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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월드랠리팀 또 포디움에 오르다
2015 WRC 이탈리아 랠리 리뷰(1)2015/06/17by 현대모터스포츠팀

이탈리아 사르데냐에서 현대 월드랠리팀이 펼친 짜릿한 질주,
5차전에서의 아쉬움을 떨쳐내고 현대 월드랠리팀이 다시 포디움에 올랐습니다.

현대 월드랠리팀이 이탈리아 사르데냐에서 또 한번의 포디움을 기록했습니다
l 현대 월드랠리팀이 이탈리아 사르데냐에서 또 한번의 포디움을 기록했습니다



현대 월드랠리팀이 이탈리아 사르데냐 섬에서 열린 시즌 여섯 번째 랠리에서 또 다시 포디움에 오르는 쾌거를 거두었습니다. 지난 세 경기에서 가졌던 아쉬운 기분을 한번에 날려버릴 수 있었던 이탈리아 랠리에서 현대 월드랠리팀은 어떤 레이스를 펼쳤을까요?



사르데냐는 지중해 특유의 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이탈리아의 유명 휴양지입니다
l 사르데냐는 지중해 특유의 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이탈리아의 유명 휴양지입니다



이탈리아 랠리 프리뷰

이탈리아 랠리가 열리는 사르데냐 섬은 유명한 휴양지입니다. 따가운 햇살과 건조한 지중해 특유의 날씨 속에서 맞이하게 될 이번 랠리는 지난해와는 다르게 코스 중 약 70%가량이 새로운 코스로 교체된 탓에 다시 새롭게 경험해야 할 것들 투성이었습니다. 때문에 이런 생소한 코스에서는 코드라이버와의 긴밀한 협업이 굉장히 중요하죠. 특히 사전 정찰 시간에 꼼꼼히 페이스 노트를 작성하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모든 랠리 스테이지들이 까다롭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이탈리아 랠리는 일단 이번 시즌 코스 중 가장 긴 주행거리를 가진 곳이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좁고 구불구불한 도로 양 옆으로 풀과 관목들이 나있으며, 그 사이에 숨어있는 바위들은 드라이버들은 언제든 위험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부드러운 모래땅 아래에도 역시나 바위나 돌이 감춰져 있어 자칫하면 타이어가 파손되거나 엔진이나 기어박스에 손상을 입힐 수 있기 때문에 매 순간마다 주의를 기울여야만 합니다.

모래와 돌, 그리고 바닥과 도로 옆에 숨겨진 바위들은 언제든 타이어를 찢어 놓을 수 있습니다
l 모래와 돌, 그리고 바닥과 도로 옆에 숨겨진 바위들은 언제든 타이어를 찢어 놓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곳은 경기가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곳이기 때문에 위험도는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좌우로 구불거리는 도로와 더불어 점프 구간도 심심찮게 등장하는데, 미키스 점프라는 구간에서는 특히 서스펜션에 가해지는 부담이 굉장히 큽니다. 기계적인 손상에 충분히 대비를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끝으로 전체구간 중 단 1%만이 아스팔트로 구성된 이곳은 포르투갈이나 그리스와 비슷한 날씨를 띄고 있는데, 랠리가 열리는 기간 내내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거의 대부분의 드라이버들이 메마른 먼지에 시야가 가리워져 고생할 것이 분명합니다. 때문에 출발 순서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죠. 어느 누구도 가장 먼저 출발하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먼지 구름을 뒤집어 쓸지라도, 모래땅 위에 쌓인 흙과 자갈을 치우는 청소부가 되긴 더욱 싫을 테니까요.

6월 중순 지중해에 인접한 이탈리아의 날씨는 무척 더운 편으로 기온이 30도 이상 올라갑니다. 이러한 환경은 드라이버들에게도 힘든 부분이지만 차량의 엔진과 기어박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사르데냐에 찾아온 관광객들과 주민들이 현대 월드랠리팀의 드라이버들을 반겨줬습니다
l 사르데냐에 찾아온 관광객들과 주민들이 현대 월드랠리팀의 드라이버들을 반겨줬습니다



사르데냐에 찾아온 관광객들과 주민들이 현대 월드랠리팀의 드라이버들을 반겨줬습니다

이번 랠리에서도 티에리 누빌과 함께 지난 랠리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여준 다니 소르도, 그리고 점점 더 기량이 무르익어가는 헤이든 패든이 함께하게 됐습니다. 세 사람 모두 현대 월드랠리팀과 함께 지난해 이탈리아 랠리에 참가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비록 코스는 달라졌다고 하더라도 이곳의 특성에 대해서는 이미 어느 정도의 사전 지식은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팀과 함께 협력한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이번 랠리에서는 헤이든 패든의 i20 WRC 시스템이 부분적으로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그간 티에리와 다니에게만 적용됐던 패들 쉬프트가 이번 랠리에서부터 헤이든에게도 적용이 된 것이지요. 빠른 기어 변속이 가능하고, 특히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집중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는 이 시스템이 과연 헤이든에게는 어떤 이점으로 작용하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지난 몇 번의 랠리에서 다소 부진했던 티에리는 이곳에서 부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까요?
l 지난 몇 번의 랠리에서 다소 부진했던 티에리는 이곳에서 부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최근 몇 경기 동안 다소 불운했던 티에리 누빌이 이번 랠리를 통해 불운의 흔적들을 모두 씻어내고 새로운 상승곡선을 탈 수 있을지 역시 기대가 되는 부분입니다.

