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진흙투성이 웨일스에서 건져낸 진주같은 결과!
현대 월드랠리팀, 제조사 순위 2위를 확정 짓다2016/11/04by 현대모터스포츠팀

흐린 날씨와 축축한 진흙탕 코스로 악명 높은 웨일스 랠리,
이 험난함을 극복하고 빠르고 정교하게 달린 현대 월드랠리팀이 제조사 순위 2위를 확정 지었습니다!

웨일스 랠리에서 달리고 있는 현대 월드랠리팀 i20 WRC 랠리카입니다
l 이제 딱 한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는 2016 WRC. 현대 월드랠리팀의 막판 스퍼트가 시작됩니다!



지난 몇 년간 웨일스는 WRC 시즌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랠리였습니다. 하지만 올해에는 일정이 바뀌면서 끝에서 두 번째 랠리가 되었죠. 그래서인지 아직 시즌이 끝난 것이 아닌데도 시즌의 마지막이 된 것만 같은 아쉬움도 느껴지던 랠리였습니다. 이제 정말 치열했던 2016시즌이 마지막을 향하고 있습니다. 막강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뛰어난 실력을 입증하며 달려왔던 현대 월드랠리팀은 올 시즌을 어떻게 마무리하게 될까요?



웨일스 랠리에서 달리고 있는 현대 월드랠리팀 i20 WRC 랠리카입니다
l 웨일스 랠리의 가장 큰 특징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변화무쌍한 날씨와 진흙밭입니다. 랠리가 험난해지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죠. 아이러니하게도 그 험난함 덕분에 팬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랠리이기도 합니다. 이 엄청난 진흙은 달리다 보면 차체에 들러붙어 아름답게 칠해진 랠리카 도색을 완전히 덮어버리는 것은 물론 차체 아래에도 잔뜩 달라붙어 드라이버를 괴롭히기도 합니다. 이렇게 달라붙은 진흙의 양만 따져도 수 kg에 이를 정도이죠.

웨일스 랠리에서 달리고 있는 현대 월드랠리팀 i20 WRC 랠리카입니다
l 흐린 날씨와 그 속에서 언제 내릴지 모르는 비는 웨일스를 비롯한 영국 모터스포츠의 큰 특징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10월 말의 쌀쌀한 추위까지 겹쳐 도로가 가볍게 얼어붙을 때도 있죠. 이렇게 진흙과 추운 날씨,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는 도로는 앞으로 달려나가려는 랠리카를 붙잡고 늘어지는 듯 괴롭힙니다. 온갖 혹독함이 도사리고 있는 이 코스를 헤치며 현대 월드랠리팀은 시즌의 마지막을 향해 달렸습니다.

웨일스 랠리에서 달리고 있는 현대 월드랠리팀 i20 WRC 랠리카입니다
l 첫째 날은 기온이 제법 따뜻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도로는 여전히 축축했고, 스타트 라인으로 향하는 길에서부터 이미 차체는 진흙에 뒤덮여 색깔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영국 특유의 기후에서 오는 안개까지 끼기 시작해, 랠리를 하기에는 최고로 여러운 환경이 갖춰졌습니다.

웨일스 랠리에서 달리고 있는 현대 월드랠리팀 i20 WRC 랠리카입니다
l 와이퍼를 세차게 가동하며 출발한 헤이든 패든이 SS1부터 3위를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습니다. 반면 티에리와 다니는 8위와 10위로 약간 더딘 출발을 보였죠. 하지만 이제 겨우 첫날일 뿐, 아직 넘어야 할 스테이지는 많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최근 몇 경기에서 보여주었던 이들의 페이스를 생각한다면 랠리가 끝날 때쯤에는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죠.

웨일스 랠리에서 달리고 있는 현대 월드랠리팀 i20 WRC 랠리카입니다
l SS3~4를 넘어가는 도중에 1위부터 10위까지 뒤죽박죽 자리를 옮겨가며 치열한 순위 싸움이 펼쳐집니다. 랠리는 ‘로드 오더’라고 하는 출발 순서가 경기에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하는데, 웨일스처럼 길이 쉽게 망가져버리는 진흙탕 길에서는 이 순서 때문에 희비가 엇갈리는 일이 부지기수죠. SS2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던 티에리는 SS4에서 다시 순위가 떨어졌고, 다니는 아직까지는 페이스를 찾지 못하는 중입니다.

