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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WRC 프랑스 랠리 리뷰
현대 월드랠리팀, 코르시카를 경험하다2015/10/16by 현대모터스포츠팀

이제 WRC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제조사 2위를 유지하며 순항 중이던 현대 월드랠리팀,
하지만 나폴레옹의 고향에서 뜻밖의 위기를 만나게 됩니다. 과연 이 위기를 잘 극복해냈을까요?

좁은 도로, 변화무쌍한 고저 차,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코너가 계속되는 험난한 코스가 이번 프랑스 랠리 무대입니다
l 좁은 도로, 변화무쌍한 고저 차,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코너가 계속되는 험난한 코스가 이번 프랑스 랠리 무대입니다



이제 2015년 WRC 시즌도 서서히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단 두 번의 랠리만을 남겨두고 있죠. 이번 프랑스 랠리 무대는 나폴레옹의 고향이기도 한 코르시카입니다.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개최되는 곳이기 때문에 사실상 대부분의 드라이버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코스입니다. 특히 지난해 데뷔한 현대 월드랠리팀에게 코르시카는 처음인 셈이어서 이미 시작 전부터 많은 고난을 겪게 될 것임을 예상케 했습니다.



프랑스 랠리 프리뷰

아스팔트가 대부분이지만, 날씨가 엉망이었기 때문에 타이어 선정에 더욱 더 고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l 아스팔트가 대부분이지만, 날씨가 엉망이었기 때문에 타이어 선정에 더욱 더 고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코르시카는 현대 월드랠리팀이 처음으로 경험하는 곳입니다. 이곳의 별명은 ‘10,000개의 코너를 지닌 랠리’입니다. 총 900km에 달하는 장거리를 달리면서 실제로 10,000개의 코너를 지나가야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만큼 수많은 코너들이 정신 없이 등장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를 요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특히나 처음 경험하는 팀이나 드라이버의 경우에는 더욱 더 세심한 주의를 필요로 합니다. 시즌의 끝을 바라보는 시점이기 때문에 약간의 실수만으로도 큰 후회를 남기게 될 수 있으므로 더 꼼꼼한 랠리 운영이 필요합니다. 특히 도로가 망가져있는 스테이지도 있기 때문에 그립을 확보하고 자세를 안정화시키는데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입니다.



드라이버 라인업

이번에는 케빈 아브링이 다시 합류했습니다. 이번 랠리에서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모두를 놀라게 했죠
l 이번에는 케빈 아브링이 다시 합류했습니다. 이번 랠리에서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모두를 놀라게 했죠

현대 월드 랠리팀은 총 네 대의 차량을 투입했습니다. 독일에서 좋은 경험을 쌓은 케빈 아브링을 다시 불러오면서 티에리 누빌, 다니 소르도, 헤이든 패든과 함께 총 네 명의 드라이버가 참가하게 됐죠. 이곳에 대한 경험을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는 드라이버는 바로 다니 소르도입니다. 그 외에는 사실상 코르시카에 대한 경험이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따라서 최근 완전히 경기감각을 회복한 다니 소르도에게 좋은 성적을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지난 랠리에서도 스테이지 우승을 거두는 등 컨디션이 좋았기 때문에 이번 랠리에서도 역시 잘 해낼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었죠.



비와 함께 찾아온 불행, 그리고 케빈 아브링의 대활약 - Day1

도로 곳곳에 깔린 모래와 자갈, 전날부터 내린 비 때문에 축축해진 노면이 드라이버들을 괴롭혔습니다
l 도로 곳곳에 깔린 모래와 자갈, 전날부터 내린 비 때문에 축축해진 노면이 드라이버들을 괴롭혔습니다

랠리가 시작하기 얼마 전부터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포장도로인 덕에 도로가 패이거나 망가지는 일은 거의 없었지만, 어쨌든 제대로 관리가 되어 있지 않은 젖은 노면에서 그립을 확보하는 일은 가장 큰 숙제였습니다. 오전 9시가 되면서 랠리가 시작됐습니다. 비는 그쳤지만, 언제 다시 비가 내릴지 알 수 없었고, 특히나 폭풍까지 예보되어 있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날씨가 어떻게 변화할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죠.

비로 인해 젖어 있는 노면에서는 무엇보다 미끄러지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일단 SS1에서는 대부분의 드라이버가 큰 문제없이 잘 달렸지만, 현대 월드랠리팀에게는 시작부터 지독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첫 번째 스페셜 스테이지를 소화하던 중, 티에리의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그만 다리와 충돌하고 말았죠.

