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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클래식 우승, 전북현대
이동국 선수, 최강희 감독의 축구 인생2014/11/13by 전북현대모터스FC

2014프로축구 최강자로 등극한 전북현대 모터스FC의
이동국 선수, 최강희 감독이 들려준 진솔한 축구 인생 이야기를 담아봅니다

지난 5일 전주 강연회에 참석해 팬들과 만난 전북현대 모터스FC 이동국 선수(좌), 최강희 감독(가운데)과 이날 진행을 맡은 박문성 해설위원(우)
| 지난 5일 전주 강연회에 참석해 팬들과 만난 전북현대 모터스FC 이동국 선수(좌), 최강희 감독(가운데)과 이날 진행을 맡은 박문성 해설위원(우)



전북현대 모터스FC가 가슴에 세 번째 별을 새기게 됐습니다. 전북의 K리그 통산 3회 우승을 함께 이끈 최강희 감독과 이동국 선수는 우승을 앞두고 의미 있는 강연회를 통해 팬들과 만났습니다.



‘전북현대 전성시대’를 이끌다

최종 우승을 확정 지으며 환호하고 있는 최강희 감독과 선수들
| 최종 우승을 확정 지으며 환호하고 있는 최강희 감독과 선수들

전북현대는 11월 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 클래식 3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레오나르도-이승기-이상협의 연속골에 힘입어 3-0 완승을 했습니다. 이날 승리로 승점 74가 된 전북은 2위 수원(승점 61)과의 승점 차를 13으로 벌리며 남은 세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우승을 차지하게 됐는데요. 전북의 K리그 3회 우승은 ‘봉동 이장’ 최강희 감독의 리더십과 ‘청년회장’ 이동국 선수의 노련미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동국 선수와 최강희 감독은 전주 덕진예술회관에 모인 800여 명의 팬들에게 유익한 경험담을 들려주었습니다
| 이동국 선수와 최강희 감독은 전주 덕진예술회관에 모인 800여 명의 팬들에게 유익한 경험담을 들려주었습니다

최 감독과 이동국 선수는 우승을 확정하기 사흘 전인 11월 5일 전주 덕진예술회관에서 열린 ‘태극마크, 그 이름을 빛내다’ 강연회에 참석해 축구 꿈나무와 학부모, 지도자들과 즐거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800여 명의 인파가 모여 성황을 이뤘습니다.

대한축구협회가 마련한 강연시리즈인 ‘태극마크, 그 이름을 빛내다’는 2012년도부터 시행된 학부모 아카데미를 계승해 올해부터 선보이게 됐습니다. 지난 3월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구자철의 아버지 구광회 씨가 참석해 강연회의 첫 테이프를 끊었습니다. 5월 열린 2차 강연은 최순호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 기성용의 아버지 기영옥 광주축구협회장이 강연자로 나섰습니다. 7월 열린 3차 강연에서는 박지성과 그의 아버지 박성종 씨가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그리고 이번 4차 강연은 최초로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열린 가운데 국가대표팀에 몸담았던 최강희 감독과 이동국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죠.

박문성 해설위원이 사회자로 나선 가운데 본격적인 강연회가 시작됐습니다. 최강희 감독과 이동국 선수가 단상 위에 오르자 참가자들의 뜨거운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이동국 선수는 최근 K리그 경기 도중 종아리 부상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정된 행사에 참석하는 성의를 보였습니다.



라이언킹’ 축구 비결 모두 공개하다

이동국선수의 발리슛 노하우에 모두가 귀기울이고 있습니다
| 이날 자리를 함께한 유소년 선수들은 이동국 선수의 발리슛 노하우를 가장 궁금해했습니다

이동국 선수에게는 주로 유소년 선수들이 집중적인 질문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먼저 사회자인 박문성 해설위원이 참가자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을 이동국에게 던졌습니다. 질문은 바로 “발리슛의 비결은 무엇인가요”였습니다. 그림 같은 발리슛을 자주 터뜨리는 이동국으로부터 직접 노하우를 듣기 위해 참가자들은 귀를 쫑긋 세웠습니다.