웨일스 랠리에서 달리고 있는 현대 월드랠리팀 i20 WRC 랠리카입니다
l 하지만 점심시간에 진흙을 털어낸 후 티에리 누빌은 한결 가벼운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SS6와 SS7에서 각각 2위 3위를 차지하면서 서서히 순위를 끌어올렸죠. 게다가 SS8에서는 우승을 차지하면서 첫째 날 일정을 순조롭게 마쳤습니다. 경쟁팀이 고장으로 고생하던 사이 현대 월드랠리팀의 i20 WRC는 별문제 없이 드라이버들의 컨트롤을 잘 따라준 덕분입니다.

웨일스 랠리에서 달리고 있는 현대 월드랠리팀 i20 WRC 랠리카입니다
l 이튿날도 도로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이곳 영국에서 따사로운 햇살을 기대하기는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군요. 왜 다들 겨울에는 영국 여행을 추천하지 않는지 이해가 갈 듯합니다. SS9는 통나무가 쌓여 있는 길을 통과해야 합니다. 조금만 미끄러져도 아주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죠. SS9에서 누빌이 다시 3위를 차지하면서 순위를 서서히 끌어올렸습니다.

웨일스 랠리에서 달리고 있는 현대 월드랠리팀 i20 WRC 랠리카입니다
l 하지만 SS10에서 조금 주춤해야 했는데,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의외로 도로 환경이 좋았기 때문은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계속 미끄러운 도로를 달리다가 모처럼 그립이 좋은 노면을 달리니 타이어도 드라이버도 적응을 하지 못한 것일 수 있겠죠. 그러나 헤이든은 그런 변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SS10에서 3위를 차지했습니다.

웨일스 랠리에서 달리고 있는 현대 월드랠리팀 i20 WRC 랠리카입니다
l 둘째 날 오전 마지막 스테이지에서 누빌이 또다시 스테이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자칫 이대로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도 있었지만, 누빌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를 되찾았습니다. 랠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자주 언급되는 것이 바로 이 ‘리듬감'입니다. 코드라이버와 호흡을 맞춰가며 눈으로 도로를 빠르게 읽어들이고 그 위로 자신이 머릿속에 그려둔 드라이빙 스타일대로 차를 컨트롤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자면 자신만의 감각을 리드미컬하게 유지하는 부분이 필요하니까요.

웨일스 랠리에서 달리고 있는 현대 월드랠리팀 i20 WRC 랠리카입니다
l 오후가 되면서 도로 환경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안개는 다소 옅어졌지만 도로는 더욱 축축해졌고, 튀어 오르는 자갈 때문에 그립을 유지하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이런 곳에서는 되도록 중간쯤 출발하는 것이 유리한 편이죠. 앞서 출발한 차들이 도로에 올라온 자갈도 어느 정도 치워주는 역할을 하는 데다 도로 위에 라인까지 그려주기 때문에 후속 출발 차량은 그 라인을 따라가면 되거든요.

웨일스 랠리에서 달리고 있는 현대 월드랠리팀 i20 WRC 랠리카입니다
l 하지만 티에리는 좀 이른 타이밍에 출발해야 했기 때문에 불리함을 안고 있었습니다. 순차적으로 출발하는 랠리는 특성상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로드 오더를 지정하는데, 어떤 곳은 먼저 출발하는 것이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누빌은 SS12에서 3위를 차지했고, 이어지는 스테이지에서도 3위로 마무리했습니다.

웨일스 랠리에서 달리고 있는 현대 월드랠리팀 i20 WRC 랠리카입니다
l SS14까지 누빌이 2위로 좋은 성과를 거두는 사이 헤이든과 다니는 웬일인지 이번 랠리에서 페이스를 조금 잃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를 오가는 상황을 완벽하게 컨트롤하지 못하는 듯한 느낌이었죠. 더욱이 노면 상태가 최악이어서 어려움은 더욱 커져만 갔습니다. 하지만 SS15에서 헤이든은 코 드라이버와의 완벽한 호흡을 보이며 질주해 단숨에 스테이지 2위로 뛰어올랐습니다.

