며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무턱대고 오버 페이스를 할 순 없는 노릇이라 여러모로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날이었습니다. 그러나 희망적인 것은 59km에 달하는 장거리 코스가 두 개나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죠. 장거리 코스는 신중하게 잘 운영하면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대신 그만큼 드라이버나 차량에 피로도가 증가할 가능성도 높죠. 그렇지만 여기서 최대한 많은 시간을 좁힐 수 있다면, 그리고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분명히 다시 일어설 기회도 주어질 겁니다.


믹키즈 점프를 통과하고 있는 티에리 누빌의 i20 WRC
| 믹키즈 점프를 통과하고 있는 티에리 누빌의 i20 WRC

SS11 몬테 레르노에는 ‘믹키즈 점프’라는 하이 점프 구간이 있습니다. WRC에서 상당히 유명한 곳이어서 이탈리안 랠리 중 이곳에 유독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기도 하죠. 보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멋진 광경일지 모르지만, 사실 레이스카 입장에서는 하이 점프가 그리 반갑지 않습니다. 역사적으로도 이곳에서 너무 급하게 떨어지는 바람에 프런트에 심각한 손상을 입고 코스 이탈을 한 경우가 많았거든요. 여기도 마찬가지로 가장 높이 점프한 차량, 그리고 가장 멀리 점프한 차량을 선발하는데요.

지난번에 비슷한 이벤트에서 우승해본 경험이 있는 현대는 아쉽게도 이번에는 점프 이벤트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SS10과 SS11에서 착실히 거리를 좁혀가던 누빌은 결국 종합 순위에서도 21위까지 뛰어올랐고, 루키 헤이든 페든은 9위에서 단 계단 상승한 8위까지 껑충 뛰어올라 데뷔 무대에서 포인트를 경험할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경험이 중요한 라운드에서 이 정도로 안정감 있게 경기를 운영했다는 것은 그만큼 가능성이 있음을 뜻하는 것이죠. 물론 중간에 사고가 난 드라이버가 있었기 때문이지만, 반대로 노련한 드라이버가 사고를 일으킬 정도로 까다로운 코스에서 자신의 포지션을 지키면서 실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 칭찬할 만한 부분입니다.

둘째 날 헤이든 페든에게도 문제가 일어났습니다만 그래도 침착하게 완주에 성공했습니다
| 둘째 날 헤이든 페든에게도 문제가 일어났습니다만, 그래도 침착하게 완주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다시 돌아온 몬테 레르노 SS13에서는 또 한 번 시련을 겪어야 했습니다. 안정감 있게 경기를 운영해나가던 헤이든은 그만 웅덩이 구간을 지나면서 물이 엔진룸으로 빨려 들어오는 상황을 겪어야 했고, 인테이크로 물이 밀려 들어오면서 실린더가 젖는 바람에 엔진이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않게 됐습니다. 이는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이며, 리모트 서비스로는 해결할 수 없어서 스테이스가 끝난 후 서비스 파크에 입고해 오랜 시간 수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죠. 아쉽게도 8위까지 순위가 올랐던 헤이든은 결국 3시간에 걸친 수리 끝에 랠리2 규정에 의해 재출발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현대팀만 문제를 겪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바위에 부딪혀 휠이 손상되거나 서스펜션이 부서지는 등 크고 작은 사고들이 다른 팀에서도 일어났고, 그만큼 이 코스가 험난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누빌은 끝까지 안정감 있게 레이스를 운영했고, 차량에도 특별한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서 종합 순위 17위까지 끌어 올렸다는 점입니다.



결코 포기할 수 없었던 마지막 날

조금 더 넓어진 코스 하지만 그만큼 더 빨리 달려야 하는 스테이지의 연속
| 조금 더 넓어진 코스, 하지만 그만큼 더 빨리 달려야 하는 스테이지의 연속

마지막 날에도 기온은 거의 40도에 육박했습니다. 드라이버들의 피로도도 걱정이지만, 차량에 문제가 되진 않을지도 걱정스러운 상황이죠. 특히 지중해 특유의 환경상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기 때문에 노면에 습기가 거의 없어 대부분 모래로 된 코스를 달려야 한다는 점은 타이어에 매우 혹독한 환경임을 뜻합니다. 타이어 그립이 부족한 데다가 동시에 온도까지 높아서 휠 스핀이 자주 일어나면 그만큼 타이어 마모도 심해집니다. 그리고 이날은 마지막 날이자 파워 스테이지에서 부족했던 포인트를 조금이나마 만회할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제한된 타이어를 최대한 아껴서 마지막에 포인트 획득을 노려야 했습니다.