“글쎄, 그냥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웃음). 어릴 때부터 줄곧 최전방 공격수를 맡아왔는데 스스로 고민해봤어요. ‘어떻게 하면 쉽고 간결하게 골을 터뜨릴 수 있을까’라고 말이죠. 그래서 찾은 해답이 논스톱 슈팅이었어요. 골키퍼 입장에서도 논스톱 슈팅이 가장 막기 힘들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어릴 때부터 꾸준히 개인 훈련을 통해 발리슛을 연습한 게 지금의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슈팅 방법에 관해 설명을 이어가자 참가자들의 눈빛은 더더욱 빛났습니다.

“일단 문전에서 골대의 위치와 나의 위치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어느 곳으로 찰지를 마음속으로 정하는 거죠. 그리고 발리슛 기회가 왔을 때는 킥에만 집중합니다. 이미 슈팅하기 전부터 어느 코스로 찰지를 마음속으로 결정했기 때문에 슈팅하는 순간에는 오로지 정확한 킥을 위해 볼을 끝까지 쳐다봅니다. 그게 비결이라면 비결이겠네요.”



아픔 이겨내고 정상에 서기까지…

잦은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긍정 마인드로 이겨냈다는 이동국 선수
| 잦은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긍정 마인드로 이겨냈다는 이동국 선수

학부모와 선수들은 준비해온 메모지에 한 자라도 놓칠까 열심히 메모하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또 다른 질문이 이어졌는데요. “부상을 당했을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겨냈느냐”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동국 선수는 그동안 수 차례 발목과 무릎, 허벅지 부상으로 고생했었죠. 2006 독일월드컵을 앞두고는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이동국 선수는 오뚝이처럼 아픔을 이겨내고 정상의 자리를 유지했습니다. 이동국 선수는 담담한 표정으로 답변했습니다.

“긍정적인 마인드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가령 전치 6개월짜리 부상을 당하면 ‘전치 1년짜리 부상을 안 당한 게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는 거죠. 그렇게 생각하면 한결 마음이 편해집니다. 그리고 회복 기간에도 조급한 마음을 버려야 합니다. 빨리 복귀하려고 무리하다 보면 꼭 부상이 재발하더라고요. 그리고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보강훈련을 꾸준히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평소에 고무밴드를 이용한 훈련으로 부상당하기 쉬운 부분을 강화하는 노력을 하는 게 좋습니다.”



아이들에겐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최고

이동국 선수는 유소년 선수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훈련을 해야 할 지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는 파워를 키우거나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무리하게 운동하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축구하기에 적합한 체력은 평소 팀 훈련을 통해서도 꾸준히 기를 수 있습니다. 선수 스스로 즐기는 마음가짐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학부모나 지도자분들도 너무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즐겁게 축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도 들려줬습니다. 이동국 선수는 어린 시절 사랑의 매(?)를 맞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실소를 터뜨렸습니다. “공부가 정말 하기 싫었다”는 이동국 선수의 말에 참가자들은 공감이라도 하듯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습니다.

“어릴 때는 축구하면서 참 많이 맞았던 기억이 납니다. 선배한테 맞으면 운동장에서 경기하는 도중에 그 선배를 몰래 뒤에서 까기도 했고요(웃음). 공부요? 공부는 저랑 잘 안 맞아서 별로 열심히 안 했습니다. 학창시절에 수업 들어가면 자던 기억밖에 안 나네요. 어린 시절에는 학업과 공부를 병행할 필요가 있고 사회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은 쌓아야 합니다. 하지만 운동 선수로 승부를 걸 나이가 오면 그때부터는 운동에만 전념해야겠죠.”

‘겹 쌍둥이 아빠’ 이동국 선수는 딸만 넷입니다. 곧 있으면 다섯째 아이도 태어나는데요. 다섯 아이의 아빠가 되는 이동국 선수에게 “아이에게 운동을 시킬 마음이 있냐”는 질문도 나왔습니다. 당황한 듯 웃어 보인 이동국 선수는 “내가 고생하면서 운동했는데 아이들에게도 그런 고생을 시켜볼까 하는 생각도 했다”는 농담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내 “아이가 즐거워하고 좋아해야 시키는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한다면 시켜볼 의향도 있다”며 진심을 이야기했습니다.



