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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월드랠리팀 또 포디움에 오르다!
2015 WRC 2차전 스웨덴 랠리 리뷰(1)2015/02/27by 현대자동차

쉽지 않았던 눈밭에서의 싸움, 그 속에서 얻어낸 값진 성과
현대 월드랠리팀이 스웨덴 랠리에서 2위의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스웨덴은 WRC 시즌 중 유일한 스노우 랠리입니다. 물론 가끔은 진흙탕이 되기도 하죠
l 스웨덴은 WRC 시즌 중 유일한 스노우 랠리입니다. 물론 가끔은 진흙탕이 되기도 하죠



시즌 개막전이었던 몬테카를로 랠리를 완주하면서 시즌에 대한 자신감을 얻은 현대 월드랠리팀은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스웨덴으로 향했습니다. 싸늘한 기온과 얼어붙은 노면과의 싸움이 현대 월드랠리팀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현대 월드랠리팀은 2015년 시즌 개막전을 완주하면서 충분한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스웨덴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 있었지요. 타이어의 사용과 그립의 유지, 그리고 리듬감의 유지라는 숙제를 해결해야 했으며, 미케닉들은 언 손을 녹여가며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야 했습니다. 어느 곳 하나 여유로운 환경은 없지만, 시즌 전체를 통틀어 유일한 스노우 랠리인 스웨덴 랠리는 현대 월드랠리팀의 잠재력을 다시 한번 시험하게 될 것입니다.



스웨덴에서는 텅스텐 징이 박혀 있는 스노우 랠리 전용 스터드(Stud)타이어를 사용합니다
l 스웨덴에서는 텅스텐 징이 박혀 있는 스노우 랠리 전용 스터드(Stud)타이어를 사용합니다



스웨덴 랠리 프리뷰

스웨덴 랠리는 WRC 시즌에서 유일하게 눈과 얼음을 헤치며 달려야 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이곳에서만 특별하게 징이 박힌 타이어가 허용되죠. 아주 단단한 금속 중 하나로 분류되는 텅스텐을 좁은 타이어 표면에 촘촘히 박아두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텅스텐 징은 랠리 도중 닳아 없어지기 일쑤입니다.

특히 눈이나 얼음이 조금씩 녹을 정도의 기온까지 오를 때면 레이스를 하는 도중 갑작스럽게 그립이 달라지기도 해 드라이버들의 높은 집중력을 요구하기도 하죠. 이곳은 원래 비포장 도로인데 그 위에 눈과 얼음이 쌓여 있는 형태의 코스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눈이 녹기라도 하면 바로 비포장 도로가 드러나며, 따라서 거친 노면 위에 텅스텐 징이 빠른 속도로 마찰하다 보면 이내 닳아버리곤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폭이 좁은 스터드 타이어는 제대로 된 그립을 확보해주지 못합니다.

좌우로 올라선 눈 언덕은 늘 조심해야 하는 장애물입니다. 자칫하다간 파묻힐 수 있으니까요
l 좌우로 올라선 눈 언덕은 늘 조심해야 하는 장애물입니다. 자칫하다간 파묻힐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곳에서는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에 맞춰 타이어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을 아주 꼼꼼히 수립해야 합니다. 따라서 레이스에 참가하는 모든 사람이 눈과 얼음, 그리고 변하는 기온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죠. 게다가 랠리 도중 눈이라도 내리기 시작하면 내린 눈이 도로로 밀려 내려와 그립을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드라이빙 스타일에도 주의를 기울여야만 하죠. 자칫 리어 타이어로 쌓인 눈 둔덕을 치고 지나갔다가는 어김없이 리어 타이어의 그립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거칠게 헤치고 지나가야 할 것 같지만, 오히려 더욱 섬세하게 컨트롤 해야 하는 곳, 하지만 마치 처음 스케이트를 신은 것처럼 도무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없는 곳이 바로 스웨덴 랠리입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이곳은 오랜 경험을 요구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특히 늘 이런 환경에서 운전을 해왔던 북유럽 출신 드라이버들에게 상당히 유리한 면이 많습니다. 핀란드나 노르웨이, 스웨덴 출신의 드라이버들이 유독 강세를 보이는 곳이 바로 스웨덴 랠리입니다.