티에리의 차량은 더 이상 달릴 수 없었고, 그대로 리타이어를 결정해야만 했습니다. 제조사 순위 2위를 지켜야 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최악의 소식이 들려온 셈입니다. 일단 서비스 파크로 돌아가 미캐닉들에게 차를 의지하는 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운이 없었던 것일까요? 티에리 누빌은 SS1에서 사고로 리타이어를 하고 말았습니다
l 운이 없었던 것일까요? 티에리 누빌은 SS1에서 사고로 리타이어를 하고 말았습니다

다행인 것은 다른 드라이버들의 경우는 대부분 큰 실수 없이 만족스러운 성적으로 SS1을 마무리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헤이든은 포장도로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탓에 원래의 페이스를 찾는데 애를 먹고 있었죠.

이렇게 현대 월드랠리팀을 불안에 빠뜨린 SS1이 끝나고 난 후, 다음 스테이지가 갑자기 취소됐습니다. 이후에 내린 폭우 때문에 스페셜 스테이지 구간 대부분이 물에 잠겼기 때문입니다. 차가 떠내려갈 정도로 물이 불어났고, 결국 SS2는 폭우로 인해 취소되어야만 했습니다.

SS2를 건너뛰고 맞이한 SS3에서도 불행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빡빡한 코너들이 이어진 SS3는 비에 젖은 구간과 마른 구간이 공존하고 있어 드라이버들이 노면의 그립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결국 거의 유일하게 코르시카에 경험을 갖고 있는 다니 소르도마저 타이어 파손으로 인해 순위가 급락하고 말았습니다.

사고는 코르시카의 통과의례인 모양입니다. 케빈을 제외하고 모든 드라이버가 타이어 파손을 당했습니다
l 사고는 코르시카의 통과의례인 모양입니다. 케빈을 제외하고 모든 드라이버가 타이어 파손을 당했습니다

게다가 이 사고는 공교롭게 헤이든에게도 똑같이 찾아왔습니다. 거의 180도로 방향을 전환하는 오르막 구간에서 헤이든 역시 사고로 타이어 파손을 겪게 되었고, 그로 인해 순위와 더불어 경기 컨디션마저 손실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불행만 계속된 것은 아닙니다. 현대 월드랠리팀과 함께 서서히 정상급 랠리 드라이버로 성장하고 있는 케빈 아브링이 SS3에서 현대 월드랠리팀의 다른 드라이버들이 고전을 겪고 있는 사이, 순식간에 스테이지 2위까지 오르는 이변을 일으킨 것이지요. 그 영향으로 케빈은 커리어 사상 처음으로 스테이지 2위와 더불어 종합 2위까지 차지하게 됐습니다. 특히 정상급 드라이버들조차 고전을 면치 못하는 중에 얻은 결과여서 이날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케빈에게 비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날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드라이버는 케빈 아브링이었습니다
l 이날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드라이버는 케빈 아브링이었습니다

드라이버마다 각자 자신 있는 노면의 특성이 존재하는데, 어쩌면 케빈에게는 이렇게 까다로운 노면이 가장 자신 있는 노면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모두가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팀의 희망으로 떠오른 케빈 아브링, 부디 이 성적이 이번 랠리 내내 이어지기를 모두가 희망하고 있었습니다.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서다 - Day2

어제는 어제! 오늘은 또 오늘 해야 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좌절할 여유도 없습니다
l 어제는 어제! 오늘은 또 오늘 해야 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좌절할 여유도 없습니다

드라마 같았던 첫째 날을 마친 현대 월드랠리팀은 화창해진 날씨 속에 둘째 날을 맞이했습니다. 하지만 원래 진행될 예정이었던 SS4가 돌연 취소됐습니다. 어제 폭우로 인해 도로가 상당 부분 유실되었기 때문입니다. 계속되는 비 때문에 다음 스페셜 스테이지도 제대로 진행될지 장담할 수 없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10시가 넘어가자 비구름은 걷혔고, 랠리는 다시 정상적으로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스테이지가 줄어든 탓에 그만큼 앞선 부진을 만회할 기회 역시 줄어들었죠. 어제 티에리는 리타이어를 했고 다니와 헤이든은 모두 타이어 파손으로 곤란을 겪었는데, 이를 만회하려면 페이스를 올려야만 합니다. 하지만 이곳은 모두에게 낯선 곳. 서두르지 않고 꼼꼼하게 페이스 노트를 점검하고 리듬감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독한 코르시카는 케빈마저도 그냥 내버려두질 않습니다. 결국 그도 약한 사고를 겪어야 했죠
l 지독한 코르시카는 케빈마저도 그냥 내버려두질 않습니다. 결국 그도 약한 사고를 겪어야 했죠