웨일스 랠리에서 달리고 있는 현대 월드랠리팀 i20 WRC 랠리카입니다
l 그리고 이날 마지막 스테이지까지 팀 동료인 누빌을 누르고 3위를 차지했죠. 이날 모든 스테이지가 끝난 후 티에리와 헤이든은 12초 남짓한 차이를 두고 3위와 4위를 차지하고 있어서 일요일 오전에 이 둘의 치열한 포디움 승부가 예상되었습니다.

웨일스 랠리에서 달리고 있는 현대 월드랠리팀 i20 WRC 랠리카입니다
l 마지막 날인 일요일은 짧은 스테이지가 6개나 이어지는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합니다. 게다가 티에리와 헤이든의 간격이 그리 멀지 않았기 때문에 같은 팀메이트끼리 날선 경쟁을 해야만 하죠. 첫 번째 스테이지인 SS17은 스산한 풍경을 끼고 달려야 하기도 하지만 노면이 무척 미끄러워서 도랑에 타이어가 빠지는 일이 빈번하기로 유명한 코스입니다.

웨일스 랠리에서 달리고 있는 현대 월드랠리팀 i20 WRC 랠리카입니다
l 사실 일요일 스테이지 거의 대부분이 이런 환경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도로가 예전만큼 축축하진 않았다는 거죠. 그럼에도 거의 대부분의 드라이버가 그립을 내기가 어려워 애를 먹었노라고 호소했습니다. 티에리와 헤이든 역시 이런 환경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는 느낌이었죠.

웨일스 랠리에서 달리고 있는 현대 월드랠리팀 i20 WRC 랠리카입니다
l 헤이든이 SS19를 3위로 마무리하면서 티에리를 바짝 추격하기 시작했습니다. 둘의 기록 차이가 좁혀졌기 때문에 쫓기는 티에리 역시 실수 없이 바짝 긴장해 달려야 하는 상황이었죠. SS20에서는 티에리가 3위, 헤이든이 6위를 차지하면서 티에리가 헤이든과의 거리를 조금 더 벌리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2개의 스테이지가 남아 있기 때문에 순위는 언제든 뒤바뀔 수 있죠.

웨일스 랠리에서 달리고 있는 현대 월드랠리팀 i20 WRC 랠리카입니다
l 결국 마지막에 티에리가 연속으로 3위를 차지하며 헤이든과의 격차를 19초로 벌린 끝에 웨일스에서 3위 포디움을 차지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현대 월드랠리팀이 웨일스에서 처음으로 거두어들인 포디움이어서 팀에게도 더 감격스러운 성적이었죠. 티에리는 “처음으로 영국에서 포디움을 차지해 너무 기쁩니다. 각자가 자신의 자리에서 멋지게 해낸 덕분입니다.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포디움을 차지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쁩니다.” 라고 소감을 이야기했습니다.

웨일스 랠리에서 포디움에 오른 티에리 누빌의 샴페인 세레모니 장면입니다
l 리듬감을 유지하는 것도, 잃은 리듬감을 되찾는 것도 쉽지 않은 이곳에서 현대 월드랠리팀은 또 한 번의 포디움을 차지했고, 이로써 현대 월드랠리팀은 시즌 2위를 확정 지을 수 있었습니다. WRC에 참가한 후 3시즌만에 거둔 성적이라고 하기에는 대단한 성과라 할 수 있죠. 특히 내년에는 규정이 크게 바뀌며 새로운 경쟁자와 싸움을 앞둔 상황에서 거둔 성적이기에 올해 성적은 내년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크게 만들었습니다.

웨일스 랠리에서 포디움에 오른 티에리 누빌입니다
l 이제 2016년 시즌은 호주 랠리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잠깐의 휴식을 가진 후 1월에 새로운 시즌에 돌입하게 됩니다. 지난 3년간의 뛰어난 성과를 밑거름으로 삼고 출발하는 것이어서 더 큰 기대를 갖고 다음 시즌을 기다리게 되는군요. 호주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 후 더 발전한 모습으로 다음 시즌 힘찬 질주를 시작할 현대 월드랠리팀을 계속 응원하고 지켜봐 주세요!



글. 마요네즈

필자는 2009년부터 네이버 자동차, 모터스포츠 부문 파워블로거에 선정되어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모터스포츠 전문 칼럼니스트로서 각종 자동차 관련 매체에 관련 글을 기고 하고 있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