케빈 어브링! 현대 월드랠리팀과 함께 할 새로운 루키 드라이버입니다
l 케빈 어브링! 현대 월드랠리팀과 함께 할 새로운 루키 드라이버입니다



드라이버 라인업

원래 스웨덴 랠리에 참가하기로 했던 드라이버 라인업은 몬테 카를로 랠리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스웨덴 랠리가 앞둔 얼마 전, 다니 소르도가 고향 스페인에서 산악 자전거를 타던 도중 사고를 당하고 말았고, 그로 인해 그는 갈비뼈 두 개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어야만 했습니다. 결국, 다니는 스웨덴 랠리에는 참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레이싱 드라이버들 사이에서는 간혹 이런 사고들이 발생하는데, 레이스가 없는 주간에 체력 훈련으로 사이클을 많이 선택하고 있고, 그래서 늘 사고의 위험도 따라다니는 편입니다.

헤이든 패든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 의심치 않습니다
l 헤이든 패든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 의심치 않습니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다니는 아주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으며, 적어도 멕시코 랠리에서는 다시 복귀할 수 있다고 하네요. 부상으로 불참하게 된 다니를 대신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현대 월드랠리팀과 함께 하게 된, 헤이든 패든이 참가하게 됐습니다. 헤이든은 시즌 첫 번째 랠리에 참가한 것을 무척 기뻐하면서 한편으로는 스웨덴과 같은 스노우 랠리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이번 랠리를 또 다른 학습의 무대라고 생각하겠다 밝혔습니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의 새로운 드라이버가 참가했습니다. 현대 모비스 월드랠리팀 소속으로 참가하게 될 케빈 어브링은 이번 시즌이 WRC 데뷔 시즌으로 데뷔무대로 스웨덴이 이상적인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을 쌓을 것이라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점점 더 성숙한 드라이빙을 하고 있는 티에리. 스웨덴에서도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l 점점 더 성숙한 드라이빙을 하고 있는 티에리. 스웨덴에서도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팀의 메인 드라이버 티에리 누빌은 “스웨덴은 시즌 중 유일한 스노우 랠리로 아주 특별한 도전에 해당되는 곳입니다. 앞으로 경험하게 될 환경은 이미 제가 경험해본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전 시즌 스웨덴 랠리에서 저는 이곳의 까다로움을 충분히 경험해봤습니다. 그래서 네 번째 참가인 이번 시즌에는 이전보다 좀 더 빨리 달릴 자신이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현대 월드랠리팀과 함께 이곳에서 저는 스테이지 2~3를 아주 빨리 달린 적이 있으므로 전보다 더 높은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봅니다.” 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이곳은 전통적으로 스칸디나비안 드라이버들에게 유리한 곳이라 알려졌습니다
l 이곳은 전통적으로 스칸디나비안 드라이버들에게 유리한 곳이라 알려졌습니다



본격적인 눈의 축제의 시작-Day 1

SS1은 연습주행이 있었던 목요일 밤, 슈퍼 스페셜 스테이지로 시작됐습니다. 슈퍼 스페셜 스테이지는 주로 특설 무대에서 진행되고, 나란히 달려 랩 타임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 스테이지에서 놀랍게도 스노우 랠리를 처음 경험하는 현대 모비스 월드랠리팀의 케빈 어브링이 10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트랙을 공략함에 있어서 큰 실수도 없었고, 특히 스피드를 꾸준히 유지하면서 리듬감을 잘 살린 덕분에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WRC 데뷔 첫 번째 스테이지를 훌륭히 잘 소화했지요.

한편 티에리 누빌은 SSS1을 4위로 마무리하면서 다음 날 좋은 출발을 알렸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헤이든 패든은 아직 눈길에 완벽히 적응하지 못한 듯, 18위에 그치면서 몇 가지 숙제를 안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부터 본격적인 랠리가 시작되었습니다.

첫 번째 날 코스는 전형적인 스웨덴 랠리의 코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총 8개의 랠리 코스와 한 개의 파워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산악 도로를 돌파하는가 하면, 어떤 스테이지에서는 호숫가를 통과하기도 하죠.

가파른 점프 구간을 지나 착지하는 순간 얼음판 위를 달려야 합니다
l 가파른 점프 구간을 지나 착지하는 순간 얼음판 위를 달려야 합니다

각 스테이지는 예상대로 눈으로 가득 뒤덮고 있었고, 바닥은 얼어붙은 비포장 도로인 상태였습니다. 기온이 올라간다면 관람객들이야 보기에 편하겠지만, 드라이버들에게는 그보다 더 고통스러운 상황은 없으므로, 차라리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기를 바랬을 것 같습니다. 전날 슈퍼 스페셜 스테이지에서 10위에 오르며 데뷔 스테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케빈 어브링은 그만 약간의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티에리처럼 그도 안경을 쓴 채 랠리를 하는 드라이버 중 한사람인데, 안경에 김이 서리는 바람에 오프닝 스테이지 마지막 부근에서 눈밭으로 들어가고 말았고, 그 탓에 제법 많은 시간 손실을 보았습니다. 다행히 차량에 이상은 없어서 바로 복귀가 가능했지만, 전날 밤의 기운을 계속 이어가고 싶었던 그로선 좀 아쉬운 결과였습니다.