어제 랠리에서 데뷔 이후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모두를 놀라게 했던 케빈 아브링도 결국 불운의 그림자를 피해가지는 못했습니다. 물론 다니나 헤이든처럼 타이어가 완전히 파손된 것은 아니었지만, 타이어 일부가 부분적으로 손상을 입으면서 슬로 펑쳐(타이어 공기압에 서서히 빠져나가는 현상)를 겪어야 했습니다. 조심스럽게 달린다면 문제는 없겠지만, 강한 충격이 이어지는 울퉁불퉁한 노면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기에는 부족한 컨디션이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SS5를 10위로 마무리해 종합 성적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케빈 아브링과 함께 헤이든 패든이 둘째 날 현대 월드랠리팀을 이끌어 갔습니다. 두 루키가 이렇게 든든해 보일 수도 있네요
l 케빈 아브링과 함께 헤이든 패든이 둘째 날 현대 월드랠리팀을 이끌어 갔습니다. 두 루키가 이렇게 든든해 보일 수도 있네요



마지막까지 쥐어짜며… - Final Day

한 대가 달리기도 빠듯한 아스팔트 도로의 코너를 빨리 통과해야 한다는 건 고도의 집중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l 한 대가 달리기도 빠듯한 아스팔트 도로의 코너를 빨리 통과해야 한다는 건 고도의 집중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아무래도 코르시카는 아직 현대 월드랠리팀에게는 많이 낯선 곳인가 봅니다. 이틀 동안 랠리를 진행하면서 크고 작은 사건들이 계속 발생했고, 웅덩이와 진흙들이 계속해서 팀을 고생의 늪에 빠뜨리고 있으니까요. 물론 이것을 해쳐 나와야 하는 것이 모든 팀의 숙명이지만, 이곳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은 탓에 쉽지만은 않은 일인 것 같아 보였습니다.

폭우와 홍수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던 현대 월드랠리팀에게 주어진 기회는 이제 단 세 개의 스테이지뿐입니다. 2015년 프랑스 랠리는 이제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지나간 날이야 어찌되었건 남은 일정은 최대한 완벽하게 소화해야만 하죠.

티에리 누빌도 마지막 날 제대로 자신의 페이스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l 티에리 누빌도 마지막 날 제대로 자신의 페이스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팀에 소속된 네 명의 드라이버들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입니다. 오전 7시부터 시작된 SS7에서 헤이든 패든은 7위를 기록하면서 자신의 종합 순위를 계속 앞당겼고, 티에리 누빌도 서서히 정상 페이스를 되찾기 시작하면서 스테이지 9위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이틀 동안 허비한 시간들이 너무 많아서 순위권 진입까지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까다로운 코르시카 섬의 랠리 코스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 날까지 현대 월드랠리팀을 이끌었던 것은 첫째 날 스테이지 2위까지 도약하면서 종합 순위를 끌어올렸던 루키, 케빈 아브링이었습니다. 그는 SS7이 끝날 때까지도 종합순위 5위를 지키며 팀에 포인트를 가져다줄 것처럼 보였죠. 하지만 그에게 조금 더 많은 행운이 필요했던 모양입니다. SS7까지 꾸준히 아스팔트 노면에 적응하면서 페이스를 유지했던 케빈은 그만 SS8에 접어들면서 사고를 일으키는 바람에 그 자리에서 리타이어를 해야만 했습니다. 마지막 날이기에 더 이상 복귀는 없습니다. 그래서 더욱 애석한 사고였습니다.

케빈이 안타까운 리타이어로 물러난 자리를 곧바로 헤이든이 채우면서 팀을 이끌어 갔습니다
l 케빈이 안타까운 리타이어로 물러난 자리를 곧바로 헤이든이 채우면서 팀을 이끌어 갔습니다

그러나 마냥 안타까워할 일만은 아닙니다. 이번 시즌 들어 현대 월드랠리팀에 믿음직한 드라이버로 거듭난 헤이든 패든이 마지막 날 기세를 몰아 SS8에서 스테이지 3위를 차지하면서 케빈이 비워둔 종합 5위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게다가 티에리만큼 코르시카에서 고전했던 다니 소르도 역시 마지막 날 SS8에서 스테이지 우승을 획득. 종합 8위까지 순위를 올렸습니다. 물론 마지막 파워스테이지에서 추가 포인트를 획득하지 못한 것이 안타까운 일이기는 하나, 지난 이틀간 아쉬웠던 페이스를 생각해보면 마지막에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프랑스 랠리에서는 아쉬운 결과를 남겼지만 덕분에 다음 목표는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제조사 2위를 탈환하는 것!
l 프랑스 랠리에서는 아쉬운 결과를 남겼지만 덕분에 다음 목표는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제조사 2위를 탈환하는 것!

이제 2015년 WRC는 스페인과 웨일즈, 단 두 개 랠리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매 랠리를 거쳐오며 스스로 정해놓은 목표를 달성해왔던 현대 월드랠리팀이 이번에는 아쉽게도 원하는 결과는 얻지 못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마지막에 소기의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이제 다음 목표는 분명해졌습니다. 제조사 순위 2위 자리를 탈환하는 것! 다음 스페인 랠리에서 현대 다시 2위 자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현대 월드램리팀의 질주를 응원해주세요!



글. 마요네즈 (모터스포츠 전문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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