마지막 날 구성된 SS14~SS16 (+SS17 파워 스테이지)은 둘째 날보다 코스가 전반적으로 짧은 편에 속합니다. 그리고 둘째 날은 대체로 좁고 가파르게 올랐다가 다시 내려오는 업&다운 힐 코스였다면 마지막 날 코스는 코스 좌우로 어느 정도 여유 공간이 있고, 비교적 평탄한 지형을 소화하게 됩니다. 풍경은 전형적인 한국의 시골 마을과 같달까요? 가끔 민가도 등장하고, 콘크리트 도로도 일부 있지만, 부서진 흔적들도 조금 보입니다. 평탄한 지형에 좌우 여유가 조금 더 있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그만큼 하이 스피드로 통과해야 한다는 뜻도 됩니다. 그러니까 둘째 날에는 스피드를 유지하면서도 신중하게 달려야 했다면 이곳은 코스가 짧고, 여유 공간이 조금 더 생긴 만큼 실수가 일어나면 손해도 크다는 것과 동시에 좀 더 빨리 달려야만 최대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페이스를 올릴 순 없습니다. 파워 스테이지를 위해 타이어를 조금 아껴둘 필요도 있죠. 그러니까 매우 까다로운 운영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SS14~16까지 누빌은 떨어진 순위를 끌어 올리는 데 집중했습니다. 17위에서 출발한 누빌은 SS16이 끝난 후에는 16위로 한 계단 상승했고, 함께 달린 헤이든 페든은 12위로 첫 번째 WRC무대 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얻었습니다.

갤러리의 응원 속에 마지막 코스를 달리는 헤이든 페든. 처녀 출전이지만 안정감 있는 레이스가 돋보였습니다
| 갤러리의 응원 속에 마지막 코스를 달리는 헤이든 페든. 처녀 출전이지만 안정감 있는 레이스가 돋보였습니다

마지막 파워 스테이지에서는 누빌은 세 번째, 페든은 네 번째로 출발했습니다. 조금 더 출발 순서를 늦출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도 앞서 달린 두 명의 선수들이 어느 정도 노면을 정리해준 덕분에 9km가량의 파워 스테이지에서 누빌은 초반에 선두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뒤로 가면서 점차 노면이 정리되었고, 나머지 선수들이 차츰 랩 타임을 올리면서 아쉽게도 4위에 그쳐 보너스 포인트 획득에는 실패했습니다.

이렇게 현대 쉘 월드랠리팀은 6차전 랠리 이탈리아 사르데냐의 모든 일정을 마쳤습니다. 누빌은 종합 16위로 마감했고, 처녀 출전이었던 페든은 12위라는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는 아쉽지만, 그래도 희망적인 부분도 많았던 랠리 이탈리아 사르데냐
| 결과는 아쉽지만, 그래도 희망적인 부분도 많았던 랠리 이탈리아 사르데냐

멕시코에서 포디움에 오르고 아르헨티나에서는 5위를 거두며 많은 기대를 품기도 했지만, 혹독한 곳인 만큼 아쉬운 부분도 많았던 라운드였습니다. 몇 가지 문제점과 불운도 겹치기는 했지만, 그래도 희망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일단 한니넨의 전복 사고의 원인은 코 드라이버의 페이스 노트 작성 실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복지점에 장애물이 있다는 사실을 미쳐 기재하지 못한 것이죠. 사실 이런 실수는 사소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전방에 어떤 장애물이 있는지 거의 인지하지 못하고 달려야 하는 드라이버에게 코 드라이버의 페이스 노트는 제2의 눈과 같은 것으로 대단히 큰 실수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서스펜션 결함이나 페든의 차량에 물이 들어간 문제 역시 레이스 전체 운영에 영향을 미쳤던 부분인 만큼 이 점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그래도 희망적이라 한 것은 일단 개선 가능한 실수들이고 치명적이라 부를 만한 결점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올해는 첫 번째 시즌인 만큼 개선해야 할 부분과 보완해야 할 부분들이 되도록 많이 나오는 것이 오히려 나중을 위해 더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파트너들과 함께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데 이번 시즌의 실수나 실패는 아주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성공보다는 실패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경험을 충분히 쌓아가며 원인을 분석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원동력으로 활용한다면 분명 더 나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이제 상반기 WRC는 마무리되고 하반기 WRC가 남았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6월 27일~29일 펼쳐진 폴란드 랠리를 리뷰하겠습니다. 현대 쉘 월드랠리팀의 총책임자 미쉘 난단은 8차 대회인 핀란드 랠리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습니다. 동요하지 않고 꾸준히 팀과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아는 사람이기에 분명 그의 예상처럼 앞으로 점차 더 좋은 결과들을 거두어 나갈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by 마요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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