헤이든 패든 역시 크고 작은 실수들이 이어졌습니다. 확실히 스노우 랠리는 그에게 아직은 조금 버거운 느낌도 들었습니다. 헤이든은 교차로에서 진행 방향과 다른 곳으로 빠져버리는가 하면, 눈이 쌓인 둔덕을 들이받는 바람에 그의 차량은 범퍼가 떨어져 나가기도 했습니다. 이런 실수들이 이어지는 가운데에서도 헤이든은 꾸준히 자신의 성적을 끌어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전날의 아쉬움을 딛고 차츰 페이스를 회복하기 시작했으며, 그 덕분에 매 스테이지를 거듭하면서 점차 순위를 끌어 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날 마지막에는 종합 6위까지 껑충 뛰어오를 수 있었죠.

기후를 예측한 타이어 선택은 무척 중요합니다. 자칫하면 타이어가 몽땅 닳아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l 기후를 예측한 타이어 선택은 무척 중요합니다. 자칫하면 타이어가 몽땅 닳아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몇 가지 실수들은 아쉬웠지만, 그에게는 아주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그립이 극도로 부족한 가운데 최대한 리듬감을 유지해야 했고, 일반 비포장 도로와 달리 브레이킹 포인트도 전혀 달랐던 관계로 적응에 시간이 걸렸지만, 그래도 빠른 속도로 익숙해지기 시작하면서 그 결과가 성적으로 조금씩 드러났던 셈입니다.

티에리 역시 시작은 그리 순조롭지 못했습니다. 몇 차례의 연습 주행을 거치기는 했지만 1년에 단 한 차례뿐인 스노우 랠리는 익숙하지 않은 드라이버들에게는 버거운 곳임이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랠리가 시작되면서 처음 시작한 SS2에서 티에리는 스피드가 생각보다 좋지 못했고, 결국 이 전날 쌓은 순위를 조금씩 잃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그립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빠른 속도로 밀어붙여야 하는 일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오후로 넘어가면서 놀라울 정도로 빠른 적응 속도를 보여줬고, SS7에서 3위, SS8에서 또 다시 스테이지 3위, 그리고 드디어 SS9에서 작년에 이어 다시 한 번 스테이지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날 오전에 입은 손실을 모두 만회했음은 물론이고, 종합 2위까지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현대 월드랠리팀의 서비스 파크에는 신형 i20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었습니다
l 현대 월드랠리팀의 서비스 파크에는 신형 i20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었습니다

물론 아직 남아 있는 일정이 더 많아서 일찍부터 축포를 터트릴 순 없는 노릇이었지만, 몇 가지 아쉬움을 뒤로하고 꾸준히 페이스를 되찾아가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또 한 번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가지기 충분했습니다.

이날 SS9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종합 2위까지 오른 티에리 누빌은 “전반적으로 괜찮았던 하루였고, 페이스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전에는 페이스가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그립 레벨도 그리 좋지 않았죠. 하지만 오늘은 일단 일정을 시작하는 날이라 생각하고 최대한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오후에도 환경이 크게 달라지지 않으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얻었고, 특히 SS9은 캄캄한 곳에서 치러야 했던 탓에 몇몇 코너는 좀 까다로웠지만, 전반적으로 아주 괜찮았습니다. 내일은 2위로 출발을 하게 될 텐데, 전보다 더 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라며 다음날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습니다.

첫째 날은 이렇게 티에리 누빌의 스테이지 우승 및 종합 2위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헤이든은 조금 더 페이스를 찾아야 할 필요가 있었지만, 경험이 아직 부족한 만큼 성급해할 필요는 없었고, 케빈 어브링은 몇 가지 실수로 큰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말 그대로 데뷔 무대로서 경험을 충분히 쌓는데 집중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단정 짓기엔 아직 이릅니다. 여전히 이틀간의 일정이 더 남아 있으며, 그립이 거의 없는 이곳에서 드러날 변수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글. 박종제 (모터스포츠 전문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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