지난해 이탈리아 랠리에서 현대 월드랠리팀은 초반에는 아주 좋은 기세를 이어갔지만, 후반부 들어 유호 한니넨의 전복 사고와 더불어 티에리 누빌과 헤이든 패든 모두에게 불운이 겹치면서 다소 안타까운 성적으로 마무리를 해야 했는데, 초반까지만 해도 1~2위를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쉬움은 더욱 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좋았던 기억만큼이나 걱정도 많이 되는 2015년 이탈리아 랠리에서 과연 현대 월드랠리팀은 어떤 레이스를 펼쳤을까요?

드디어 헤이든 패든이 잠재력을 폭발시켰습니다. 그는 어떤 드라이버보다 빠르고, 안정적이었습니다
l 드디어 헤이든 패든이 잠재력을 폭발시켰습니다. 그는 어떤 드라이버보다 빠르고, 안정적이었습니다



헤이든 패든의 잠재력이 폭발하다! ? Day 1

목요일 정찰 주행과 함께 슈퍼 스페셜 스테이지1을 무사히 마친 현대 월드랠리팀은 금요일 이른 아침부터 본격적인 랠리의 시작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SSS1이 종료된 후 모두가 잠든 사이, 사르데냐 섬에는 모처럼 비가 내렸고, 그 탓에 노면이 젖어 진흙탕이 된 구간도 있었지만, 적어도 뿌연 먼지로 인해 시야가 심하게 가리지는 않는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무엇보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타이어에 의해 노면이 패이기 때문에 늦게 달리는 드라이버들에게는 오히려 불리한 상황들이 펼쳐지기 쉽습니다. 금요일 아침 첫 번째 스테이지인 SS2에서 헤이든 패든의 출발 순서는 다소 늦게 잡혀 있었는데, 이렇게 되면 앞서 달린 드라이버들이 노면을 치워놓는 관계로 조금 유리한 면도 없지 않지만, 대신 전날 내린 비로 인해 생겨날 혹시 모를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시원한 해변을 곁에 두고도 랠리 드라이버들은 무더운 랠리카 안에서 오직 달리는 것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l 시원한 해변을 곁에 두고도 랠리 드라이버들은 무더운 랠리카 안에서 오직 달리는 것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그러나 헤이든은 자신에게 주어진 유리한 상황을 100% 활용하면서 자신의 WRC 데뷔 후 두 번째 스테이지 우승을 거머쥐는데 성공했습니다. 물론 이제 겨우 하나의 스테이지만을 통과했을 뿐이므로 이 순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지만, 앞으로 이어질 스테이지에서도 꽤 좋은 페이스를 유지할 가능성은 충분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비로 인해 노면이 살짝 젖어 있었던 SS3에서 헤이든은 종합 2위를 달리고 있는 라이벌 팀의 라트발라보다 무려 11초나 빠른 스테이지 타임을 기록하면서 또 다시 스테이지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헤이든은 까다로웠던 SS3를 1위로 통과한 후 오히려 이전 스테이지보다는 편하다고 하면서 어느 정도 출발 순서의 덕을 본 것도 인정했습니다. 아무래도 조금 늦게 출발하면 그만큼 노면 위에 돌이나 자갈, 먼지 등이 많이 제거되기 때문에 유리한 면이 많죠.

그렇다고 해도 두 번의 스테이지 연속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이제 데뷔 2년차의 헤이든에게는 굉장히 놀랄만한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반면 다니 소르도는 코드라이버의 안타까운 실수로 인해 순위가 조금 떨어지고 말았죠.

부드러운 모래가 깔린 도로 아래에는 날카롭게 깨진 바위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l 부드러운 모래가 깔린 도로 아래에는 날카롭게 깨진 바위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SS4의 코스 위에는 더 큰 바위와 돌이 자리하고 있었고, 특히나 부드러운 모래 속에 박혀 있는 바위들이 언제고 차량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구간이었습니다. 게다가 이미 날씨는 또 다시 건조해지고 있었기 때문에 거의 방역차가 지나간 것처럼 희뿌연 먼지를 통과해야 할 가능성도 있어서 위험은 더욱 가중되었습니다.