진지함과 유쾌함을 오간 ‘입담꾼’ 최강희

최강희 감독이 자신의 축구인생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 최강희 감독이 자신의 축구인생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어린이축구교실에 찾아오시는 학부모들께서는 모두 자기 아이가 박지성, 이영표가 되길 바랍니다. 그러면 저는 ‘그런 기대를 버리시라’고 말씀드립니다. 부모님들이 큰 기대를 가지고 아이를 몰아치면 축구를 즐길 수 없게 됩니다. 축구를 통해 단체 생활과 사회성을 배우는 동시에 즐겁고 행복하게 볼 차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 감독은 모두가 공감하지만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진리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켰습니다. 축구선수로서 승부를 걸 나이가 되기 전까지는 축구와 학업을 병행해도 충분하다는 게 최 감독의 생각이었습니다. 그가 말한 축구선수로서 승부를 걸 나이는 “고등학교에 진학할 무렵”이었습니다.

“유럽에서는 어린 선수들에게 절대 큰 소리로 지적을 하지 않습니다. 청소년기에 실수도 하면서 느끼게 해야 합니다. 지적을 할 때도 방법이 중요합니다. ‘너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선수인데 이것만 고치면 정말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면 선수가 자존감을 가질 수 있고 단점을 고치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항상 잘 하는 것은 이야기하지 않고 지적만 해요. 그게 유럽과 우리의 차이입니다.”

학부모와 지도자들이 어린 선수들을 가르칠 때 무조건 혼내고 지적만 할 것이 아니라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타이르고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누가 시켜서 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느끼고 변화하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최 감독이 강연 내내 강조한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28세 이후부터 미친 듯이 축구에 매달렸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더는 나태한 자세로 축구를 해서는 안 되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었죠. 누가 주변에서 이야기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면서 열심히 하게 된 것입니다. 여기 계신 학부모나 지도자분들도 스스로 즐기고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최강희 감독은 2009년 이동국 선수를 다시 일으켰던 일화도 소개했습니다. 최 감독은 이동국이 처음 전북에 들어올 당시의 몸 상태를 ‘시체’라고 표현해 청중들을 웃게 했습니다.

“이동국 선수가 2009년 전북에 입단할 당시 ‘시체’가 돼서 왔어요. 부상과 재활로 1~2년간 경기를 제대로 못 뛰어 본인이 힘들어했죠. 그때는 일주일에 두 번씩 마주 앉아 대화를 많이 나눴습니다. 나는 믿음을 주고 환경을 만들어주면 반드시 좋아질 것이라는 신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동국이 다시 큰 선수가 될 수 있었죠. 학부모와 지도자 여러분들이 어린 선수들에게 믿음을 준다면 누구든지 큰 선수가 될 수 있습니다.”

유머러스한 언변으로 정평이 나 있는 최강희 감독
| 유머러스한 언변으로 정평이 나 있는 최강희 감독

평소에도 유머러스한 말솜씨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최 감독은 이날도 개그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소속팀 전북 현대에 사위 삼고 싶은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최 감독은 “한 명 있긴 한데 결혼을 했다. 아이도 많다”며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동국 선수의 얼굴을 쳐다봤습니다. 사위 삼고 싶은 선수는 바로 이동국이라는 것을 눈빛과 표정으로 암시한 거죠. 참가자들의 폭소가 터져 나왔습니다.

진지한 질문에도 최 감독은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한 축구팬이 “전북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가 없는 것 같다. 지역 출신 선수를 중용할 의향은 없느냐”는 뼈 있는 질문을 했습니다. 그러자 최 감독은 “질문하신 분이 상당히 공격적이신 것 같다. 방어를 좀 해야겠다”며 깔고 앉은 방석을 방패 삼아 막는 제스처를 취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그리고는 “감독으로서 참 어려운 일이다. 지역 출신의 좋은 선수를 쓰려고 노력도 하지만 내 힘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기량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 앞으로도 전북 지역의 선수들을 유심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습니다.

강연회장의 전체모습입니다
| 이번 강연회를 통해 참가자들도 이동국 선수와 최강희 감독도 모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합니다

행사는 2시간을 훌쩍 넘겨 끝이 났습니다. 이날 강연회는 참가자들에게 뜻 깊고 유익한 시간이 됐습니다. 이는 최 감독과 이동국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두 사람의 축구 열정과 이를 배우려는 참가자들이 열의가 더해져 K리그 경기장만큼 뜨겁고 감동적이었습니다.



by 오명철(대한축구협회 에디터)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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