그런데 또 다시 헤이든 패든은 이곳에서 가장 빠른 스테이지 타임을 기록하면서 세 스테이지 연속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며 현대 월드랠리팀 뿐만 아니라 모든 팬들을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티에리 누빌 역시 이 스테이지에서 2위를 차지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이탈리아 랠리에서의 강력한 초반 페이스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현대 월드랠리팀은 금요일 오전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고, 만약 이 페이스만 잘 유지한다면 더 나은 기록도 기대해볼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어지는 오후 스테이지는 노면이 오전보다 조금 더 부드러운 대신 돌이나 바위가 많지 않은 곳을 주로 달리기 때문에 그에 맞는 정확한 타이어 선정이 무척 중요하며, 특히 좁지만 통과속도가 무척 빠르기 때문에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모래사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모래가 잔뜩 깔려있었지만 헤이든은 페이스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l 모래사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모래가 잔뜩 깔려있었지만 헤이든은 페이스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다소 길이가 짧았던 SS5를 5위로 마친 헤이든 패든은 여전히 종합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었는데요. 기쁜 만큼 욕심도 나고 흥분도 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어떻게든 오후 일정을 소화하기 전에 냉정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후 들어서도 헤이든의 페이스는 전혀 오버스럽지도 않았고, 오히려 더욱 침착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유리한 환경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 줬습니다.

SS7에 들어선 헤이든은 또 다시 스테이지 2위를 차지하면서 자신의 종합 순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는 흥분이나 긴장한 기색 없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으며, 오히려 남아 있는 스테이지에 대한 걱정부터 먼저 꺼내놓을 정도로 여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헤이든은 이어지는 스테이지에서도 3위와 2위를 이어가면서 자신의 종합 순위를 지켜냈는데, 팀 뿐만 아니라 라이벌 베테랑 드라이버들도 실수를 반복하며 힘들어했던 곳에서 헤이든은 거의 매 스테이지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어떠한 실수도 범하지 않으면서 이날 모든 일정을 매우 성공적으로 잘 마쳤습니다.

이날 가장 화제가 된 인물은 헤이든 패든. 당연한 일이었겠지요
l 이날 가장 화제가 된 인물은 헤이든 패든. 당연한 일이었겠지요

금요일 첫 번째 날이 끝난 후 헤이든 패든의 종합 순위는 당당히 1위. 이 페이스가 부디 토요일과 일요일까지 계속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한편 다니 소르도는 아쉽게도 종합 4위를 유지하다가 이날 마지막 스테이지인 SS10에서 원인 모를 충돌을 일으키며 애석하게 리타이어 했습니다. 4위에서 종합 3위로 도약하려던 시점에 발생한 사고였고, 특히 지난 몇 번의 랠리에서 끝까지 버티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다니 소르도였기에 그의 리타이어는 더욱 안타까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금요일 하루 일정을 모두 마친 현대 월드랠리팀은 헤이든 패든이 1위를 지키고 있었고, 티에리 누빌이 종합 6위를 그리고 종합 4위까지 올라갔던 다니가 아쉽게도 종합 7위로 떨어지면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날 놀라운 잠재력을 보여주며 무려 세 번이나 스테이지 우승을 그리고 다수의 2위와 3위를 경험한 헤이든 패든은 다음과 같이 소감을 이야기했습니다.

놀라운 기록으로 첫째 날을 마무리한 헤이든. 마지막까지 이 페이스를 유지해야 하는 까다로운 숙제가 생겼습니다
l 놀라운 기록으로 첫째 날을 마무리한 헤이든. 마지막까지 이 페이스를 유지해야 하는 까다로운 숙제가 생겼습니다

“정말 멋진 날이었어요. 랠리의 선두에 서는 기분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물론 매 스테이지마다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힘든 구간들이 많았어요. 사실 1위를 하겠다고 기대하고 달린 것은 아닙니다. 대신에 최대한 현재 노면에 맞는 타이어를 고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 것 같습니다. 세 번의 스테이지를 연속해서 우승했다는 점이 너무 놀랍고, 자신감도 많이 얻었습니다. 하지만 집중력을 잃으면 곤란하겠죠. 오후 들어서 리듬감이 조금 떨어진 것도 같은데, 일단 마지막 날, 마지막 스테이지까지 집중력을 유지해야 할 것이고, 운도 좀 따라줘야 하겠죠. 그래도 현재 차량 상태가 너무 좋고, 스피드도 만족스럽습니다. 아직 기나긴 여정이 남아 있지만, 이어지는 스테이지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해 달릴 생각입니다.”

이렇게 헤이든 패든은 첫 번째 날을 선두로 마무리하면서 현대 월드랠리팀의 또 한번의 좋은 결과를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남아 있는 일정이 아직 더 많고, 앞으로 더 힘든 여정이 이어지겠지만, 지금처럼 꾸준히 해주기만 한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글. 마요네즈 (모터스포츠 전문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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